가토리신토류

天真正伝香取神道流.
천진정전향취신도류가 정식명칭이다. 일본어로 읽으면 텐신 쇼덴 카토리 신토류.

1 개요

넨류(念流), 카게류(陰流)와 함께 일본의 병법[1] 3대 원류로 꼽히는 유파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유파 중 하나이며, 넨류구귀신류 등 이 유파보다 기원이 먼저인 유파가 존재하긴 하지만, 명맥이 끊겼거나 현대 인술 계열에서 가르치는 구귀신류 계열처럼 계보가 수상쩍은 경우가 대부분이라, 가르침이 직전으로 이어지는 확실한 경우로 따지자면 카토리 신토류가 원형을 유지하고 현재까지 이어진 가장 오래된 유파라고 해도 될 것 같다.

무로마치 시대 중반 쯤, 직업 군인으로 반평생을 살아 온 이이자사 초이사이 이에나오(飯篠長威斉家直)가 창립한 유파인데 가토리 신토류에서는 1447년이 개파년이라고 말하지만 일부 학자는 1480년 부근으로 보는게 맞다는 의견도 있다.
유파에 내려오는 전설에 따르면, 60살 먹은[2] 이에나오가 가토리 신사에서 1000일 동안 밤낮으로 기도를 드리자 신사의 신[3]이 꿈에 내려와서 그에게 비전을 전했다고 한다. 카토리 신사가 원래 무술 관련으로 이름난 신사[4]라고 한다. 그래서 하늘이 진실로 바르게 전한 카토리 신사의 유파라는 뜻에서 텐신 쇼텐 카토리 신토류라고 명명했다. 그런데 초기에는 이름이 좀 왔다갔다 해서, 개파 시절에는 천진정전신도류(天真正伝神道流)로 시작했다가, 유파 이름을 신려신도류(神慮神道流)나 천진정전신도류(天真正伝神刀流) 등으로 거치다가 19대 본가때 카토리 신사(치바 현)에서 따와서 카토리 신토류(天真正伝香取神道流)로 자리잡았다.

치바 현에서는 1960년에 카토리 신토류를 무형문화재로 지정했을 정도로 이름높은 검술이다.
카시마 신류(鹿島神流)의 창시자 마쓰모토 비젠노카미(松本備前守), 신카게류(新陰流)의 창시자 카미이즈미 이세노카미 노부쓰나(上泉伊勢守信綱), 카시마 신토류(鹿島新当流)의 창시자 츠카하라 보쿠덴(塚原卜伝) 등이 카토리 신토류를 배웠다고하니 가히 그 명성을 짐작할 수 있다.

검술, 거합, 유술, 술, 술, 나기나타술의 각종 무기를 다룰 뿐만 아니라, 풍수와 축성, 수리검 기술에 인술[5], 신토(종교)에서 전해져온 철학적 주술적 부분까지 교리에 넣고 있다.
검을 중시하기 시작한 시대에 모든 무기를 골고루 익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고, 무술의 모든 움직임은 35kg은 되는 요로이(일본 갑옷)를 걸친 상태에서 야외와 같은 평탄하지 않은 험한 지형에서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래서 투구와 흉갑 사이의 목 경동맥을 노리거나, 다리 안쪽의 갑옷이 가리지 못하는 부분 같은 상대 갑옷의 스키(틈)를 제치고 무기를 찌르는 식의 기법이 많다. 반면, 카부토(투구)의 장식 때문에 칼을 머리 위로 들어올리는 동작이 걸리적거려서 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갑옷의 틈새를 노리기 어려운 때를 위해 힘으로 때려박는 강력한 내리베기 기술 역시 구비하고 있다. 여러모로 보아서 야전에서 싸우는 무사를 상정한 명백한 전쟁용 종합 무술이다.

현대에도 이어져 내려오는데, 사범인 오오타케 리츠케(大竹利典)가 무술을 가르치고 보존하는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아들인 오오타케 노부토시(大竹信利), 쿄소 시게토시(京増重利, 결혼하며 아내 쪽 성을 따랐다)가 이를 보좌하고 있다. TV나 비디오에 제일 얼굴을 많이 비추는 사람들이다. 창시자의 후손인 20대 본가 이이자사 야스사다(飯篠快貞)가 있긴 하지만 혈통을 잇고 가문을 지킬 뿐 가토리 신토류에 관한 외부 활동에서는 잘 관여하지 않는 편.


한국에서도 배울 수 있다. 하나는 대한합기도회 본부 도장(신촌 오승도장)에서 가르치는 것. 오타케 사범의 제자였으며 가토리신토류 면허를 받은 스가와라 테츠타카(管原鐵孝:현재는 오타케 사범으로부터 독립)가 한국 아이키도측과의 인연으로 오승도장을 통해 교습하며, 스가와라 선생으로부터 교수 면허를 사사받은 곳은 서울 본부 도장과 대한합기도회 제주도지부인 제주오승도장과 한라오승도장이다. 나머지 하나는 오오타케 리츠케 사범에게 직접 한국 지도자로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러시아인 안신 아나톨리(Anshin Anatoliy)가 가르치는 곳이다.
다만 대한합기도회에서 배우기 위해선 현재 가토리신토류를 수련하고 있는 회원이나 가토리 검술 수련을 하고 있는 대한합기도회 소속 지도원으로부터 추천장을 받아야 한다.

신토무소류 장술에서 가르치는 검술도 신토류라고 하지만 카토리 신토류와는 관계없다.

2 가토리 신토류의 전술 시스템

2.1 검술(太刀術)

  • 오모테노 타치(表之太刀) - 갑옷을 착용한 상태에서의 전투를 상정한 검술. 4개의 카타(形)을 포함하고 있다. 원거리에서부터 교전이 시작되어 일본 갑옷이 가려주지 못하는 허리, 목, 어깨 상부, 손목 안쪽 등을 집중적으로 노리는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점을 강조하기 위해 야규신간류만큼은 아니지만 갑옷을 입고 시연하는 경우도 때때로 있다. 특이한 베기법으로 마키우치(卷き打ち)가 있는데, 앞에 커다란 장식물이 달린 일본 투구를 썼을 때를 상정해서 칼을 45도 옆을 향하게 뒤로 감아 주며, 벨 때는 감았다 풀듯이 벤다고 해서 마키우치라 부르는 것으로, 가토리 신토류의 독특한 풍격의 하나이다.
  • 고교노 타치(五行之太刀) - 평복 상태를 상정한 검술. 5개의 카타를 포함하고 있다. 중거리에서부터 교전이 시작되어 매우 격렬하고 빠르며, 간격이 좁고 왼손으로 칼등을 대어 막는 힘을 강화시키거나 칼자루 끝의 카시라가네를 사용해 개머리판처럼 때리는 등 중근거리 도검전투의 면면을 보여주고 있다.

가토리신토류의 검술은 다른 유파의 카타와는 달리 매우 길고 복잡하게 공방을 주고받는 구성으로 되어 있는데, 실제로는 간단하게 끝나는 개별 카타들을 연결시킨 구조로써 유파 내부에서는 이 카타를 분해하여 수련하는 것이 일상적이다. 또 이 카타들에 대한 대처법인 쿠즈시(崩し)도 가르치는데, 원래 문외불출이었지만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2.1.1 극의의 소태도(極意の小太刀)

가토리신토류의 코다치는 칼날길이 2척(60.6cm)미만의 와키자시 혹은 코다치를 사용하여 장검에 대응해 승리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짧은 와키자시를 이용해 상대 장검의 공격을 여러차례에 걸쳐 막아내면서 결국 장검이 대응하기 힘든 근거리에서 상대를 끝장내는 형태의 카타를 가지고 있다. 특히 와키자시가 짧다는 점 때문에 거리에서 불리하다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마치 사브르 검술와 비슷하게 왼손을 허리에 얹고 몸을 옆으로 돌려 칼을 앞으로 내미는 자세를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장검과 비슷한 거리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2.1.2 쌍검술(太刀術 兩刀)

장검과 와키자시를 함께 사용하는 검술이다. 칼을 한손으로만 잡고 쓰게 되므로 불리해지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와키자시를 든 왼손은 허리에 얹고, 장검을 든 오른손은 내밀며 몸은 옆으로 돌리므로 양손으로 쓰는 도검보다 훨씬 긴 간격을 얻을 수 있다. 막을 때는 장검과 와키자시를 교차시켜서 받아내며, 장검으로 교전하다가 불시에 와키자시가 차례로 베어 들어오는 등 상대하기 까다롭고 일본에서도 보기 드문 검리를 가지고 있다.

2.1.3 거합술(居合術)

앉아서 시작하는 오모테이아이(表居合)6본과 서서 시작하는 타치이아이밧토쥬츠(立居合拔刀術)5본 그리고 극의거합 5본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이한 점은 동작의 마무리를 칼을 휘둘러 피를 털어내는 치부리(血振)동작이 아니라 오른손으로 칼자루를 튕기고 친 다음 납도하는 것이다. 이 동작은 피를 털어내는 것과는 관계가 없고, 칼날이 자루 속에서 덜그럭거리는 등의 문제가 생기지 않았는지 체크하는 동작이라고 한다. 일본에서 거합의 시조는 하야시자키 진스케 시게노부(林崎甚助重信)로 알려져 있으나, 가토리 신토류에서도 거합이 존재하는 것으로 인해 거합의 개념 자체는 더 이전부터 존재했던 것으로 보는 관점이 있지만 원래는 존재하지 않았으나 훗날 추가된 것으로 보는 관점도 있다.

2.2 봉술(棒術)

가토리신토류의 봉술은 180cm의 육척봉을 사용하며, 단지 봉뿐만 아니라 창이 부러지거나 잘렸을 때에는 봉술로 대적한다는 개념도 가지고 있다. 매우 독특한 풍격을 가지고 있는데 모든 손이 새끼손가락이 바깥쪽을 향하는 리버스 그립으로 잡고 봉으로 타격한 다음에는 뒤로 빼어 곧바로 후려치는 등 타격을 위주로 한 봉술이면서도 딜레이가 매우 적다는 점이 특징이다. 6개의 카타를 가지고 있으며 검을 든 사람을 상대하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2.3 나기나타술(長刀術)

가토리신토류의 나기나타술은 4개의 카타를 포함하고 있으며, 전쟁터에서의 사용방식을 바탕으로 정립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오오타케 리스케(大竹利典) 사범 계통에서는 2.5m의 거대한 나기나타를 사용하여 그 연무의 박력이 대단하다. 검술에서의 오모테노 타치와 마찬가지로 격렬한 공방 속에서 상대의 손목을 제압하고 갑옷이 보호해주지 못하는 목이나 어깨 상부를 베는 식으로 마무리하여 군용무술로 여겨지고 있으며, 적이 자루를 타고 들어오는 경우에 대처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동작이 카타에 존재한다.

2.4 창술(槍術)

창시자인 이이자사 초이사이 이에나오는 60살까지 전쟁터를 전전했으며 창술이 주특기였다고 한다. 그가 정립한 가토리 신토류의 창술은 모든 카타가 검을 든 상대가 창의 간격 안쪽으로 짓쳐들어왔을때 대응하는 방법을 가지고 있다.

3 영상 예제

1980년 발매된 일본의 고무도 시리즈 가토리신토류편에서 발췌.
검술(오모테노 타치, 고교노 타치)과 쌍검술, 극의의 소태도


거합술, 봉술, 나기나타술.

[1] 몇몇 양덕후들이 위의 영상에서 목검을 라이트세이버로 마개조(...)한 개그 영상을 올리기도 한다. 쓸데없이 고퀄리티의 모범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검이 접촉할 때 나는 불꽃 효과 때문에 원본보다 동작을 알아보기가 쉽다!

  1. 병법이라고 하면 전술 전략 등의 군략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옛날 일본에서는 무술을 병법이라고 했다. 그래서 무사나 무술가를 병법가라고 칭했다.
  2. 이에나오의 출생년은 1387년, 개파년이 1447년이면 60세. 그는 1488년 102세로 사망한다.
  3. 카토리 신사에서 모시는 신은 후쓰누시노카미(経津主神)로 일본의 무신으로 숭배된다. 이름의 후쓰가 칼을 휘두를때 '후쓰(훅)'하고 소리가 났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라 한다.
  4. 또 하나가 카시마 신사로 카토리 신사와 카시마 신사에서 모시는 신이 같은 신이라는 말도 있다.
  5. 단, 카토리 신토류에서 말하는 인술은 첩자로서 익혀야 할 정보수집과 분석 기법을 말하는 것으로, 무사가 직접 정탐을 하거나 첩자를 발견하기 위해서 익히는 내용이다. 즉 매우 현실적이고 당연한 것들이다. 현대의 일부 자칭 닌자들이 말하는 닌자 비전 무술이나 둔갑술로서의 인술은 고류 무술이 아니라 창작 현대무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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