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의 밀도

게임레벨 디자인 기법 및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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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플레이어가 게임의 동선을 지나며 쌓는 경험과 경험 사이의 밀도를 칭하며, 여기서의 경험은 스토리의 전개에 따른 연출, 학습의 법칙을 충분히 반영한 액션 등을 말한다. 크게 스토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주된 경험과 경험 사이에 소행성마냥 자잘한 경험[1]들을 채워넣거나, 전자에 비해 플레이타임은 상당히 짧아지지만 『하프 라이프: 업링크』처럼 인상적인 부분만 추려내[2] 군더더기 없이 굵고 짧은 경험의 연속으로 플레이어에게 강한 인상과 여운을 주는 걸로 나뉜다. 비유하자면 여러 회수의 드라마와 90분에서 2시간 사이에 모든 걸 담아내는 영화와의 차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이 두 가지에도 각각 장단점이 있는게, 일단 전자의 경우 아래 후술할 경우에 비해 플레이 타임 상승은 당연하고 오픈월드에 한하여 자유도 역시 늘지만, 단점은 도장 찍기로 여러번 우려먹거나 넓은 필드 곳곳을 서울, 대전, 대구, 부산 찍고 뺑이치는 게 도를 넘어서면 상황 자체를 당연시 혹은 즐기는 경우가 아닌 한 플레이어의 집중과 흥미를 떨어뜨려 목적 상실과 더불어 짜증을 안겨줄 수 있다. 때문에 시간 죽이기나 한 게임을 두고두고 즐기려고(여기에 도전과제파고들기 요소가 있으면 금상첨화) 질보다 양을 우선시한 이들에게 적합하다.

반면 후자의 경우는 앞서 언급한 하프 라이프: 업링크, Minerva, Residual Life처럼 구성은 알차지만 그에 따라 발생하는 콘텐츠 부족 같은 문제가 있다. 개발적인 측면에서 "남 10개 만들 시간에 니는 3개 만드냐" 하며 무능으로 찍히기 쉽지만 질질 끄는거 없이 수십, 수백 번의 테스트로 검증된 참신하고 질 좋은 아이디어와 연출들을 적재적소에 채워넣기 때문에 보다 좋은 경험을 선사할 가능성[3]이 높다.

각각의 경험들은 중요도나 크기 상관없이 다루고 있는 주제에 따라 시작과 끝을 명확하게 해줘야 하며, 각 경험간 영역들이 불분명하게 뒤섞였거나 연속된다면 쉴 틈이 없는 긴장 구역처럼 플레이어의 흥미나 집중, 이해도의 저하, 피로를 야기한다. 일부 개발사에선 이 둘을 적절히 혼용 혹은 후자에서 불필요한 경험이라 여겨 삭감한 부분들을 더미 데이터로 썩히기엔 아까우니 적당히 재가공해 데모DLC, 확장팩, 외전 등으로 내놓는 일도 있다
  1.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내용 전개, 클리셰마냥 정착된 뺑이사냥 노가다, 벽이나 줄 타기, 보스 러시처럼 이미 했던 걸 다시 재탕하는 경우.
  2. 다만 플레이어 테스트 결과가 아닌 특정 개인(예로 높으신 분)의 주관을 기준으로 추려내는 경우, 공정성 측면에서 검증되기 힘들다.
  3. 유의할 게 플레이어 사이에도 이걸 음미하지 않고 스피드런 하듯 지나치는 쪽도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