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

사람이 자기가 하는 일에 서투르다는 것은, 그것이 무슨일이든지
설령 도둑질이라고 할지라도 서투르다는 것은 보기에 딱하고 보는 사람을 신경질나게 한다고 생각하였다.
미끈하게 일을 처리해 버린다는건 우선 우리를 안심시켜 준다.
- 김승옥 <무진기행> 中
아이가 커서 재능이 없다고 판단되면 그냥 평범한 일을 하게 할 것. 절대로 실속없이 문학이나 미술 따위를 시키지 말 것.

루쉰, <죽음>, 1936년 9월 5일 발표

1 단어

무능(無能). 즉 능력이 없어서 쌀이 아까운 것을 의미한다. 반대말은 유능, 엄친아/엄친딸. 일반적으로 무능보다 더한 죄악으로 인식되는 것으로는 부패가 있다.

무능이 악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으나, 버나드 로 몽고메리 원수의 인재론을 들어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고 한다. 말단 무능한 부하는 머리가 나쁜 쪽이 시키는대로 말을 잘 듣기 때문에 적재적소에 배치하면 그럭저럭 쓸 수 있지만, 머리가 좋은 유능한 부하는 늘 다른 생각을 할테니 오히려 쓰기 어렵다는 의미. 이건 오히려 머리가 좋은 쪽이 무능한거 아닌가? 나름대로 일리는 있는 말이다.[1] 그렇지만 이건 무능, 유능 문제보다는 기질적인 특성이 다른 것으로 보는 게 맞다. 무능하면서도 자기가 생각하기에 이상하면 말을 듣지 않는 부하도, 유능하다고 평가받으나 명령을 받았을 때는 그 명령에 충실하려는 부하도 있을 수 있으니.

현실에서는 대체적으로 낙하산 인사는 무능하다는 인식이 박혀있다. 그리고 그것은 대부분 사실이기도 하다. 말 그대로 실력이 아니라 그저 돈과 인맥만으로 자리를 꿰차고 앉은 것이니 자신이 일해야 하는 분야에 대한 지식이 전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낙하산 인사를 바라기도 하는 경우[2]도 있으니 세상은 알다가도 모를일. 상기한대로 결국 무능도 무능 나름이라는걸 보여주는 장면이다.

좀 애매한 개념이다.사람이 신이 아닌 이상 모든 분야에서 유능하긴 어려우며 어떤 분야에서는 유능하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무능한 경우도 있기 때문.

1.1 높은 사람이 무능한 경우

상관이 무능하면 부하가 고생한다. 독일군의 쿠어트 폰 하머슈타인-에크보어트 상급대장 (Kurt von Hammerstein-Equord)이 1933년에 출판한 지휘교범 (Truppenführung)에 쓰인 격언이 알려져 있다.

"Ich unterscheide vier Arten. Es gibt kluge, fleißige, dumme und faule Offiziere. Meist treffen zwei Eigenschaften zusammen. Die einen sind klug und fleißig, die müssen in den Generalstab. Die nächsten sind dumm und faul; sie machen in jeder Armee 90% aus und sind für Routineaufgaben geeignet. Wer klug ist und gleichzeitig faul, qualifiziert sich für die höchsten Führungsaufgaben, denn er bringt die geistige Klarheit und die Nervenstärke für schwere Entscheidungen mit. Hüten muss man sich vor dem, der gleichzeitig dumm und fleißig ist; dem darf man keine Verantwortung übertragen, denn er wird immer nur Unheil anrichten."

(나는 장교들을 영리하고, 게으르고, 근면하고, 멍청한 네 부류로 나눈다. 대부분은 이중 두 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다. 영리하고 근면한 자들은 고급 참모 역할에 적합하다. 멍청하고 게으른 놈들은 전 세계 군대의 90%를 차지하는데, 이런 놈들은 정해진 일이나 시키면 된다. 영리하고 게으른 녀석들은 어떤 상황이든 대처할 수 있으므로 최고 지휘관으로 좋다. 하지만 멍청하고 부지런한 놈들은 위험하므로 신속하게 제거해야 한다!)

-출처

또한 상관이 일본군의 무다구치 렌야츠지 마사노부정도로 무능하면 부하들이 고생하는 정도가 아니라 진짜로 생존에 큰 문제가 생긴다. 현실적으로 보자면 적어도 높은 자리에 있는 자의 무능은 죄가 맞다. 애초에 그렇게 무능한데 어떻게 높은 자리에 올라갔는지부터 생각해 보면 백이면 백 부정한 방법을 썼기 때문이며 (삼대오물삼간사우가 훌륭한 예시) 결과적으로 무능한 지휘관이 부지런하면 큰 재앙의 씨앗이 된다. 유능한 지휘관도 시꺼먼 꿍꿍이를 품으면 더 큰 재앙의 씨앗이 되지만. 군대 뿐만이 아니라 직장, 병원 조직, 체육대학 등에서 이런 사람이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 아랫사람에게는 재앙이 된다.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다른 사람[3]의 의견도 받아들여야 한다. 이 때문에 '실무능력을 모르는 정치인'보다 '리더십을 갖추지 못한 정치인'이 훨씬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가령 A정치인은 고등학교만 나와서 의학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지만 전염병 방지 대책 전문가인 의사에게 '모든 책임을 져주고 모든 권한을 줄 테니 하고 싶은 대로 해보십시오' 하고 말하고, B정치인은 의사 출신이지만 전염병 방지 대책 전문가들에게 '이 모든 책임은 미리 예방을 하지 못한 당신들에게 있다, 아무 것도 멋대로 판단하지 말고 철저히 지시에 상명하복해라' 하고 말하는 경우의 차이를 생각해보자.

사실 무능도 무능 나름이라서 특정 분야에만 극도로 취약할 뿐 다른 분야로는 유능한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한고제가 그러한데, 한고제는 숙명의 맞수인 항우에 비해 군사적으로 떨어지는 인물[4]이었지만 본인이 무능하다는 걸 자각하고 대신 유능한 부하들에게 일처리를 맡기는 식으로 국정을 운영하여 끝내는 항우를 쓰러뜨리고 전한을 설립하게 되었다. 사실 해당 항목을 보면 알다시피 창작물이 아닌 사기에 기록된 것에서 유방은 정치적인 면과 인재 쓰는 능력 면에선 유능한 모습을 보인 반면에, 항우는 그 부분에서 거의 재앙급의 무능함을 보인다.

삼국지의 황조처럼 가끔 세간의 인식과 달리 실제 기록에선 무능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인물들이 있다. 주로 능력은 뛰어났지만 패배한지라 승자에 의해 과거 기록이 폄하되었거나, 아니면 같은 시기에 더 뛰어난 사람이 있었던지라 묻혔던 경우가 그러하다.

더불어 무능한 윗사람에게는 그에게 아부하고 비위를 맞추며 떡고물이라도 얻어먹으려는 간신들이 생기게 마련이다.

2 서브컬처

대중매체에서는 높으신 분들 또한 무능한 것으로 묘사되곤 한다. 대체적으로 주인공은 유능하지만 주 시청자들인 일반인들(?)의 시각에 맞추기 위해서인지 사회적 직위가 매우 낮고, 높으신 분들은 그런 잘난 주인공들을 더욱 잘나게 보이게 하기 위해 무능하게 묘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 다만 이마저도 주인공이 높으신 분이라면 또 이야기가 달라진다(…).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에서 무능 3연성이라 줄창 까이는 그린 와이어트고프도 엄밀히 따지만 유능한 축에 든다.

은하영웅전설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의 말에 따르면 "평화란 무능이 가장 큰 죄가 되지 않는 시대"라고 한다.[5]

괭이갈매기 울 적에라는 게임에선 어느 인물의 아이덴티티.

기교동자 울티모에선 무능이야말로 어떤 도 따라오지 못하는 궁극의 악이다. 아무것도 낳지 못하고 단지 소비할 뿐인 무능이야말로 최고의 파괴라는 것. 그러니까 세상은 지옥이고 니트들은 마왕인 거다.[6]

우에키의 법칙린코 제라드는 2차전에서 도움이 되지 못한 것 때문에 이 말에 트라우마가 있어서, 의도와 상관없이 자신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발언을 하는 자들을 사정없이 박살낸다(그 피해자(?)는 반 딕트로베르트 하이든).

3 이 속성을 가진 실존인물

  • 개리 네빌 - 발렌시아 감독시절 한정
  • 김경징
  • 김기태
  • 김상준 - 52연승 신화를 썼던 중앙대 감독 시절과는 달리 프로농구 삼성 감독으로썬 자팀팬들에게 돌상준으로 까였을 정도로 프로 무대에서는 영 좋지 못한 모습만 보였다.
  • 김성근 - 한화 감독 이후
  • 김시진 - 프로 구단 감독으로 7시즌이나 지휘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포스트시즌 진출 경험이 전무하다.
  • 김용희
  •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 오로지 정치적인 면과 사람 죽이는 것으로만 유능했고 그 이외에는 전부 무능한 쓰레기들.
  • 김자점
  • 김태형 - 두산을 20년만에 우승으로 이끌었다고는 하나 그 이면에는 선수빨이라는 의혹이 있으며 알 수 없는 명장놀이는 기본이요, 상대팀에게 모두 읽히는 작전 능력을 구사하며 전임 감독보다 도대체 잘하는게 뭐냐는 소리를 들으며 까이고 있다.
  • 도조 히데키
  • 딕시 카터(TNA)
  • 류중일 - 2015년 후반 부터. 그 전까지는 성적은 확실하게 냈다.
  • 보리스 옐친
  • 보협
  • 빈스 맥마흔 - 2013년 이후.
  • 삼대오물 - 무타구치 렌야, 도미나가 교지, 스기야마 하지메
  • 아돌프 히틀러 - 스탈린은 자신이 군사적 수완이 부족함을 알고 장교들에게 일임한 반면, 히틀러는 자신이 군사적 재능이 없음을 깨닫지 못하고 전쟁 중에 장교들에게 감 놔라 배 놔라 이래라 저래라 하다가 2차 대전을 말아먹었다.

4 이 속성을 가진 가상 인물들

5 관련항목

  1. 코드기어스의 타마키 신이치로사성검을 비교해보자. 또 제갈량이 산기슭에 진을 치라고 한 걸 무시한 채 병법만 믿고 산꼭대기에 진을 친 마속도 좋은 예이다.
  2. 낙하산이 아는게 없으므로 조종하기 쉽다거나, 실무자들에게 쓸데없이 이래라 저래라하지 않고 아예 맡겨버려서 오히려 편하다거나 아니면 낙하산의 인맥을 이용하여 더 좋은 일거리를 따낸다거나 하는 경우.
  3. 말 많은 대통령직을 예로 들 경우, 가깝게는 보좌관, 멀게는 야당의 당수.
  4. 다만 실제로는 항우나 범증 등 다른 인물들이 워낙 대단해서 그렇지 한고제도 어느 정도 군사적 식견은 있는 사람이었다. 후술한 대로 더 뛰어난 사람들이 여럿 있어서 묻힌 것에 가깝다.
  5. 물론 평화시에도 무능한 것이 죄가 되는 것은 맞지만, 다른 덕목들을 갖추고 있다면 어느 정도는 상쇄할 수 있는 반면에 전시의 지휘관에게 있어 무능은 곧 부대의 생사와 연결되는 것이다.
  6. 다만 자본주의 사회에선 소비가 수요를 만들어서 돈이 돌아야 하기 때문에 정확하진 않다.
  7. 사실 임진왜란의 임팩트가 너무 강해서 그렇지 외치에서도 대여진족 정책은 상당히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받는다. 이러나 저러나 선조에게 있어선 도요토미 히데요시웬수 그 자체.
  8. 초반의 삽질때문에 무능한 이미지가 붙었지만 실제로 파보면 엄청나게 유능한 인물이다.
  9. 탐정 사무소의 소장이지만, 초반에는 쇼타로와 필립의 수사에 도움은 커녕 오히려 방해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거기다 자신이 잘못한 경우에도 괜히 쇼타로를 질타하는 등의 행동을 보여 팬들로부터 어그로를 잔뜩 먹기도 했다. 그나마 작품 후반에 가면 조금이나마 나아지는 편.
  10. 마침 타치바나 사쿠야랑 배우가 같다. 타치바나랑 마찬가지로 무능한 인물은 아니다. 단지 부하들이 말을 안듣고, 무시할뿐이지 절대 능력치로 따진다면 무시할만한 인물은 아니다. 타치바나랑 마찬가지로 네타캐릭터라서 무능하다고 보여질 수도 있다. 그리고 본작을 보면 열심히 뛰어다니는게 안쓰러울 따름이다. 자세한 사항은 항목을 참조
  11. 뭘 해도 다메다.(...) 그러나 하이퍼 츠나로 변할 시 이런 기믹이 없어진다.
  12. 나름대로 야심도 있고 비전도 있는데다, 불꽃을 일으키는 그의 연금술 능력은 현자의 돌 버프를 제외하고는 작중 최강의 전투력을 자랑한다. 허나 불을 다루는 특성상 비가 오게 되면 연금술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므로 부관인 리자 호크아이로부터 "무능 대령"이란 별명이 붙었다. 이 속성은 이 캐릭터의 주 개그 소재로 아예 네타화되었다. 즉, 비가 안 오면 유능하다.
  13. 다만 이 무능하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포수로서의 능력 한정. 닷 허당끼가 있기는 하나 학생회로서의 책임감과 실무 능력은 매우 뛰어나다.
  14. 붉은 진실로 무능임을 선언되었다!
  15. 마인 부우가 봉인된 50만년 동안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았다. 거기다가 바비디의 침공 당일이 되어서야 Z전사들을 회유했다.
  16. 범죄를 저지르는 쪽에 유능한 점만 빼면 그 외에는 무능했다.
  17. 서당 학동 중에서 가장 나이도 많고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덩치가 커보여서 듬직한 듯 싶지만, 사실은 바보 같은 근성을 가졌다.
  18. 남규만과 동일하게 범죄를 저지르는 쪽에만 유능했으나, 다른 쪽에서도 약간의 능력이라도 갖추었다. 그렇다고 유능한 건 아니다.
  19. 무슨 일만 생기면 울음을 터트리는 울보에다가 툭하면 저팔계의 선동에 넘어가 손오공을 갈구기 일수... 덕분에 손오공의 고생길이 훤하다.
  20. 글자 그대로 아무런 능력이 없고 워낙에 무능해서 깽판부리는 장면조차 없다. 이는 데이지 공주도 마찬가지지만 이 쪽은 그나마 꽃 관련 능력으로 통일됐다. 스포츠 게임의 필살기들 조차 전부 다 통일성이 없으니 대표 능력이 사실상 없는 진정한 무능아.
  21. 왕위에 맞는 능력도 그릇도 없는 주제에 필요 이상으로 잔혹한 성격으로 인해 수많은 피해자를 만들어냈다.
  22. 작품 자체가 초차원 축구니까 각종 초차원 필살기는 그렇다 쳐도, 더티 플레이, 러프 플레이, 반칙성 플레이가 난무해도 거의 방치하는데다 레드 카드를 들어도 그게 씹히는 레벨(...)이다.
  23. 일단은 명색이 한 팀의 리더인 주제에 정령사로서의 역량은 팀 내에서도 최약체다.
  24. 별명이 무능왕. 그러나 실제로는 무능하긴 커녕, 세계관 최강의 모략가이자 전설의 마법인 허무의 마법사. 무능왕은 그가 일반 마법을 못 쓴다는 이유 때문에 생긴 사회적 편견이 만들어 낸 별명이다.
  25. 손민수는 대학교 3학년이 되도록 발표 자료를 제대로 찾지 못해 쓸데없는 자료만 찾고 기본적인 컴퓨터 프로그램도 제대로 못 쓴다. 김상철은 능력을 떠나 자기가 할 일을 안 한다. 백인하는 외모만 뛰어났지 스스로 자립할 능력도 의욕도 없다.
  26. 한 때 발암물질이라 불릴 정도였으나, 지금은 명예를 어느 정도 회복한 상태.
  27. 매번 피카츄를 잡는 데 번번히 실패해서 우습게 볼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엄청난 엘리트들이다. 다만 주인공 보정으로 매번 실패만 할 뿐...
  28. 초반 한정.
  29. 초반 한정. 후에 정신적으로 성장을 거듭하면서 이 속성은 사라지게 된다.
  30. 능력 자체는 강력하지만 정작 도움이 필요할 때는 부재중이라 독자들에게 무능이라고 불리고있다.
  31. 피Q가 무능하다보니 파르페가 라무네도랑 더 사이더에게 하는 조언을 담당하고 있다. 원래는 피Q가 해야 하는 일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