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2000년 창작과 비평사(현재 창비)가 주최한 '좋은 어린이책'에서 수상을 받은 김중미가 동년 7월 15일 출간한 장편 창작동화으로 삽화는 어린이책 그림 작가인 송진헌이 그렸다. 2000년 7월에 발간한 초판은 2권으로 분리되어 있었으나, 2001년 10월 30일 1권짜리 양장본으로 재출간했다. 2권짜리 초판은 어린이 및 청소년용이었는데 성인용 판본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에 의해 양장본으로 새로 만든 것이다. 원래 2권짜리 초판은 1권이 157페이지, 2권이 164페이지로 모두 321페이지였는데 양장본은 274페이지로 줄어들었다. 초판과 양장본은 내용은 달라진게 없으나, 대신 양장본은 삽화가 좀 줄어들었다. 그런데 2013년 양장본이 다시 출간되었는데 이번에는 320페이지로 초판과 거의 동일한 페이지로 늘어나 삽화가 다시 늘어났다.
작가 본인이 1987년부터 인천광역시 동구 만석동에 거주한 체험을 바탕[1]으로 지역주민들의 진솔한 삶을 그려낸 소설로, 1990년대 후반[2]의 인천광역시, 특히 괭이부리말이 위치한 동인천 일대를 배경으로 쌍둥이 자매인 숙자와 숙희 자매, 그리고 영호와 영호가 데리고 사는 아이들인 동준과 동수 형제, 명환 등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이어진다. MBC 특별기획 '책을 읽읍시다'에 선정 도서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2013년 아동문학 최초로 판매량이 200만부를 돌파하였다. 기본적으로는 어린이 및 청소년 소설이지만 성인도 함께 볼 수 있는 책으로 2002년 대표적인 베스트셀러 가운데 하나다. 현재는 청소년필독서로 자리잡아 꾸준히 읽히고 있다.
여담이지만 만일 작중 인물들이 실존 인물이었다면 2016년 현재 숙자 및 숙희 자매와 동준, 호용 등은 20대 중후반, 명환과 동수는 30대 중반, 영호와 명희는 40대 초중반일 것이다.
2 줄거리
숙자, 숙희 쌍둥이 자매는 가난과 남편의 술주정을 견디다 못한 어머니가 가출해버린 결손가정의 아이들이다. 다행히 어머니가 돌아오고 아버지는 정신을 차렸지만 이번에는 아버지가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동수와 동준 형제도 마찬가지로 부모가 모두 집을 나가버려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 동수는 친구 명환과 본드를 흡입하는 등 비행을 저지르다가 역시 어머니를 암으로 여의고 실의에 빠져있던 영호의 도움으로 보살핌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런 영호는 숙자의 담임이자 괭이부리말에서 같이 자란 동창인 명희에게 동수에 대한 도움을 구하고 괭이부리말에서의 과거에서 벗어나려던 명희는 고민 끝에 그 부탁을 받아들인다. 명희는 다시 괭이부리말로 이사를 와 아이들을 돌본다.
등장인물들의 배경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소설은 열악한 환경에서 각기 다른 어려움을 지닌 이들이 서로를 돕고 보듬어 가며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다. 특히 작중 영호와 명희 등은 어려운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입장이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이들을 통해 삶의 의미를 돌아보고 다시금 살아가는 원동력을 얻기도 한다. 작가는 아버지를 여의게 된 숙자와 숙희 자매에게 여동생이 생기고,[3] 동수는 야간고등학교에 다니면서 공장에서 일을 하게 되며, 명환은 제빵 기술을 배우기로 하는 등 어려운 환경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이들의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3 등장인물
- 오숙자 : 작품의 주인공으로 초등학교 3학년이지만 성실하고 부지런한 성격. 숙희와는 쌍둥이 자매. 막내 여동생이 생긴 뒤 여동생을 돌보고 있다.
- 오숙희 : 숙자의 쌍둥이 동생. 언니와는 다르게 말괄량이 기질도 있지만 심성은 착한 편.
- 이동준 : 숙자, 숙희 자매와 같은 초등학교에 다니며 숙희와는 애증의 관계. 일탈이 잦은 형을 걱정하고 있다.
- 이동수 : 동준의 형. 아버지가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고 있어서 동준을 각별히 여긴다. 초반에는 명환과 본드에 쩔어 살았으나 영호와 명희의 노력과 구치소에 다녀온 경험으로 갱생해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공고에 야간 수업을 다니는 성실한 사람으로 변한다.
- 김명희 : 숙자 자매와 동준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의 교사로, 숙자의 담임교사다. 영호와는 초등학교 동창이다. 예전에는 괭이부리말 주민이었으나, 대학교 때 신도시[4]로 이사하고, 이후 처절한 트라우마로 남은 괭이부리말을 잊고 살았다. 하지만 영호의 설득을 통해 엇나가던 동수를 바로잡아준 뒤 무언가를 깨닫고 다시 괭이부리말로 돌아와서 숙자네 다락방으로 이사를 했다.
- 박영호 : 사실상 이 작품의 실질적인 주인공으로 현재는 충실히 공사판 일을 하고 있다. 나이는 25세.[5] 초등학교 6학년 무렵때 아버지를 풍랑으로 잃고 이야기 시점에서 홀어머니마저 자궁암으로 여읜 뒤 동수 형제와 명환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다. 나중에는 숙자, 숙희, 숙자 남매의 어머니, 명희, 호용까지 한 집에서 살게 되어 가장 아닌 가장이 된다. 주로 "영호 삼촌"으로 불린다. 공익근무요원으로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6] 공사판을 다니며 일을 했다. 꽤 일을 잘 했는지 소집 해제 이후에도 여기저기서 일을 해달라며 연락이 왔다고 한다. 작품 후반부에는 영종도의 인천국제공항 현장에서 일하게 된다.
- 천호용 : 크리스마스 이브날에 영호의 집에 온 아이. 먹는 걸 밝히지만 착한 아이이다. 아버지는 호용을 버리고 반 년 후 돌아오겠다는 편지와 함께 일을 찾아 일본으로[7] 떠났다.[8] 아버지가 도대체 어떻게 길렀는지 몰라도, 초등학교 2학년인데도 밥먹기 전엔 손을 씻어야 한다든지 같은 기본적인 상식조차 몰랐을 뿐더러 한글도 쓸 줄 몰랐다. 게다가 부모의 정까지 거의 느끼지 못한 듯 하다.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명희를 친어머니처럼 따르고 의지하고 있다. 현재는 명희가 하나하나 가르쳐 주고 있다.
- 숙자, 숙희 자매의 어머니 : 초반에는 성남에 있는 친정에 몸을 맡겼지만 다시 돌아오고 이때 임신했다고 한다. 남편을 사고로 잃은 뒤 남편의 사망 보상금으로 비디오 가게를 열었으나 곧 폐업하였고, 영호와 주변인들의 도움으로 살아가고 있다. 작품 후반부에선 무사히 여아를 출산한다.
- 숙자, 숙희 자매의 아버지 : 인천항에서 일하는 하역 인부로 처음에는 술만 마시면 오토바이를 몰고 이리저리 달리다가 들이박는 등 주정을 부리는 모습으로 나온다. 그러나 다른 동네 아저씨들과는 다르게 자기 아내와 자식들에게 폭력을 행사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주정이 심하긴 해도 숙자와 숙희가 아버지에게 딱히 악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고 있고, 아내도 나중에는 다시 돌아온다. 아내가 돌아온 뒤에는 술도 끊고 열심히 일을 하고 잘 살기 위해 노력하지만 안타깝게도 하역 작업 도중 펄프 더미에 깔려 사망한다.[9] 의사 및 현장 관계자들 말에 의하면 머리 부분이나마 수습한 것이 기적이었다고 한다.
- 허명환 : 동수의 동갑내기 친구인 말더듬이 소년으로 영호네 집에서 가사일을 돕고 있다. 말을 더듬는 이유는 본드 흡입으로 인한 후유증 때문이라고. 음식 솜씨가 꽤 좋은 모양. 현재는 제빵학원에서 제빵기술을 배우고 있다.[10] 여담으로 아버지는 막장 부모고, 이로 인해 어머니는 가출하였고, 여동생이 하나 있었으나 아버지의 학대로 인해 겨울 어느 날 가출하였다고 한다. 이 때문에 동수 형제와 함께 영호네 집에서 얹혀 살게 된다.[11]
- ↑ '괭이부리말'이라는 명칭은 작품의 배경이 된 만석동의 별칭으로, 속칭 '아까사끼촌'이라고 불리기도 했던 곳이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군 잠수함 건조에 동원된 노무자들이 하루하루 입에 풀칠하며 살고 있었던 곳이었으며, 6.25 전쟁이 끝난 직후에는 가난한 피난민들이 모여들며 자연스럽게 빈민촌이 형성되었다.
- ↑ 정확히는 1998~1999년 경으로 추정된다. 작중 내용을 보면 영호가 영종도 신공항 공사 현장에서 일한다든지, 현 두산인프라코어 인천공장이 당시 사명인 대우중공업을 살짝 비튼 대영중공업이라는 이름으로 나온다든지, IMF 외환위기로 인해서 일감이 거의 없다든지, TV에서 유승준이 나온다든지, 작중 숙자와 숙희 남매가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접하고 가는 병원이 인하대학교병원이라든지(인하대학교병원은 1996년 5월에 개원했다.) 하는 내용을 통해 유추할 수 있다.
- ↑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태어났으니 유복자다.
- ↑ 작중 언급을 보면 90년대 초 막 개발되기 시작한 연수구의 연수택지개발지구로 나온다.
- ↑ 작중 동수가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구치소 안에 있던 본드에 중독된 26살 형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는데 "26살이면 영호 삼촌보다도 한 살이 더 많다" 고 하는 장면이 나온다.
- ↑ 아버지 없이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기 때문인 듯.
- ↑ 1990년대 중후반에는 한국인들이 일본에 관광 비자를 받은 뒤 막노동이나 식당 일 등으로 불법 취업하는 일이 잦았다.
- ↑ 다만 영호가 호용이를 거둔 이후 동네에서 떠도는 말로는 아무래도 호용의 부친은 일본으로 가지 않았다는 모양. 그러나 영호는 호용이를 먹이고 가르치는데 바빠 신경도 쓰지 않았다.
- ↑ 작품 초반부에 보면 숙자 자매의 아버지가 하는 일이 너무 위험한 일이라 그런지 보험도 불가능하다고 나온다. 그런데 작품 후반부에 보면 숙자 자매의 어머니가 아버지의 사망 보험금으로 비디오 가게를 인수한 걸 보면 어떻게든 타협해서 보험금을 받은 듯.
- ↑ 본래는 요리학원에서 조리사자격증을 따는걸 목적으로 요리를 배우고 싶었으나, 학원 수강비가 너무 비싸서 포기하려다가 동수의 추천으로 제빵을 배우게 된다.
- ↑ 작중 중반부에 영호가 겨우겨우 명환의 어머니와 연락을 하지만, 명환의 어머니가 명환이가 아버지와 살게 하느니 차라리 거두어 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