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화보전

葵花寶典.

1 소오강호의 규화보전

김용의 무협소설 소오강호에 등장하는 무공이자 비급. 익히기 위해서는 고자가 되어야 한다는 성적 요소가 들어가서 안 좋은 쪽으로 유명세를 탔다.
소오강호 세계관에 있어 모든 사건의 시초(알파)이자 모든 사건의 끝(오메가)라고 할 수가 있는 물건. 그리고, 지난 100년간의 굵직한 대부분의 사건들은 모두 이 규화보전과 연관이 있다.

규화보전은 전왕조의 어느 한 환관이 창안한 것이다. 그리고 300년 동안 아무도 익힌 자가 없었다. 100년 전에 소림사의 홍엽선사가 이 규화보전을 얻게 되었다.[1]

후환을 염려한 홍엽선사는 죽기 직전 이 규화보전을 불태워버렸으며 이로 인해 소림사에 규화보전 진품은 남아있지 않게 되었다. 문제는 홍엽선사가 이를 태워버리기 한참 전에 화산파의 악숙과 채자봉이 소림사에 놀러갔다가 규화보전을 읽어본 것이었다. 말이 읽어본 것이지 실제로는 훔쳐본 것이다. 시간이 부족해서 이 두 사람은 규화보전을 반으로 나눠 읽고 외웠다. 나중에 화산에 돌아와서 서로 외운 것을 정리했다. 두 사람이 외운 내용은 너무 상이해서 내용이 전혀 매끄럽게 이이지지 못했다. 서로 자기가 맞다고 우기는 바람에 서로가 서로를 까대는 사이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후에 악숙을 따르는 자들은 기를 중하게 여기는 기종이, 채자봉을 따르는 자는 검법을 중하게 여기는 검종이 되며 결국은 치고받고 싸우게 된다.

화산파 두 제자가 규화보전을 읽었다는 소문을 들은 홍엽선사는 자신의 제자인 도원선사를 화산에 파견해 두 제자에게 규화보전을 익히지 말라고 경고를 했으나, 악숙과 채자봉은 도원선사가 규화보전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자신들이 외운 경문을 읊어대며 해석해 달라고 졸라댄다. 도원선사는 규화보전의 내용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가 규화보전의 세부 내용을 알게 되었고 암암리에 외웠다가 본인이 입고 간 가사에 규화보전의 내용을 적어두게 된다.(이 가사는 후에 복위표국의 상양향 저택 천장에 짱박혀 있다가 악불군과 임평지에게 떨어짐) 도원선사는 7일 동안 화산에 머무르면서 규화보전의 내용을 습득했다고 한다. 화산파 두 제자는 규화보전의 내용만 도원선사에게 가르쳐주기만 한 것... 도원선사는 하산하고 다시 소림파에 돌아가지 않았으며 출가하기 전의 본인의 성을 되찾고 법명(도원)을 거꾸로 한 이름(임원도)으로 환속하여 복위표국을 건립하였다. 이후 악숙과 채자봉으로부터 얻은 내용을 바탕으로 72로의 벽사검법을 창안하여 천하를 호령하고 잘 살았다고 한다. 뭐 고자가 됐겠지만....[2]

화산파의 두 제자가 규화보전을 읽었다는 소문을 들은 일월신교 10장로는 화산파에 침공해 악숙과 채자봉에게 반씩 나눠진 불완전한 규화보전을 얻으면서 죽여버린다. 발견하자마자 없애버렸거나 홍엽선사 말을 들었으면 이런 문제는 안 생겼을텐데... 아님 고자가 되고 익혔거나...

덕분에 소오강호 본편에서 등장하는 규화보전은 완전본이 아니며, 이는 일월신교가 얻은 규화보전도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비급의 완성도는 무당의 충허도장과 소림의 방증대사의 언급으로 미뤄 보면 원본 >>> 넘사벽 >>> 벽사검보 = 일월신교판 규화보전[3] > 악숙, 채자봉이 각각 익힌 규화보전 정도로 나뉘어지게 된다.

규화보전이 일월신교의 손에 넘어간 이후, 빼앗긴 규화보전 때문에 혈겁이 일어나는 일은 더 이상 없었지만 문제는 원본 규화보전과 가장 가까운 무공인 벽사검법이 임원도에 의해서 무림에 알려지면서 또다시 이를 둘러싼 쟁탈전이 벌어지게 된다.[4] 이 사건부터 소오강호의 본편이다. 이 벽사검법을 차지하기 위해 복위표국이 몰살을 당하고, 5악 검파의 피바람이 불어닥친다.

규화보전에 수록된 무공은 실로 깊고 넒으며 상당히 오묘하며 극히 위험한 탓에 조금만 잘못해도 '죽음'을 피할 수 없다고 할만큼 엄청나게 위험한 무학이라고 소개된다[5].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화보전의 위력은 엄청나 무림인들이 이 보전의 무공을 보면 연마하지 않고는 못 배긴다는 정도로 위력은 아주 막강하다.[6]

규화보전의 가장 큰 특징은 상기 언급한대로 고자만 익힐 수 있는 것이다. 영화 동방불패에서는 익히면 서서히 여성화하다가 마침내 여자가 되어버리지만, 소설에서는 고자되기를 선택해야 하며 여자가 되는 건 아니고 그냥 고자 되고 마는 무공이다.(…)[7]

규화보전의 장점은 신속함이다. [8]아무런 징조가 없지만 동작이 갑자기 일어나기 때문에 수비하기가 어렵다. 동방불패의 공격은 최고 고수 4명이 힘을 합쳐야 겨우 막을 정도로 빨랐다.[9] 1초식마다 수십 개의 변화가 있어 크게 변화하면 매우 복잡하다. 그래도 독고구검 앞에서는 약점이 노출됐지만 너무 동작이 빨라서 공격하기 전에 빈틈이 사라졌다. 무기로 바늘을 사용했지만 내공이 대단한 것은 아니다. 영호충과 영영의 대화에 따르면 공력은 흡성대법보다 낮다.[10] 벽사검법은 72초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동방불패가 쓴 규화보전도 72초식으로 이루어졌는지는 불명이다.

일단 규화보전, 정확히는 마이너 카피본을 익힌 사람은 아래와 같다.

임원도(도원선사) : 복위표국 창립자
동방불패 : 일월교 교주.[11]
악불군 : 화산파 장문인.[12]
임평지 : 임원도의 증손자(임원도가 스스로 고자되기를 했으므로 임원도의 양자의 손자임) [13]
좌냉선 : 숭산파 장문인, 악불군이 장난질해 놓은 가짜 벽사검법을 익힘.[14]
노덕약 : 좌냉선의 셋째 제자이면서 악불군의 두번째 제자(악불군이 장난질해 놓은 가짜를 스승에게 건네주고 몇 가지 익힌 것 같음)[15]

2 기타 매체의 규화보전

2.1 영화 동방불패에서의 규화보전

원작 소오강호에서는 규화보전을 익힌 동방불패가 TS가 된다. 도교의 양생술을 따라 연단을 복용하여 사실상 중성화까지 되긴 하였으나 시대적 한계상 완벽한 여성이 되진 못한 것으로 묘사된다. 기존의 여첩들을 때려 죽이고(...) 양련정과 사실혼을 유지하며, 조신하게 바느질을 하며 산다. 어떤 의미에선 진정한 득도의 경지라고 볼 수도 있다. 여자인 임영영을 부러워한다고 실토한다. 영화에서는 완벽하게 TS한다. 하지만 역시 수술이라곤 없는 시대인지라 자신의 여첩에게 영호충과 자기 대신 하룻밤을 보낼 것을 강요한다. 진정한 NTR...

2.2 기타

내가 고자라니가 워낙 임팩트가 강해서, 과거 한국 무협에선 감히 표절 또는 오마쥬할 엄두를 내지 못한 소재이거늘, 양판소에선 그런 거 없다. 유래가 뭔지도 모르면서 일단 쓰고 본다. 주로 내시 전용 '무공'. 보전(寶典 귀중한 책)이란 이름 자체가 대놓고 비급을 뜻한단 것쯤은 애당초 아웃 오브 안중.

특히 묵향에선 대놓고 표절했다.

내시들은 근력이 떨어져 절정무공을 익히기가 어려웠기에 뛰어난 실력자가 없었는데 모반에 연루되어 사형을 언도받은 황궁의 고수 동방무패(…)가 태감이 되면서 그 죄를 씻고 50여 년 간 황궁 내에서 무공을 연구하여 만든 것. 규화보전 전편에는 내시들이 속성으로 내공을 익히는 토납법이 기록되어 있고 후편에는 검법이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세월이 지나면서 후인들이 더욱 발전시켜 황궁 3대 무공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무공이 되었으나 내공 수련 과정에서 급격히 차오르는 음기 때문에 일반 남자 여자는 익힐 수 없다.

현재 한국에서 쓰여지는 무협에서는 신체가 여성으로 변하는 TS가 가능한 신공으로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천하제일상 거상에서 남자에서 여자로든, 여자에서 남자로든 쌍방향 성전환이 가능한 캐시템으로 나온다.

일부 한국의 무협지에 등장하는 규화보전은 규화보전의 단점들을 개량해 고자가 되지 않고도 완전한 규화보전의 위력을 펼칠 수 있는 대신 무공의 성취도가 극성을 이루기 전에 동정을 잃어버리면 주화입마가 일어나 십중팔구는 그 자리에서 즉사하고 산다 해도 반신불수에 다시는 무공을 익힐 수 없는 폐인이 되는 극악의 동자마공(...)으로 나온다. 위력은 원조 규화보전처럼 절세무공 중에서도 상위로 설정하지만 극성을 이루는 것이 웬만한 절세무공을 극성으로 익히는 것보다 배는 더 어렵다는 옵션이 덤으로 붙는다.(...)

3 우스개

성(성기절단)을 버려야만 무공을 얻을 수 있다는 규화보전의 원본이 한국어본이라는 설이 있다.
규화보전의 진실

고자되기오역에 의한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만화가 정연식의 작품 '또디' 에서 등장함)

과거 먼 옛날 무술의 총 본산은 중국이 아닌 한국이었다.

중국의 한 무술인이 한국의 막강한 무술을 배우고 싶었다. 그래서 그는 한글을 중국어로 번역한 책을 보면서 무술을 연마하고 있었다. 그러나 무술을 연마하던 중 한 단어에 그는 갈등을 하게 되었다.
"거세정진(去勢精進)..."
과연 거세까지 해 가면서 무술을 연마해야 한단 말인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그는 결심했다.
그래 동방불패가 되어 보자.
그리고 그는 거세를 실행한 뒤 무술을 연마했다.
그러나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거세를 했건만 무공은 강해지지 않았다.
그는 실의에 빠졌고 결국 한국으로 건너가 원서를 보기로 맘 먹었다.
한국으로 건너와 원서를 본 그는 그만 주화입마에 빠지고 말았다. 원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빠지게 정진하라"[16]

다시 좆나게 정진하면 된다.
거세심즉정진(去勢心卽精進)이라 했으면 별 일 없었을 텐데…. 아니야. 심을 沈이라고 적은 판본이 나돌 수도 있어!

사실 이 개그에서의 압권은 서술자(?)의 사족으로 따라붙는 야... 너거들 이래도 한자병기 할래...[17]

  1. 소오강호가 명나라의 어떤 시기를 주무대로 한다. 이를 따져보면 규화보전은 북송 말기에 만들어진 셈이다.
  2. 벽사검법의 원리를 따르자면 벽사검법은 초식과 내공으로 나뉘는데 초식은 누구나 배울 수 있지만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하는 내공은 양기를 띤 남성은 익힐 수 없었다. 원래 환관의 무공이라 거세를 해야 했고, 임원도도 묘사는 없지만 익히기 위해 거세를 한 것으로 짐작된다. 임원도는 환속 후 양자로 임진남을 들였다. 이후 임진남에게 임씨 후손은벽사검법을 익혀서는 안 된다는 유언을 했다.
  3. 이전에는 벅사검보가 일월신교판 규화보전보다 우월하다고 쓰여 있었지만 사실 벽사검보나 일월신교판 규화보전이나 아치피 둘 다 악숙과 채자봉이 각각 익힌 규화보전을 합친 것에 불과한 만큼 그 차이가 의미가 있을 정도라고 보긴 힘들다. 무엇보다 일월신교판 규화보전으로 동방불패가 세계관 최강자가 된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4. 이 시점에서는 아직 규화보전과 벽사검법 간의 관계는 알려져 있지 않았다.
  5. 사실 규화보전을 익히는 첫 관문인 고자 되기 자체가 이 시대에는 사람 잡는 일이었다. 사실 무협지 상으로 무술에 뜻을 두는 연령이 근골이 완성되어 가는 십대 중후반인데 이미 2차 성징을 겪는 때라 이때 거세를 할 경우는 위험해진다. 게다가 무마취에 지혈수단이 변변치 않았던 시대의 거세다. 아라비아의 거세 수술의 경우 10명이 하면 반이 죽어나갔다고 하며, 중국의 그것은 수술 성공률이 9할에 달했다지만 그래도 위험한 것은 사실이었다. 주화입마 걱정하기 전에 과다 출혈이나 패혈증을 걱정해야 할 거 같다
  6. 원본에 비해서는 한참 떨어질 벽사검법을 익힌 임원도도 무림에서 위세를 떨쳤고, 그보다 더 떨어지는 일월신교판 규화보전을 익힌 동방불패도 자타가 공인하는 무림 제일 고수였다. 애당초 벽사검법과 동방불패의 무공의 원류가 된 비침무공은 규화보전에 수록된 무공의 일부에 불과하다. 원본의 위력은 뭐 말할 것도 없을 거 같다.
  7. 물론 목소리가 가늘어진다거나 수염이 없어진다거나 하는 등 약간의 여성화는 이루어진다. 이는 현실에서도 마찬가지
  8. 혹자는 불X을 잘라내서 그만큼 빨라졌다 우스개소리하기도...그럴듯한데?
  9. 임영영이 좀 처지긴 했어도, 임아행은 소림방장과도 비견될 실력에 전대 교주였고, 향문천도 일월신교에서 상위권에 드는 고수에다 독고구검 전수자인 영호충은...솔직히 양련정을 공격해서 틈을 만들어내기 전까지는 일방적으로 관광당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10. 하지만 겨우 바늘로 장검 여럿을 상대한 것을 보면 딱히 그렇지만도 않을 듯. 작고 가벼운 것으로 크고 무거운 것을 막으려면 김용월드 내에서는 상대를 압도하는 내공이 필요하기 때문. 양과가 목검으로 파도에 대항할 수 있었던 것은 본연의 내공 덕이다.
  11. 소설 시점상으로는 가장 오래 익혔기에 최고 수위. 임아행이 규화보전은 사람을 망치는 무공인 걸 알고 고의로 건네주었다.
  12. 임평지의 옛집에서 벽사검보를 훔쳐가는 걸 되찾아오고 쓰러진 영호충의 품에서 훔쳐다 몰래몰래 익히다가 중성화로 수염이 빠져 부인인 영중칙에게 들켜 커밍아웃.내가 고자야! 사람을 망치는 물건이라고 부인의 권유로 벽사검보를 화산 절벽에 던져버린다.
  13. 악불군이 훔쳐갔을거라고 짐작하고 매일 절벽 숨어 대화를 엿듣다가 절벽에 던진 벽사검보를 간발의 차이로 건져서 익히게 된다. 여창해와 목고봉을 죽여 원수를 갚았으나 목고봉의 독물에 의해 눈이 멀어버리고 벽사검보를 배운 게 알려져서 악불군으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해 벽사검보를 알려주는 조건으로 좌냉선과 한패가 된다.
  14. 임평지가 말하길 악불군과 겨룰때 모든 초식들이 악불군에게 고의로 져주는 모양새였다고 한다. 검술에 조예가 깊어 위기 때마다 초수를 변화해서 넘기긴 했으나 결국 악불군에게 눈이 멀어버렸다. 후에 임평지에게 벽사검법을 다시 배웠을 수 있으나 임평지의 음흉한 성격을 감안하면 제대로 된 걸 알려주진 않았을 것이다.
  15. 충실히 스파이 노릇을 했고 임무에 성공을 했지만 가짜 벽사검보를 익히다 스스로 무공을 없애는 결과를 낳았다.
  16. 기천검의 소설 하이로드에서도 이 부분을 차용한 장면이 나온다.
  17. 그런데 개그에 다큐로 답하자면, 한자병기는 한자어를 표기할 때 한글과 한자를 함께 나란히 적는 것이지 우리말을 한자로 번역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위 우스개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좆빠지게 정진하라"를 한자병기하면 "좆빠지게 정진(精進)하라"가 될 뿐이다. 오히려 의미를 명확히 하고 오독의 여지를 없애는 것이 한자병기의 큰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