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능성

법학 용어로, 사인이 적법한 행위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말한다. 기대가능성이 없다는 것은 형법상 위법행위의 책임을 묻지 않게 될 수 있는 조건 중 하나다.

"기대가능성이 없다"라는 것은, 주어진 상황에서 일반적인 사인(private person)이 적법한 행위를 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존파 사건에서 살인범들의 협박에 의해 살인행위에 가담했던 여성이 아무런 죄를 받지 않았던 것도, 그 여성이 잔혹살인범의 협박을 거부하고 살인이란 위법행위에 가담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또, NLL 근처에서 조업하다가 납북된 어부가 북한 당국의 강요에 의해서 김일성묘를 참배하고 주체사상을 찬양하는 구호를 외쳤다는 사실이 귀환 후 발각되어도 처벌받지 않는 것 역시, 해당 어부들에게 기대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인정되기 때문이다.

또한, 기대가능성의 개념은 근대 법체계에서 법률을 지키느라 인륜을 저버리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한 방어도구로 사용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가족이 현상수배범일 때 현상수배를 받는 가족을 해당자를 수배하는 수사기관에게 잡히지 않도록 숨겨준 것이 아무런 죄가 되지 않는다는 이 있다. (판례가 아니라 법이다. 범인은닉죄 참조) 가족이 곤궁한 상황에 처해 있을 때 도와주는 것은 법 이전에 명백한 윤리에 의한 사항이고, 해당자가 현상수배범이라는 이유로 가족이 그를 숨겨주는 것마저 법으로 처벌한다면 이는 국가가 법의 이름으로 가족에게 패륜을 강제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 그 본인은 아무런 죄도 저지르지 않았을 현상수배범 가족을 지켜주기 위해서 있는 조항이다.[1]

다만, 당연하지만 매우 극단적인 상황에서나 인정된다.
  1. 예시는 이것으로 들었는데, 실은 이 예시는 무죄추정의 원칙과도 겹친다. 국가기관이 해당자를 범죄자라고 매우 강하게 의심해서 현상공고를 내걸고 현상수배를 때려도, 재판에 의한 유죄판결이 이뤄지지 않은 이상 해당인 본인이나 해당인의 친지, 가족들은 해당인이 무죄하다고 믿을 신념의 자유가 있고 실제로도 해당인이 무죄하다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간단히, 억울하게 누명을 썼다고 주장하는 범인의 다른 형제나 그의 부모친척들마저 그를 믿어주고 숨겨주는 것을 그 자체로 범죄로서 처벌한디면 얼마나 비극적일지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