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1 일반적인 의미

한자 : 責任
영어 : responsibility

"아니, 자네가 한 일이네. 자네가 내린 명령이 47명의 무고한 민간인을 죽였네. 누군가는 자네 죗값을 갚아야만 해. 누가 그래야 할까?"

게임 스펙 옵스: 더 라인의 등장인물, 존 콘래드 대령

우리가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되는 것.
자신이 행사하는 모든 행동의 결과를 부담하는 것이다.

이를 중요하게 여기는 마음을 책임감이라고 한다.

모든 행동은 반드시 결과가 따르기 마련이다. 대부분의 인간은 '이익'이라는 결과를 얻기 위해 행동을 일으키지만, 모든 결과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는 가지 않는 법이다. 게다가 그 결과물이라는 것이 본전치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 혹은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즉 자신의 행동에 의해 발생하는 모든 손실을, 행동을 일으킨 본인 혹은 의견이 하나로 모일 수 있는 특정 단체가 부담하는 것이 책임의 핵심적인 의미이다.

책임은 자의적인 행동으로 인한 부산물이기 때문에, 책임소재를 부여하기 위해선 책임을 부담해야 하는 당사자가 자의적인 의지행사였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즉 책임이 발생한다는 것은 자유라는 권리를 누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자유가 권리라면 책임은 그에 따른 의무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책임을 져야 할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지켜야 하는 규정대로만 행동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면, 책임을 면제받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임이라는 의무는 전체주의보다 개인주의자유주의에서 더 엄격하게 다룬다. 개인의 의사선택에 자유를 부여하고, 개인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 이 이론들의 중심 내용인데, 자신의 자유로운 의지행사로 인해 타인의 자유로운 의지행사가 침해받으면 이론에 모순이 생기게 된다. 개인주의자유주의에서는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들도 똑같은 권리를 보장받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유라는 권리를 보장하는 대신, 자신의 행동으로 타인에게 위해를 끼칠 경우,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여 이를 보상하는 것을 의무사항으로 규정한다.

예를 들어 자기가 배고프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이 먹고 있는 식량을 뺏어서 먹는다면, 자신의 의지로 남에게 식량을 뺏어 포만감을 채운다는 목적을 달성하지만, 식량을 뺏긴 사람은 식량을 뺏겼다는 상실감과 식량을 조달하기 위했던 행동들이 무시되고, 포만감을 채우려고 한 의지행사를 침해받게 된다. 여기서 책임이라는 의무가 발생하게 되며, 자신의 포만감을 채우기 위해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한 행동을 책임져야 한다.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남에게 빼앗은 식량을 전부 스스로 물어내야 한다. 현대사회에서는 이 책임이란 의무를 대부분 으로 강제한다.

관료제에서 서로 책임을 지지 않고 다른 부서로 떠넘기려고 하는 이유는, 책임을 지게 될 경우 자신과 소속 집단에서 해당 사건에 대한 사과로 그치면 차라리 다행이지만 피해의 물적 변상, 규정에 의한 인사고과(해임, 파면 포함)이나 징역과 같은 형벌 등 온갖 불이익을 몽땅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법원에서 책임이 몇 %가 있다고 판결이 날 경우, 이 수치는 해당 사건으로 인해 생긴 피해액 중 부담해야 하는 금액의 비율을 의미한다.

2 법률적인 의미

'책임'이라는 용어는 법령이나 법학에서도 문맥에 따라 여러 가지 의미로 쓰인다.

2.1 민법에서의 책임

민법에서도 책임은 여러 의미로 쓰인다.

  • 의무 :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민법 제750조) 등.
  • 과실(過失)[1] : "제546조(이행불능과 해제) 채무자의 책임있는 사유로 이행이 불능하게 된 때에는 채권자는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민법 제546조) 등.
  • 채권자의 강제집행에 복종하는 상태.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개념이겠지만, 법과대학을 나온 사람들에게는 매우 익숙한 개념이다. 아래 예를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갈 것이다.
    • 상속한정승인을 하게 되면 '상속받은 재산의 범위 내에서만' 상속채무를 변제할 책임이 있다(물적 유한책임).
    • 제3자(물상보증인)가 채무자를 위하여 담보물권을 설정하여 준 경우, 그 제3자는 '채무 없는 책임'을 진다.

2.2 형법에서의 책임

형법에서 책임이라고 하면 '비난가능성'을 의미한다.
범죄가 성립하려면 어떠한 행위가 구성요건에 해당하고 위법하고 행위자에게 책임이 있어야 한다. 원칙적으로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면 범죄가 성립하므로, '책임' 문제는 실제로는 책임조각사유로서 문제된다.

위법성조각사유가 행위 자체에 관해 문제되는 것임과 달리, 책임조각사유는 특정 행위자에 관해 문제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저항할 수 없는 폭력이나 자기 또는 친족의 생명, 신체에 대한 위해를 방어할 방법이 없는 협박에 의하여 강요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하는데(형법 제12조), 이는 행위 자체는 구성요건에 해당하고 위법하더라도 행위자에게 책임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하는 것(형법 제10조 제2항) 역시, 그런 사람이 보통 사람보다 비난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3 경제적 의미

회사법에선 보통 유한책임과 무한책임으로 나뉜다. 이는 출자의 방식에 따른 것인데 무한책임이면 부채가 회사의 능력보다 클 경우 투자자 개인재산까지 다 동원해 갚아야 하고 유한책임은 투자한 만큼만 변제한다.

4 관련 항목

  1. 민법에서 '과실'이라고 하면 '고의'를 포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