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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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설명

격투기에서 주로 발차기를 상대의 몸통 가까이 높였다가 내리면서 차는 기술. 다양한 무술에서 비슷한 기술이 있으나, 완벽히 내려차기로 분류할 수 있는 기술은 적다. 현대무술 중에서는 주로 태권도 계통에서 등장한 기술이 유명하다.

중력과 체중을 고스란히 싣기 때문에 위력 자체는 매우 강력하다. 하지만 돌려차기보다 기회를 포착하기가 어려운 마이너한 기술이다. 태권도의 스포츠 시합에서는 90년대까지 악명을 떨친 적도 있다.

1.1 태권도의 내려차기

유래는 택견발따귀로 추정된다. 발따귀는 발을 易U자로 들어서 상대의 얼굴을 밀어버리는 기술인데, 80년대 초기 태권도의 내려차기는 택견처럼 다리를 휘듯이 뻗으며 얼굴을 내려밟는 형식이었다. 본래는 택견의 발따귀도 발뒤꿈치로 상대의 얼굴을 찍는 흉악한 방식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1] 이것을 태권도에서 현대적으로 개편한 것이 내려차기의 유래라고 추정되고 있다.[2]

지금보다 실전성에 대한 안배가 있었던 80년대의 내려차기를 보면 자전거 페달을 밟듯이 앞으로 몸을 던지며 얼굴을 발꿈치로 짓뭉개버리는 방식에 가까웠다. 택견의 발따귀와 흡사하게, 앞차기밟기를 섞은 경로를 그리면서 상대의 얼굴을 밟는 형태였던것.

88 올림픽을 기점으로 태권도가 실전성보다 화려함을 추구하면서, 현재의 내려차기는 다리를 높게 들어올렸다가 내려찍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태권도의 전성기 시절 영상들을 보면, 1초도 안되는 순간에 70도 이상 다리를 높였다가 상대의 얼굴이나 정수리를 내려찍는 선수들이 많이 볼 수 있었다.

태권도 시합에서는 생각보다 대처하기 까다로워서 90년대까지 자주 사용된 기술이기도 했다. 뻔히 다리를 올리고 창처럼 내뻗어 오더라도, 진입각도가 좋다면 대처할 방법이 없는 위력으로 악명을 떨치기도 했다.
현재는 태권도 시합이 킥 펜싱에 가까운 초고속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시합, 실전, 밸런스면에서 2000년대에 재발견된 '뒤로 휘감아돌려차기'가 비약적으로 발전해버리자 묻혀버린 기술이다. 최근 태권도의 대세를 차지한 기술에게 카운터를 당하기 때문에 거의 볼수 없는 것.[3]

1.2 극진공수도의 내려차기

발꿈치 떨구기라고도 부른다. 태권도와 여러모로 접점이 있고 신기술을 꺼리지 않는 극진답게 내려차기를 '네리차기'라는 명칭으로 도입한 적이 있다.

다양한 근대무술에서 등장한 돌려차기를 앞으로 내려뻗는 방식이 가라데에도 존재하기에, 이것을 궤도면에서 내려차기로 분류하는 경우도 있으나, 운동원리나 타격점을 비롯하여 목적까지 너무 다르기에 따로 분류한다. 그밖에는, 브라질리언 킥이 태권도 이외의 무술에서 대표적인 내려차기 기술이다.

1.3 그 외

위에도 나오듯이, 초기의 내려차기는 택견의 밟기를 재창작한 동작에 가까웠다. 다른 무술에서도 택견처럼 상대의 무릎보다 높은 지점을 내려밟듯이 차는 앞차기들이 실전의 내려차기와 비슷한 경향을 띄는 경우가 있다. 중국무술에서도 가라데 혹은 택견과 흡사한 형태로 휘몰아치며 내려차는 기술이 있다. 하지만 앞의 기술들은 내려차기로 분류하기는 어려운 편이다.

종합격투기에선 리스크가 커서 많이 안 쓴다. 내려차기의 경우 발바닥과 발뒷굼치로 적중시키는게 아닌이상 타격을 줄 수 없는데 내려차기 공격중 상대가 가드를 굳히며 앞으로 다가오게 되면 아킬레스건~종아리가 상대의 머리를 타고 어깨에 걸쳐지게 되는데, 사실상 상대에게 킥캐치를 헌납하는 방식이 되어버린다.

입식경기라면 상황이 좀 달라지는데, 엑스킥은 다리를 70도 이상 빠르게 올려야 되는 유연성이 필요해서 진입장벽이 높아 숙련자가 많지 않지만 숙련된 선수의 내려차기는 생각보다 빨라서, 일단 정점을 찍고 궤도에 오르게 된다면 사실상 막는 방법은 없다. 거의 모든 격투자세에서 머리위에서 날아오는 공격을 가드하는 기술이 없기 때문. 더불어 내려차기를 하이킥과 헷갈려해 자동적으로 하이킥 가드동작인 팔을 올리면서 자세를 낮추고 고개를 숙이게 되는데, 이 때 정수리나 후두부에 맞아 치명차를 입는 경우도 있다.

해외에서는 엑스킥(Axe-kick) 직역하면 도끼차기라고 부르는데, 직설적인 번역명인듯하며, 저변이 넓은 태권도 덕에 인지도가 있는편.

극진공수도 선수이자 초창기 K-1의 간판인 앤디 훅의 시그니쳐 무브이기도 했다.

대체로 현대무술이 아닌 이상은 잘 볼 수 없는, 나쁘게 말하자면 등장할 이유가 없는 궤도를 지닌 기술인지라, 태권도처럼 무지막지하게 다리를 찢으며 위에서 아래서 내려찍는 발차기는 드물다. 나쁘게 말하자면 그만큼 덜 보편적이고, 사용례가 매우 한정적인 셈. (...).

2 미디어의 등장

격투게임 등에서는 발차기의 최종기술처럼 등장하기도 한다. 현실의 태권도에서는 최신 테크닉들이 개발되어서 잘 안 보이지만, 창작물에서 써먹기에는 참으로 적절한 이미지를 지녔기 때문이다. 국산 매체에서도 종종 태권도 수련자의 마무리 기술로서 등장한다. 실전성과는 별개로 격투기다운 로망이 있는 기술인 셈이다.[4]

전혀 다른 용도로서, 판치라 같은 불순한 의도 때문에 미소녀 캐릭터에게 종종 사용하게 만들기도 한다.(...). 치마를 입었을 경우 아예 대놓고 판모로를 보여주는 기술이기 때문에, 내려차기처럼 다리를 높게 드는 발차기들은 업계(?)에서 묘한 인지도가 있다. 여러가지 의미로 남자의 로망.
  1. 본래 택견은 시합을 위해서 살상력을 줄이는 방법부터 가르치는데, 반칙이자 싸움기법으로 분류되는 옛법의 기록에서는 택견의 본래 기술들이 발꿈치, 팔꿈치로 타격하게 되는 식이었다. 발따귀도 택견의 비살상력을 대표하는 기술으로 알려져 있으나, 싸움에서는 발뒤꿈치나 발끝을 쓰는 형태이다.
  2. 택견을 대표하는 하이킥 '곁차기'조차도 태권도에서 재창작해서 도입한 바 있으니 특이한 일은 아니다.
  3. 90년대 이후 태권도는 점점 펜싱처럼 초고속을 추구하다가 뒤로 휘감아돌려차기가 재발견 되었는데, 기본적으로 안전한 등과 엉덩이 부분에서 기술이 시작되기에 상단공격을 대부분 카운터할 수 있다. 또, 반격할 수 없을 정도로 공격속도와 회수가 빠르며 위력도 강력하다. MMA에서도 태권도 수련자들이 가장 많이 쓰는 기술 중 하나.
  4. 물론, 90년대까지는 태권도 시합에 한정하여, 각도에 따라서 대처하기도 어렵고 한방에 승리가 갈리는 위력적인 기술이었다. (지금은 초고속 펜싱으로 변한 최신 태권도의 특성상 뒤로휘감아차기에 밀려버렸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