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카타나

John Romero's Daikatana / 大刀

1 개요

Die카타나
로메로가 기획만 거대하게 하고 구현은 직원들이 대충 한 게임
구현이 되기나 했었으면 다행이었겠지만 그런 거 없다.
종말이 오더라도 꼭 해봐야 할 게임들[1]

이드 소프트웨어와 결별하고 나온[2] 존 로메로가 자신의 개발사인 이온 스톰을 설립하고 만든 게임. 장르는 3D 일인칭 액션.

굉장히 야심찬 프로젝트로 기획되었지만 결국 많은 허점만 남긴 채 흑역사가 되었다.

일단 설정을 보면 미래의 일본부터 해서 고대 그리스, 전염병이 창궐한 중세 노르웨이, 미래 미국까지 다양한 시공간을 넘나들며 수 십 종류의 적들 그리고 무기가 등장한다. 그 스케일에 있어서는 분명 당대 게임 중 가장 거대하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정도.[3]

1.1 전설의 시작

존 로메로는 당대 최고의 대박 작품이었던 퀘이크의 디자이너로 상당한 명성을 쌓은 상태였고, 그의 명성과 언플로 다이카타나는 상당한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특히 언플 중 '존 로메로는 당신을 그의 개(Bitch)로 만들려 한다'는 무척이나 도발적인 선전문이 유명한데, [4] 이는 많은 사람들을 화나게 했으나, 동시에 '그만큼 자신감 빵빵하니 그런 거 아니겠나'는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게 그 문제의 광고. 북미권 인터넷에서는 병신력으로 임팩트가 강했는지 으로 승화되어 간간히 쓰이고 있다.

개발은 퀘이크 1의 엔진을 기반으로 1997년 초부터 시작했고, 당초 예상대로라면 개발은 7개월 내에 끝나[5] 1997년 크리스마스에는 발매되었어야 했다. 허나 1997년 6월, E3에서 야심차게 알파판을 공개한 이온 스톰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이드 소프트웨어의 퀘이크 2 엔진의 시연회였고, 존 로메로는 시대에 뒤쳐져 보이지 않기 위해 퀘이크 2의 엔진으로 갈아타기로 하며 발매일을 1998년 3월으로 연기했다.

문제는 단순히 발매일만 늦어진 것이 아니었다. 존 로메로는 직원을 고용하는 데 있어 질보다는 양을, 포트폴리오 보다는 열정만을 보았고, 결국 다이카타나 개발팀은 게임 개발 경험이 충분치 않은 코더들(대개는 존 로메로 추종자)로 넘쳐났다. 거기에 좋지 못한 사내의 분위기까지 겹쳐지면서 직원들이 대량으로 퇴사하여 자신들의 개발사를 차리는 일도 있었다.[6]

1.2 아니 소스코드가 다르잖아?

1997년 11월에 퀘이크 2의 엔진 소스 코드를 받아본 결과는 망했어요. 퀘이크 1의 엔진과는 구조부터가 달라 여태까지의 개발을 내다버려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7] 하지만 존 로메로는 엔진의 교체를 강행했고, 결국 전환이 끝난 것은 1999년 1월.[8] 그제서야 야심차게 "무슨 일이 있어도 2월 15일에 발매한다"라고 발표했지만, 정작 그 날짜는 조용히 지나치고 1999년 3월에서야 싱글플레이가 없는 데모버전이 출시되었다.

1999년 5월 E3에 맞춰 더 나은 데모를 만들기로 했지만, 정작 나온 결과물은 분량만 늘려먹은 나머지 FPS의 기본으로 생각되던 초당 30프레임에 한참 못 미치는 초당 12프레임까지밖에 돌아가지 않는 공개적 망신이었다.[9] 그 때 까지 이온 스톰에 무려 4천 4백만불을 때려박은 모회사 에이도스는 결국 인내심이 폭발했고, 1999년 6월 이온 스톰의 소유권의 태반이 에이도스에게 넘어가며 창립 멤버인 토드 포트와 제리 오플래허티가 퇴사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2000년 4월에 개발이 끝나고 5월에 출시되었으나… 이미 1999년 12월에 이드 소프트웨어는 퀘이크 3 아레나를 발매한 후였다. 뒤쳐져 보이지 않기 위해 퀘이크 2로 갈아탔더니, 정작 퀘이크 3에 비해 뒤쳐저 보이게 되었다는 것. 버틸 수가 없다!

1.3 망했어요

워터월드급 대형 참사 - 엔터테인먼트 위클리[10]
게임 팬들에게 한 시대의 종말 외에는 의미하는 게 없다 - PC게이머
구리다 - 컴퓨터 게이밍 월드

그리고 그렇게 발매된 결과물은 허점투성이만 남긴 채 참패한다. 차라리 알파판이 나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애초에 현실을 무시하고 이상에 사로잡혀 기획부터가 실현하기 극도로 어려운 지나친 야심 덩어리였으며, 뭐 하나 계획대로 된 것이 없으니 제대로 된 게임이 만들어질 리가 없다. 닌텐도 64판도 있는데, PC판보다도 못하다는 평이 많다..그야말로 게임계의 아준 전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희대의 괴작.

1.3.1 AI 동료 문제

가장 큰 문제점은 게임의 컨셉이 당시 기술력을 아득히 뛰어넘었다는데 있다. 다이카타나는 컨셉상 2명의 동료와 같이 게임을 진행하게 되어 있는데, 요즘 게임들과 달리 얘네들이 무한체력도 무한탄창도 아니다… 즉 아이템이 나오면 동료들이 냉큼 가서 줏어먹고, 헬스킷도 동료에게 주지 않으면 동료가 싸우다 죽어버리는데, 동료가 한명이라도 죽으면 게임 오버다! 어찌어찌 적을 모두 죽였다 쳐도 맵을 넘어가려면 꼭 동료들이 같이 있어야 하는데, 구린 길찾기 알고리즘덕에 동료들이 지형에 끼거나 길을 잃는 경우가 부지기수라 치트키 써도 게임 진행이 힘들다.

1.3.2 무기 디자인 문제

전체 맵은 4개의 시대로 나누어져 있고 시대별로 무기가 완전히 달라 30여가지의 무기가 등장한다고 광고했는데, 결과적으로 억지로 갯수만 늘리려다 보니 대부분의 무기가 잉여 쓰레기가 되 버렸다. 특히 무기 중 다수가 벽에 반사되거나 스플래시 데미지가 크거나 해서 자살하기 딱 좋게 만들어졌는데… (심지어 적이 없는 경우 무조건 스스로에게 데미지가 들어가는 무기도 있다) 이 게임은 아래 언급한 것처럼 상시 세이브가 되지 않는다!

1.3.3 세이브 문제

항상 세이브가 가능한 대부분의 FPS와 달리 이 게임은 마치 일본 고전게임처럼 세이브를 하려면 맵에 숨겨진 특정 아이템을 찾아내야 했다. 요즘도 호러 게임의 경우 공포감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되는 경우가 있으나 버그가 많고 동료들의 만행 덕에 진행이 꼬이기 쉬운 FPS에 이런 방식을 도입하여 플레이어들의 혈압을 미친듯이 올리는데 일조하게 되었다.

1.3.4 적, 레벨 디자인 문제

Daikatana_PC_010frog-1.png
3.jpg

그래픽은 퀘이크2보다 떨어지는 수준이었고, 하프라이프나 퀘이크3과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구렸다.
게다가 게임을 시작하는 첫 레벨이 늪지로, 플레이어는 구린 그래픽 속에서 개구리와 날파리에 맞서 싸워야 했다.! 난이도도 들쭉 날쭉이어서, 늪지 스테이지의 중간보스로 무려 10여 마리의 날파리와 독을 뿌리는 보스 날파리가 등장한다. 장소도 협소해서 독을 피하기도 어렵다.

패치 파일로 1.2 버전이 나왔으나 겨우 게임플레이를 순조롭게 해주고 버그 일부만 고쳐줬을 뿐 결국 실패작이라는 낙인을 지워주지 못했다. 그래도 일단 명성치덕인지 다이카타나는 총 20만 장이 팔려나갔으며, 존 로메로는 '개발비는 회수했다'며 자위하기도 했다.

1.4 그리고 그 후

그렇게 잊혀져가는듯 싶었으나… 2013년에 들어서면서 몇몇 ESD에서도 판매가 시작되었다! 유명한 고전게임 디지털 판매사이트인 GOG에서도 판매를 개시했다. # 다이카타나에 관련되어서 GOG 신규게임 소식란 댓글도 어마어마한 것을 보면 반응이 충격과 공포임을 알 수 있다. #

그리고 게이머즈게이트에서도 디지털 다운로드 판매를 개시하였다. # 역시 이 곳에서도 반응이 썩 좋지는 않다. 댓글 중 하나는 "존 로메로의 개가 되시렵니까?(Do you want to be John Romero's bitch?)"(……)

하지만 알아둬야 할 사실이 하나 있는데, GOG에서 판매되고 있는 건 최신 버전인데 반해 게이머스게이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건 1.0 버전이다. 다이카타나의 경우 플레이하려면 패치가 매우 중요하다는 걸 생각하면[11] 구매할 사람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GOG에서 구매하는게 더 좋다. 가격 역시 GOG가 5.99달러, 게이머즈게이트가 9.99달러 GOG쪽이 더 싸다. 하지만 할인해줘도 살까말까한 물건일뿐

그리고, 2013년 10월 1일 스팀에도 7달러로 출시되었다.

마침내 험블 번들 스퀘어 에닉스 번들의 기본 구성으로 들어갔다!

2 기타

  • 여담으로 제목인 다이카타나의 유래는, 이드 소프트웨어가 둠을 개발하고 있던 시절 존 카멕이 굴리고 있던 AD&D 캠페인에 있었던 아이템이다. 존 로메로는 이것에 눈이 멀어 캠페인상 매우 중요한 아티팩트를 다이카타나와 교환해버렸고, 그 결과는 룰북상에 존재하는 모든 데몬들이 끝없이 소환되어 세계를 멸망시켜 버렸다고 한다(…). 룰북의 상태와 이 게임의 상태가 그야말로 짠듯이 똑같아진 것이 일품(…).
  • 존 카멕이든 존 로메로든 일본어를 몰랐던 모양. 大刀라는 단어는 훈독으로 "오오카타나"(큰 칼)로 읽든지 아니면 음독으로 "다이토"(대도)로 읽든지 둘 중 하나다. 다이카타나는 우리말 식으로 하면 "대칼"(大-)인 셈(…).
  • 2ch PC 게임 게시판의 타이틀 화면의 그림에서, 게임샵을 둘러보는 모나가 들고있는 패키지가 이 게임의 패키지다(!).

3 등장인물

4 스테이지

  • 일본
  • 고대 그리스
  • 중세 노르웨이
  • 미래 미국
  1. 2000년도에 나온 게임잡지 v챔프에서 이렇게 실렸다(…)
  2. 엄밀히 말하면 짤렸다(…). 자세한 것은 존 로메로 항목 참고.
  3. 물론 이러한 시간 여행물이 게임사에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게임이 개발되었던 시기를 생각해본다면 이는 분명 대작 중의 대작임이 분명하다. 로메로가 바로 전에 개발에 참여한 둠의 경우를 예시로 들자면 원래 설정은 무지하게 방대했는데 당시 기술력의 문제로 결국 우리가 아는 단순히 때려부수는 형태가 된 것이다.
  4. 그만큼 유명하진 않지만 같이 등장한 "Suck it down(빨아라)"이라는 광고 문구도 악명 높았다.
  5. 이것도 문제인게, 존 로메로의 예상대로는 퀘이크 1의 개발기간이 개발진 9명으로 6개월이 걸렸으니 자신의 개발진 8명으로는 7개월이 걸릴 것이다… 라고 했다고 한다. 존 카멕은 이걸 듣고 patently ludicrous(확실한 헛소리)라고 깠다고… 단순하게 숫자만 놓고 생각해보면 맞는 말인데, 조금만 파고들면 문제를 바로 볼 수 있다. 퀘이크 1의 개발에 투입된 9명과 다이카타나 개발에 투입된 7명의 실력이 같지 않았다는 것. 후술하겠지만 로메로가 사람 뽑는 기준이 영 좋지 않아서…
  6. 이렇게 이온 스톰으로부터 독립한 이들에 의해 만들어진 게임이 록 밴드 키스를 주인공으로 한 '키스: 싸이코 서커스'였다.
  7. 알사람은 알겠지만 퀘이크 2퀘이크 1의 후속작이 아닌 완전한 신작을 기획한 게임이었고, 퀘이크 1이 QuakeC 라는 플레이용 스크립트를 사용한 반면 퀘이크 2는 윈도우 환경에 맞춰 dll 형식으로 거의 완전히 엎어졌기 때문에 당연히 다를 수 밖에 없었다.
  8. 그 와중 1998년에는 하프라이프언리얼이 발매되었다는 점을 생각하자.
  9. 여담으로 그 옆에서는 레인보우 식스: 로그 스피어가 공개되고 있었다(…).
  10. 그나마 영화 워터월드의 경우 훗날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의 숨겨진 명작으로 재평가받으며 호의적인 평이 속속 올라오고 있고,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놀이기구는 오히려 원작 이상으로 흥행하여 원작의 손실을 메꿨다. 재평가받을 구석 조차 없는 다이카타나를 워터월드에 비교한다는 건 워터월드에 대한 실례다.
  11. 예를 들어 문제점 중 하나인 특이한 세이브 시스템의 경우 패치된 버전에선 다른 게임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세이브 시스템으로 바꿀 수 있다. 물론 패치를 한다고 해서 안 좋은 게임성이 좋아지는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