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수학의 기본정리

1 개요

Fundamental Theorem of Algebra, FTA

상수가 아닌 복소계수 다항식은 반드시 복소수 근을 갖는다. 즉,

[math]p\left(x\right)={\displaystyle \sum_{i=0}^{n}}a_{i}x^{i}=a_{n}x^{n}+a_{n-1}x^{n-1}+\cdots+a_{0}[/math]([math]a_{n}\ne0[/math], [math]n\ge 1[/math])에 대해 복소수 [math]\alpha[/math]가 존재하여 [math]p\left(\alpha\right)=0[/math]이다.

단, 이 [math]\alpha[/math]를 찾는 구체적인 방법(즉, 근의 공식)이 있다는 말은 아니다.[1] 또는 복소수체와 그것의 대수적 닫힘(Algebraic closure)이 일치한다고도 표현할 수 있다.

매우 당연해 보이는 정리이지만, 엄밀하게 이 정리를 증명하기는 꽤 어렵다. 지금에서야 참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예전만 해도 베르누이나 라이프니츠같은 수학자들이 [math]x^4+ 4a^4[/math]인수분해할 수 없다는 잘못된 주장을 하곤 했다. 물론 지금에 와서는 허수 개념을 다루기가 자유로워져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도 배우는 간단한 인수분해. 아니, 실수 범위에서도 인수분해가 가능하다. 저 식에 [math]4x^2 a^2[/math] 을 더했다 뺀다음 합차 공식을 이용하면 된다.[2] 아무리 이런 사례가 있다고 해도 현대인 천재론같은 말도 안되는 주장은 하지 말자. 나머지정리 같은 간단한 정리도 엄밀한 증명이 있었기에 확인이 가능했던 것이다.

또,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다. 일차방정식에 실수 계수를 넣는다고 새로운 수체계를 확장할 필요는 전혀 없었지만 이차방정식을 풀기 시작하면 바로 새로운 수체계를 내놓아야만 한다! 그렇다는 것은 어쩌면 고차방정식을 풀기 위해서 또 다른 수체계가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불안 어린 추측을 할 수 있다. 아니, 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다른 모든 [math]n[/math]차방정식 모두를 풀기 위해서 이차방정식을 풀기 위해 확장했던 복소체계 외에는 새로운 확장이 불필요하다는 건 어쩌면 기적에 가까운 사실일 수도 있다.

2 역사

기본적으로 가우스가 이것을 증명했다고 하지만,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은 문제. 1746년 프랑스의 달랑베르가 이 증명를 제시했고, 실계수 다항식이 항상 복소수 근을 가진다고 주장하긴 했지만 몇 줄의 논증을 더 갖다 붙혀야 증명이 해결되는 문제가 있었다. 달랑베르가 증명을 제시한 뒤 오일러, 라플라스, 라그랑주 등등 많은 수학자들이 증명을 시도했다. 한마디로 FTA는 20세기 즈음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같은 18세기의 화두였던 것이다..

18세기 말에 두 가지의 증명이 나왔는데, 하나는 제임스 우드의 대수학적 증명인데 묻혔다(...). 그때 기준으로도 명확히 보이는 오류가 있었기 때문. 또 하나는 카를 프리드리히 가우스가 이것을 박사학위 논문으로 증명하였는데, 기존 증명들의 오류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오일러 등의 대수적인 증명은, 다항식의 근이 (복소수를 넘어선 범위에서) 일단 있다고 가정하고 출발한다는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증명하고자 하는 사실을 일부 가정하고 있으므로 순환논법이라는 것. 달랑베르의 해석학적 증명은 증명하지 않은 다른 정리에 기반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증명에 등장하는 일부 정리에 대해 반례까지 제시한다. 그렇게 메이저 증명들의 오류를 지적하고 기하학적인 면을 강조한 새로운 증명을 제시하며 FTA의 증명자로 인정받...는가 했지만...

현대적인 잣대로 보면 가우스의 증명도 오류가 있다(...). 위상수학적인 면에서 오류가 발생했다고 한다. 연속적인 함수나 극한 같은 문제에 대해 엄밀한 이해가 부족해서 그랬다고. 이후 1816년과 1849년에 낸 가우스의 다른 증명들도 지금 기준으로 보면 오류가 있다. 역설적이게도, 위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대하여 달랑베르가 무한소 대신 극한 개념을 사용하자고 제안했으나 정작 제대로 써 먹지를 못했다(...). 대체 누가 증명한거야?

현대 수학의 엄밀한 기준을 충족하는 최초의 증명은 1806년 아르강에 의해 이루어 졌다. 예전의 애매한 실수 계수의 식이 아닌 복소수 계수의 식까지 확장시켜 증명한 것이다.

네이버캐스트-대수학의 기본 정리에도 이에 대해서 정리한 글이 있으며,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다.

3 증명

학점을 C 받으면 입에서 C-bar 소리가 나오므로 C=C-bar이고 대수학의 기본정리가 성립한다.
대수학의 기본정리는 아이러니하게도 순수하게 대수학만을 이용하는 증명은 존재하지 않는다.

3.1 리우빌의 정리를 이용한 증명

다음 증명은 리우빌의 정리(Liouville's theorem)[3]라는 복소해석학의 주요 정리를 이용한 증명으로, 증명 내용도 대학 학부 수준이고 복소해석학 자체를 수학과 외의 학과에서도 많이 쓰기 때문에 비교적 다른 학과들도 접하기 쉬운 증명이다. 리우빌의 정리는 사실 증명이 그렇게 어렵지 않지만, 정리의 증명에 필요한 재료가 상당히 많다. 자세한 내용은 복소해석학 책을 아무거나 구해서 보면 된다.

먼저 리우빌의 정리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복소평면 전체에서 미분가능한 함수(전해석함수) [math]f\left(z\right)[/math]가 유계이면[4] [math]f\left(z\right)[/math]는 상수함수이다. 이는 복소해석학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공식으로 꼽히는데 이는 당연히 [math]f\left(z\right)[/math]가 실수함수라면 성립하지 않는다. 쉽게말해 복소함수가 전 복소평면에서 미분가능함에도 음이나 양의 무한대로 발산하지 않는다면 그러한 함수는 모조리 상수함수라는 소리이다.

이제 리우빌의 정리를 이용해 대수학의 기본정리를 증명한다. 먼저 [math]p\left(z\right)[/math]가 상수함수가 아닌 복소계수의 다항식이라 가정하자. 모순을 위해 [math]p\left(z\right)[/math]가 복소평면에서 단 한개의 근도 가지지 않는다고 가정하자. [math]p\left(z\right)[/math]는 당연히 [math]0[/math]이 아닌 상수항을 가지는데, 그렇지 않으면 [math]0[/math]이 근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math]p\left(z\right)[/math]는 다항함수이므로 전해석이며, [math]p\left(z\right)[/math]가 근을 가지지 않기에 [math]1/p\left(z\right)[/math]또한 전해석함수이다. 만약 여기서 [math]p\left(z\right)[/math]의 절댓값이 [math]0[/math]이 아닌 양수 [math]M[/math]보다 항상 크다는것을 보일 수 있다면 (즉 [math]\left|p\left(z\right)\right|[/math]의 하한이 [math]0[/math]보다 큰 양수) [math]\left|1/p\left(z\right)\right|[/math][math]M^{-1}[/math]보다 항상 작게됨으로 리우빌의 정리에 의해 [math]p\left(z\right)[/math]가 상수함수임을 의미하며, 이는 모순이다. 따라서 [math]p\left(z\right)[/math]는 적어도 하나의 근을 복소평면상에서 가져야 한다. (여기서 계속 [math]0[/math]이아닌 양수보다 큼을 강조하는 이유는 [math]p\left(z\right)[/math]가 그냥 [math]0[/math]보다 크다라고만 결론지으면 [math]z[/math]가 변함에 따라 [math]0[/math]에 무한히 근접할 수 있는 경우가 존재할 수 있으며, 이경우 [math]1/p\left(z\right)[/math]의 절댓값이 무한히 커지므로 리우빌의 정리를 사용할 수 없다.)

이제 [math]\left|p\left(z\right)\right|[/math]가 모든 [math]z[/math]에 대해 [math]0[/math]보다 큰 양수보다 크거나 같음을 보이면 된다. 만약 [math]z[/math]가 매우매우 크다면 (좀더 엄밀히는 적절한 양수 [math]R[/math]가 존재하여, [math]\left|z\right|\gtR[/math]일 때, ) [math]p\left(z\right)[/math]의 크기는 [math]z^{n}[/math]에 의해 지배되며, 이는 [math]z[/math]가 커지면 무한대로 발산하기에 [math]\left|1/p\left(z\right)\right|[/math][math]\left|z\right|\gtR[/math]에 대해서 상한이 존재한다. 만약 [math]\left|z\right|\ltR[/math]라면 이는 반지름 [math]R[/math]인 영역 내부이며 [math]1/p\left(z\right)[/math]는 그러한 영역 내부(경계포함)에서 해석적이다. 즉, [math]\left|1/p\left(z\right)\right|[/math][math]\left|z\right|\ltR[/math]에서 상한을 가진다. 따라서 [math]\left|1/p\left(z\right)\right|[/math]는 복소평면 전체에서 상한을 가지며, 리우빌의 정리에 의해 [math]p\left(z\right)[/math]는 상수함수가 되어야 한다. 이는 모순이기에 [math]p\left(z\right)[/math]는 적어도 하나의 근을 가진다.

3.2 갈루아 이론을 이용한 증명

우리가 "방정식을 푼다" 고 할 때 방정식의 해를 어떤 집합에서 찾는지 생각해보자. 실수들의 집합 [math]\mathbb{R}[/math], 대수학의 기본정리의 경우 복소수들의 집합 [math]\mathbb{C}[/math], 종종 모듈로 연산을 할 경우 [math] p[/math]로 나눈 나머지만을 고려하여 [math] \left\{0,1,2,\ldots, p-1\right\} [/math] 에서 해를 찾게 된다. 이러한 작업을 할 수 있는 일반적인 집합이 바로 체(field) 이다. 체에 대한 이론을 정립하고 기존에 고려하던 실수체 [math]\mathbb{R}[/math][math]\mathbb{C}[/math]를 넘어서는 수많은 체들에 대해 방정식을 풀게 되면서 기존에 가능하지 않던 접근이 가능해진다. 갈루아 이론은 두 체 [math] E\subset F[/math]가 있을 때 두 체 사이의 체를 갈루아 군이라는 대상의 부분군과 일대일 대응을 시킴으로서 분류를 가능하게 하는 이론이다. 이로서 군에 대하여 정립된 이론 (Sylow theory 등)을 적용할 수 있게 된다.

이 증명에서 이용되는 "대수적이지 않은 성질"은 [math] \mathbb{R} [/math] 위의 홀수차수 방정식은 근을 갖는다는 <중간값 정리> 와, 임의의 복소수의 제곱근이 복소수 집합 내에서 존재한다는, 본질적으로 <2차방정식의 풀이> 이다.

기존에 알고 있던 명제들을 체론의 언어로 바꾸는 것에서 시작하자.

중간값 정리

[math] \mathbb{R}[/math] 의 홀수 차수 확대체(extension field)는 자기 자신뿐이다.

2차방정식의 풀이

[math] \mathbb{C}[/math] 의 2차 확대체는 자기 자신뿐이다.

대수학의 기본정리

[math] \mathbb{C} [/math]의 유한 확대체(finite extension field)는 자기 자신뿐이다.[5]

이제 중간값 정리와 2차방정식의 풀이를 이용하여 대수학의 기본정리를 증명한다. [math] \mathbb{C} [/math] 의 유한 확대체 [math]E[/math] 가 존재한다고 가정하자. 임의의 유한 확대체는 유한 갈루아 확대체에 포함된다. [math] F[/math][math] E[/math]를 포함하는 갈루아 확대체라 하자. 갈루아군 [math]\text{Gal}\left(F/R\right) [/math] 의 2-Sylow subgroup [math] H[/math] 를 생각하자. 갈루아 이론에 의해 [math] \left[F':\mathbb{R}\right] [/math] 가 홀수인 [math] F [/math] 의 부분체 [math] F' [/math] 가 존재한다. 하지만 <중간값 정리>에 의해 [math] F'=\mathbb{R}[/math] 이고, [math] \left[F,\mathbb{R}\right] [/math] 는 2의 거듭제곱이어야만 한다. [math] \left[F:\mathbb{R}\right]=\left[F:\mathbb{C}\right]\left[\mathbb{C}:R\right]=2\left[F:\mathbb{C}\right] [/math] 에서 [math] \left[F:\mathbb{C}\right][/math] 또한 2의 거듭제곱임을 알 수 있다. 이제 [math]\left[F:\mathbb{C}\right]=2^e\ne 1 [/math]라 가정하자. Sylow theory의 결과를 다시 한 번 적용하면, [math]\text{Gal}\left(F/C\right)[/math] 의 원소 개수 [math] 2^{e-1}[/math] 인 부분군이 존재하며, 갈루아 이론에 의해 이 부분군에 대응되는 [math]\mathbb{C}[/math]의 2차 확대체가 존재하게 된다. 이것은 <2차방정식의 풀이>에 모순이다. 따라서 [math] \left[F:\mathbb{C}\right]=1[/math] 이고 [math] F=\mathbb{C}[/math] 이다. 이로서 대수학의 기본정리가 증명되었다.

4 따름정리

중고등학생이 보통 대수학의 기본정리라고 알고 있는 것.
중고등학생이 대수학의 기본정리를 안다고?!
상수가 아닌 복소계수 다항식 [math]p\left(x\right)={\displaystyle \sum_{i=0}^{n}}a_{i}x^{i}=a_{n}x^{n}+a_{n-1}x^{n-1}+\cdots+a_{0}[/math]([math]a_{n}\ne0[/math], [math]n\ge 1[/math])을 항상 [math]p\left(x\right)=a_{n}{\displaystyle \prod_{i=1}^{n}}\left(x-\alpha_{i}\right)=a_{n}\left(x-\alpha_{1}\right)\left(x-\alpha_{2}\right)\cdots\left(x-\alpha_{n}\right)[/math]로 분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4.1 증명

차수에 대한 수학적 귀납법을 쓴다.
1차인 경우, 자명하다.
모든 [math]\left(n-1\right)[/math]차 다항식이 위와 같은 분해를 갖는다고 하자. 대수학의 기본정리에 의해 [math]p\left(\alpha_{n}\right)=0[/math]인 복소수 [math]\alpha_{n}[/math]이 항상 존재하므로 [math]p\left(z\right)=\left(z-\alpha_{n}\right)q\left(z\right)[/math]로 분리할 수 있는데 [math]q\left(z\right)[/math][math]\left(n-1\right)[/math]차 다항식이다. 여기에 귀납 가정을 적용하면 된다.

5 외부 링크

  1. 이미 5차 이상의 방정식의 근의 공식이 존재하지 않음을 닐스 헨리크 아벨이 증명한 바 있다.
  2. 이를 이용하면 [math](x^2+2ax+2a^2)(x^2-2ax+2a^2)[/math]가 나온다.
  3. 프랑스의 수학자 조제프 리우빌(Joseph Liouville)의 이름을 땄다. 이 사람의 이름을 딴 정리가 등각사상(conformal mapping), 해밀턴 역학(Hamiltonian mechanics), 미분기하학(differential geometry) 등의 분야에 여럿 있다.
  4. 즉, 어떤 양수 [math]M[/math]이 존재하여 모든 [math]z[/math]에 대해 [math]f\left(z\right)[/math]의 절댓값이 [math]M[/math]보다 작다면
  5. 만약 어떤 복소계수 다항식 [math] p\left(x\right) [/math] 의 해가 복소수체 [math] \mathbb{C}[/math] 내부에서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러한 해들을 미지수 [math] \xi [/math] 로 놓고, 정확히 [math] \mathbb{R}[/math] 에서 [math]x^2+1=0 [/math] 의 해를 추가하여 [math]\mathbb{C}[/math] 를 만들듯, [math] \mathbb{C} [/math] 를 포함하는 더 큰 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