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만차 네그라

(출처)(출처)

스페인어 : La Mancha Negra
영어 : The Black Stain

1 소개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 지역의 고속도로 일대에서 출몰하는 검은 물질.

최초로 발견된 해는 1986년이다. 한창 유가폭락으로 경제가 힘들었을때 출물한다는 점에서 불경기의 상징인가? 유성의 광택을 갖고 있는 짙은 검은색 물질로, 고속도로 아스팔트 위에서 빈번하게 나타나서 운전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때로 이 물질은 고속도로 외에도 시몬 볼리바르 공항 활주로에도 나타난다고 한다.

2 미스터리

이게 왜 미스터리인가 하면... 아직도 저 물질의 정체가 무엇인지 아무도 모른다.[1] 저게 대관절 무엇이고, 어디서 왔으며, 유기물인지 무기물인지, 사라지기는 하는 건지, 화학적 성분은 어떻게 되는 건지 아는 바가 전혀 없다는 게 문제. 베네수엘라 정부 당국의 골머리를 한때 썩혔고 사실은 지금도 썩히고 있어야 하는 게 옳았던 도시안전 화두이다. 도시가 다름아닌 카라카스일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이렇게 놓고 보면 마치 위클리 월드 뉴스신비한 TV 서프라이즈 같은 곳에서나 나올 법한 스낵 컬처 느낌의 미스터리로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처음 이 물질이 발견된 이후로 5년 동안 [2] 이 정체불명의 물질로 인해 베네수엘라 운전자 1,800여 명이 교통사고를 일으켜 사망했다. 다시 말하지만 2010년대 중반 현재까지의 누적 사망자 수가 아니다! 누적 사망자 수는 심지어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미스터리 관련 정보에 링크된 사례들 중에 이만큼 무고한 인명을 무수히 앗아간 다른 미스터리 현상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해 보라.[3]

문제의 이 물질은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었는데, 정부 당국의 조사와 시민들의 제보에 따르면 대략 다음과 같았다.

  • 처음 발견된 이래로, 이 물질은 단 한 번도 그 양이 줄어들지 않았으며, 지금껏 일관되게 양이 증가했다. 이제는 어디까지 늘어나게 될지 감을 잡을 수조차 없으며, 검은 얼룩으로 곳곳이 뒤덮인 고속도로는 시민들의 새로운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 날씨에 따라 외관이 크게 변화하는 특징이 있다. 덥고 습한 날에는 팽창하다가 액체가 되어 온 도로에 흐르고, 춥고 건조한 날에는 수축해서 푸딩 내지는 츄잉껌 같은 조각들로 변한다.
  • 질감이나 화학적 특징으로 꼽을 만한 것으로서, 극도로 미끌거린다. 이게 온 도로에 깔려있을 때에는 제대로 된 운전 자체가 극히 위험해질 정도이다.GTA 2

일이 이렇게 되자 정부로서도 손 놓고 있을 수가 없었다. 1994년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 물질의 조사와 분석, 대책 마련을 위해서 그야말로 "억만금"을 쏟아부었다.(수백만 달러 정도로 추산된다.) 처음에는 고압의 물을 활용해서 씻어내려 했다.[4] 그러나 이 물질은 물에 씻겨내려가지 않았다. 다음에는 도로 전체에 대량의 세제(…)를 풀어서 닦아내려 했다. 그러나 아무리 박박 문질러도 소용이 없었다. 어차피 하룻밤만 자고 일어나면 다음날 도로는 원상복구(?)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해도해도 안 되자 결국 정부는 고속도로 아스팔트 전체를 긁어내고(!!) 다시 재포장하기를 몇 번을 반복했다. 그러나 이 녀석은 "얼룩과의 전쟁에서 승리했다!" 면서 축배를 드는 멍청한 공무원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계속, 자꾸, 또 다시 나타나곤 했다.

도대체 왜 이런 물질이 만들어지는 것일까? 가장 많이 제기되는 의견은 이것이 저질의 아스팔트에서 스며 나오는 물질이라는 것이다. 일부는 아스팔트 제작을 담당한 해외의 회사가 베네수엘라 특유의 기후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도 주장한다.[5] 또 어떤 사람들은 베네수엘라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수많은 차량들 때문이라고도 한다.[6] 베네수엘라 도로를 가득 메운 차량들은 대개 연식이 오래 된 경우가 많고, 그 차량들에서 흘러 떨어지는 기름들이 먼지와 섞이면서 형성된다는 것이다. 또한, 인근 슬럼가에서 내려오는 오물과 하수가 도로에 고이면서 생기는 더러운 물질이라는 생각도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어떤 것도 이거다 싶은 설명이 없다.

딱 봐도 금세 답이 나올 것 같아 보이는 이상한 검은 물질이 2010년대 대명천지에 아직도 미해결로 남아있다는 것이 곤혹스러운 미스터리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정부가 그토록 돈을 쏟아부어 왔는데도 아직도 이게 뭔지 전혀 아는 바가 없다는 현실이야말로 진짜 미스터리" 라면서 시니컬하게 풍자하기도 한다. 여기에 더해 "도대체 얼마나들 해 쳐먹었을까" 와 같은 자조는 옵션.(…) 사실 이 동네 돌아가는 상황을 생각하면 뭔가 그럴싸한 것 같긴 하지만... 운전자들도 외지인을 태우고 이 근방을 지나갈 때마다 얼룩들에 대고 삿대질을 하면서 정부 욕을 바가지로 한다는 모양이다. 따지고 보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닌다만(...) 다만 저질의 아스팔트로 시공된다는것과 어느정도 연계가 있어보인건 명확한게 1996년에 고속도로를 재포장하면서 라 만차 네그라가 어느정도 정리되었기는 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1년에 다시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말짱 도루묵이 되어버렸다. 이번에는 카라카스뿐와 그 근교의 도로뿐만 아니라 지방 대도시에서 나타났다는 점인데, 지방 대도시의 도로를 한꺼번에 뜯어내기에는 예산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7] 그 이후로는 라 만차 네그라의 완전 정리는 대충 포기해버리고 포기하면 편해 간헐적인 개보수 공사나 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그 대안으로 마라카예보나 카리보보같은 지방대도시와 미란다처럼 카라카스 인근 지역에도 지하철과 경전철이 들어서고[8], 치안으로 악명높은 서카라카스에서도 빈민층을 위한 대중교통용 케이블카가 들어서는 대중교통 인프라가 대대적으로 확충되는 계기가 되었기는 했다. 이것도 유가폭락 이후에는 티스푼 공사라는게 문제지
  1. 관련 전공을 갖춘 위키러라면 사진을 딱 보자마자 "어, 저거 ○○○인데?"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단 베네수엘라 정부의 공식 입장은 2010년대 중반까지 여전히 "알 수 없음" 이다. 사실 2000년대 초반이후로는 간헐적인 개보수나 하고 완전 정리는 포기한다지만
  2. 즉 1987년에서 1992년까지의 기간 동안
  3. 대부분은 그냥 오싹하거나 아니면 억세게 재수가 없으면 "죽을 수도 있는" 현상들이다. 심지어 버뮤다 삼각지대조차도 부풀려지고 과장된 내용이 대다수다. 그런데 이 검은 얼룩 같은 물질은 실제로 지금까지 숱한 사람들을 죽였고, 셀 수 없는 사람들이 병원 신세를 지게 했다.
  4. 조사가 이루워진 시점이 대략 1991년으로 당시 베네수엘라의 경제상황이 카라카소라는 대규모 소요사태가 벌어질 정도로 안 좋았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거금을 들일정도면 상황이 심각했다는 말이다. 물론 그렇게 어려운 시기에도 돈을 쏟아부은것이 무색하게도 현재까지도 해결되지 않았지만(...)
  5. 실제로 브라질이나 에콰도르, 인도네시아같이 베네수엘라처럼 고온다습한 기후를 가지고 타 국가에서 아스팔트가 녹아흘러내려간다거나 하는 일은 있어도 이런 정체불명의 물질이 출토된적이 없기는 하다.
  6. 사실 베네수엘라 자체가 석유가 넘쳐나고 휘발유값도 싸기는 하니 차량이 넘쳐나기는 한다. 하지만 단순히 차량이용량이 많아서 그런다기에 미국이나 프랑스, 독일이나 중국등 세계 각국에서 이런 현상이 보고되었어야 되는데 유독 베네수엘라에서만 보고된다는 점에서 기각
  7. 당시에는 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 중후반 정도였다
  8. 2000년대 초반까지는 베네수엘라에서 지하철이 있던 도시는 카라카스뿐이었다. 마라카이보나 카리보보같은 지방 대도시들도 난개발로 인해 도로가 좁아 어느정도 수요가 있을것이라고 예측은 되기는 했지만 지하철이나 전철을 깔 돈 자체가 없었기에 말 그대로 공상 정도에 그쳤던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