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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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1993년식 로버 416GTi.)

1 개요

로버 400 시리즈(Rover 400 Series[1])는 1990년부터 2005년까지 생산된 로버 그룹MG로버 그룹의 준중형차 라인업이다. 2세대 로버 400은 혼다와의 마지막 합작이라는 역사적 의의가 있다.

2 1세대 이전

본래 “로버 400“이란 이름은, 1990년에 공식적으로 쓰이기 전에 오스틴 몬테고의 개량 버전의 이름으로 고려된 적이 있었으며, 실제로 워윅셔 주에서 “로버 413i/416i/420/420i“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 사전생산차들을 목격했다는 경험담도 있었다. 하지만 몬테고는 내수시장에서 여전히 1987년 이후로 사라진 오스틴 브랜드를 대신할 새 브랜드 하나 없이 모델명으로만 계속 판매되었으며, 페이스리프트 버전은 1980년대 후반 당시의 로버에서 판매하던 차들과 디자인이 유사했지만 로버의 엠블럼과 비스무리한 새 로고 역시 영자로 “MONTEGO“라고 적혀 있을 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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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1989년식 로버 416i 비테스.)

그래도 일본을 비롯한 일부 해외시장에서 몬테고가 "로버 GSi 에스테이트"라는 이름으로 판매된 기록이 있으며, 호주에서는 혼다 인테그라 5도어 버전의 뱃지 엔지니어링 버전이 로버 416i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기도 했다.[2] 로버 416i는 기본형만 판매되다가 나중에 SE와 비테스(Vitesse)의 2개 트림이 준비되었고, 처음 출시된 기본형은 알로이 휠이 적용되었다. SE는 은색으로 도장된 스틸 휠, 무도장 범퍼가 적용되었으며, 비테스는 알로이 휠, 차체 색상으로 도장된 범퍼가 적용되어 기본형과 비슷한 사양을 갖추었다. 1988년에 페이스리프트가 이루어지면서 다른 형상의 범퍼 흡기구와 더 커진 안개등 및 주행등이 적용되는 새 디자인의 범퍼를 장착했으며, 비테스 트림에는 새 디자인의 알로이 휠이 적용되었다. 1989년까지 로버 800과 같이 판매되었다.

3 1세대(코드명 R8. 1990~1995)

(개발비화는 로버 200 시리즈의 2세대 항목을 참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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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일본시장형 1994~1998년식 로버 416SLi 투어러(Tourer).)

엔진 라인업 및 변속기를 비롯한 기본적인 설계와 디자인은 2세대 로버 200 시리즈(R8)과 공유하고 있다. 다만 해치백 버전이 오스틴 마에스트로를 대신해 1989년에 출시된 것과 달리 이쪽은 세단 단독이였던 1세대 로버 200을 대체하는 형태로 1990년에 출시되었다. 기존의 1.4리터 K-시리즈 로버 엔진과 1.6리터 혼다 엔진은 물론, 1991년에 로버 800으로부터 도입한 2리터 M-시리즈 로버 엔진과 2리터 혼다 엔진, 2리터 T-시리즈 197마력 로버 터보엔진, 오스틴 마에스트로오스틴 몬테고의 퍼킨스제 디젤 엔진을 대신하는 푸조-시트로엥에서 가져온 전자 간접분사식 1.8리터와 1.9리터 디젤엔진 등이 도입되었다.

1993년에 페이스트리프트 버전이 도입되어 로버 그릴을 적용했고, 해치백 버전보다 몇 달 앞서서 단종된다. 다만 "로버 스페셜 프로덕트(Rover Special Products)"에서 개발해 1994년부터 주문생산한 400 투어러는 1998년까지 후술할 2세대 400과 같이 생산되었다.

4 2세대(코드명 HHR. 1995~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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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로버 200과 1세대 로버 400이 히트를 칠 때, 로버 그룹에서는 마에스트로와 몬테고의 단종 여부를 두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1993년에 출시될 로버 600이 생산에 들어가기 전에 이 둘을 단종시킬 경우에는 카울리(Cowley) 공장을 1992년 말까지 가동을 중단시킬 수밖에 없었고, 사업용차 시장에서 팔 만한(즉, 저렴하고 덩치가 적당한)중형차로 그나마 적합했던 차가 몬테고였기 때문이였다. 즉, 몬테고와 1세대 로버 400을 같이 대체할 차가 필요했던 셈이였다.

1991년에 "포트폴리오 레인지(Portpolio Range: 3세대 로버 200 시리즈MG F, 2세대 로버 400 시리즈)"의 일환으로 혼다 시빅을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 HHR이 자리잡혔고, K-시리즈 엔진으로 혼다 엔진을 대신하도록 계획을 잡는 동시에 로버 600의 수려한 디자인을 뽑아낸 고든 스케드(Gorden Sked)의 팀이 외관 디자인을 담당하기로 계획이 잡혔다. 이때 고든 스케드의 팁이 잡은 디자인 테마는 "세타(Theta)"로, 로버 600의 축소판같은 디자인을 지향했다.

그러나 혼다 측에서는 혼다 도마니라는 차를 로버의 디자인 팀이 합류하기 전에 미리 만들어놓았으며, 그나마도 로버 측의 디자이너였던 리처드 울리(Richard Woolley)를 비롯한 인원들의 실망을 자아냈다. 이 일로 로버와 혼다 사이의 관계는 예전같지 않게 불쾌한 감정들로 가득했으며, 고위급 협상의 분위기조차 험악했다고 할 정도였다. 심지어 1991년 12월에 협상을 중단했다가 다음해 1월에 다시 제기하고, 로버 측에서 혼다의 고위급 인사들을 로비했음에도 2세대 로버 200/1세대 400을 대신할 만큼 좋은 차를 만들만한 충분한 여유를 얻어낼 수가 없었고, 결국은 촉박해지는 기한 속에서 1992년 1월부터 디자인 작업이 제개되었다. 외양상으로도 도마니가 기반인 유럽형 시빅의 문을 그대로 사용해 혼다차 베이스라는 티가 눈에 띌 정도였다.

기본적인 설계는 이미 혼다 측에서 다 완성한 탓에 앞뒤로 위시본 암을 두르고 휠씬 정교한 설계구성을 보여주는 등 순수 혼다차의 전형을 보여주었고, 차대(셰시)에서 손을 댈 수 없다는 점을 보충하고자 준중형차에서 보기 드믄 수준으로 서스펜션의 세팅을 매우 부드럽게 짰다. 애당초 혼다 시빅이 운전자 위주의 차임을 감안하자면 이는 리스크가 큰 계획이였지만, 회사에서는 지난 세대에서의 성공으로 자신감이 넘쳐나는 상황이라 고급화 정책과 함께 이를 밀어붙이게 된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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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로버 브랜드 전용의 세단 버전은 사정이 나았는데, 혼다에서는 다른 유럽 국가 대비 세단의 선호도가 높은 영국에 세단형 시빅을 출시할 계획이 없었기 때문이였다. 1993년 7월에 리처드 울리의 디자인 팀이 세단 버전의 디자인을 작업하기 시작했으며, 다행히도 결과물의 디자인은 예상했던 것보다 좋았다.

1994년 1월에는 자신들의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생산 규모를 늘리고자 하던 BMW가 로버 그룹을 인수하면서 혼다와의 기술제휴 관계가 끊어졌다. 그러나 당시 BMW의 회장이였던 베른트 피셰츠리더는 진행이 거의 다 끝난 이 프로젝트에 더 손을 델 수가 없다고 판단했고, 혼다 측을 찾아가 "로버 그룹의 로열티 지불 부담을 줄이고, HHR의 생산 기간동안 부품 수급을 해달라"고 부탁해가면서 HHR 프로젝트의 진행을 승인해주었다.

1995년 3월 29일, 이 차가 2세대 로버 400 시리즈로 출시되었을 때는 지난 세대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디자인으로나 기술적으로나 혼다와의 첫 합작이였던 트라이엄프 어클레임 못지않은 수준으로 거의 일본차에 가까운 차, 그것도 전작만 못한 차를 출시해놓고도 가격만 비싸게 받아먹는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나마 1.6리터 자동변속기 엔진을 제외하면 모든 엔진 라인업이 로버에서 개발한 엔진들로 구성되어 있었다는 점[4]과 무른 서스펜션 세팅이 동시대의 혼다 시빅과 차이를 만들어주었지만 16밸브+알루미늄 엔진 블럭+린번 시스템으로 연비와 성능을 다 잡았다는 K-시리즈 엔진만 하더라도 1990년대 중반부터 경쟁사에게 따라잡히기 시작하던 참이였다. 더군다나 좀 더 로버차스러운 디자인의 세단 버전은 1년 늦게 출시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한 상황인데도 판매량은 몬테고나 이전 세대의 로버 400에 비하면 나은 수준이였다. 하지만 혼다에 로열티를 지불하느라 수익은 별로 없었으며, 그나마도 생산 전의 재협상 과정에서 로열티 값이 크게 뛰어오른데다가 영국에 불리해진 환율을 비롯한 온갖 악재들이 1990년대 말에 찾아오면서 로버 그룹과 BMW가 엄청난 재앙을 맞이하기에 이르고 만다. 결국 로버 그룹 인수에 대한 책임이 있었던 피셰츠리더 회장이 회사에서 쫓겨나가다시피 하는 상황에 이르렀으며, BMW에서는 로버를 어떻게든 살리려던 피셰츠리더의 기본 방침을 철회하고 이를 정리할 준비에 돌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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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로버 그룹을 어떻게든 살려보겠다고, 1999년에는 2002년에 출시될 후속차가 나올 때까지의 기간 동안 상품성 유지를 위해 로버 75를 닮은 얼굴을 이식한 페이스리프트를 해 로버 45로 개명했다. 또한 가격 정책도 정상적으로 손보았으며 한동안 계획으로만 머물던 T16 2리터 V6 엔진을 마침내 라인업에 추가했지만 딱히 상황은 나아지지 못했다. 결국 로버 그룹을 단돈 10파운드라는 헐값에 매각하면서, 랜드로버포드로 넘기고, 미니와 일부 공장을 자신들이 가져갔으며 MG와 로버, 그리고 롱브릿지 공장을 비롯한 나머지를 매물로 내놓는 데 이르고 만다.

피닉스 컨소시엄이 로버를 인수한 뒤, MG로버 그룹으로 새로 개편됨에 따라 MG 버전인 MG ZS가 라인업에 추가되었고 2004년 4월에는 적은 비용으로 나름대로의 페이스리프트를 했다. 심지어 로버 25와의 통합 후속차인 RDX60 프로젝트도 준비되었지만 다른 라인업에 비하면 그다지 많이 신경써주지는 못했으며, MG로버가 2005년 4월에 폐업하면서 단종되었고, 로버 25와 75가 SAIC라는 새 주인을 맞이한 것과 달리 이쪽은 인수해 줄 주인조차 없었다. 다만 2010년부터 SAIC 산하에서 기존의 로버 400/45와 같은 세그먼트의 차로 생산중인 MG 6이 실질적인 후속차라고 할 수는 있을 것이다.

4.1 MG ZS

  1. 이후 로버 45로 개명.
  2. 때문에 혼다 인테그라는 호주에서 3도어 버전으로만 판매되었다.
  3. 고급화 정책으로 인해 2세대 로버 400의 가격은 중형차 수준으로 높아졌는데, 당시 로버 그룹의 신차 프레젠테이션에 참여한 한 직원이 "승차감이 이전 세대보다 좋았지만, 전반적으로는 이전 세대를 대신할 만큼의 진보를 보여주진 못했다"고 평가했던 것을 감안하더라도 옳은 행보는 아니였다.
  4. 로버 K-시리즈 1.4와 1.6리터, L-시리즈 디젤 2리터, T-시리즈 휘발유 2리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