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틴 마에스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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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1984년식 오스틴 마에스트로 1.3 HLE.)

1 개요

오스틴 마에스트로(Austin Maestro)는 1983년 3월~1994년 12월 사이에 영국의 자동차 업체, 오스틴 로버 그룹이 생산한 준중형 해치백이다. 초반에는 괜찮은 성능과 쾌적한 실내공간으로 반짝 성공을 달렸으나, 품질 및 신뢰성 문제로 얼마 안가 실패하고 말았다.

2 역사

1983~1985년식 오스틴 마에스트로 반덴 플라

1975년 중순에 LC10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중심 엔지니어 스펜 킹에 의해 폭스바겐 골프를 모델로 삼아 상당히 보수적인 설계의 앞바퀴굴림 해치백으로 구상되었으며, 초기에는 1.6리터 폭스바겐의 변속기를 구입해 장착하고 1.3리터 A-시리즈 플러스 엔진과 1.6리터 R-시리즈 엔진[1]을 적용했다. 외관 디자인은 오스틴 알레그로오스틴 프린세스, 트라이엄프 TR7의 디자이너였던 해리스 만과 로버 SD1의 디자이너였던 데이비드 배쉬, 그리고 피닌파리나를 포함한 5개 팀의 디자인이 제안되었으며, 그 중 이안 비치(Ian Beech)가 제안한 디자인이 최종 선택된 뒤 "LM10"으로 개명되어 개발이 진행되었다.. 또한 개발 과정에서 "첨단" 이미지를 강조하고자 상위 라인업에 디지털 계기판음성 안내 시스템을 장착하기까지 했다.[2]

한편, LM10은 개발 과정에서 LM11이라는 파생형 차량이 추가되었는데, 이 프로젝트가 후에 중형 세단으로 출시된 오스틴 몬테고였다. 본래 계획대로였으면 메트로, 몬테고 등과 함께 1970년대 말에 출시될 예정이었으나, 당시 브리티시 레일랜드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한 해에 한 차량만 출시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따라서 새 경영자였던 마이클 에드워즈(Michael Edwards)는 메트로를 손봐 먼저 출시하기로 했고, 메트로도 계획보다 늦은 1980년에 출시되었기 때문에, 또한 새 수석디자이너가 몬테고의 디자인을 부적격이라고 보고 다시 수정하는 바람에 출시 일정이 상당히 늦어졌다.

1984년식 MG 마에스트로 1600마에스트로는 프라이드만한 소형차인 주제에 뒷좌석 암레스트를 지니고 있을 만큼 나름 고급화에 신경썼다.출처

1983년 3월에 출시되었을 때 마에스트로는 오스틴과 MG 브랜드로 출시되었으며, 비교적 상급 사양이였던 MG 마에스트로/1600과 반덴 플라(Vandan Plas)트림에서는 디지털 계기판과 음성 안내 시스템을 기본으로, 1.6 HLS 트림에서는 옵션으로 적용되었다. 기존의 오래된 오스틴 알레그로(Allegro)와 오스틴 맥시(Maxi)를 대체하는 차종으로서 당시로서는 드믈게 페인트로 마감된 플라스틱 범퍼 커버와 전자 엔진 관리 시스템과 같은 고급 장비들을 구비하고 있었고, 무난한 핸들링과 승차감에다가 실내 공간도 꽤 쾌적하다는 평가도 있었기에 판매 첫 해 동안에는 영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편에 속하기도 했었다.

또한 MG에서는 기존의 R-시리즈 엔진 버전을 대신해 1984년 8월부터 1.6리터 O-시리즈 연료분사 엔진을 장착한 EFi 버전을 제공했고, 1986년에는 새로운 저가 트림인 시티(City)를 통해 몬테고의 훨씬 견고한 구조의 대시보드를 가져와 장착하기도 했다. 나중에는 밴 라인도 추가되었다.

하지만 출시 기간이 지연되면서 디자인의 신선도가 떨어져있었고, 거기에 브리티시 레일랜드 시절부터 이어저온 품질 문제와 형편없는 노사관계로 인한 잦은 파업으로 평판과 판매량은 계속 추락했으며,[3][4] 디지털 계기판과 음성 안내 시스템 역시 좋은 평가를 듣지 못하고 불과 몇년만인 1986년에 사라져버렸다. 몬테고가 라인업에 추가된 후에도 별 차이가 없었고, 혼다와의 기술제휴로 만들어진 소형 세단 로버 200 시리즈가 출시된 후에는 판매량을 뺏기다시피하면서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 결국 민영화 이후에는 오스틴 브랜드가 폐기된 뒤에, 몬테고 및 메트로와 함께 모델명으로만 판매되면서 소소한 트림 및 디자인 변경으로 연명하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


사진은 1992년식 "로버" 마에스트로 2.0 D 클럽맨 터보디젤

로버 그룹으로 민영화된 이후에는 몬테고와 함께 투톤컬러와 새 대시보드를 비롯한 소소한 디자인 변화가 있었으며, MG에서는 2리터 터보엔진과 전용 드레스업을 장착해 단 505대만 한정 생산한 터보 버전을 1989년에 출시하기도 했다. 2세대 로버 200 시리즈(R8)이 도입된 후에는 깡통 라인업 이외의 모든 라인업이, 1991년에는 MG 버전이 단종되었으며 1990년대에는 로버 600이 출시될 때까지 몬테고와 함께 카울리 공장의 가동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또한 밴 버전을 시작으로 쓰였던 퍼킨스(Perkins) 2리터 디젤 엔진을 개량한 터보디젤 엔진을 1992년에 도입했다. BMW가 로버 그룹을 인수한 이후인 1994년 12월에 몬테고와 같이 단종되었다. 2015년 12월 기준으로 오스틴 버전 874대와 MG 버전 298대의 마에스트로가 영국에 등록되어 있다.

한편, 1994년 12월에 단종된 이후에는 불가리아에서 조립생산 형식으로 1995년 9월에 잠시 부활해 2200대가 생산되었다. 또한 1998년 3월에 중국의 FAW에서 지적재산권을 사들였다가 Etsong을 통해 해치백과 밴 차체를 비롯한 여러 가지 형태로 부활해 2005년까지 생산되었으며, 중국의 예마오토에서 지금까지도 마에스트로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여러 종류의 짝퉁차들[5]을 생산하고 있다.
  1. 둘 다 기존에 있던 엔진을 개량한 것들로, R-시리즈 엔진은 기존의 E-시리즈 엔진을 개량했으나 사실상 급조로 개발한 탓에 크랭크축과 시동 문제에 시달렸다.
  2. 녹음을 맡은 성우는 영국의 여성 배우 니콜렛 메켄지(Nicolette McKenzie)이다. 사실 이러한 음성 안내 시스템은 아우디 콰트로, 크라이슬러 레 바론크라이슬러 뉴요커, 르노 11 등과 같이 1980년대 초반에 “최첨단“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선택장비로 출시되곤 했다. 그 중 마에스트로와 몬테고, 르노 11은 이들보다 대중차의 성격이 더 강했기에 이례적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3. 1973년에 데뷔한 선대 모델이였던 오스틴 알레그로가 출시 6년차를 맞이했을 때는 그래도 판매 순위 5위를 기록했으나, 마에스트로가 출시 6년차를 맞이한 1989년에는 판매 순위 19위까지 추락해있었다. 총 생산대수도 알레그로가 약 66만대, 마에스트로가 약 60만대로 마에스트로가 더 뒤지는 수준이였다.
  4. 특히 마에스트로가 출시된 지 얼마 안된 시기에는 또다시 대규모 파업이 발생했고, 수많은 고객들에게 차량을 인도하지 못한 손해가 엄청났다.
  5. 예를 들면 스바루 포레스터기아 스포티지, 아우디 A4 아반트 등의 짝퉁차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