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린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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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Malin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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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5년에 디에고 카마르고 신부가 쓴 채색필사본 《틀락스칼라의 역사》에 그려진 삽화. 의자 옆의 긴머리의 사람이 말린체다. 의자에 앉아있는 남자는 에르난 코르테스

'코르테스의 말린체'라는 뜻의 말린체 데 코르테스(Malinche de Cortés) 또는 스페인인들이 지어준 이름인 도냐 마리나(Doña Marina) 라고도 불린다.

1 생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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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린체는 마야아즈텍의 접경지역의 부족의 추장의 딸로 태어났다. 하지만 어린시절 이유는 알 수없지만 갑자기 노예로 팔려가게 되고 어려곳을 돌아다니다가 아즈택 인근의 타바스코의 노예로 팔려간다. 노예생활 중에 1519년 에르난 코르테스가 멕시코로 쳐들어오고 이에 타바스코인들이 코르테스에게 화평의 선물로 여러명의 여자노예를 바치는데 이중 한명이 말린체였다. 중국의 역사가 궈팡이 쓴 세계사 교양서 <역사가 기억하는 유럽의 변화>에 따르면, 코르테스가 유카탄 반도의 오른쪽에 있는 코수멜 섬에 들어가 원주민의 사당에 놓인 신상을 없애고 천주교의 제단을 세운 일로 원주민과 전투를 했는데, 이 때 전투에서 진 원주민의 추장이 자신의 딸을 포함한 여자 20명을 코르테스에게 주었다고 한다. 그 추장의 딸이 말린체인 것이다. 말린체는 용모가 뛰어난 미녀에다 똑똑해서 코르테스를 한눈에 사로잡았다. 한눈에 뿅 간 코르테스는 이 여자를 가톨릭 신도로 개종시키고 마리나로 이름을 바꿔준다.

말린체는 대단히 총명했다고 한다. 스페인어를 빨리 익혀 에스파냐인들과 프리토킹할 정도가 되어 코르테스의 통역관이 되었다. 특히 아즈텍인들의 공용어인 나와틀어를 비롯, 아즈텍 제국 치하에 있는 부족들의 언어와 풍습, 사고방식, 종교적 전통에 박식했다. 이런 고급정보들은 그대로 코르테스에게 제공되었고 코르테스는 말린체의 정보를 바탕으로 아즈텍 제국에 반감을 품고 있던 토토카나족, 틀라스칼라족을 동맹으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한다. 그러다보니 코르테스와 그의 부하들에게 큰 신뢰를 받아 원주민이라기보다 에스파냐인으로 대우받았다.

코르테스와 그의 부하들은 아즈텍 제국의 수도 테노치티틀란에 도착했는데, 말린체는 교묘한 감언이설로 아즈텍 황제 몬테수마를 꾀어 사실상 몬테수마를 코르테스의 인질상태로 붙잡아두는데 성공한다. 몬테수마를 인질로 붙잡자 아즈텍 제국은 무너지고 만다.

이후 말린체는 코르테스와 가가워져 그의 애인이 되었는데 이때 코르테스의 아이 돈 마르틴 코르테스를 낳게 되었다. 그 후 얼마간은 코르테스의 비공식적인 부인으로 행세했으나, 코르테스가 스페인으로 돌아간 1529년 이후의 자세한 행적은 매우 불분명하다. 사망 연대도 기록에 따라 1529년과 1550/1551년으로 엇갈리고 있다.

확실한것은 코르테스가 떠나고나서 1526년과 1527년 무렵에 후안 하라미요(Juan Jaramillo)라는 콩키스타도르와 결혼한것이다. 남편 후안 하라미요와의 사이에서는 마리아 하라미요(Maria Jaramillo)라는 딸을 낳는다. 말린체와 코르테스의 아들인 돈 마르틴 코르테스와 정식 남편인 후안 하라미요의 딸인 마리아 하라미요는 라틴 아메리카 역사상 최초의 생물학적인 '메스티소(백인+원주민 혼혈)'로[1] 기록되었다.

2 말린체는 매국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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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화가 호세 오로스코의 1926년 작 《코르테스와 말린체》. 알몸의 코르테스와 말린체가 손을 잡고 인디오를 발로 지근지근 밟고 있는 모습이다.

일단 말린체에 대한 현대 맥시코의 인식은 상당히 좋지못하다. 맥시코에서 말린체의 이명은 칭가다(La Chingada) 즉 침략자에게 '범해진 여자'라고 통하며 이완용처럼 매국노의 대표주자로 통한다. 전설도 코르테스가 스페인으로 돌아간 이후 버려진 말린체는 죽어서 라 요라나(La Llorana, 흐느끼는 여자)라는 귀신이 되었다고 한다. 흰 옷을 입고 강가와 길가를 배회하면서, 술집을 나온 남성을 유혹하여 시름시름 앓게 하여 죽이거나 어머니가 보이지 않는 남자아이를 채간다고 한다.[2]

말린체 본인의 입장에서는 배신자라는 말은 뜬금없는 소리이다. 당장 말린체는 아즈텍인이 아니었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출신도 마야 주변의 부족이였고 커서 코르테즈를 만날때까지는 타바스코족의 노예였다. 아즈택과의 접점은 나와틀어를 쓸줄알고 아즈택의 정보를 잘아는 정도밖에 없었다. 당시 아즈택과 주변의 원주민들은 '아메리카 원주민'라는 동질감 없이 적대하고 있었다. 오히려 아즈텍은 주변부족민들을 인육가축으로 대하면서 툭하면 꽃전쟁으로 주변부족들을 학살했기 때문에 주변 부족들의 철저한 증오의 대상이고 공공의 적에 가까웠다. 반대로 어떤 의미에서는 스페인이 구원의 대상이였다. 결국 말린체의 행동은 적어도 당시에는 매국행위로 비난받을 만한 일이 아니였고 반대로 타바스코족을 구원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고 평가받을 수도 있었다.

말린체가 악녀와 매국노 이미지로 통하게 된것은 은광 노역으로 인한 반 스페인 정서와 이로 인한 남아메리카의 독립 이후 생긴 현상이지 오히려 멸망 당시에는 수많은 아즈텍인들에게 사랑받았다는 기록이 여럿 남아 있다. 언어적 능력이 탁월했던[3] 또, 말린체가 담당했던 두 문명(아메리카 원주민-스페인) 사이의 중재역으로 인해 세계의 다른 문명들의 침략과 몰락 과정에서 벌어진 조직적 학살극이 벌어지지 않은 면도 있다.

3 대중매체에서

대항해시대3에서는 도냐 마리나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데 산제물로 바쳐지려는 참에 일기토로 구출하면 고용할 수 있다. 동료가 4명 다 있을 경우엔 선택지에서 고용한다를 선택할 경우 기존의 통역을 자르고 통역에 앉히게 되니 얻기 전엔 미리 동료배치를 제대로 해두자. 이벤트는 언제든지 볼 수 있지만, 한번 자르면 다른 항해사와 달리 다시 얻는것이 불가능하고, 중남미 토착어 말고는 볼 게 없기 때문에 고용하는 시기는 중남미 토착어 습득 항해사가 전무한 극초반~중반이나, 항해사 씨 자체가 말라가는 극후반부가 바람직하다. 물론 중남미어를 자력습득하면 그냥 이벤트만 보고 버려도 된다 게다가 이벤트 발생 장소는 아즈텍이 아닌 마야 문화권의 도시인 메리다. 아즈텍 문화권은 내륙도시만 있어서 접근성 때문에 설정한 것일지도.

블랙 라군의 작가 히로에 레이의 전작인 비취협기담에서는 전쟁과 밤의 사악한 기운을 관장하는 신인 테스카틀리포카와의 싸움에서 패배한 문화와 대기를 관장하는 신인 쿠쿨칸[4]이 테스카틀리포카를 쫒아내기 위해 코르테스를 끌어들이면서 사용한 이름이란 설정으로, 나중에야 자신이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했음을 알고 후회하나 결국 엑소시스트들에게 봉인되어 그후 주인공과 만나게 된다.

대체역사소설 아침의 나라에선 노예상인에게 팔린 후 여러곳을 전전하다가 우연히 동조선의 왕세자를 만나 아즈텍 정복을 돕고 왕세자가 왕이 된 다음 후궁이 되었다. 그녀가 낳은 아들은 장자였지만 서자였기에 조선보다는 실용적으로 변했어도 그래도 유학이 강세였던 동조선의 왕위에는 오를 수 없었던 상황에서 국내에 놔두면 아즈텍계 동조선인들이 대의명분삼아 내전을 일으킬 위험이 있었다. 장자임에도 왕위를 물려줄 수 없음을 아버지로서 내심 미안해하던 왕은 결국 아들을 만주로 보내 동조선으로 이주하지 않고 남아있던 여진족들을 복속시켜 자기 나라를 만들게 했다.[5] 최대한의 지원을 해서 보냈기에[6] 나름 성공적으로 나라를 만들어가는 시점에서 완결.
  1. 하지만 라틴 아메리카 쪽에선 마르틴 코르테스보다는 순수 백인이면서도 원주민들에 동화되어 살다가 콩키스타도르에 맞서 싸웠던 곤잘로 게레로(정신적으로)와 그 아들(혈통적으로)을 최초의 메스티소로 인식하는 의견이 많다.
  2. 아즈텍의 고유의 여자귀신 시우아테오틀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예를 들면 한국에 기존에 있던 '처녀귀신'과 '죽어서 처녀귀신이 된 A모양'정도?
  3. 기록에 따르면 다수 부족어에 능통했으며, 에르난 코르테스에게 진상된 후 스페인어를 이틀만에 배웠다고 전해진다.
  4. 케찰코아틀이라고도 한다
  5. 여담으로 정비소생의 셋째 아들은 당시 유럽왕실 최대의 약속된 로또(?)인 스페인 공주 후아나와 결혼할 조짐을 보인다.형은 죽어라 싸워가며 자기 나라 만드는데 (이복)동생은 결혼 한방으로 왕 될 기세
  6. 남아도는 구식병기(라고는 하지만 동아시아인들에겐 충공깽급 위력)와 군용물자는 물론, 실전배치가 막 시작된 최신병기까지 아낌없이 지원했다. 본격 쇼미더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