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레아그로스

멜레아그로스(Μελέαγρος, Meleagros)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영웅이다. 영어식으로는 멜리에이거(Meleager).

1 설명

칼리돈의 오이네우스와 알타이아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태어날 때 그리스 신화의 최대 사망플래그예언을 들었는데, 어머니 알타이아의 앞에 운명의 여신모이라이가 나타나 저 난로의 장작이 다 타면 네 아들이 죽는다라고 예언하였다.[1] 당연히 알타이아는 당장 불을 끄고 타지 않은 장작 하나를 보관해 두었고, 멜레아그로스는 죽지 않고 장성하여 잘 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의 제사를 깜빡하고 지내지 않아 분노한 아르테미스가 신수(神獸) 멧돼지를 보내 칼리돈의 농사를 망쳐놓았다. 이에 멧돼지를 사냥하려고 영웅들을 모으고, 이아손, 테세우스 등의 영웅들이 사냥에 동참했다. 이아손, 네스토르 등의 당대의 호걸 등이 덤볐지만 아르테미스의 보호가 걸려있었기에 창은 죄다 빗나가고 화살도 튕겨나갔다. 멜레아그로스도 녀석의 공격을 받았는데 이때 여성 영웅 아탈란테가 쏜 화살이 멧돼지에게 박혔다.[2] 멜레아그로스는 상처입은 멧돼지에게 달려들어 죽이고 가죽을 벗긴다. 미녀인데다가 능력도 좋고 심지어 목숨의 은인인 아탈란테한테 당연히 마음이 생긴 멜레아그로스는 멧돼지 가죽을 아탈란테한테 주려고 했다.[3] 그런데 멜레아그로스의 외삼촌들이 멧돼지의 분배를 갖고 시비를 걸며 아탈란테를 모욕하자, 이에 격분한 멜레아그로스는 외삼촌들을 죽여버린다.

이 소식을 들은 알타이아는 크게 충격을 받고, 보관했던 장작 토막을 꺼내 불을 지펴버렸다. 사냥을 마치고 돌아오고 있던 멜레아그로스는 느닷없이 몸이 타들어가는 듯 고통스러워하다 장작이 다 타버리는 것과 동시에 최후를 맞았다. 이후 후회한 알타이아도 아들의 뒤를 따라 자살했다.

생각해보면 예언을 피할 수 있는 인물이었지만 한순간의 화를 참지 못해 죽음을 맞이했다는 걸 보면 정말 안습이다. 여담이지만 북유럽 신화사가 중 《노르나게스트》(Norna-Gest)의 이야기가 이 멜레아그로스 이야기와 흡사하다.

2 대중문화 속의 멜레아그로스

  • 올림포스 가디언에서는 외삼촌들을 직접 죽인 게 아니라, 외삼촌들이 시비를 걸다가 그냥 지들끼리 절벽에 떨어지는 것으로 이야기를 바꾸면서 존속살인 묘사를 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성우는 한호웅(9화), 김승준(28화). 하지만 그 특유의 비극적 최후가 변하지 않은 얼마 안 되는 영웅이 되었다.[4] 최후가 바뀔 수가 없는 게, 삼촌들이 죽는 장면만 빼면 원전을 바꿀 방법이 없다. 사실상 이미 사망 플래그였던 것. 또한, 에피소드의 단일 주인공이 아니라 아탈란테와 공동 주인공이며, 내용 자체가 아탈란테가 멜레아그로스를 잃은 아픔을 극복하고 히포메네스와 결혼하는 이야기라 죽을 수밖에 없긴 했다.

3 관련 항목

  1. 또는, 운명의 여신들은 그냥 자기들끼리 수군거렸던 것이고 이걸 알타이아가 우연히 엿들었다고도 한다.
  2.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는 '아르테미스가 보호하고 있었다면서?'라고 의문을 제기했는데, 아무도 모른다. 이에 대해 명시적인 설명은 없지만 아탈란테가 부모에게 버려져서 아르테미스가 보낸 암곰의 젖을 먹고 자란 것과 연관시킬 수도 있다.
  3. 사냥의 결과물의 가죽을 준다는 것은 '그 사람이 사냥한 것'과 의미가 비슷하다. 헤라클레스가 사자를 잡고 그 가죽을 두르고 다닌 것으로 유명한 것만 봐도 확실한 사실. 따라서 이 행동은 사실상 아탈란테한테 모든 공을 돌리는 셈이 된다. 근데 사실 틀린 말이 아니잖아...
  4. 오르페우스도 마찬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