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퇴직

名譽退職. voluntary resignation.

1 개요

직장을 그만두는 방법 중 한 가지. 회사에 따라 '희망퇴직'이라고 하기도 한다. '자발적 해고'를 에둘러 말한 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

직장을 그만두는 방법에는 크게 사직 (사표를 제출), 권고사직 (사측에서 해당인에게 사직을 권고해서 받아들임), 징계해고 (금고 집행유예 이상에 준하는 큰 문제를 일으켜 파면, 해임 등의 조치를 당함), 정리해고 (기업 경영상황의 악화가 인정될 때 해고), 일반해고 (운전기사를 고용했는데 음주운전을 하다가 면허 취소를 당한다든지 등 제한적으로 허용), 정년퇴직(만 58세, 만 60세 등 사규에 정해놓은 정년에 도달해 퇴직), 명예퇴직 등이 있다

2 설명

명예퇴직은 근로계약의 합의해지라는 측면에서 해고와 구별되며 근로자의 사정보다는 회사의 사정에 의한 조건의 설정이라는 측면에서 일반적인 사직과 구별된다.

1990년대 중반까지 한국에서 명예퇴직이란 말은 그리 많이 쓰이지 않았다. 그러나 IMF 사태가 터지면서 공무원들 사이에서 구조조정 문제가 터져나왔고 연령대가 높은 공무원을 대상으로 퇴직을 유도했다. 공무원의 경우 국가공무원법 제74조 2항에 명예퇴직에 대한 규정이 있다. 해당 규정에 의하면 공무원의 명예퇴직이란 '20년 이상 장기근속자에 대한 명예로운 퇴직기회 부여와 퇴직시 금전적으로 보상을 함으로써 노고에 보답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를 말한다.

3 이유

대개 기업 상황이 어려워질 때 정리해고 이전에 시행한다. 징계를 받을 상황인데 징계권자와 대상자가 알음알이로 잘 알 경우에는 경질하는 대신에 명예퇴직이란 식으로 나가게 하기도 한다. 명예퇴직하면 퇴직금이나 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 인사적체가 심하거나 할 때 명예퇴직을 유도하기도 한다.

4 방법

사내에 명예퇴직 공고를 걸고 신청을 받는다. 조건을 거는 경우 '15년 이상 근속자, 만 53세 이상' 등 기업에 따른 조건이 붙는다. 그리고 인사부서 직원; 해당 부서 부서장 등과 면담을 거쳐 명예퇴직 절차가 완료된다.

국내 대기업은 대개 1~3년치 연봉을 위로금으로 지급하는 편이다.

전 직급을 대상으로 해도 법적인 문제는 없다. 하지만 20대 사원이나 1~2년차 사원을 명예퇴직 신청범위에 포함시키거나 실제 신청자가 있을 경우 도덕적인 비난에 휩싸이게 된다. 2015년에 두산은 진짜로 이걸 시행해서 23세 여직원 등 수십여명의 20대를 명퇴시켰고 많은 비난을 당했다. 결국 철회했다.

대개는 중간관리직이나 고참급 실무자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부 회사에서는 신입사원이나 연령이 낮은 실무자를 대상으로 하는데, 부서별로 명퇴 인원을 할당하다 보니 힘 있는 사람은 버티고 힘 없는 사람부터 내쫓는 것이다.

노동법상 명예퇴직 서류에 동의하고 위로금 수령 영수증에 사인했다면 이후에 근로자의 마음이 바뀌어 부당해고로 신고하더라도 부당해고로 간주되지 않는다. 단, 해당 근로자가 아닌 엉뚱한 사람이 명예퇴직 서류나 위로금 영수증에 사인을 조작한 것이 발각되었다면 부당해고이다.

4.1 회사의 압박 목록

4.1.1 직무교육

2010년대 중반에 상당히 핫한 압박 방법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정상적인 직무교육으로 바라보기 어려운 것이 대부분이지만, 노동 관련 판례에서 대개 사측의 손을 들어준다. “(교육을 받는 직원들은) 회사에서 저역량 평가를 받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외부 교육업체에서 직무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을 하고 있다”는 식으로 포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사 컨설팅 펌 중 몇 군데가 명예퇴직 압박용 직무교육을 목적으로 지방에 연수원을 마련해놓고 국내 대기업으로부터 수주를 받고 있다. 분명 전문적인 교육업체로 등록되어 있고 정상적인 교육도 진행하기 때문에 재판에서 노동자 측이 이기기 쉽지 않다.

  • 장소

회사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교육을 보낸다. 연고 없는 지방 발령은 노동법상 위법으로 간주된 적이 있으나, 지방에 위치한 사기업 소속 연수원에 보내는 것까지 막은 전례는 없기 때문이다.
회사에 갈 일이 있어도 이 교육에 참석하는 사람은 출입카드까지 전부 통제를 해서 회사에 못 들어가게 막는다. 그 명분은 '교육 중인 사람이니 교육에 충실해야 하고 회사에 올 필요가 없다'라는 것. 그리고 '출입카드를 정지한 것은 우리도 풀지 못하겠으니까 외부인들처럼 임시 출입증을 써라' 한다.

  • 엄격한 규율

교육기간 동안 경조사 외에는 조퇴, 휴가 사용 금지. 평소 일할 때는 휴대전화를 잘 쓰게 내버려두다가, 이 교육 중에는 휴대전화를 반납하게 한다. 잡담, 지정좌석에서 자리 옮기기, 휴대폰 사용 등이 3회 적발되면 인사위원회에 회부한다. 그 진짜 목적은 사소한 트집으로도 경고장을 계속 발부하고 몇 차례 누적되면 징계 위원회에 회부하기 위함이나, 사측에서는 "회사 측이 비용을 들여 교육을 하는 것이니 교육에 집중해달라는 의미다"라는 식으로 적당한 명분으로 포장할 수 있다.
교육 대상자들이 프로그램 진행 중 시험이나 리포트 작성 등에서 일정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징계를 받거나 재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평소에는 안 한다는 게 다른 점이다.

  • 교육 내용 (업무와 상관없는 경우)

업무를 잘 하는 방법도 아니고 원래 예정된 교육도 아니다. 자존심이 상하거나, 힘들거나 해서 사표를 쓰도록 유도하기 위한 내용이다.

  •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 두산인프라코어는 언제, 어디로 발령이 날지에 관한 언급 없이 직원들을 무기한 대기상태에 놓는 방법으로 퇴사를 유도했다. 실제로 이 교육을 받은 직원들은 매일 오전 8시까지 교육장에 출근해 아무 일도 하지 않다 오후 5시에 퇴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사설 해병대캠프교육 보내기 : 명예퇴직을 거부한 50대 남성을 보낸 경우도 있다.
  • 잡초 뽑기 : 서울 모 병원에서도 저성과자로 찍힌 직원들에게 업무능력 향상 프로그램이라는 명목으로 잡초 뽑기, 독후감 제출 등을 시켰다. 이들은 모두 스스로 그만뒀다.
    • '이력서 쓰기' 등 재취업에 관한 교육을 하거나, '직업상담사, 공인중개사' 등 업무와 관계없는 자격증을 취득하는 교육을 한다.
    • 자기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며 회고문을 작성하라고 한다. 매일 A4 5쪽씩을 쓰는 식이다.
    • 명상을 교육한다며 눈 감고 명상을 하라고 한다. 비자발적 명상인 것이 문제.
  • 교육 내용(업무와 상관있는 경우)
업무와 상관없는 내용을 주된 것으로 구성하다가는 재판에서 패소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어렵거나 듣기 싫은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한다.
고졸에게는 독후감을 쓰게 한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명퇴 대상자들에게 1주일에 한 번씩 경제학·경영학 서적을 읽고 A4 4쪽 분량의 독후감을 제출하게 했다. 당시 제시된 도서는 <불황의 경제학> <경제학은 어떻게 내 삶을 움직이는가> <새로운 부의 시대> 등 10권이다. 당시 명퇴 대상자들은 대부분 고졸 출신이어서 경제학 서적을 읽고 리포트를 내는 게 익숙지 않다고 했다.
문과 출신들에게는 이공계 교육을 시킨다.

4.1.2 전환배치

이쪽은 권고사직 후 소송을 걸면 부당해고에 해당할 수 있고 재직 중 소송을 걸면 부당한 인사조치에 해당할 수 있다.

  • 새롭고 어려운 일을 시켜놓고, 나중에 낮은 인사고과를 문제삼아 징계

이쪽은 KT C-player 판례 이후 많이 줄어들었다. 소송 걸면 된다.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20년간 보험사 영업 사원으로 지내 온 A씨는 명예퇴직 거부 후 잉여인력으로 분류되어 IT 프로그램 개발 부서에 인사발령 조치되었다. 명목상 컴퓨터 전공자이기는 하지만 20년간 만져본 적이 없다. [1]
20년간 보험사 영업 사원으로 지내 온 B씨는 보험 상품 개발 부서에 인사발령되었다. 일일평가를 받으면서 매일 압박성 발언을 듣고 있다. 상품개발 부서는 위험률(보험사고 발생 확률) 판단 등이 필요하다. 주어진 과제는 해당 보험사 대표 상품의 활성화 방안을 제출하라는 것이었다. 회사는 영업 경험을 살려 아이디어를 제출하라고 했지만, 과제를 제출하자 “나 같으면 그만둔다” “당신이 사장 같으면 월급 주겠느냐” 등 갈굼이 있었다.

  • 연고 없는 지방발령.

단순히 사람이 모자라서 지방발령을 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경상도 사람은 전라도로, 전라도 사람은 경상도 하는 식으로 오직 먼 곳으로 보내는 것이 목적일 뿐이다. 거기에 가 보면 책상만 주고 전화기나 컴퓨터를 주지 않는다. [2]

  • 지역농협 은행업무 담당 여성을 하나로마트 정육코너로 보낸 경우도 있다.[3]
  • 하찮은 일 시키기

KT는 여성 텔레마케터 저성과자에게 전봇대에 올라가야하는 개통업무를 맡겼다. 재판까지 갔지만, 월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하찮은 일을 시킨 것이기에 부당한 인사조치로 인정받기는 어렵다고 한다.

  • 책상 빼기 (일 주지 않기)

다과회실에 앉아 있으라고 하거나 하루종일 서 있으라고 하는 사례도 있다. 또는 인사팀장 정면에 책상을 놓고 하루종일 아무 일을 주지 않는다.

  • 관리직에서 실무자로 전환

부당한 인사조치 (강등)으로 걸린다.

  • 수십 차례 개인 면담을 진행한다.
  1. 하지만 자신이 컴퓨터 전공자인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퇴사하더라도 부당해고로 소송을 걸기가 애매하다.
  2. 2000년대 중반부터는 노동법 판례에서는 생활권에서 먼 곳으로 보내는 행위를 부당해고로 간주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행위는 줄어들었다. 하지만 '먼 곳에 있는 연수 교육원에서 기약 없는 장기 연수를 진행하는 행위'는 불법이 아니기 때문에 이쪽으로 선회하였다.
  3. 해당 여성은 끝까지 버텨서 고객서비스만족도 평가에서 두번이나 만점을 받고 다시 은행으로 돌아왔지만 회사는 다시 대기발령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