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국민들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미디어를 순화시켜 보급한다는 미명 아래, 검열을 자유롭게 시행하도록 보장하고 있는 법이다. 물론 헌법에는 분명 표현의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명시되어 있지만, 사전 검열이 아닌 사후 검열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는 확장 해석이 판례로 남는 바람에 출판되어 시중에 나온 책은 검열을 할 수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법적으로 용인되어버렸다.
이를 위해 미디어 양화위원회라는 법무성 산하 행정조직을 구성하고, 하위 실행기관인 양화특무기관을 설치하여 양화법에 저촉되는 출판물, 영상물, 기타 등등을 닥치는 대로 압수 및 통제하는 것이 일상인 시대가 바로 도서관전쟁의 배경.
2 법령의 실행
강제력은 무기만 들지 않았다뿐이지 강도 수준이라 서점에 들어와서 강제로 책을 수거해도 서점 주인이 아무 말도 못하는 수준. 단, 개인 소유 장서는 압류가 불가능한 듯. 이게 민간을 대상으로 한 레벨이고, 도서대를 상대로 한다면 화기 사용에 선제 공격도 보장받게 된다. 교전 규칙엔 살상을 위한 발포는 금지되어 있다지만, 작중에도 나오듯 상황에 달린 문제라서… 그렇다고 냅다 총을 쏴갈길 수는 없어서, 검열 항쟁이 벌어지는 장소 주변의 봉쇄, 화기 사용 신청서 제출, 언제부터 언제까지 싸울 건지, 기타등등의 서류가 통과돼서야 서로 총질이 가능해진다.
3 법령의 문제점
일반적으로 법은 법 자체에서 규정한 내용을 다시 행정부 단위에서 정하는 '시행령'으로서 법의 세부 내용과 적용 예시, 한계를 정한다.
그런데 이 법의 경우 법 자체가 매우 허술하게 정해졌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 작중에 나오는데, 이로 인해 미디어 양화법은 검열의 대상, 방법, 내용 등을 행정부 자체적으로 자유롭게 규정할 수 있다는 문제점을 가지게 되었다.
이 문제점으로 인해 작중에서 벌어지는 미디어 양화위원회 및 양화특무기관의 권한이 강력해졌는데, 도서대의 경우 근거법인 도서관의 자유법도 굉장히 허술하게 규정되어 있어서 똑같이 시행령을 통해 검열에 대응할 수 있다고 하다.
도서대와 양화특무기관의 시가전이 초법적 처리가 되는 데는 이런 문제가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판례에서 '사후 검열은 검열이라 볼 수 없다'고 해석하고는 있으나, 이 법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일본 헌법에 대한 위헌 소지가 굉장히 큰 법이다. 때문에 4권 '도서관 혁명'에서는 이 법과 그에 근거한 양화특무기관과 도서대의 시가전이 세계적으로도 크게 공론화만 안 됐을 뿐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있을 수가 없는 문제'으로서 비판거리가 되고 있다는 내용이 잠깐 다뤄지기도 한다.
4 작중의 상황
이 법에 의한 검열의 수준은 출판물 및 미디어에 대해 양화위원회가 정한 검열 대상 표현이나 문장을 검열하는 수준을 넘어서 양화위원회 및 양화법에 대항하는 사상도 여지없이 검열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 법에 의해 미디어 양화법의 악순환이 구축되어 있는데 그 악순환이란
양화위원회가 미디어를 대상으로 검열 → 양화위원회에 반하는 미디어 조직이 등장 → 양화위원회에 의해 해당 미디어조직 자체가 불법으로 규정됨 → 양화위원회가 해당 미디어를 대상으로 검열 → 다시 그에 반하는 미디어 조직 등장…
그리고 도서관전쟁은 이러한 악순환이 30년 이상 지속돼서 미디어가 더 이상 대항하지도 못하는 수준에 이른 세계관이다.
5 검열의 실제
양화위원회가 검열대상으로 삼은 표현의 사례는 이렇다.
- 거지[1] 할아버지 → 무직 주거지 불명 노인
- 이발사 → 이용사, 산발사
이 외에도 여러 문제가 벌어진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저런 게 통과되는 세상이라면 정말 살기 싫을 것 같다.
6 우리나라의 경우와 비교하면...
그런데, 한국은 1980년대까지 저런 정도의 법이 실제로 있었으며(…), 반드시 심의필 마크를 부착해야만 책 판매가 가능했던 시절이 있었다(지금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당시 허영만 선생의 만화 중 하나인 부자사전에 검열제를 까는 부분이 나오는데 당시 예를 보면 참으로 가관. 지금은 매우 발전한 것이다.
작품 에필로그 쯤 와서는 검열 항쟁에서 화기 사용이 엄금되는 수준으로 법이 바뀌었다. 이것도 큰 발전이라는 모양. 일단 도서대든 양화대든 가리지 않고 사망자가 나올 우려가 적어졌으니 말이다.[2]
근데 2012년 대한민국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디테일은 좀 차이가 있지만 맥락을 보고 있으면 우리네 사는 한국이 소설 속 세상처럼 느껴진다. 그러고보니 미디어 양화 위원회라는 것도 여가부랑 비슷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