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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미국에 거주 중인 한국계 미국인 그리고 재미교포들이 사용하는 한국어의 형태.

2 기원

한국계의 미국 등 아메리카 지역으로의 이민 역사는 1900년대 초부터 시작되었으므로 재일교포, 재중동포, 고려인에 비해서도 역사가 아주 짧은 편은 아니지만, 전자가 19세기~20세기 초반에 이주가 대부분 완료된 뒤 상당기간 본국과 격리되면서 언어가 조금씩 달라진 것과 달리 미주 방면은 20세기 초부터 현대 21세기에 이르기까지 한국에서 새로운 이민, 유학생 인구 유입 및 문화 교류가 끊임없이 활발하게 있어왔기 때문에 비교적으로 언어적 차이가 작거나 심하게는 아예 없다고 볼 수 있다.

사실 따로 목록을 작성할 만큼 본토 한국어와 크게 눈에 띌 만한 차이는 없으나,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들 기준으로는 미묘하게나마 다른 특징이 있다.

3 특성

가장 가까운 형태의 한국 방언은 남한 표준어 또는 서울/경기도 방언 정도로 볼 수 있다. 이유는 경기도 수도권역 출신의 이민/유학 인구가 수적으로 가장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물론 방언 구사자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전라도 사투리 혹은 경상도 사투리 구사자도 어느 정도 있는 편이고[1] 조선족, 고려인 그리고 탈북자(!)까지 미국 한인 사회의 구성원이 있기는 하지만 서울/경기도 출신 또는 그 들의 후손들이 절대 다수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표준어의 영향이 가장 클 수밖에 없다.

어느 정도냐면 제주도 사투리경상도 사투리 구사자들이 미국 이민 생활을 오래 하게 될 경우 사투리 구사 능력을 자연스레 잃게 되고 표준 한국어만을 구사하게 된다. 한국어를 접촉할 기회가 없는 환경이라면 당연히 방언 한국어 능력 자체가 손실된다. 이것도 물론 애초에 사투리 개념을 인지하고 있는 1세대~1.5세대 한정. 2세대 이후부터는 가족이 지방 출신이더라도 절대 다수의 표준 한국어 사용자들의 영향, 한국 드라마, 음악 등의 문화적 영향, 그리고 결정적으로 한국어 자체를 배우게 되는 한글 학교(교회 봉사, 학원) 영향을 따라서 표준어가 기본이 된다.

평균적으로 2세대까지는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의 한국어 능력을 갖추고 있다. 아주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2세가 간혹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듣고 이해하고 간단한 표현을 하는 수준이고 3세대 이후로는 한국어 구사 능력 자체가 매우 드물어진다.

서울, 수도권 출신 이민 1세대의 경우 옛 서울 방언, 경기 방언이 많이 보존되어 있다. 이는 한국말로 무조건 말하라니 한심하군 항목을 참조할 것. 대한민국 본토의 서울 억양이 산업화에 따른 상경민의 유입으로 인해 많이 변화를 겪은 동안, 서울, 수도권 출신 이민 1세대들의 억양은 서울 방언이 변화되기 이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 이는 미국의 소리와 자유아시아방송 한국어 방송의 억양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4 표준어와의 차이점

4.1 한영혼용체 / 보그체

지극히 당연하게도 영단어를 포함한 표현이 많이 쓰인다.[2] 보그체와 유사하게 조사나 문법은 한국어를 따르면서 주요 동사, 명사는 영어를 쓰는 것이다. 이런 소통방식이 나오는 이유는 언어를 구사할만한 문법적 지식은 있지만, 언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할 어휘적 지식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 예시
표준어: 여기 핸들 잡고 엑셀 밟아서 운전해.
재미교포어: 여기 wheel 잡고 gas pedal 밟아서 운전해.
  • 예시 2
표준어: 내가 어제 연구방법론 강의 끝나고 여친이랑 같이 나가서 이태리 음식 먹으러 갔잖아.
재미교포어: 내가 어제 methodology lecture 뒤에 여친이랑 Italian 먹으러 갔잖아.
  • 예시 3
표준어: 농구하자
재미교표어: 농구놀자
단, 보그체라는 개념은 허세를 위해 영어 등 외국어 표현을 별 의미없이 혼용하는 언어 사용 습관을 조롱하기 위해 사용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일상적으로 현지어와 한국어를 혼용하는 해외 거주 한국어 사용자들의 언어 사용에서 양 언어가 섞이는 경향이 나타나는 상황을 지칭하기에는 다소 부적절할 수 있으니 주의하자.

덧붙여, 재미교포들이 다른 교포들과 소통을 할때는 영어를 기본으로 소통하면서도 한국어휘를 차용하거나 뒤섞어서 소통하기도 한다. 영어로 한국문화에 기반한 감성을 전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고, 또 한국단어를 완벽히 대체할 알맞은 영단어가 드물기 때문.

  • 예시 1

재미교포 영어: I was talking to my mom while eating 떡볶이, and we were talking about Kyle and she was telling me how he was my 형 and I should 존중해 him.
한국어: 내가 엄마랑 떡볶이 먹으면서 철수(카일; 교포는 보통 영문명과 한국명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형 얘기하고 있었는데, 엄마가 철수형이 형이니까 형대접을 하라고 했어.

  • 예시 2

재미교포 영어: Let's go to 2차!
한국어: 2차 가자!(...)

4.2 미국 발음을 반영한 한글 표기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외래어 표기법과는 다른 한글 표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 예로 쇼핑(shopping)을 '샤핑', 가스(gas)를 '개스', 존(John)을 '잔' 등으로 표기한다. 특히 John을 '잔'으로 적는 것은 물론 미국 현지 발음을 반영한 것도 있지만, '존'으로 적었을 경우 여성 이름 Joan으로 잘못 인식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3]. 실제로 Joan Rivers에 대해 다룬 책은 한국에서도 조운 리버스로 출판된 적이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차이가 발생되는 이유는 한국에서 통용되는 외래어 표기법이 영국식 영어의 음운론에 따르기 때문이다.[4] 그렇기에 한국식 외래어 표기와 미주 한인어식 외래어 표기에 괴리감이 생기는 편. 예를 들자면, 모음 뒤에 나오는 /r/ 발음의 표기에 대해서도 미주 한인어에서는 이를 살리는 식으로 표기하곤 한다. 한국식 외래어 표기법으로 Carson, Lamar를 각각 '카슨', '라마' 등으로 표기하여 /r/ 발음이 묵음이 된 것 처럼 표기하나, 미주 한인어에서는 '칼슨', '라말'로 표기한다.

4.3 신조어의 부재

보통 재미교포들의 한국어를 보면 틀린 표현은 아니지만, 할머니/할아버지 세대의 약간 오래된 어휘를 구사하는 경우가 많다. 냉동인간으로 유명한 god의 멤버 박준형의 한국어 구사를 들어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TV를 테레비라고 한다던지 이러한 특성은, 본토 한국 바깥의 사회에서는 주로 윗 세대를 통해 한국어를 배우다보니 본토에서 꾸준히 생성되는 신조어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으로 추정된다.[5]
  1. 가령 다니엘 대 킴부산 출신 집안으로, 한국어를 쓸 때는 경상도 사투리를 쓴다.
  2. 이런 경향은 재일 한국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3. Joan은 '조앤'이 아니다. Joan의 oa 발음은 boat의 oa 발음과 같다.
  4. 때문인지 한국식으로 영어를 발음하면서 영국식 발음을 조금 섞어주면 굉장한 영국식 영어를 묘사한다고 놀라는 사람들도 있다.
  5. 이와 유사한 예로, 북미 프랑스어가 본토 프랑스에서는 마치 옛날식 프랑스어로 들리는 것처럼 모국의 언어와 식민국의 언어가 서로 다른 양상으로 변화해가는 것을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