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네리안

1 개요

열렬한 리하르트 바그너들을 일컫는 말.
좋은 의미, 나쁜 의미 모두에서 클래식 업계의 가장 열렬한 빠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 상세

2.1 그들의 모습

물론 어느 예술가나 유명인이든 빠는 존재하기 마련이지만, 바그네리안들은 그 정도가 상당히 심하다(...)는 평이 중론. 거의 종교의 경지에 도달했다는 평이 많다. 가장 강력한 증거 중 하나가 바그너의 악극을 독점 공연하는 바이로이트 축제극장에 가는 일을 바이로이트를 순례한다(...)라고 하는 것이다. 베토벤이나 브람스의 빠들은 생가에 한번 방문할지언정 꼭 어느 특정 공연장에 가서 그들의 음악을 들으려는 시도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바그네리안들은 바이로이트 축제극장 성지순례를 최고의 목표 중 하나로 삼는다.[1]

바그너 덕후가 되는건 결코 만만치 않다. 바그너의 악극은 기본 몇시간이 넘는 길이에 쉽게 들을수 있는 음악도 아니다. 니벨룽의 반지의 경우에는 4일에 걸쳐 무려 16시간이나 되는 길이를 자랑한다. 그 모든것을 이기고 바그너 악극에 빠져들어야 바그네리안이라 할만하다. 그래도 연주 계획도 없는 곡이 빨리 연주되기를 기다리는 사람보다는 낫다 니벨룽의 반지가 한국에서 초연되었을 때 바그네리안들이 근처 분식집에서 먹을거리를 사와서 공연 중간 휴식시간에 먹었다는 일화도 있다(...)

이 바그너 덕후들은 지금 보면 후덜덜한 인사들이 수두룩하다. 당대 음악가들은 물론이요, 심지어는 전 세계를 파멸로 끌고간 아돌프 히틀러도 열렬한 바그네리안이었다. 히틀러는 바이로이트에서 바그너 악극을 감상하면서 프랑코가 보낸 스페인 국민진영의 사절을 만나서 스페인 내전의 지원을 협의했을 정도니(...)

2.2 바그너와 반유대주의

'바그너=반유대주의자' 딱지가 붙은 직접적인 계기는 바그너가 "음악 속 유대주의"("Das Judenthum in der Musik")라는 글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 바그너는 노골적인 반유대주의를 드러내며 음악계에서 유대인들을 몰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그너가 이 글에서 공격하려고 했던 진짜 목표는 멘델스존마이어베어였는데, 멘델스존은 '엄친아'라서 열등감을 느꼈기 때문이고, 마이어베어는 바그너에게 도움도 많이 주었지만 어쨌거나 잘나가는 음악가였다는 사실이 바그너가 출세하는데 걸림돌이 되었기 때문이다.(...) 마침 두 사람 다 유대인이라서 당시 반유대주의 정서를 업고 공격하기 딱 좋았다.

여기에 히틀러가 바그너 덕후였다는 사실까지 더해서 유대인들은 아직도 바그너라면 치를 떠는데, 그래서 이스라엘에서는 아직까지 바그너 오페라 전막이 공연된 일이 단 한 번도 없다. 이 사실은 이스라엘에서 바그너 음악이 연주된 일이 없다는 식으로 곧잘 와전되곤 하지만, 다니엘 바렌보임과 주빈 메타 등 유대인 지휘자들이 이스라엘에서 바그너 오페라 가운데 한 대목을 연주한 일이 있다. (그 뒷일은 상상에 맡긴다…;;)

사정이 이러니 바그너가 억울해할 괴담도 많은데,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유대인들을 가스실로 보낼 때 바그너 음악을 행진곡으로 연주했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그러니까 이런 주장은 어디에도 증거가 없다.)

  • 바그너 색깔론 떡밥 참고: #

사실 바그네리안 이전에도 '모차르티안'이라는 용어가 있었다고 하나 바그네리안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일종의 '신도'라는 느낌까지 갖는 낱말은 아니었다고 한다.#

2.3 저명한 바그네리안들

이 중 말러와 브루크너는 훗날 바그네리안 못지 않은 팬덤을 확보했고 이에 말레리안, 브루크네리안이라는 용어가 생겼다.

2.4 바그네리안이었다가 안티가 된 사람들

  1. 물론 이는 바이로이트 축제극장이 바그너의 악극에 최적화된 구조를 자랑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2. 참고로 말러는 유대인이다. 다만 말러는 요하네스 브람스 등의 보수파의 음악관에도 긍정적이었다고 한다.
  3. 그의 음악을 야만적이라고 평하거나 갖가지 이유를 동원해서 극딜을 박는다
  4. 바그너의 제자였으나 아내를 NTR당한 이후 바그너 안티가 되어 바그너의 대척점에 있던 요하네스 브람스와 친하게 지내면서 브람스를 음악적으로 지지한다. 참고로 그 아내는 프란츠 리스트의 둘째 딸 코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