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복어을(를) 찾아오셨나요?
1 명태를 말린 건어물
- 황태와 유사하지만 황태처럼 겨우내 녹았다 얼었다 하는 과정 없이 그냥 뻣뻣한 채로 건조시킨 것이다.
흔히 북엇국의 재료로 쓴다. 생으로는 술안주로 먹기도 하고, 찢은 살을 고추장과 기타 양념으로 조려서 먹기도 한다. 일찍이 북어는 패야 제맛이라고 하는데, 이는 건어물이라는 특성상 나무판자처럼 단단하기 때문에 사람이 먹으려면 방망이로 두들겨서 좀 부드럽게 만들어야 했던 특성에서 유래한다.
"황태"처럼 말리는 과정에서 얼고 녹는 과정을 반복하여 속살이 부드러워진 것을 더덕북어라고 한다.
신라 시절부터, 미숫가루와 함께 한반도 최초의 전투식량으로 손꼽히곤 한다.
현재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근해의 명태 어획량이 줄어 값이 비싸져가고 있다.
시인 최승호는 세력의 힘에 눌려서 자기 할 말을 제대로 하고 살지 못하는 사람들을(자기 자신도) 풍자하는 동명의 시 북어를 쓰기도 했다.
초등학생들은 복어를 두들겨 패서 반죽여 놓으면 북어가 된다거나, 북어를 두들겨 패서 퉁퉁 부은 게 복어라는 식으로 같은 어종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성인도 간혹 이런 사람이 있는 듯.
굴비도 원래 북어처럼 꼬들꼬들하게 말린 형태였으나 기술의 발전에 따라 생조기에 가깝게 변형되었다.
북어를 세는 단위로는 '쾌'가 있다. 한 쾌는 북어 20마리다.
2 최승호의 시
밤의 식료품 가게케케묵은 먼지 속에
죽어서 하루 더 손때 묻고
터무니없이 하루 더 기다리는
북어들,
북어들의 일 개 분대가
나란히 꼬챙이에 꿰어져 있었다.
나는 죽음이 꿰뚫은 대가리를 말한 셈이다.
한 쾌의 혀가
자갈처럼 죄다 딱딱했다.
나는 말의 변비증을 앓는 사람들과
무덤 속의 벙어리를 말한 셈이다.
말라붙고 짜부라진 눈,
북어들의 빳빳한 지느러미.
막대기 같은 생각
빛나지 않는 막대기 같은 사람들이
가슴에 싱싱한 지느러미를 달고
헤엄쳐 갈 데 없는 사람들이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느닷없이
북어들이 커다랗게 입을 벌리고
거봐, 너도 북어지 너도 북어지 너도 북어지
귀가 먹먹하도록 부르짖고 있었다.
소재는 위의 식재료인 북어이다. 세상에 대한 비판 정신과 삶의 목표를 잃어버리고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자신에 대한 비판이자 고백이란 해석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