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동권

1 정의

비운동권은 운동권의 반의어인 반운동권과는 다르게 비정치적 색체를 가진 학생회를 칭한다. 운동권에 속하지 않는 총학생회나 학생 단체를 통틀어 가리키는 말은 반운동권과 비운동권을 싸잡아 부르는 말이다. '운동권이 아닌 학생'을 가리키기 위해 만든 단어이기 때문에, 그 활동 양상이나 범위에 대한 합의된 정의는 없으나 대체적으로 민주당이나 민노당 혹은 새누리당과의 연대가 없는 그룹으로 보면 된다. 줄여서 '비권'이라고도 한다.

비운동권은 정치색이 전혀 없는 말 그대로의 '비운동권'이지, 운동권의 진보적 성향에 맞서 보수적인 색채를 띠는 '반운동권'으로 동일시 해서는 곤란하다. 비운동권과 반운동권은 서로 운동권의 안티테제로서 출발한 개념은 맞으나 2000년대 초중반의 한양대, 성균관대, 한국외대 등의 비운동권과 2000년대 중후반에 대두되었던 뉴라이트 반운동권 학생회와는 다르다. 물론 운동권 학생들이야 비권이든 반권이든 싸잡아서 "반권"으로 묶으려고 했고 반권도 자신을 정치색을 띠지 않는다면서 비권이라고 자칭했기 때문에, 사실 지금와서의 인식은 비권과 반권을 바라보는 일반 대중의 인식은 비슷하다.

2 역사

80년대에 걸쳐서 운동권 학생운동 단체들은 CNP 논쟁이라고 불리는 사상 논쟁을 통해 정치 집단으로서 거듭났다. 하지만 이런 운동권 학생들의 문제점이 90년대 초반에 드러나면서, 운동권에 거부감을 갖는 학생들이 늘어났다. 90년대 후반에 들어서는 한총련의 실책 등(서울대 프락치 사건이라든지, 연대사태라든지... 거기에 한총련이 이적단체로 규정된 것도 크다)으로 인해 정치적 학생운동이 점차 궁지로 몰렸는데, 이 때문에 운동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학생들이 하나의 집단화가 된 것이다.

90년대까지만 해도 비권은 별 특징이 없어 그리 주목받지 못했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학생회는 학생을 위한 것이다.'는 논리와 복지를 내세운 공약으로 어필해 비운동권 학생회도 많이 생겨났다. 또한, '대학생이라면 진보다'라는 명제에 의문을 가진 대학생들이 늘어나고 진보만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대학생들간에도 정치적 견해나 가치관에 대한 다양성이 대두되었기에 일정 노선을 고집하는 운동권에 대한 회의가 커진것이 또다른 배경이라고 할 수 있겠다.

기존 운동권 학생회의 정치성에 질린 학생들은 비운동권 학생회는 정치적인 사업에 치중하지 않고 학생들을 위한 일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운동권보다 일을 잘 한다. 실제로 제대로 일하는 비권 학생회들은 등록금을 조금이나마 내리거나 시설 마련 등의 결과물을 뽑아낸다.

하지만 이것도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서, 등록금 인하를 위한 활동과정에서 운동권 학생회가 과격성을 보인 것을 비난하며 당선된 비운동권 학생회가 학교와 대강 협상만 하며 정말 중고등학교 학생회 수준으로만 일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운동권도 1학기는 등투 2학기는 선거체제, 크게 사업을 투트랙으로 진행했으니 과격성을 띨수 밖에 없다. 또한 아래 '실패 사례' 문단에서처럼 각종 실언이나 실책을 저지르는 경우도 있다.

또한 대부분 대학 행정에서는 운동권을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운동권과 비운동권의 경쟁이 한창이었던 2000년대에는 운동권과 대립하는 비운동권이 당선되면 상대적으로 협조를 잘 해주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2010년대 이후에는 몇몇 대학을 제외하고 대부분 대학에서 운동권 학생회가 사라지거나 후보를 내지 않는 경우가 많아져서, 상대적인 혜택은 사라지는 추세다.

3 특징

3.1 정치성

비운동권은 비운동권과 반운동권으로 나뉜다. 비운동권은 아예 정치색을 띠지 않는 학생들을 뜻한다.

반운동권은 보수 성향을 띤다.

다만 2010년대 들어서는 운동권이 급격히 축소되면서 비권 중에 진보적인 색채를 띤 단체도 나타나고 있다.

4 평가

'사회의 지식인층인 대학생이 사회의식이 없다.'는 식의 논리로 까이며, 반대로 비권 입장에서는 '대학교 학생회가 학생에게는 관심없고 정치에 끌려다닌다.'는 식으로 운동권을 깐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 2010년대 초반 들어서 대놓고 색체를 드러내지 않치만 상당히 진보적인 성향을 띤 비권이(참고로 사회현안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반권이나 정치색이 옅은 기존 비권과는 구분된다.) 등장했으며 그쪽 판에선 활동적 비권으로 분류되는 듯.

운동권이 학생들의 실제 생활과 관련없는 정치적인 목표를 추구한다는 비판을 받는다면, 비권의 경우 그 방향성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으나 추진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물론 소위 "반권"들은 정치성이 강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조직력이 운동권에 비해 부족하다보니...투표 성사에 필요한 투표율을 달성하기도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실제로 가장 비권 세력이 강했다고 평가받는 2000~2009년의 서울대 총학생회(10번 중 비권 6번 당선)의 경우에도 2010년부터는 선거 자체가 성사되지 않거나 운동권 후보의 당선으로 이어지고 있다.[1]

또한 교회 세력[2]을 배후로 둔 보수 성향의 기독교 학생회가 비운동권이라는 이름을 내걸면서 운동권에 대한 반발을 업고 당선된 경우도 더러 볼 수 있다. 이런 경우 사학재단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기독교 교회의 입장이 반영되어 등록금 이슈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거나 침묵하는 경우가 생겨 학생들의 반발을 부르고, 이런 상황 속에서 무리하게 재선을 위해 금품살포 등의 부정선거 사례가 발생하는 모습이 하나의 법칙처럼 반복되어 벌어지기도 했다.

5 비운동권의 실패 사례

서울대학교에서는 2006년 비운동권 학생회장이 당선되었으나, 정치권과의 커넥션의혹, 이력조작[3], 바다이야기에 연루되어서 얼마 못가 탄핵당했다. 그러나 보수언론 측에서는 운동권이 그를 떨어뜨리기 위해서 언론플레이 한다고 쉴드 쳐주었다. 당시에는 하루라도 신문에 안나오는 적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사건. 전문가들은 그를 허언증이라고 판단하였는데 여러모로 황우석이나 허경영과 비슷한 행적을 보였다.

고려대학교의 2002년 '최초를 꿈꾸는 사람들' 선본에서는 비운동권임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보수성향을 띠고 있었으며 교회와의 유착도 있었다.

반운동권 계열인 건국대학교 2011년도 총학생회 집행국장은 디씨인사이드 정사갤에서 '첫경험은 유부녀랑 하고 싶었는데'같은 음담패설을 서슴없이 하던 것이 논란이 되어 교내에 대자보가 붙는 등 소동을 겪었다. 하지만 사임이나 탄핵 조치 없이 잘 해먹고 나갔다.

전남대학교에서 2011년 무능한 운동권 계열을 대신하여 집권한 반 운동권 선본이 이전 운동권 선본보다 더한 삽질을 하였고, 2012년 총학선거에서 상대후보를 자격박탈시키는등의 행패를 부렸다.

선거전에 들어가면 비권 총학이나 운동권 총학이나 드러운 짓을 많이 하고 다닌다. 중요한건 운동권과 비운동권이 서로 못된 것만 배웠다는 거다.#

6 해외

일본에서는 전학공투회의가 한창이었던 60~70년대에 전공투에 속하지 않는 학생들을 가리키는 말로서 놈뽀리[4](ノンポリ)라는 용어가 생겼다. Non-Political을 일본식 약어로 줄인듯. [5] 심뽀니나 신뽀리가 아니다

  1. 사실 이건 약간 자업자득인데, 2006년 집권한 비운동권은 탄핵되었고, 2008, 2009년 집권한 비운동권은 서울대 식권 위조 사건과 연루되어 비권 자체가 학생들의 신임을 잃었다. 다른 의견으로는 서울대는 투표기간 중 투표독려를 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붙잡고 투표해주세요 ㅠㅠ 라는 것도 없었고 투표장에 후표가 서서 열심히 하겠다는 얘기도 없다는 얘기다. 당연해 보일수도 있지만 서울소재 대학교 학생회 선거에서 투표 독려를 안하는 학교는 서울대뿐이었다.
  2. 이전 버전에서는 대표적 사례로 CCC를 들었으나 이 쪽은 원칙적으로는 초교파적이고 학생들 성향도 다양하다. 또한 단과대 별로도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운동권은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진 학생도 있는가 하면 합리적 운동권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마르크스를 학문적으로 연구하거나 아예 직접 가투에 참여하는 학생들도 있다.
  3. 자신이 수십가지의 경험을 했다는 것인데 언론보도는 그중 한가지도 사실을 찾기 힘들다고 한다. 얘를들어 당선 초기에 무예타이 자격증을 땄다며 무예타이 자세를 잡은 사진이 신문에 실린적이 있었는데 무예타이 도장 한번 안가본 사람이 생각하기에도 그냥 개드립 차라리 무예타이 노란띠라고 하시지. 게다가 성씨가 같아서인지 탄핵측에서는 황우석 드립으로 그를 까기도 하였다.
  4. 외래어 표기법에 맞추면 논포리.
  5. 논뽀리가 아니라 놈뽀리인 이유는 ぱ행 앞에 붙는 ん음가는 n이 아니라 m음가를 갖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