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 문서 : 아프리카아시아어족
1 개요
아프리카아시아어족의 하위에 속하는 어파이다. 셈어파에 속하는 언어들은 중동과 북부 및 동부 아프리카에 걸쳐서 2억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셈어파라는 이름은 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아들 셈에서 유래하였다.
아랍어와 히브리어가 모두 이 셈어파에 속해있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지만 종교적 연원을 따지면 어쩌면 당연할 지도 모른다. 사어가 되었던 히브리어를 현대 언어로 부활시킬 때 부족한 어휘는 아랍어를 비롯한 셈어들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이 두 언어 말고도 아람어 등 고대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언어들이 이 어파에 많다. 그런 탓에 많은 고대 문헌 기록이 남아 있어 인도유럽어족 및 우랄어족의 피노-우그릭어파와 함께 소속 언어들간의 계통 관계가 잘 드러나 있다.
2 특징
1. 문자로 표기할 때 모음을 적지 않고 자음만 적는다. 알파벳을 처음 만든 페니키아 역시 셈어파의 페니키아어를 사용하였으며, 따라서 원래 알파벳에서는 모음을 표기하는 글자가 없었다. 알파벳에 A에 해당하는 페니키아어의 '알리프'는 원래는 이응 자음. 그러나 그리스인들이 페니키아 알파벳을 차용하면서 E,O,U,I등의 모음을 추가하였다. 하지만 모음이 없는 점이 분명이 약점으로 작용하여 아랍어의 경우에는 모음 부호가 도입되었으나, 현대에 와서도 아랍어 원어민이 사는 지역에 가보면 대부분의 글이 모음 부호 없이 자음과 장모음으로만 쓰여있다.그래서 이쪽은 상형문자도 아닌데도 문맹률이 20%~80%
2. 현재 우리가 글씨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쓰는 것과는 반대로 셈어파 언어의 문자들은 대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는 경향이 많다. 원래는 페니키아 알파벳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는 문자였지만, 그리스인들이 알파벳을 도입하면서 이를 밭가는 식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썼다가 다음 줄에서는 왼쪽에서 오른쪽 그 다음 줄에서는 또 오른쪽으로 왼쪽 이런 식으로 필기를 하였고, 결국 로마인들이 그리스 알파벳을 받아들일 때 이를 헷갈린다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쓰는 걸로 통일해버림으로써 결국 서구에서는 현재처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쓰는 방식으로 굳어지게 되었다.
3. 듣는 사람한테 단수형으로 칭하면 반말이고 복수형으로 칭하면 존댓말이 된다. 조잡한 설명과 함께 예를 들자면... 아랍어로 단수형으로 '당신에게'에 해당하는 '알레이카'를 써서 '앗살람 알레이카' 라고 말하면 '안녕'이라는 뜻이 되고, 복수형으로 '당신들에게'에 해당하는 '알레이쿰'을 써서 '앗살람 알레이쿰'이라고 말하면 "안녕하셨습니까?""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렇게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만약에 청자나 대상이 한 명인데도 복수형을 써서 말했다면 이는 분명히 존댓말.
4. 고대 셈어파 문어(文語)에서는 인물의 말과 행동을 묘사할 때 항상 '언행일치'하게 묘사하는 법이 있었다. 예를 들어 내가 누구를 발로 차면서 "발차기"라고 하는 모습드래곤볼임?을 연상해보면 이해가 빠르겠다. 고대 히브리어도 여기에서 예외가 아니다. 성경의 창세기 장을 읽을 때 이 문법을 유의하면서 읽으면 뭔가 재밌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5. 또 하나는 세 자음로 된 어근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이 어근에 다른 자음이나 모음을 덧붙여서 형태론적 기능이나 의미론적 기능을 덧붙이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글을 쓰다'라는 뜻의 K-T-B가 있다. '카타바'는 '그가 쓰다'고 '카탑투'는 '내가 쓰다'라는 식으로 뜻이 달라지지만 어근에 K-T-B가 있으니까 글을 쓴다는 것에서 파생된 의미라는 것은 알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이 어족에 속하는 아랍어나 히브리어는 글로 쓸 때 자음만을 쓰도록 발달했다. 이런 형태의 문자는 아브자드라고 부른다.
원시 셈어의 음운론은 인두음이 발달한 게 특징이지만 현대 히브리어나 암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아랍어에는 남아있어서 아랍어 학습자들을 지독하게 괴롭히고 있다.
3 세부 분류
가나안어, 아랍어, 히브리어, 아람어, 아카드어, 암하라어 등이 대표적인 셈어로 꼽힌다. 셈어파의 친척으로는 이집트어군의 콥트어, 베르베르어파에 속하는 베르베르어, 쿠시어파의 오로모어와 소말리어가 있다. 과거에는 이들 언어를 뭉뚱그려 마찬가지로 노아의 아들 이름에서 유래된 '함어파'라는 분류군으로 분류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다른 어파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분화된 탓에 아프리카아시아어족라는 표현이 근자에 더 선호되는 추세. 사실 함 역시 셈의 형제로서 노아의 아들 중 한 명으로써 아버지의 저주를 사서 함의 자손들은 다른 형제의 자손들의 대대손손 노예로 살게 된다는 이야기가 성경에 있는 것을 보면 아프리카인 입장에서도 자신들의 언어에 함어파라는 딱지가 붙는 것이 여하튼 유쾌하지는 않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