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르나

1 그리스·로마 신화 관련 인물

피그말리온의 외손자이며 시리아의 왕인 테이아스의 딸. 아도니스의 어머니.

아름다운 딸이 너무나 사랑스러웠던 테이아스[1]와 그의 아내 켄크레이스가 '우리 딸은 아프로디테보다도 아름답다'는 말을 했는데 이를 안 아프로디테의 분노를 산다. 아프로디테는 아들인 에로스를 시켜 스미르나에게 사랑의 화살을 쏘아 테이아스, 즉 그녀의 아버지를 사랑하게 만들어 버린다.[2]

에로스의 황금 화살에 정통으로 심장을 맞은 스미르나는 그 순간 눈 앞에 있던 아버지를 보고 사랑하게 되었다. 번민 끝에 정욕을 이기지 못한 스미르나는 유모의 도움을 받아 어머니가 제사 때문에 자리를 비운 사이, 아버지에게 술을 먹여 인사불성으로 만든 뒤 부녀간의 금기를 깬다.[3]

딸의 배가 불러오는 것을 안 왕은 아이의 아버지에 대해 추궁했고 그것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수치스럽고 분한 나머지 자신의 딸을 죽이기 위해 칼을 잡았고, 스미르나는 목숨을 구하기 위해 도망친다. 스미르나는 죽음이 두려웠지만 이대로 살아나갈 자신도 없었다. 그녀는 아프로디테에게[4] 자신을 살아있지도 죽어있지도 않은 존재로 만들어달라고 애원했고, 여신은 이를 받아들여 그녀의 몸을 몰약나무로 바꾸어 주었다. 승리의 아프로디테. 계획대로.

이후 몰약나무 둥치에서 남자아이가 나왔는데, 이 아이가 미소년으로 유명한 아도니스다. 아들을 보면 확실히 스미르나가 신들에 견줄 정도로 이쁘긴 했던 듯.

얼핏 보면 신들에게 농락당하는 무력한 인간의 모습을 그려낸 것 같지만 후속편을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몰약나무에서 분비되는 유액은 화장품의 원료로 사용된다.

2 터키 서해안의 도시

Smyrna. 이즈미르(Izmir)의 그리스식 이름. 1930년까지는 영어에서도 도시 이름을 Smyrna라고 썼다. 사실 그리스어 발음은 스미르니(Σμύρνη)지만.

  1. 이름이 테이아스가 아니라 키뉘라스(키니라스)라는 전승도 있다.
  2. 스미르나가 아프로디테 여신에 대한 제사를 소홀히 해서, 분노한 여신이 저주를 내렸다는 설도 있다.
  3. 미망인이라고 속여서 동침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4. 오비디우스에 의하면 누구인지 모를 신(죄지은 인간의 마지막 회개를 들어 주는 신)에게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