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령스폿 행방불명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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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무대인 우오즈시의 츠보노 온천장.

坪野鉱泉肝試し失踪事件

1996년 5월 5일에 발생한 일본실종 사건. 사건이 심령스폿 탐사와 얽혀 있어서, 일본 인터넷상에서 꽤 화제가 된 사건이었다.

1 실종된 두 여성

1996년 5월 5일, 일본 토야마현 히미시에 사는 두 여성이 실종되었다. 이들은 히미시의 현립 여고 동창생으로, 나이는 19살 동갑내기였다.[1] 가족들의 진술에 의하면 느닷없이 밤 9시, 이 두 여성이 우오즈에서 담력훈련을 하고 오겠다 라면서 집을 나섰다고 한다. 이들은 실종자 중 B가 보유한 자동차로 히미시를 출발해, 담력시험을 하기 위해 문제의 우오즈시 츠보노 온천장으로 향했다.

이들은 중간에 신미나토에서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명소인 해양 파크에 들러서 친구를 만난 것이 확인되었고, 밤 10시 이후, B의 승용차가 토야마현의 중심지인 토야마시와 나메리카와시를 거쳐, 8번 국도를 타고 우오즈시로 들어가는 것도 확인되었다.

이들은 친구에게 '지금 우오즈시에 있다'라고 삐삐로 메시지를 남긴 후… 그대로 지금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2 수사

가족들은 두 여성이 돌아오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고, 토야마현 경찰이 나서서 두 여성의 행방을 추적했다. 수사 과정에서, 이들이 5월 5일 이전에도 이 츠보노 온천장을 찾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즉 이미 이들이 한번 이곳을 방문했고, 5월 5일에 본격적으로 이곳을 탐사해보려고 했다가 실종된 게 아니냐는 추정이 가능했다.

이곳의 탐사를 주도한 것은 B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경찰의 조사에 의하면, B는 A에게 말하기 전에 먼저 자신이 일하던 슈퍼마켓에서 손전등을 구매했고, 같이 일하는 아르바이트 동료에게 이곳에 가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했지만, 동료는 거절해 친구인 A에게 말해서 가게 되었다는 것, 만약 이 동료가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A 대신 실종되었을 것이란 점에서 그 동료는 소름이 돋았을 듯하다. 아마도 꿈에서 꽤나 시달리지 않았을까.

경찰은 열심히 일대를 수색했으나, 두 여성의 흔적을 찾는 데 실패했다. 심지어는 두 여성이 타고 간 차량조차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들이 츠보노 온천장에 도착해서 담력시험 겸 탐색을 했던 것인지, 이곳에서 뭔가 안 좋은 일을 당한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결국 경찰은, 차량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이 어딘가 호수나 절벽에서 차가 굴러떨어져 죽은 것이 아닌가 추정했으나, 그마저도 그렇게 단정 지을 만한 단서가 전혀 없어서 추정의 영역으로만 남고 말았다.

3 츠보노 온천장

이들이 담력시험 겸 탐사를 위해 한밤중에 찾은 것으로 보이는 츠보노 온천장은 본래 온천 옆에 지어진 호텔이었다. 인근에 토야마현의 명소인 츠보노 성이 있어서 나름대로 관광지였다. 한때 이곳을 기반으로 스키장 리조트 건설 이야기까지 나왔으나, 무리한 사업 확장 탓이었는지는 몰라도, 1982년 경영난으로 이미 문을 닫은 상태였고, 그 이후로 폐허로 방치된 상태였다.

그래서 이곳을 심령 스폿이라고 하여 찾는 폐허덕후들이 있었고, 인근 현들[2]폭주족들의 집합처라는 말까지 나돌아서, 인근 주민들은 치안 문제 때문에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2003년 발간된 "최신 일본 공포명소 100"이란 책에 이곳이 등재되었고, 2007년에 발간된 "일본의 폐허"라는 책에서는, 호쿠리쿠 최고의 담력시험 장소로 강추하기까지 했다.

이런 폐허 덕후들과 폭주족들이 몰려들어서인지, 이곳에서는 방치된 이후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사건이 잇따랐다. 1997년에는 츠보노 온천장 안에 불상이 모셔진 약사전에서 불이 났고, 그 전에도 온천장 건물에 불이 나기도 해서 심령 스폿이란 소문이 나돌았던 걸로 보인다.

이런 탓에 골칫거리가 된 이 건물을 철거하든지 하라고 주민들의 원성이 드높아지자, 1997년에 일대에 철조망을 치는 등의 작업이 이뤄지기도 했지만, 폭주족들이나 폐허 덕후들이 철조망을 뜯고 안으로 들어가서 노닌 탓에 별 실효는 없었다.

이 일대는 소유주가 버젓이 있으나 지금까지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한다. 일본의 오랜 장기 경제침체 탓에 어떻게 손써 볼 방법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4 사건의 의혹

가장 큰 의혹은 '과연 이들이 타고 온 차량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라는 점이다. 한때 2ch 등에서, 두 여성이 타고 갔던 문제의 차량이 신미나토시 인근 해변에서 발견되었다는 주장이 떠돌았으나 사실무근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아무리 수색해도 차량을 찾을 수가 없었던 것.

게다가 아무리 츠보노 온천장 인근을 수색해도 이들이 탄 차량을 발견할 수가 없었다. 그런 탓에 과연 이들이 츠보노 온천장에 간 게 맞긴 한 거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일본 네티즌들도 있다. 이들의 차량이 토야마시와 나메리카와시의 경계 사이에서 목격된 시각이 밤 10시가 넘어서인데, 친구에게 보내진 삐삐 메시지는 정확한 발신 시간을 알 순 없어도, 한밤중에 우오즈시다, 라고 보낸 걸로 미뤄보면, 이들이 자정쯤에 우오즈시 경계에 도달한 게 아니냐는 추정을 할 수도 있다. 문제는, 과연 나메리카와시에서 우오즈시의 츠보노 온천장까지 1시간이 넘게 걸리겠느냐, 라는 것.

이런 탓에 일각에선 납북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즉, 이들이 츠보노 온천장을 찾았거나 혹은 인근을 가다가, 츠보노 온천장에 숨어있던 북한 공작원(…)에게 붙들려서 북한으로 끌려간 게 아니냐는 것. 하지만 츠보노 온천장의 위치나 주변 환경을 보면, 북한 공작원이 숨어있을 만한 곳이 아니라서 말도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주장이 나온 건 토야마 인근 니가타에서 요코다 메구미가 납북되었고, 호쿠리쿠 일대가 지리상 북한과 가까운 탓이 크지만, 북한 납치를 입증할만한 증거는 전혀 없는 상태다.

과연 심령스폿을 탐사하겠다고 나간 두 여성은 어떻게 된 것일까? 사건은 여전히 미스테리로 남아 있다.
  1. 우리나라 식으로는 21살이었을 것이다.
  2. 이시카와, 후쿠이, 니가타, 기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