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수

한자 : 十字繡
영어 : cross stitch

1 개요

파일:Attachment/십자수/P091211006.jpg
십자수 쿠션

유럽식 생활 수예 중 하나. 면사에 열십자(+) 형태로 수를 놓은 전통 수공예의 하나. 사실 놓고 보면 (+) 모양이 아니라 (X) 모양이 된다.

십자수를 하기 위해서는 전용 제품을 반드시 사용하여야 한다. 일반 천이 아닌 '아이다'라고 불리는, 바늘 구멍이 따로 있는 전용 원단에 면으로 된 전용 실과 끝이 뭉툭하게 생긴 전용 바늘로 수를 놓는다. 전용 물품을 사용하지 않고 '갑자기 십자수를 하고 싶다!'며 별 생각 없이 집에 있는 뾰족한 바늘로 수를 놓으려다간... 손이고 원단이고 끔살. 수 놓는 방식에 의해 바늘 끝을 손 끝으로 직접 만지기 때문이다. 바늘 끝이 뭉툭하긴 하지만 한 번에 장시간 수를 놓게 되면 손 끝 살[1]이 바늘에 스치면서 너덜너덜해진다. 굳은살이 박혔다면 그렇게 많이 아프지는 않고, 육안으로도 잘 안 보인다.

수를 놓는 방법은 놓는 사람의 직관적인 상상력으로 모양을 만들어가며 수를 놓는 게 아니라, 미리 정해진 모눈 도안을 보고 정해진 색의 개수를 세어가며 수를 놓는다. 2D 게임의 그래픽 디자인 작업방식 중 하나인 도트(픽셀) 노가다를 생각하면 되는데, 하면 할수록 왠지 예술적 능력이 오를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예술적인 부분보다는 수학적인 부분이 업그레이드된다고. 일일이 칸수를 세어야 하고 거기에 대응하는 실 번호를 찾아야 하기 때문. 보기엔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직접 하면 머릿골이 터지는 걸 느 낄수 있다. 자신의 인내심을 테스트하고 싶다면 남녀노소 불문하고 도전해 봐도 무방하다. 자수는 여자들이 하는 것이라는 편견이 있지만, 남자도 즐기는 사람이 꽤 있다. 시영준 성우도 목소리와 어울리지 않게 취미가 십자수라고 방송에서 밝힌 바 있으며, 국방부 퀘스트 중 말년이 되어 시간이 남을 때 손을 대 봤다가 프로급 작품을 완성하는 남성이 있기도 하니 틀린 말은 아니다.

뇌 뿐만 아니라 눈에도 그리 좋은 작업은 아니다. 특히 아이다 종류에 따라 흔히들 보는 구멍이 듬성듬성 잘보이는 것부터, 거의 일반 천 종류에 가까워 보이는 것까지 다양한데, 후자의 경우 정말 눈에 핏발이 서는 경험을 할 수 있다.

2 비용

자신이 어떤 재료를 쓰는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2.1 시간

십자수 작품의 크기가 클수록, 시간도 많이 든다. 그러나 크기가 작다고 해서 시간이 적게 드는 것은 아니다. 손바닥 반 만한 작품을 한다고 가정하면 하루에 한시간 정도 짬 내서 한다고 치면 1주일 정도를 투자해야 한다. 십자수 쿠션을 예로 들자면 두 손바닥 크기의 자수를 놓는데 하루에 쉬는 시간 없이 4시간씩 투자한다면 한 달 이상 걸리는 수준이다. 크기가 더 커진다면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2.2

돈도 많이 든다. 작품을 하나 뜰려면 고정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바늘이나 기타 잡다한 것을 빼면 우선 실과 천부터 사야 하는데, 십자수 실 색 하나당 2016년 9월 기준으로 약 500원이다. 한 작품에는 보통 실이 15~20개 정도 들어가기 때문에[2] 실 값만 1~2만원 내외로 든다.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실을 전부 사야 하고, 처음이 아닌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이전에 쓴 실 색과 새로 필요한 실 색이 겹치는 경우가 의외로 적기 때문에 실 비용은 별 반 차이가 없는 편이다. 또한 실 뿐만 아니라 천 뜨는데 약 5천원가량이 들어가며, 작품을 완성한 뒤 액자나 쿠션 등으로 만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추산하면 쿠션 하나 당 5~6만원 내외, 크고 아름다운 액자를 원한다면 10만원 가까이 깨진다. 비용은 그렇다치고 완성하는 시간은 OMG 사실 그래서 시간 대비 비용으로 따지면 의외로 적어질지도 모른다

3 십자수 용품

3.1 도안

열쇠고리나 핸드폰줄에 사용되는 작은 도안부터 쿠션, 이불 등에 사용되는 큰 도안, 인테리어용 고급 액자용 도안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도안에는 눈금이 그려져 있고 각 칸마다 해당 위치에 수놓을 색을 상징하는 기호가 그려져 있다.

간단한 도안은 십자수집에서 복사해주기도 하지만 사실은 불법이다. 도안의 가격은 난이도에 따라 다른데, 주로 그림이 섬세하고 아름다워질 수록 가격이 올라간다. 이웃집에 한 개쯤 걸려있을 법한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을 담은 액자의 도안은 '미라빌리아'라고 하는데 참으로 아름답다. 물론 아름다운 여자 도안 뿐만 아니라 달마 도안도 있다. 그 외에 나 좋은 글을 수 놓는 것도 있고, 종류는 엄청나다. 십자수용품점 중에 사진을 가져가면 사진으로 도안을 만들어주는 곳도 있다고 한다. 그냥 사진을 걸어놓는 게 낫습니다.

묘사된 여신이나 요정들의 모습이 아름답고 멋스럽기에 초보자들이 멋모르고 도전하기도 하지만, 이건 미친 짓이야, 난 여기서 나가야겠어! 극악의 난이도와 해도해도 끝이 없는 크고 아름다움에 포기하고 만다. 초보자들은 작고 간단한 핸드폰줄이나 열쇠고리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코딱지 만한 사이즈인데도 결코 만만치 않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뭣보다 사이즈가 커지면 실을 세게 당기는 경우가 분명 발생하므로, 완성했을 때 천이 울어있는 경우가 흔히 발생한다.

십자수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 중 간혹 도안을 보고 색을 나타내는 기호대로 수를 놓는 방법을 몰라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이들이 있다. 예를 들어 '*'은 빨간색을 상징하는데 별표 모양으로 수놓는 방법을 찾는 것. 하지만 기호는 기호일 뿐이다. 그냥 그 위치에 X자로 수놓으면 된다. 다만 한 칸에 기호 두 개가 들어가 있는 경우가 있는데, 한 칸을 반으로 나눠 각각 다른 색으로 수놓아야 한다. 그 밖에도 1/4로 나누거나 대각선, 두 칸에 수를 세 번 놓는 등 버틸 수가 없는 스킬 등이 있다. 도안이 웬만큼 복잡하지 않은 이상은 쓸 일이 별로 없지만, 도안을 살 때 잘 보고 사야 한다. 뭐든 익숙해지면 괜찮지만 처음 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로 지옥이다.

도안도 컬러와 흑백이 있는데, 흑백도안을 산다면 엄청난 난이도의 가독성을 맛보게 될 것이다. 도안을 흑백으로 한 장 복사해서 컬러와 같이 놓고, 흑백 도안에 체크해가며 보는 것이 가장 무난한 방법이다.

유료 도안 프로그램인 PC Stitch가 있다. 데모 버전은 저장은 할 수 없지만 캡쳐를 하는 등의 꼼수를 써서 인쇄해 쓸 수 있다. 십자수로 메이플 캐릭터 꾸미기

3.2 원단

십자수용 원단을 '아이다'라고 한다. 일반 원단과는 달리 넓직한 열십 자(十)로 짜여있어 수를 놓기 편리하다. 아이다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 촘촘하게 짜여진 면 원단은 주로 쿠션같은 직물에 수놓기 좋으며, 비닐로 된 아이다는 열쇠고리나 지갑 등을 만들 때 사용한다. 웨스트 캔버스 아이다는 십자수 전용 원단이 아닌 다른 직물에 수를 놓을때 편리하며, 컬러도 다양하고 종류에 따라 반짝이, 그라데이션 등 베리에이션이 다양해서 고르는 재미가 있다. 같은 도안으로 수를 놓더라도 촘촘한 원단에 놓으면 당연히 자수 크기는 작아지며, 실을 몇 겹으로 놓는지도 달라질 수 있다.

3.3

면사의 경우 DMC와 ANC 두 부류로 나눠져 있다. DMC와 ANC 둘 다 실 색을 나타내는 코드로 숫자나 영어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DMC에서 검은 색 실은 310이고, 흰색 실은 BLANC이다. 실을 관리할 때 전용 실패(보빈)에 감아서 코드가 적혀있는 조그만 스티커를 붙이는 식으로 한다. 가는 실 여섯 가닥이 한 줄기로 꼬여 나오며, 아이다의 종류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두 가닥씩 분리해서 사용한다.

영국에서 나오는 자수실. 보드랍고 파스텔톤 색깔이 곱게 나오는 실이다. 한국에선 황실자수에서 수입하여 거의 독점하다시피 했기에 거의 대부분의 자수집에서 DMC사를 사용한다. 백 투 더 퓨쳐에 나오는 DMC-12 드로리안이 아니다. 디트로이트 메탈 시티도 아니다
  • ANC
Anchor 앵커사(絲) 독일로, 십자수 원사계의 콩라인. 국내한정인지 해외에서도 이런지는 추가바람. DMC보다는 빳빳한 질감을 가지고 있으며 파스텔톤에 강한 DMC와는 다르게 원색계통에 강하다. 국내에서는 황실자수에서 수입한 DMC사에 밀려 콩라인을 넘어서 거의 멸종해가고 있으나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한다고.
  • 특수사
반짝이는 메탈릭사. 그라데이션이 들어간것. 야광사, 구슬 등 다양하다. 면사로 먼저 뜬 뒤 특수사를 사용하여 효과를 준다.

3.4 바늘

보통 가정집에서 사용하는 뾰족한 바늘과는 다르게 끝이 뭉툭해서 찔려도 피는 안 난다. 그래도 바늘은 바늘이므로 세워진 채로 밟거나, 힘조절을 잘못해 찔리면 상당히 아프다. 관리 및 보관을 잘해야 다치지 않으니 바늘꽂이나 바늘함에 잘 보관하자. 따로 구입할 필요없이 십자수집에서 공짜로 주기도 한다. 큰 작품을 할 때 바늘 여러 개에 실을 꿰어 놓고 사용하면 편리하다카더라.

3.5 수틀

한손에 들 수 있는 작은 것부터 해서 가정용 좌식, 입식수틀, 나무재질에서부터 플라스틱 재질까지 다양하다. 열쇠고리나 쿠션등 작은 작품을 만들땐 거의 필요없지만 액자등 큰사이즈 작품을 할 땐 있는 것도 괜찮다. 본인 작업 스타일에 따라 필요성이 좌우된다.

원형 수틀의 경우엔 천을 끼우는 것도 어느정도 요령이 필요하다.헐겁게 끼워지거나 한쪽이 당겨진 채 끼워지기 십상.

사실상 신의 손이 아니라면 큰작품에는 쓰는게 좋다.아무래도 수를 놓는 중 피곤도 등에 따라 실을 당기는 힘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어느 부분은 실을 팽팽하게 당기고, 어느 부분은 느슨하게 당겼다간 작품이 우글우글 일어나기 십상. 하지만 그리 크지 않은 작품에 사용하면 작업속도가 느려지기도...

3.6 기타 용품

  • 실 보관통
플라스틱용으로 나오나 집에 있는 아무 상자나 서랍에 담아도 무방. 화장품 곽에 칸막이를 만들어주는 편이 오히려 튼튼하다. 가장 흔한 하얀 플라스틱 박스는 경첩 쪽이 쉽게 부러진다.
  • 보빈
미니 실패라고 보면 된다. 십자수집에서 실 구입 시 달라고 하면 몇 개 정도는 공짜로 준다. 실을 감고 번호표를 꼭 붙여야 나중에 다시 사용할 때 용이하다. 보빈에 직접 실 번호를 기입해도 되지만, 십자수용품점에서 보빈 전용으로 나오는 번호 스티커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모든 번호가 기재되어 있으므로 하나 사두면 보빈 정리에 좋다.
주로 수성펜. 물에 닿거나 시간이 오래 지나면 사라지므로 좌표를 미리 찍어둘 때 용이하다. 중성세제로 세척 시 색깔이 남는다는 이야기도 있으니 맹물에 헹구는 게 안전하다. 6개월 정도 지나도 안 지워진다고 하니 오랫동안 자수를 뜰 경우 중간중간에 세척하는 것도 좋은 방법. 기화성펜이라고 하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증발해서 없어지는 펜도 있다.
  • 가위
당연히 필요한 것. 실을 자를 때 사용하기도 하지만 자수를 놓다가 실패했을 경우 뜯어낼 때 사용하기도 한다. 일반 가위를 사용하면 불편함이 따르기에 보통 바느질용으로 쓰는 쪽가위를 따로 판매하고 있지만, 집에 있는 작은 콧털가위로 잘라도 무방하다. 하지만 보통 이런 쪽가위엔 자석 성질이 있어 떨어트린 바늘을 주울 땐 상당히 유용하다. 한 작품 하고 관둘 게 아니라면 하나쯤 필수.
  • 바늘꽂이
없어도 되지만 있는 게 편리하다. 바늘 같이 작고 예리한 물건을 함부로 놔두면 위험하기 때문. 새로 구입할 필요 없이 짜투리 천과 솜으로 만들어도 상관없다.
만화에서 흔히 보이는 디자이너의 손목 밴드형부터 종류는 다양한데, 지름이 일정 이상 넘어가면 바늘이 안으로 들어가버려 영영 찾기 힘들어진다. 무리해서 찾겠다고 눌러대다간 피만 안볼 뿐 제대로 찔릴 수 있으니 주의. 요즘은 바늘을 사면 작은 앰퓰같은 용기에 넣어주기도 하는데, 그편이 편하고 부피도 작다.
  • 실뜯개
뜨다 관둔 작품을 뜯어낸다든지, 잘못 수놓은 부분을 뜯어낼 때 유용하다. 바늘로 일일이 잡아당겨 풀다간 인내심의 한계를 느낄 것이고, 쪽가위로 뜯다간 아이다가 같이 잘려나갈 위험성이 다분하기 때문.
  • 인내심
돈은 돈대로 들고 미완성 상태의 어정쩡한 천만 남는 경우도 있다. 몇 년 후에 다시 도전해보자. 그 때까지 기억할지는 미지수지만. 손때를 타는 탓에 가장 널리 쓰이는 하얀 아이다는 누래진다. 처박아둔 것이 있다면 하루 빨리 꺼내주자.
  1. 특히 왼쪽 첫번째 손가락.
  2. 작은 크기라고 실이 적게 드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