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조회

심심한 교장이 오랜만에 학생들 앞에서 자신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절호의 자리. - 학교대사전

그와 더불어 운동부들이 상을 받는 자리.
개학식 하면은 운동장에 모두 모여 교장선생님의 훈화말씀 일단 다들어라~♪
- 개학의 두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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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朝會.[1]

1 개요

일선 초, 중, 고등학교에서 아침 9시 전후해 야외 운동장에서 전 학생과 교사가 참가하는 악습. 간단히 말해 군대에서 하는 아침 점호와 목적이 같다.

2 유래

아무리 미화해도 사실상 일제강점기 교육의 잔재. 왜냐하면 아침에 교사와 학생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일본 황궁을 향해 절을 시키던 제도가 살짝 변형되어 이후의 대한민국 군사정권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2000년대 이후에는 그냥 조회라고 하지만 1990년대까지만 해도 애국조회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3 문제점

아침부터 졸린데 운동장에 나가서 서 있어야 하는 학생들은 당연히 싫어한다. 의외로 교사들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진보계열 선생님들은 대놓고 혐오하는 반응도 보일 때가 있다. 특히 날씨가 습하거나, 덥거나, 춥거나 하는 식으로 기상상태가 나쁘다면 짜증이 두 배로 늘어난다.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거나 해서 도저히 방법이 없다면 방송조회라는 것으로 간단하게 때우기도 하지만, 그 외의 대부분의 경우 교장들은 반드시 학생들을 운동장에 세워놓으려고 안달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나는 남자훈련소장 에다지마 헤이하치다!!!라고 외치는 게 훈화내용의 전부인 에다지마 헤이하치가 존경스럽다.

다만 교장선생님이 이런 걸 귀찮아 한다면 아예 안하거나, 하더라도 방송실에서 절대 나오지 않는 아침조회가 실현될 수도 있으며 아예 안하는 게 제일 좋지만, 교실에서만 해도 감지덕지. 결국 어떤 교장선생님을 만나는 지가 가장 중요하다. 다만 방송조회가 계속되면 이상한 똥군기가 들어있는 선생들은 약간 불만스러운 소리를 낸다.

4 과정

매주 월요일 아침 교내 방송으로 아침조회 시그널 음이 들리는 것으로 시작을 알린다. 이 시그널 음은 학교마다 다른데, 아침조회를 서너번 정도만 해 보면 이 음악을 듣는 순간 경기를 일으킨다. 이후 학생들이 반에서 좀비를 연상하는 걸음걸이로 비척비척 운동장에 나가고, 우왕좌왕하면서 줄을 서는 과정이 이어진다. 덤으로 애국가, 교가 제창, 국민체조 등의 간단한 운동을 끝낸 뒤 학생들에 대한 상벌 사항, 학교 공지사항, 교장의 훈화를 듣는 순서. 순서 역시 학교마다 다르지만 대개 이렇다.

게다가 토요일에도 조회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때는 보통 '반성조회'라는 이름을 썼다. 그나마 월요일에 하는 애국조회보다는 짧았지만 짜증나기는 마찬가지. 근데 반성조회라는 쓰레기같은 명칭 때문에 아침조회보다 더 증오했던 사람도 일부 있었다. 물론 완전한 주 5일제 교육이 정착된 지금은 하지 않는다.

특히 교장의 훈화 코너는 아침조회의 정수라고 할만한 부분인데, 여기서 학생들은 '사람이 별로 대단하지도 않은 말을 얼마나 길게 늘여서 할 수 있는가' 에 대해 알게 되고 감탄하게 된다. 특히 기상조건이 좋지 않을수록 훈화는 점점 더 길어지는 것 같은 느낌까지 든다. 무더운 날일 경우 교장은 그늘이 있는 구령대 위에서 연설하고 있는데 학생들은 땡볕맞으면서 지루한 말 듣고 있으려니 아주 그냥 죽을 맛. 가끔 못 버티고 쓰러져서 실려가는 학생도 나온다...

대부분의 교장선생님들의 명대사는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종종 조회를 빼먹고 창문에 고개를 내밀고 구경하는 학생이 있으면 호통을 치기도 한다. 저기 X학년 X반에 대가리 내민 놈 누구야

개그콘서트 갈갈이 삼형제 코너에서 정종철이 이런 교장의 훈화를 적절하게 흉내낸 적이 있는데 너무 리얼하게 연기하다보니 실제로 정종철의 모교에서 정종철의 개그 때문에 조회를 못한다고 그에게 항의를 한 적이 있었다.

덕분에 훈화가 끝나는 순간 학생들은 열화와 같은 박수를 쳐주고, 매우 정신이 똘망똘망한 상태가 되어 교실에 들어간다. 혹은 역으로 아침조회로 정신이 쏙 빠져서 정신줄을 놓는 경우도 있다.

5 기타

2학기 초반의 경우 말이 가을이지 여름이나 마찬가지로 햇살이 뜨거운 경우가 있는데, 초등학생들에게는 이 때가 최대 고역. 왜냐하면 조회가 끝남과 동시에 운동회 연습에 들어가기 때문.

당연하지만 방송조회의 경우 줄도 서지 않고, 체조도 하지 않고, 모두 앉아서 듣기 때문에 매우 편하다. 때문에 학생들은 조회가 있는 날이면 반드시 비가 오길 바라게 된다.

특이하게도 조회 빈도는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점점 짧아진다. 고2~3쯤 되면 아침조회를 학기에 2~3번 할까말까 하는 극단적인 케이스도 있어서[2] 조회의 존재 자체를 잊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고등학생이 될수록 대입 준비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니 스트레스라도 덜 받으라는 배려인 듯.

학부모들이 아침조회를 격주나 한달에 한번 하라는 식으로 요구하면 "아침조회를 줄이라니, 교장 직함 달고 훈화도 못하면 그게 교장인가?" 하는 식으로 열에 아홉은 불만스런 반응을 보인다.
  1. 따라서 아침조회란 말도 사실은 중복 표현이다.
  2. 고등학교 3년 내내 아침조회를 안하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