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너 성역 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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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은하영웅전설의 전투. 립슈타트 전역을 구성하는 전투로 문벌대귀족들이 립슈타트 동맹 결성하고 본격적으로 반기를 든 이후,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이 지휘하는 황제군과 처음으로 맞붙은 전투이다.

2 배경

당초 립슈타트 동맹군은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와 9개의 거점을 활용하여 황제군에 맞선다는 개념적인 구상만 있었을 뿐, 구체적인 전략이나 방침은 세워져 있지 않았다. 립슈타트 동맹의 실전 총사령관으로 임명된 빌리바르트 요아힘 폰 메르카츠 상급대장은 실전병력을 집결시켜 라인하르트를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로 끌어들여 지구전을 펼친 후에 격파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었으나 소극적으로 비춰질 수 있는 이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많았다.
혈기 넘치는 젊은 귀족들은 "아, 그딴 거 몰라아몰랑. 우리가 가서 때려부수면 다 이기게 되어 있음!"이란 어리석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메르카츠를 경쟁자로 생각하던 슈타덴 대장이 나서서 "적과 일전을 벌여 역량을 가늠해야 된다."는 주장을 펼치자 젊은 귀족들이 슈타덴을 지지하고 출격을 요구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물론 메르카츠는 이런 쓸모없는 전투는 가급적 피하고 싶어했으며, 적의 역량을 파악하기 전에 우리 약점 다 드러나게 생겼다면서 반대의사를 표시했지만 귀족들은 귓등으로라도 듣지 않았다. 결국 귀족들의 기세에 밀려 메르카츠는 슈타덴을 선봉으로 삼고 귀족들의 출격을 허락하는 사실상 굴복에 가까운 타협을 할 수 밖에 없었다.

3 부대배치 및 교전

"우리가 언제까지고 같은 장소에 있을 줄 알았나. 평민들은 묵묵히 자기들이 때리는 대로 맞고 있는 존재인 줄만 알았나본데…그러니까 멍청한 귀족 아들놈들은 구제불능이야." - 볼프강 미터마이어, 알테너 성역 회전이 거의 끝나갈 때쯤

메르카츠의 우려는 이미 출격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적중했다. 전쟁을 즐거운 서바이벌 놀이 정도로 생각하던 젊은 귀족들은 보안이란 개념 따위는 이미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린지 오래였고, 출격명령을 받아들자 무훈을 세울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좋아하면서 지들이 전투하러 간다는 사실을 여기저기에 자랑하듯이 떠들고 다녔다. 이로 인해 립슈타트 동맹의 출격정보와 중요한 기밀정보가 라인하르트의 귀에 들어가게 됐다.

라인하르트는 볼프강 미터마이어를 불러 적 선봉의 사령관이 미터마이어의 사관학교 시절 전술교관이었던 슈타덴이라는 정보와 함께 아군의 승산을 물어보았다. 이에 미터마이어는 슈타덴은 이론적인 지식은 풍부하지만 현실과 대립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이론을 더 중시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승산이 80% 이상이라 평하였다. 라인하르트는 미터마이어를 선봉으로 지명하고 본대가 도착하는 5일 안에 교전이 벌어지면 재량껏 상대해도 좋다고 지시하였다.

슈타덴이 지휘하는 1만 6천 척의 립슈타트 동맹군 선봉함대와 미터마이어가 지휘하는 1만 4,500척의 황제군 선봉함대는 알테너 성계에서 서로 맞닥뜨렸다. 미터마이어는 먼저 핵융합 부유기뢰 6백만개를 뿌려 립슈타트 동맹군이 우회하지 않고서는 접근할 수 없도록 안전지대를 확보하는데 전념했다. 그 이후로는 방어진을 펼친 채로 그저 대치상태를 유지하기만 했을 뿐 먼저 움직이려들지 않았다.

한편 슈타덴은 속공을 즐기는 미터마이어가 선제공격을 가할 것이라 생각하고 이에 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미터마이어가 도전할 의사를 보이지 않고 의외로 기다리기만 하자 이를 의아하게 생각했다. 일단 적이 방어진을 치고 대비하고 있기에 먼저 공격할 이유는 없었고, 무엇보다 미터마이어의 꿍꿍이를 알 수 없었기에 마찬가지로 적의 움직임을 관찰하면서 대치상태를 유지했다. 당장 함대를 끌고가서 적들을 때려부수고 싶어하던 귀족 지휘관들은 슈타덴의 신중함에 불만을 터뜨렸다.이론만 많다고 미터마이어에게 무시당하는 슈타덴이었지만 적어도 그는 대장까지 산전수전 겪으며 오른 인물. 따라서 미터마이머를 견제하고 두고보자고 할 만했다.

그리고 느긋하게 기다리고 있던 미터마이어는 본격적인 행동에 앞서 일부러 들어달라는 것처럼 전 함대에 통신으로 지시를 내렸다. 지시는 곧 라인하르트가 이끄는 본대가 도착하니 합류하여 적을 공격할 것이고, 이에 충분한 휴식과 준비를 갖추라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미터마이어의 계획대로 슈타덴은 이 대놓고 들려주는 통신에 낚여서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일단 미터마이어가 공격하지 않고 기다리는 점을 감안하면 통신의 내용은 사실로 유추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중요한 정보를 대놓고 흘리는 것은 어떤 함정이 숨어있는 것이 아닌가?란 의구심을 품으며 우왕좌왕하고 있었다.

슈타덴의 혼란은 결국 인내심이 바닥난 귀족들 덕분에 상황이 타개될 수 있었다. 이미 슈타덴의 신중함은 우유부단한 겁쟁이로 바뀌어 있었고, 일선 귀족지휘관들은 사령부로 찾아와 당장이라도 공격명령을 내리지 않으면 슈타덴을 감금시킬 것과 같은 기세로 항의하고 있었다. 결국 슈타덴은 이 개막장부대를 지휘하겠다고 나선 것을 후회했지만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출격을 허가할 수 밖에 없었다.
일단 립슈타트 동맹군이 지닌 우위는 근거없는 자신감에서 뿜어져나오는 높은 사기였다(…). 따라서 내부의 불만이 안좋은 방향으로 폭발하기 전에 이를 활용하여 미터마이어를 격파하는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병력을 반으로 나눠 자신이 좌익부대를 지휘하고, 힐데스하임 백작에게 우익부대의 지휘를 맡겨 시차좌우협격을 통해 미터마이어를 기뢰지대로 몰아넣어 섬멸한다는 작전을 세웠다. 일단 라인하르트가 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니 더 불리해지기 전에 어떻게든 해보자는 요행수를 노린 작전이었다. 이 작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양측 부대의 긴밀한 협력과 정확한 타이밍이 중요했는데 힐테스하임 백작부터가 무훈을 세우겠다는 공명심에 불타올라 무질서하게 미터마이어 함대를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적의 움직임을 보고 받은 미터마이어는 함대를 뒤로 약간 물린 상태에서 힐데스하임 분함대를 노리고 있었다. 그리고 기뢰지대와 샌드위치 협격을 가하기 좋은 위치에 도달하자 일제포격을 가하여 힐데스하임 분함대를 기뢰지대 쪽으로 밀어붙였다. 아무런 대비없이 무질서하게 돌격하고 있던 힐데스하임 분함대는 미터마이어 함대의 거센 포격에 얻어맞고 탈탈 털렸다. 힐데스하임은 자신과 휘하함대가 무슨 일을 당하는지 깨닫기도 전에 불기둥에 휩싸여 대귀족 1호 전사자가 됐다. 힐데스하임 분함대를 정리한 미터마이어는 빠르게 기뢰지대를 따라 한 바퀴를 빙돌아 슈타덴의 배후를 급습했다. 신나게 똥침을 얻어맞은 슈타덴 역시 막대한 손실을 입은 끝에 간신히 목숨을 건져 패잔병들을 이끌고 렌텐베르크 요새로 서둘러 철수했다.

4 마무리

전투가 끝난 후에 도착한 라인하르트는 미터마이어의 용병을 칭찬했으며, 미터마이어는 슈타덴을 놓친 것에 대해 용서를 구하는 것으로 겸손을 표했다. 그리고 소도구로 사용한 핵융합 부유기뢰의 회수가 시급하다는 엄살섞인 보고를 올렸다. 이후 전장을 정리한 라인하르트는 슈타덴이 도주한 렌텐베르크 요새공격하기로 결정하고 부대를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