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개
Lippstadt Conspiracy[2]
은하영웅전설에 존재했던 조직. 골덴바움 왕조 은하제국의 문벌대귀족들이 립슈타트라는 장소에서 에르빈 요제프 2세를 옹립한 클라우스 폰 리히텐라데와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을 타도하기 위해 만든 동맹. 회의장소의 이름을 따서 조직의 이름을 '립슈타트 동맹'이라고 지었다.
2 명칭
자신들을 '립슈타트 동맹', '정의파 귀족 연합군' 등의 이름으로 불렀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그들의 주장에 불과했고, 제국 정부의 입장에서는 어차피 반란군 놈의 새퀴들이었다. 다만 제국은 이미 자유행성동맹을 '반란군'이라 기록하고 있었기에 다른 명칭으로 기재할 필요가 있었고, 군무성 서기관으로부터 새 명칭을 지어줄 것을 요청받은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은 적도군(이타카판에서의 명칭이기도 하며 일본어 원어로는 賊軍이다. 역적의 군대를 칭하는 표현)이란 공식 명칭을 지어줬다. 야, 이 적도군 놈의 새끼야! 너희들 거기 꼼짝말고 있어! 내가 지금 브륀힐트를 몰고 가서 네놈들의 머리통을 다 날려버리겠어!! 역적 놈의 새끼들!
여담으로 을지서적판에서는 반적군이었고, 서울문화사판은 번역이 굉장히 쌈박한데 도적떼(…)로 번역했다. 다만 원래의 뜻을 감안하면 오역보다는 적당히 의역으로 보는 것이 무난하다.[3]
이 공식 명칭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자 립슈타트 동맹에 가담한 귀족들은 라인하르트를 '금발 애송이'라 울부짖으며 광분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들은 베른하르트 슈나이더 소령은 라인하르트를 금발 애송이라고 까댄 걸 당연시하던 이들이 지들이 욕먹으니까 도찐개찐이라고 비웃었다.
3 구조
맹주는 문벌대귀족 일파의 거두라고 할 수 있는 오토 폰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이었고, 부맹주는 빌헬름 폰 리텐하임 후작이었다. 원래 두 가문은 황제 프리드리히 4세 재위기간 동안 사이가 더럽게 안 좋기로 유명했다. 본래 브라운슈바이크 공작과 리텐하임 후작은 프리드리히 4세의 사위들이다.
문제는 황태자가 사망하면서 다음 황위를 자신의 딸로 이으려고 서로 경쟁하느라 사이가 벌어진 것. 하지만 그들의 야망과는 달리 제국재상 대리 리히텐라데와 라인하르트가 (브라운슈바이크와 리텐하임 입장에서는)야합하여 요절한 황태자의 아들을 제위에 올려버렸다. 말 그대로 생각지도 못한 통수가 터진 건데 코믹스에서는 리텐하임 후작이 마누라(프리드리히 4세의 둘째 딸)에게 불꽃 싸다구를 맞는 모습도 나온다.
이로 인해 공식적으로 밝힌 이들의 목적은 "제국의 질서를 농단한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과 클라우스 폰 리히텐라데의 동맹을 끝장내고 질서를 재정립하는 것"인데, 대놓고 말하면 자신들이 다시 제국의 권력을 손에 쥐는 것을 약간 돌려서 말한 정도.
사실 이들이 들고일어난 이유라는게 그대로 라인하르트와 리히텐라데가 마음에 안 든다는 것 뿐이지 누가 생각해도 그럴듯한 명분조차 없었는 막가파 반란이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이 시점에서 에르빈 요제프에게 상당한 정통성이 있다는건 부정하기 어려웠기 때문.[4] 그나마 성공 이후에 제위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계획조차 잡혀있지 않아 그야말로 되는대로 일으키고 본 것이었다.[5]
4 활동
원작에선 립슈타트 전역 당시 제국군 총군 수준에 맞먹는 군사력과 장비, 요새들로 무장하면서 엄청난 세력을 유지하였고, 군사적 역량이 뛰어난 라인하르트에 대항하기 위해 사령관으로 빌리바르트 요아힘 폰 메르카츠 상급대장, 뛰어난 함대 지휘관인 아달베르트 폰 파렌하이트 중장, 라인하르트 휘하의 네임드들만은 못해도 일익을 맡을 능력은 되는 슈타덴 중장, 전은하에서 자타공인 육전계 No1 인 오프레서 상급대장등의 뛰어나거나 기본은 해내는 장군들을 초빙했다.
어느 정도 괜찮은 인선은 갖추었으나 문제는 대부분의 귀족들이 이들의 통제와 지휘에 따르지 않고 지들 맘대로 날뛰어대서 지휘체계가 개판이였다. 몸과 머리가 따로 놀아요! 슈타덴도 날뛰는 귀족들을 제어하는데 실패해서 알테너 성역 회전에서 참패했다.
결국 누적되는 문벌대귀족들의 병크와 팀킬로 1년도 안 가 자멸을 거듭하였으며 최후의 요새 가이에스부르크 요새가 함락당하면서 완벽하게 붕괴하였다.
그리하여 이 동맹에 참여한 귀족들은 모두 망해버렸다. 그나마 라인하르트가 관대하게 지금이라도 항복하면 평생 먹을 재산은 남겨준다고 하여 도중에 항복한 귀족들은 경제적으론 어렵지 않게 되었으나, 그들도 권력에선 축출되며 망한 건 마찬가지였다. 그밖에 마린도르프 가문과 힐데가르트 폰 마린도르프가 설득한 귀족들, 그리고 어디에도 가담하지 않고 중립을 지킨 소수의 귀족들은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다.[6]
결국 립슈타트 전역에서 패하여 대차게 망한 귀족들은 그야말로 거지처럼 살아가야 했다. 대귀족들은 그동안 영지에서 벌어들이는 백성들의 고혈로 실컷 사치나 부리며 살아갔기에 장사나 노동에 전혀 무지했으니 당연했다.[7] 그밖에도 브라운슈바이크와 리텐하임이 가진 능력을 의심하면서 귀족이란 명예 때문에 어거지라도 이 동맹에 들어갔다가 처절하게 망한 귀족도 많았다. 마린도르프 백작조차도 브라운슈바이크가 하던 짓에 부정적이면서도 그도 대귀족급이라 마지못해 동맹에 들어가려다가 힐다가 결사적 반대를 해서 포기했을 정도였다. 그나마 아르투르 폰 슈트라이트 같이 유능한 인재와 관련된 극소수 귀족들이나마 그 인재가 라인하르트에게 뒤늦은 충성을 맹세하면서 덩달아 경제적으로 구원은 받았다. 나머진 거지꼴로 살면서 굶주림에 시달리자 보다못한 국무상서 마린도르프 백작이 헐값으로 팔리던 귀족들 재산을 제값으로 팔게끔 도와주고 그런 것도 죄다 날려 굶어죽게된 귀족에게는 적어도 끼니를 때울 정도로 돕긴 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라인하르트의 반응은 "지난 500년 동안 대다수 백성들이 그러던 것처럼 뼈빠지게 고생하며 일해서 스스로 벌어먹어라. 저런 것들에겐 온정도 아깝다. 짐에게는 귀족 1명이 죽어 1만명 백성이 구원받는다면 그게 바로 정의다!" 라며 차디차게 굴었으나 백작이 그들을 돕는 것에 대하여 막거나 비난하지 않았다. 즉 그 시점에서 이미 라인하르트는 그들이 죽던 말던 아무런 신경도 쓰지 않았다.
5 영향
립슈타트 동맹의 활약(?)은 오히려 이들이 지키려고 했던 골덴바움 왕조 은하제국의 악재를 완전히 끝장내버렸다. 문벌대귀족들은 자기 스스로 헤드샷을 날린 꼴이나 다름없었다.
프리드리히 4세의 사망 당시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은 자유행성동맹의 제국령 침공작전을 물리치면서 군사적 명성을 높이 쌓았고, 실력 있는 소장파 군부 장성들의 지지를 얻어 세력을 모았다. 하지만 그 세력은 아직 그다지 크지는 않았고 클라우스 폰 리히텐라데와 협력하여 에르빈 요제프 2세를 옹립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었다.
문제는 은하제국의 주적인 자유행성동맹은 150여 년에 걸친 제국과의 전쟁과 최근의 패전으로 국력이 한계에 달하고 군사력도 보충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갈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제국에 공세를 펼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동맹이 싸우러 나오지 않으면 라인하르트가 군공을 더 쌓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먼저 쳐들어가자니 이제르론 회랑과 이제르론 요새는 이미 동맹의 거점이 되어 있고, 명장 양 웬리가 단단히 막고 있어서 이곳을 돌파하기는 어려웠다. 그리고 설령 이제르론 요새를 지키는 자가 양 웬리가 아니었다고 해도 문벌귀족들의 뒷공작이 걱정돼서 제대로 정벌을 나서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당시까지 페잔 자치령은 일단 제국의 우방국이므로 아무리 라인하르트라고 해도 귀족들과 적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페잔의 독립을 짓밟고 페잔 회랑으로 침공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컸다. 그러다가 립슈타트 전역으로 문벌대귀족들이 패망하면서 그 부담이 없어지게 된 라인하르트는 이후 명분을 잡자 아무 거리낌 없이 페잔을 침공해버린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라인하르트는 일단 제국 권력의 최고점에 올랐지만, 이보다 더 높은 곳으로 오르기에는 딱히 좋은 건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라인하르트에게 썩 유리한 상황만은 아니었던 것이다.[8] 골덴바움 왕조의 존속을 목표로 하는 리히텐라데에게는 문벌대귀족들이 군부의 라인하르트를 견제해줄 것이므로 일단 에르빈 요제프 2세가 장성할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는 여유는 있었다.
그런데 립슈타트 동맹의 반란은 군권을 쥐고 있는 라인하르트의 정치력과 운신의 폭을 크게 높여버렸다. 일단 반란이 크게 일어났으므로 라인하르트는 반란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라인하르트는 반란에 가담한 문벌대귀족들을 자신이 이끄는 제국군으로 짓밟아버리고, 뒤이어 반란 진압을 끝내자마자 쿠데타를 일으켜서 손쉽게 리히텐라데를 제거했다.[9] 립슈타트 전역이 끝난 후, 반란에 가담했다가 살아남은 문벌대귀족들은 모조리 한꺼번에 싸잡아 "반역자"라는 명분으로 손쉽게 정리해버릴 수 있었다. 그나마 남은 소수의 귀족들은 손 들고 라인하르트에게 항복했으므로 립슈타트 전역은 라인하르트가 문벌대귀족 계급을 한 번에 쓸어버릴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이다.
립슈타트 동맹이 반란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라인하르트도 이렇게까지 쾌도난마, 파죽지세로 일을 처리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최소한 얼마 동안은 라인하르트는 문벌대귀족들과 지지부진한 정쟁을 벌여야 했을 것이다. 오히려 이들이 제멋대로 반란을 일으킨 덕분에 라인하르트 파벌은 반대파를 손쉽게 제거할 수 있었다. 문벌대귀족은 '정치판의 권모술수'라는 자기들의 싸움터를 스스로 버리고, '전쟁터'라는 라인하르트에게 유리한 전장으로 뛰쳐나와 스스로 패망한 셈이다.
단 이는 이론상 그렇다는 말이고 엄밀히 말하면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이나 리텐하임 후작 역시 라인하르트처럼 시간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이나 리텐하임 후작의 진짜 목적은 제국의 부흥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자신의 자식을 황제로 옹립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엘윈 요제프 황제가 옹립된 이후로 계속 시간만 지나게 되면 당연히 리히텐라데-로엔그람 라인은 안정권에 들어가게 될 테고, 그렇게 되면 자신들이 최고 권력자가 되는 것은 요원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암살 역시 마찬가지로 설령 리히텐라데 공작과 라인하르트를 동시에 암살하는게 가능했다고 치더라도 그 뒤로 상대롤 압도하여 황제를 세울만한 권위를 얻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10] 또,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이 리히텐라데 공작과 라인하르트를 암살하고 신 황제를 옹립하게 될 경우 리텐하임 역시 선례를 따르게 될 수도 있다는 말이며 이렇게 되면 최악의 경우 군인 황제 시절의 로마처럼 개나 소나 황제를 자처하는 시대가 되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시간을 끌면 불리한 것은 라인하르트 쪽이 맞다. 시간이 지나면 라인하르트와 리히텐라데는 문벌대귀족들의 정치적 공세에 부딪치게 될 것이고 그렇다면 영지나 귀족간 인맥이 없어서 밑바탕이 탄탄하지 못한 라인하르트와 리히텐라데 쪽이 불리하게 될 것이다. 또, 문벌대귀족 측에서는 시간을 끌어서 불리한 것은 브라운슈바이크와 리텐하임 뿐이고 나머지는 딱히 시간이 지나봤자 그냥 현상유지를 하게 될 뿐 딱히 불리하게 되진 않는다. 왜냐하면 문벌대귀족에게는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을 버리고 에르빈 요제프를 섬긴다는 선택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 립슈타트의 맹약이 선서되는 OVA의 해당 장면에서 프랑스 혁명 직전에 열렸던 테니스 코트의 맹세를 그대로 패러디한 그림이 쓰였다. 귀족들을 깨부수자는 프랑스 부르주아들의 자리에 귀족들을 수호하자는 문벌대귀족을 대신 그려놓은 아이러니함은 역사의 반복성과 순환성을 뜻하는 것이 아닐까.
- ↑ 공모, 음모 등의 뜻을 가리키는 단어.
립슈타트 작당질 - ↑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공문서에 올라가는 단어인데 이걸 도적떼라고 하는 건 흠좀무 아닌가 싶다.
- ↑ 에르빈 요제프가 제위에 그때까지 못오르고 있었던 것은 그저 다들 브라운슈바이크와 리텐하임의 눈치를 봤기 때문이다. 원래라면 프리드리히 4세의 장남의 아들인 에르빈 요제프가 가장 정통성이 있다.
- ↑ 물론 라인하르트도 뒤에서 열심히 이 반란을 부추기고 있었다.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정치판이 아닌 자신의 주무대인 전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니까.
- ↑ 그렇다고 이들도 아무런 손해가 없던 건 아닌데 라인하르트는 이후 귀족에게 그동안 없었던 세금을 다 받았기 때문이다. 중립이건 자기편이건 간에 상속세와 온갖 세금을 내게 법을 뜯어 고쳤다. 그나마 자기 편들어주는 귀족들에게 좀 세금면제를 해줘 불만을 다독이긴 했다. 사실 이건 대다수 여론을 신경쓴 점, 그리고 라인하르트 본인도 뼈저리게 아는 경험이 있었지만 그 결과, 제국 황가는 세금이 가득 들어오게 된다.
- ↑ 장삿속 좋고 경제적으로 눈치 빠른 중소귀족들은 재빨리 라인하르트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 ↑ 그래서 라인하르트는 힐더와 만나면서도 문벌대귀족들이 반란을 일으키도록 뒤에서 부추기면서 그 시점을 재고 있었다.
- ↑ 단, 쿠데타의 경우에는 라인하르트가 키르히아이스의 죽음으로 정신줄을 놓은 사이에 파울 폰 오베르슈타인의 제안을 받아들인 라인하르트의 부하들이 대신 진행한 것이다. 하지만 키르히아이스가 죽지 않았더라도, 아니 죽지 않았으면 훨씬 쉽게 리히텐라데는 제거당했을 가능성이 크다.
- ↑ 군대를 장악한 라인하르트를 암살한다는 것은 더욱 어렵고 실패하면 역습당할 가능성도 있는 데다가 설령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이 라인하르트와 리히텐라데를 암살하는데 성공하더라도 리텐하임 후작을 누르지 못하면 말짱 헛수고고 오히려 리텐하임 후작에게 라인하르트와 리히텐라데를 암살한 자를 처단한다는(일단 이들은 제국 재상과 제국 최고 사령관이다)명분을 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