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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은하영웅전설의 전투. 립슈타트 전역을 구성하는 전투의 일부로 알테너 성역 회전에서 이어지는 전투이다.
2 배경
알테너 성역 회전에서 패퇴한 슈타덴은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이 지휘하는 본대의 추격을 피해 패잔병들을 이끌고 간신히 렌텐베르크 요새로 도주할 수 있었다. 알테너 성역에서 워낙 털린데다가 지휘관 슈타덴 역시 이 때 입은 부상과 지병이던 위경련이 악화되어 병상으로 직행했기 때문에 라인하르트가 이 잔병들을 무시하고 지나간다 해도 크게 위협이 되지 않는 전력이었다.
다만 슈타덴이 도주한 곳이 렌텐베르크 요새였다는 점이 문제였다. 렌텐베르크 요새는 립슈타트 동맹의 제3거점에 해당하는 곳으로 이제르론 요새급은 안되지만 100만 가량의 병력과 1만 척 이상의 군함을 수용할 수 있었으며, 다수의 정찰위성과 부유 레이더를 갖춘 관제센터, 초광속통신센터, 통신방해 시스템, 함정정비시설을 갖춘 핵심 거점이었다. 이런 거점을 뒤에 남겨뒀다가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으면 골치아프기 때문에 공격하여 점령하는 쪽으로 가닥을잡았다.
이제르론과 비교해보면 변변치 못한 수준의 요새였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병력을 쏟아부어 점령했다가는 상당한 손실이 예정되어 있어 점령에는 치밀한 준비가 필요했다. 다행히도 오딘의 군무성을 접수할 때 입수한 다량의 기밀서류에서 렌텐베르크 요새에 대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 정보를 토대로 요새의 설계도와 취약지역 및 위험지역을 파악할 수 있었고, 요새의 최중요시설인 핵융합로로 향하는 최단 거리의 제 6 통로를 돌파하여 이곳을 점령하는 작전을 세워 라인하르트는 쌍벽 볼프강 미터마이어와 오스카 폰 로이엔탈에게 총공격을 지시했다.
3 오프닝 매치
렌텐베르크 요새에도 주둔함대가 있었으므로 미터마이어-로이엔탈 함대가 포착되자, 즉시 출격하여 방어작전에 나섰다. 하지만 미터마이어-로이엔탈 함대는 화력방어에 유리한 함선들을 정면에 배치하고, 고속작전이 가능한 함들을 투입하여 좌우 측면을 강습하는 것으로 맞섰다. 결국 1시간도 채 안 걸린 교전에서 병력의 반을 잃은 립슈타트 동맹군은 요새로 후퇴를 시작했다. 미터마이어-로이엔탈 함대는 일부러 도망가는 적의 뒤를 바작 쫓아 추격에 나섰고, 팀킬을 우려한 요새 대공포대가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군무성 정보에서 얻은 대공화망의 사각지대 침투에 성공했다.
안전한 곳을 확보한 미터마이어-로이엔탈 함대는 빠르게 공병들을 투입하여 아군이 요새로 진입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하도록 했고, 강습양륙함을 투입하여 장갑척탄병들을 요새 내부에 투입했다. 미터마이어와 로이엔탈은 이 강습양륙함에 지휘소를 설치하여 6통로를 향해 병력을 투입할 준비를 마쳤고, 상황이 여기까지 전개되자 라인하르트를 비롯한 수뇌부는 이제 요새점령은 시간문제라는 반응을 보이며 상황을 낙관하고 있었다. 다만, 애니판에서는 라인하르트가 로이엔탈, 미터마이어에게 조심하라고 말했으며 로이엔탈과 미터마이어도 "이제부터가 난문이지..."라면서 이제부터 전개될 충공깽을 예상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아무튼 제6통로에는 헬게이트가 열려 있었다.
4 메인 매치 - 6통로 공방전
라인하르트군이 강습양륙함에 지휘소를 설치할 때까지만 해도 상황은 낙관적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곧 제6통로를 지키고 있는 사람이 2만 년 늦게 태어난 석기 시대의 전사님 혹은 삼,사만 년 일찍 태어난 디스토피아 시대의 우주해병님과 그 부하들이란 사실을 파악하고는 난감해할 수 밖에 없었다. 미터마이어와 로이엔탈 모두 자신들 둘이 동시에 오프레서에게 덤벼도 이길 수 없는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1] 덤비는 행위 자체가 만용이라는 행위를 휘하 장병들에게 명령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였다. 하지만 6통로를 돌파하지 않고서는 답이 없었기 때문에 병사들을 독려하는 것 말고는 뾰족한 방법이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
라인하르트측 장갑척탄병들은 약 8시간에 걸쳐 제 6통로 돌파를 9회나 시도했으나[2] 모두 실패하고 오프레서와 그 부하들에게 도륙당하고 황급히 도망쳐 나와야만 했다. 제플입자를 사용하는 방안은 비좁은 요새 내부에서 아군 적군을 싸그리 날려버려서 불가능하고 덤으로 핵 융합로까지 동시에 날아가면서 요새에 있는 모두가 발할라로 이사 갈 수도 있다. 화학무기 사용은 어차피 공기정화장치가 달린 장갑복을 착용하고 있어 불가능.
결국 남은 답은 백병전으로 돌파하는 방법이었는데 시대를 잘못 타고난 먼치킨 한 마리와 그 부하들이 진우주무쌍을 찍으며 통로에 라인하르트 휘하의 병사들이 들어오는 족족 썰어제끼고 있었다. 공격이 실패하고 황급히 도망쳐 나오는 라인하르트측 병사를 도륙하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함대에 중계되었는데 미터마이어와 로이엔탈이 고개를 돌려버렸을 정도로 참혹했다.
게다가 이 먼치킨 괴물과 부하놈들은 8시간 내내 장갑복을 착용하고 버티고 있었는데, 일반적으로 장갑복은 기술적 한계로 인해 생리적 욕구나 착용자 신체에 가해지는 부담으로 대략 2시간정도를 착용 한계시간으로 잡아놨다. 이 정도면 이미 맨정신으로 버티고 있다고는 생각할 수가 없다.
상황을 보고받은 라인하르트도 오프레서의 용전분투를 비꼬는 식으로 칭찬했다. 하지만 오프레서를 넘지 않으면 답이 없는 상황이므로 두 쌍벽에게 계속 어려운 주문, 오프레서와 그 부하들을 쓸어버리고 제6통로를 돌파하라고 이야기할 수 밖에 없었다. 이때 오프레서를 죽여도 좋다고 이야기했지만 파울 폰 오베르슈타인이 나서서 귀족들을 이간질시킬 수 있는 좋은 재료가 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살려둬야 된다고 의견을 냈다. 라인하르트도 마땅한 방법이 있다면 좋다는 식으로 승인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마침 통신망을 통해서 라인하르트에게 쌍욕을 퍼붓고 있던 오프레서가 라인하르트의 누이까지 거론하면서 쌍욕을 퍼부었다. 이에 폭발한 진성 시스콘 라인하르트는 표정이 일그러지고 이까지 뿌득 갈아대면서 "저 개자식을 내 앞에 끌고 와 무릎을 꿇혀라! 산 채로 말이다. 수족을 토막내더라도 절대 죽이진 말고. 내가 직접 저 더러운 주둥이를 찢어줄 테다!"란 분노로 가득찬 명령을 내렸다. 어려운 숙제를 받은 미터마이어와 로이엔탈은 '저 사람도 감정을 가진 사람이군'이란 반응을 보이며 머리를 맞대기 시작했다.
10번째 돌입작전은 미터마이어와 로이엔탈이 스스로 장갑복을 입고 제6통로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연히 라인하르트군의 일급지휘관 두 명이 직접 모습을 드러냈으니 오프레서와 그 부하들은 흥분한 기색을 드러냈으며, 오프레서는 앞뒤 안 가리고 결판을 내기 위해 전용 토마호크를 들고 닥돌을 시작했다. 하지만 오프레서는 두 사람이 있는 곳에 도착하기도 전에 갑자기 바닥이 푹 꺼지면서 생긴 구멍에 빠지고 말았다.
이 돌발 상황은 연출된 함정이었다. 작전을 펼치기 전에 오프레서와 같은 거구가 발을 디디면 무너질 정도로 바닥을 약화시키는 작업을 해놓은 다음, 두 사람이 일부러 6통로에 모습을 드러내 미끼가 되어 오프레서를 도발했던 것. 그리고 그 사실을 알리 없었던 오프레서가 돌진하다가 함정을 제대로 밟고 무력화되고 말았다. 이 때 애니판 미터마이어는 오프레서가 함정에 빠져 어리벙벙하는 찰나의 순간에 오프레서가 쥐고 있던 도끼를 걷어차는 용자짓을 한다. [3] 코믹스판에서는 잠시동안만이나마 쌍벽vs오프레서의 2:1 매치가 벌어지기도 했다. 물론 조금만 더 발동 시간이 늦었어도 둘 다 프리카세가 되었을 것이다.
당연히 함정에 빠진 오프레서는 비겁한 놈이라 외치며 분통을 터뜨렸지만 로이엔탈은 시크하게 칭찬으로 듣겠다는 말을 하고 부하들에게 잔병들의 섬멸을 지시했다. 결국 지휘관을 잃은 오프레서 휘하의 장갑척탄병들은 라인하르트의 병사들에게 저항다운 저항없이 무력하게 쓸려나갔고, 간신히 렌텐베르크 요새를 점령할 수 있었다.
5 사후 처리
끌려온 오프레서를 본 라인하르트는 분노에 가득찬 모습으로 능치처참하려 했다. 하지만 오베르슈타인이 오프레서를 그냥 죽이면 골덴바움 왕조의 순교자가 되므로 훨씬 더 불명예스로운 죽음을 선사하고 귀족들을 이간질해야 된다고 이야기했다. 현장에서 개고생한 미터마이어와 로이엔탈은 오베르슈타인의 의견에 강하게 반발했지만 이성을 되찾은 라인하르트가 오베르슈타인의 제안을 수용하고, 불만에 가득찬 두 장군을 다독였다.
전권을 위임받은 오베르슈타인은 우선 오프레서를 석방하여 가이에스부르크 요새로 돌려보냈다. 그리고는 방송을 통해 사로잡힌 오프레서의 동료와 부하 16명을 공개처형했다.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오프레서는 가이에스부르크 요새에 도착하자마자 다른 귀족들로부터 의심의 눈초리를 받았고, 오토 폰 브라운슈바이크 공작 앞에서 끌려가 금발 애송이와 결탁한 것 아니냐는 추궁받았다.
뜬금없이 오해를 받게 된 것이 억울했던 오프레서는 "이건 함정이다!"라 외치며 해명하려고 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는 너무 위압적으로 돌진하는 바람에 공포에 질린 공작이 사살을 지시했고, 안스바흐와 경비병들의 무수한 총격을 받으면서도 공작을 향해 돌진(!)하다가 결국 안스바흐의 헤드샷을 맞고 숨을 거두었다. 이후 "저 오프레서마저도 배신했다"는 소문이 퍼져 문벌대귀족들은 서로를 의심하고 분열되는 분위기를 조장할 수 있었다. 그리고 라인하르트는 누님을 모욕한 오프레서가 아군에 의해 배신자로서 처참하게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그동안 쌓인 체증이 내려간 것 마냥 기분이 풀렸다(…).
한편 슈타덴은 소설판에서는 병상에 누워있는 상태로 포로가 되었지만, 라인하르트가 굳이 만날 필요를 느끼지 못해 그냥 무시했다. 그 때문에 이후 어떻게 됐는지 언급되지도 않는다. 애니판에서는 깔끔히 사망처리됐다. 요새를 점령한 라인하르트는 딕켈 중장에게 렌텐베르크 요새를 맡기고 전투를 속행하기 위해 주력을 거느리고 출항하였다.
더불어 이 전투에 참여한 사람들에는 한 가지 트라우마가 남고 말았다. 제6통로에서 대치할 때 오프레서와 그 부하들이 "네놈들을 프리카세로 만들어주마!", "너희 천민들 고기는 전장에서 그런대로 먹을 만하더라"란 식으로 자신들이 우위를 과시하며 조롱하면서 심리전을 펼친 적이 있었다. 그 결과 전투가 끝난 후 장갑척탄병들의 당일 식사가 하필 토마토를 소스로 한 프리카세가 식사로 나오자 이때의 모습이 연상되는지라 엄청난 거부반응을 보였다. 코믹스에선 이 병사들이 식사로 나온 프리카세를 보고 토하려는 걸 겨우 참는 통에 다른 부대 병사들이 안쓰럽게 볼 정도였으며, 소설에서는 로이엔탈과 미터마이어도 한동안 음식을 입에 못 대는 것으로 묘사된다..(…).- ↑ 로이엔탈은 제9차 이제르론 공방전 때 발터 폰 쇤코프를 맞아 싸웠고, 미터마이어 또한 영관장교 시절 로이엔탈과 단둘이 남을 때까지 동맹군을 상대한 전적이 있다. 그런 그들 둘이 평가한 오프레서는 도망치는 것이 수치스럽지 않은 상대였다.
- ↑ 애니메판에서는 8회
- ↑ 오프레서에게 다리 안 잘린 게 용하다. 양손은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