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시대를 앞서가는 오빠 디스하는 노래
오빠 왔다의 1930년대 버전
1 개요
일제강점기 여가수 박향림이 1938년 콜럼비아 레코드를 통해 취입한 노래로 일제강점기의 대표적인 만요.[1] 가사는 1920년대 중반에서 1930년대 초반, 일제강점기 조선의 경성이나 평양과 같은 대도시 중류층의 생활상[2]을 담고 있다. 현대에 들어 이 곡을 각색하거나 그대로 부르자면 원곡을 부른 박향림의 독특한 창법과 레코드 특유의 음을 재현하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한다. 이 곡을 불러본 경험이 있는 가수의 말에 의하면 음의 오르내림과 콧소리를 모두 살리기가 쉽지 않다고. 콧소리에 치중하면 음이 평탄해지고, 음의 기교를 살리면 콧소리를 내기 쉽지 않다는 것.
가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맛있는 거 다 뺏어먹고, 여동생한테 온 편지 몰래 훔쳐 읽고, 공연 구경하러 혼자 가는 등의 악행을 저지르는 오빠를 욕하는 내용의 노래이다. 근데 혼자 가면 안되나? 오빠랑 같이 가고 싶었던 츤데레 여동생
이 노래가 30년대 노래라는 걸 생각하자. 당시는 여성(특히 젊거나 어린 여성)이 혼자 놀러 다니거나 돌아다니기란 현대보다 훨씬 힘들었고, 특히 공연장, 극장 등의 오락시설에 출입하다 들키면 불량한 여자라는 낙인이 찍혀 손가락질당할 수도 있는 시대였다. 일부 엄격한 여학교에서는 학생의 극장 출입이 적발되면 정학이나 퇴학 처분을 내리기도 했고, 동네 소녀가 극장에 들어가는 것을 본 동네 어른들이 '그 여자애 바람났다'는 끔찍한 소문을 퍼트리는 일도 있었을 정도.
이런 사회 분위기에서 그나마 혼나거나 손가락질당하지 않고 하고 싶은 구경을 하는 방법은 보호자를 동반하는 것인데, 동네 어른들이나 학교 선생만큼 보수적일 게 뻔한 아버지, 어머니에게 같이 가달라고 해봤자 혼쭐만 날 게 뻔하니 그나마 비슷한 세대인 오빠밖에 같이 가줄 사람이 없는 것. 즉, 괜히 혼자 공연장 갔다고 트집잡는 게 아니라 여동생도 명치좌 한 번 가보고 싶어 데려가달라고 졸랐는데 생까고 혼자만 갔다는 이야기다. 아주 오빠라는 놈이 잘 하는 짓이다!
80년 전이나 지금이나 횡포를 부리는 오빠들은 많았던 모양(…).
원곡의 가수인 박향림은 나중에 백년설, 남인수와 함께 '혈서지원'이라는 전시 동원 가요를 부르게 된다. 박향림뿐만 아니라 한국 가요계의 흑역사(…). 혈서지원 항목 참조.
현재는 저작권 보호 기간이 만료된 작품으로 등록되어있다.
2 가사
오빠는 풍각쟁이[3]야, 머, 오빠는 심술쟁이야, 머 난 몰라이 난 몰라이 내 반찬 다 뺏어 먹는 거 난 몰라 불고기 떡볶이는 혼자만 먹고 오이지 콩나물만 나한테 주구 오빠는 욕심쟁이 오빠는 심술쟁이 오빠는 깍쟁이야 오빠는 트집쟁이야, 머, 오빠는 심술쟁이야, 머 난 실여 난 실여 내 편지 남 몰래 보는 것 난 실여 명치좌[4] 구경갈 땐 혼자만 가구 심부름 시킬 때면 엄벙땡[5]하구 오빠는 핑계쟁이 오빠는 안달쟁이[6] 오빠는 트집쟁이야 오빠는 주정뱅이야, 머, 오빠는 모주꾼이야, 머 난 몰라이 난 몰라이 밤늦게 술취해 오는 것 난 몰라 날마다 회사에선 지각만 하구 월급만 안 오른다구 짜증만 내구 오빠는 짜증쟁이 오빠는 모주쟁이 오빠는 대포쟁이야 |
3 유명세
1990년대 중반 방송된 SBS 전 예능 프로그램 '좋은 친구들'에서 흘러간 옛 가요를 소개하는 코너였던 '불멸의 우리 가요' 첫 회에서 소개되어 대중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독특한 보이스에 노래 가사와 잘 맞는 코믹한 뮤직비디오가 화제를 일으켰고, 덕분에 재조명받은 이 곡은 1930년대를 대표하는 곡으로 자리매김했다.
1999년도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국희에서는 어린 신영이 레코드 사장 앞에서 부르는 노래도 삽입되었다. 어린아이답지 않게 맛깔나게 불러서 한동안 화제가 되었다. 2004년에는 웅진식품에서 만든 어린이 음료인 초롱이 광고에서 가사가 개사되어 등장하기도 했다. [7]
그 후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 OST에 삽입되었고 가장 최근에는 드라마 각시탈에서 주원이 부른 버전으로 삽입되었으며[8], 그 외 리듬게임 펌프 잇 업 NX에 수록된 바 있다. NX2까지 수록된 후 이후 버전에선 삭제. 리믹스나 채보 자체는 그냥저냥 별 특징이 없는 데 비해 딱히 해외에 인지도가 없는 곡이었고 MV도 인기를 끌지는 못 했기 때문에 이후 버전에는 실리지 못했다. 비슷한 케이스의 곡이 NX2에 단발로 수록되었던 루이스의 중화반점.[9]
2011년부터 제작된 시사풍자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오프닝 곡으로도 쓰이고 있다. 이쪽은 클럽 리믹스 버전. 여기서 풍각쟁이는 그분을 의도했다고 한다.
가수 써니힐의 곡으로 유명한 '나쁜 남자'에서 이 가사를 패러디한 부분이 나온다. 공교롭게도 그분을 풍자했다는 의혹을 받는 곡이기도 하다.
2014년에는 미스터피자 홍두깨번 광고에도 나왔다.- ↑ 해학과 풍자를 담은 우스운 노래. 1930년대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다고 함.
- ↑ 특히 곡의 후반부에 나오는 회사원에 대한 내용이 이를 가장 잘 반영한다.
- ↑ 시장이나 집을 돌아다니면서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하며 돈을 얻으러 다니는 사람. 요샛말로 딴따라.
- ↑ 지금의 명동 예술극장.
- ↑ 엄벙덤벙하게 한다, 혹은 그런 사람.
- ↑ 걸핏하면 안달하는 사람. 혹은 소견이 좁고 인색한 사람.
- ↑ [1]
- ↑ 그러나 남자가 부르기에는 가사가 좀 꽁기꽁기하다(…). 아마 각시탈과 일본 경찰이라는 이중생활을 하는 자신을 셀프 디스하는 의도로 부르는 듯(…).
오빠는 각시탈이야 - ↑ 이 곡은 현재 부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