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펌

(올드 펌 더비에서 넘어옴)
레인저스 FC
Rangers FC
셀틱 FC
Celtic FC
올드 펌 더비 (Old Firm Derby)

1 개요

스코틀랜드글래스고를 연고로 하는 두 명문 프로 축구 구단인 레인저스 F.C.셀틱 F.C.를 함께 일컫는 말.

스코티시 프리미어십(SPL)에서 이 두 클럽과 다른 클럽들의 수준차는 그야말로 넘사벽이다.

얼마나 넘사벽이냐면 2008/2009 시즌에 레인저스가 승점 86점으로 우승을 했고 셀틱이 82점으로 준우승을 차지했는데, 3위를 차지한 하츠의 경우엔 승점이 겨우 59점이었다. 게다가 두 구단의 홈 구장은 각각 5만명을 훌쩍 넘기는 대구장인데 반해서 SPL의 다른 팀들은 겨우 2만 명 안팎을 넘나들 뿐이다. 우승 횟수에서도 엄청난 차이가 나는데, 레인저스가 54번 우승하고 셀틱이 44번 우승할 동안 올드 펌을 제외한 다른 팀들은 우승한 횟수를 전부 합쳐도 고작 19회밖에 안 된다(...). 이런 압도적인 차이 때문에 SPL은 올드 펌을 제외하면 볼 게 없는 그저 그런 리그로 취급받아 평가가 박하다.[1] 게다가 2012/2013 시즌부터는 새로운 레인저스 F.C.가 4부 리그에서 시작하게 되면서 아무리 연속 승격을 한다고 하더라도 2015/2016 시즌 까지는 SPL에서 올드 펌 더비를 볼 수 없게 된다.[2]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지만 유니폼 메인 스폰서는 언제나 같다. 1984년부터 1986년까지는 스폰서가 동일했지만, 1987년부터 레인저스가 '매키언 라거'라고 하는 맥주 브랜드를 스폰한 이후부터 어느 한 쪽을 스폰한 기업의 제품에 대해 다른 쪽에서 불매 운동을 전개하기 때문에 영업에 차질이 생겨서라고. 2011/2012 시즌까지 두 구단의 메인 스폰서는 테넌트(Tennent's)라는 맥주 브랜드였다. 그 이전엔 영국의 위성/케이블/인터넷업체 NTL[3](1999~2003), EPL의 칼링 컵(현 캐피탈 원 컵)으로 유명한 칼링(Carling) 맥주(2003~2010).

한때 알렉스 퍼거슨(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이끌었던 에버딘과 짐 맥린이 이끌었던 던디 유나이티드가 올드 펌의 양강 구도를 깨뜨리고 뉴 펌이라 불리면서 승승장구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두 팀 모두 감독들이 떠나자 역시 그저 그런 스코틀랜드 구단으로 다시 전락하고 말았다.[4]

양 클럽 간 맞대결 전적은 레인저스가 앞서 있다.

2 역사

두 팀의 라이벌 의식은 셀틱이 창단되었던 18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셀틱은 윌프리드 수사가 내세운 '축구를 통한 사회 봉사'라는 기치 아래 창단되었다. 윌프리드 수사가 셀틱을 창단한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아일랜드 대기근으로 글래스고로 대거 이주한 아일랜드 이주민들을 구제하려는 것이었기에 당연히 셀틱의 서포터들은 아일랜드 이주민들로 채워졌다.

셀틱을 응원하는 아일랜드 이주민들이 가톨릭 교도(구교도)였기 때문에 개신교를 믿는 북아일랜드 이주민들은 그들과 같은 클럽을 응원하기 싫었고, 결국 셀틱이 창단되기 전에 이미 글래스고에 있었던 지역 라이벌 레인저스를 응원하기 시작하면서 두 구단의 갈등이 시작되었다.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갈수록 많은 이주민들이 유입됨에 따라 출신 지역 차이로 인한 반목은 차츰 옅어지고, 둘의 라이벌 관계는 종교전쟁의 색깔을 강하게 띄게 되었다. 개신교 신자가 아닌 선수는 레인저스에 입단할 수 없고, 가톨릭 신자가 아닌 선수는 셀틱에 입단할 수 없던 때도 있었을 정도.

종교 문제가 개입된 만큼 서로에 대한 증오심과 팬들의 광기는 극에 달했으며, 심지어 자신들의 클럽이라도 종교적 정체성에 반하는 무브를 보인다면 가차없이 공격했다. 대표적으로 셀틱에서 낭트를 거쳐 레인저스로 이적한 '모 존스턴' 의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존스턴은 셀틱 팬들을 쉽게 말해 엿 먹이고 이적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환영받기는커녕 그 놈의 종교 때문에 오히려 미움을 샀다. 레인저스 서포터들은 영입을 결사반대하는 것은 물론 종교적 정체성이 무너졌다고 간주, 클럽에 절망하여 폭력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존스턴이 올드펌에서 인저리 타임에 결승골을 넣는 활약을 보이자 이후 레인저스 팬들은 그를 응원했었다.

이러한 광기는 올드펌 더비에서 폭력성으로 변질하여 수많은 사건 사고들을 낳았고, 축구 팬들이 올드 펌 더비를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축구 경기 중 하나로 인식하게 하는 데 일조했다.

올드 펌 더비의 폭력성을 말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영상. 1분 40초쯤 당시 감독이었던 딕 아드보카트의 모습이 보인다.

굉장히 유명한 경기인데, 당시 상황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1998/1999 시즌 언제나처럼 레인저스가 1위, 셀틱이 2위로 둘이서 우승 경쟁을 벌이고 있었고, 33 라운드가 셀틱 파크에서의 올드 펌 더비로 예정된 가운데 레인저스가 이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우승이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셀틱은 '니네 우승할 때 하더라도 그것만은 무슨 수를 써서든 막으리'라는 각오를 다졌으나...

결과는 무려 3-0, 레인저스가 완벽한 스코어로 셀틱 파크에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는 셀틱에겐 사상 최악의, 레인저스에겐 사상 최고의 순간으로, 비슷한 사례를 찾자면 2008년에 바르셀로나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입장할 때 우승 축하 박수를 쳐준 뒤 1-4로 대패한 사건과 맞먹는,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급 치욕이다.

결과보다 더 굴욕적이었던 것은 내용으로, 닐 맥칸에게 선제골을 얻어맞은 후 안 그래도 과열되어 있던 분위기가 폭발하면서 셀틱 팬들이 난동을 부리며 심판을 저격하고, 선수들은 멘붕의 끝을 보여주며 퇴장만 3명을 당하고 자멸했다. 레인저스의 3번째 득점 장면은 셀틱 선수들의 산산조각난 멘탈이 선명하게 보이는 장면. 팬에게나 선수에게나 라이벌에게 져선 안 된다는 정신적 압박이 얼마나 극심한지 여러모로 알 수 있는 대목이라 할 수 있겠다. 대부분의 악명 높은 더비들이 그렇듯이 이젠 예전의 명성(?)에 비하면 많이 얌전해진 상태다. 물론, 맞붙었다 하면 심판 주머니에서 옐로 카드가 쏟아지는 것은 여전하지만...

그리고 2016년 4월 17일 한국시간 오후 8시에 스코티쉬 컵 4강전에서 두 팀이 맞붙게 되었다.(!!!) 우승으로 가는 길목이기에 더 치열한 경기가 예상된다. 시간도 적당해서 토쟁이들이랑 위키러들이 쉽게 볼 수 있을 듯 하다.
전후반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연장까지 가며 2-2를 만들었다. 결국 페널티킥 승부까지 가는 혈투 끝에 레인저스가 승리.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그러나 셀틱까지 잡아놓은 레인저스는 결승전에서 스코티쉬 챔피언쉽(2부리그) 출신인 Hibernian FC에게 2-3으로 패하며 우승을 날려먹었다.

거기다가 레인저스 FC가 15-16시즌 스코티시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스코티시 프리미어십으로 복귀했다 16-17시즌 다시 올드펌이 열리게 되었다.

16-17시즌 첫 올드펌 경기이자 브랜던 로저스 감독의 첫 올드펌 경기에서는 4년동안 하부리그에 있었던 레인저스가 수준차이를 보이며 5-1로 완패했다. 당분간은 셀틱이 독주할 가능성이 높다.

3 이야깃거리

유럽 내에서 과격하기로 유명한 더비고 역시 서포터 간 폭력 사태가 줄창 일어나지만, 놀랍게도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는 경우가 간혹 가다 있다. 두 가지 경우인데, 하나는 스코틀랜드 대표팀의 경기 때고 나머지 하나는 이 두 팀 중 한 팀이 유럽 대회에서 잉글랜드 클럽과 붙었을 때다!! 오랜 앙숙을 뭉치게 하는 잉글랜드의 위엄. NHL에서 캐나다 팀과 미국 팀이 붙으면 모든 캐나다인들이 'Beat USA'를 외치며 캐나다 팀을 응원하는 것과 비슷하다. 일부 레인저스 팬처럼 통합된 영국과 왕실을 지지하는 극우적이고 보수적인 스코틀랜드인이더라도 사람에 따라선 잉글랜드와 잉글랜드인들을 정말로 싫어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만큼은 서로 레인저스 팬이 셀틱을, 혹은 셀틱 팬이 레인저스를 응원하거나 서로 자기 클럽의 유니폼을 입고 같이 응원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고는 하지만... UEFA컵에서 셀틱이 유벤투스와 맞붙었는데 레인저스가 셀틱을 이겨달라고 부탁하면서 훈련장도 빌려주는 것을 생각해보면 앙숙은 앙숙이다. 상대가 잉글랜드 클럽이 아니거든.

위에 언급된 이야기들은 낭설이다. 오죽하면 셀틱과 레인저스를 주축으로 셀틱-상파울리-PSV 아인트호벤 연합과 레인저스-함부르크 SV-AFC 아약스라는 3개 국가 축구 클럽 공동 라이벌 관계가 구축됐다.

진짜 두 팀 팬들끼리 싸우지 않는 것은, 아이브록스 참사 등의 인명 관련 비극이 직면할 때 뿐이다. 2016년 레인저스 버스 전복 사고가 일어났을 때 셀틱은 구단 성명을 통해 레인저스 팬의 사망을 추모했다.

4 더비 전적

대회명경기 수레인저스 승무승부셀틱 승
스코티시 리그30411985100
스코티시 컵4816923
스코티시 리그 컵4724222
합계40015996145
  1. 실제로도 SPL의 수준은 레인저스와 셀틱을 제외하면 기껏해야 영국 2부 리그~3부 리그 수준밖에 안된다. 레인저스와 셀틱도 EPL에 참가한다면 강등권에 머무를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중론.
  2. 리그 외에는, 2014/2015시즌인 2015년 2월 2일 스코티시 리그컵 4강에서 3년 만에 올드펌 더비가 열려, 셀틱이 2:0으로 이긴 기록이 있다.
  3. 2006년에 텔레웨스트와 함께 버진그룹에 인수/합병되어 버진미디어가 됨. EPL의 뉴캐슬 유나이티드(2000~2003)와 아스톤 빌라(2000~2002)의 메인 스폰서이기도 했다.
  4. 스코틀랜드 축구 팬 중엔 퍼거슨이 맨유로 떠나는 바람에 스코틀랜드 리그가 죽어 버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