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수 없는 공포가 우주에서 내려와 산 자들은 공포에 얼어붙고 죽은 자들이 되살아난다!
1 개요
Plan 9 From Outer Space
감독은 에드 우드. 출연진은 당시 TV시리즈에서 단역이나 조연으로 활약하던 그레고리 월컷을 비롯해서 《벰파이라》라는 심야 TV프로의 호스티스격의 여주인공과, 벨라 루고시가 벰파이어 역으로 출연하며, 일단 장르는 SF/호러인 듯하다.
원래는 《외계로부터의 도굴꾼들(Grave Robbers from Outer Space)》이라는 제목이 될 뻔했다. 그리고 이쪽이 좀 더 괴작 스멜이 풍기지만, 하여튼 현재 제목은 《외계로부터의 9호 계획》이다.
사실 이 영화가 가지는 의의가 딱 한가지 있는데, 드라큘라로 유명한 배우 벨라 루고시의 유작(遺作)이라는 것이다. 본래 루고시는 드라큘라 이후 흥행한 영화가 없어서 쓸쓸하게 말년을 보내고 있었는데, 드라큘라를 보고 루고시의 팬이 된 에드 우드 감독이 어느 날 우연히 길거리에서 그를 만나 팬이라고 밝힌다. 이에 자신 같은 퇴물 영화배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감명 받은 루고시는 우드와 절친한 사이가 되었고, 영화에도 출연했는데… 이 작품이 마지막 영화가 된 것이다. 참고로 촬영 도중 죽었다. 그래서 초반에 나오는 건 루고시 본인이 맞지만, 영화 중반부터 본인과 전혀 닮지 않은 대역이 등장한다(…)
2 악명높은 영화
에드 우드 연출작 중에서도 최악의 완성도와 최고의 흥행작(?)으로 유명. 스토리라고 하기는 뭣하지만, 일단 뭐 설명하자면 외계의 존재가 지구에 내려온다. 그리고 외계인들은 죽은 자를 소생시키는 기술을 써서 죽은 사람들을 조종해 지구인들을 습격한다. 그리고 지구인들이 물리친다. 끝. 저 광고 문구에 써진 거 그대로다. 인과관계라든지 시간의 흐름 같은 것도 묘하게 꼬여있는 게 특징. 거기다가
특수효과가 이따위다.
사진의 UFO는 모형에 실 매달아놓은 거라 실제 영화로 보면 실이 대놓고 보이기도 한다(...) 아니, 실만 보이면 그나마 괜찮은데, 그림이나 다른 영상을 틀어놓은 걸 배경으로 했기 때문에 정말 대놓고 어색함이 장난 아니다. 초점과 원근감, 광원처리가 개판이라, 저 UFO만 접사(接寫) 같은 느낌으로 붕붕 떠있다. 가끔 보면 하늘에 UFO 그림자가 비치기도 한다.
사실 어떤 장면을 보면, 아예 카메라의 그림자가 보이거나 특정 장면은 조명이 너무 밝거나 하는 등 처음부터 카메라나 조명 배치 같은 건 쿨하게 무시하고 찍었다는 걸 알 수 있다.
거기다가 쓸데없이 미사일이 발사되거나 하는 전투 장면은 아주 간지난다. 영화 본편과 싱크로가 안 맞을 정도로 간지난다. 이유는? 전투 장면만은 2차 세계대전 기록영화 필름에서 떼어온 거(…)라서 그렇다. 심지어 미군이 UFO에게 포격하는 장면(위 영상 18분55초부터)에서는 미군 뒷 배경에 초가집(…)으로 보이는 집들이 늘어서 있는데, 6.25전쟁 기록영화 필름도 떼어온 것 같다.
몇몇 장면만 이런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장면을 야외촬영 없이 세트촬영으로 때웠기 때문에[1] 공동묘지 장면 등도 어색함이 미쳐 날뛰는 수준이며, 특히 위에서 언급한 전투장면과 지휘관이 계속 번갈아가며 나오는 장면은 무슨 비교체험 극과 극 수준으로 맛이 가있다.(…) 하다못해 동시대에 제작된 《환상특급》 같은 TV 드라마보다도 못하다.
특히나 특수효과가 생명인 SF장르이니만큼 이런 문제점은 굉장히 크게 부각되었고, 결국 이 영화를 괴작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1959년작이다.[2] 이미 컬러 영화가 발명된 지 20년쯤 지난 시기다. 흑백인 이유는 우드 본인이 연극적인 요소를 좋아해서라고 하는데… 그래도 SF영화인만큼, 컬러로 하고 특수효과도 빵빵하게 넣었으면 평작 취급은 받았을 듯싶다.
결국 엄청나게 안 팔려서, 마케팅 담당은 이 영화를 팔다가 과로사했다고 한다. 대충 어느 정도의 괴작인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일화.
게다가 이 영화의 등장으로 한 동안 SF라는 장르는 인기가 없으며 조잡하다는 편견이 지배적이었고, 9년 후에 SF계의 엄청난 대작이 나올 때까지 이런 편견에 시달려야 했었다.
현재는 저작권이 아예 풀려서, 쉽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고 인터넷에서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장면을 살짝 수정하거나 컬러를 입힌 컬러 버전이 존재하지만, 진정 괴작을 느끼고 싶으면 원본을 보자. DVD도 있긴 한데, 저작권이 풀렸기 때문에 DVD 사봤자 우드의 유족들에게는 한 푼도 안 돌아간다고 한다.
영화사상 최고의 영화 하면 항상 《시민 케인》이 나오듯이, 영화사상 최악의 영화 하면 항상 《외계로부터의 9호 계획》이 언급되지만, 영화의 역사가 수십년만큼, 이 영화보다도 최악인 영화들도 찾아보면 없지않다. 가령 우베 볼의 게임 원작 영화들이라던가. 최악의 영화로 거론되는 여러 작품들 중에서는 가장 유명하다보니, 영화사상 최악의 영화로 단골로 알려진 작품. 영화 시나리오 작법을 배우는 사람들도 이 영화에 대해 배운다고 한다. "영화를 이렇게 만들면 안 된다"는 예로(…).
3 대중매체에서
《X File》의 멀더가 이 영화를 열린 사고를 하도록 돕는 도구로 활용한다고 말한다. "너무 심오하게 유치찬란해서".
북미(北美)쪽 애니메이션에는 등장인물들이 영화를 만드는 에피소드가 나올 경우, 주인공의 목표가 UFO가 나오는 SF영화를 찍는 것이면, 높은 확률로 이 영화의 패러디가 나온다.
《개구리 중사 케로로》 316화 b파트에서 패러디하였다.
또(…) 《장갑악귀 무라마사》 팬 디스크인 《장갑악귀 무라마사 사념편》에서도 패러디를 하였다. 여주인공 중도 교체[3], 전쟁 기록 필름을 떼어온 것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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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로딩 화면.)
(공식 트레일러. 이쪽은 아예 대놓고 하늘 사진에 UFO를 실로 매단 엉성한 특수효과까지 재현했다.(...))
《앵그리버드 시즌스》에서도 이 영화를 모티브로 한 《Invasion of the Egg Snatchers》 에피소드가 있다.
2014년 리메이크되기도 했다. AVGN으로 유명한 제임스 롤프가 단역으로 출연.
일본의 작곡가 Ryu☆는 고등학교 시절에 이 영화 제목에서 따 온 Plan 8이라는 작곡 유닛을 만들었고, 이때 만든 음악을 바탕으로 동명의 곡을 작곡하기도 했다.
과거 벨 연구소에서 만든 연구용 운영체계인 "Plan 9 from Bell Labs" (Unix V 의 후속작) 의 이름도 이 영화의 제목에서 따온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