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권 구타치사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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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1997년 '박철민' 이란 가명으로 전남대학교 학생 행세를 하고 다니던[1] 이종권(당시 25세)이 전남대학교 학생들에게 경찰측 프락치로 오인받아 집단 린치, 살해되었던 충격적인 사건. 당시 운동권에 자성을 촉구하는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남총련 사건이라고도 부른다.

린치를 주도한 학생들은 한총련의 지부인 전남대학교 남총련 소속 학생으로 투쟁국 위원, 기획국장, 정책위원 등 다섯 명의 간부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소주 12병을 나눠마시고 만취한 상태였던 이들은 피해자를 남총련 사무실 방으로 끌고 가 그의 본명과 학생이 아니란 것을 확인받자 그 다음 '경찰 프락치란 것을 자백하라' 며 잔인하게 구타, 살해했으며 구타에는 주먹은 물론 40센티미터 길이의 쇠파이프와 물병까지 동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직접적인 사인은 구타 도중 강제로 먹인 소화제가 기도에 걸려 질식사한 것으로 판명. 이 폭행사건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간부가 무려 18명이나 된다는 것이 밝혀져 충격을 주었다.

놀랍게도 당시 사건에 대해 주모자들은 '술 취한 주정뱅이가 캠퍼스에 쓰러진 것을 병원으로 데려가 응급조치를 했다' 는 등의 위장 발언을 하여 살인행위를 보름이나 은폐하다가 탄로나 더 큰 공분을 샀으며 이 일로 당해 6월 19일에 전남대 총장 노성만이 교수진을 대표해 공식 사과 성명을 발표하기까지 했다. 또한 개교 45주년으로 예정된 행사 역시 전면 취소되었다고.

여러모로 한국 학생운동계의 흑역사라 할 만한 사건. 당시의 기사.

참고로 그 당시 가담했던 천하의 개쌍놈간부 중 하나는 또 사람을 죽였다(...)

2 유사 사건들

이종권씨 치사사건은 당대에 알려지지도 못했다. 오히려 운동권의 문제로 조명된 것은 1997년 6월 4일, 한총련 출범식을 앞두고 한양대학교에서 일어난 이석씨 구타치사 사건[2]이다. 그때까지 한총련의 취객을 발견했다는 주장을 믿던 경찰은 이석씨가 사망한 후에야 운동권 학생들의 고문치사를 염두에 두고 수사를 하여 1997년 6월 13일에야 이를 밝혀내기에 이르렀다.

먼 과거에는 1989년 연세대학교에서 설인종 고문치사 사건이라는 유사 사건이 있었고 1984년 서울대학교에서도 가짜 대학생들을 프락치로 보고 감금, 고문한 서울대 프락치 사건이 있었다.[3]

한국 이상으로 학생운동이 일어났던 일본에도 비슷한 예가 있다. 산악 베이스 사건이라고 불리우는 사건이 그러한데 연합적군계열의 우동학생 30여명이 자신들의 행동거점인 산장에서 일으킨 사건이다. 공산주의 특유의 자아비판을 총괄이라고 부르던 이들은 그 과정에 구타를 집어넣었고 이것이 점점 에스컬레이트해가면서 린치 살해로 발전한 것. 살해당한 인물의 수는 12명에 이르렀으며 그 원인은 키스를 나누었다든지 아니면 간부의 질투를 샀다든지 하는 시시한 것으로 이 사건의 내막이 알려짐으로서 당시까지 부패한 일본 정부에 대항하는 젊은 혁명가 정도로 취급받던[4] 연합적군은 천하의 개쌍놈으로 낙인찍혔고 일본을 뒤흔들던 학생운동도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이후 터진 아사마 산장 사건으로 일본의 좌익계 학생운동은 완전히 전멸해버렸고 이때의 일본의 충격은 의외로 겟타로보에서 재현된다. 과격한 학생운동가의 이미지를 따서 만들어진 것이 겟타2의 진 하야토이고 그 밖에도 오시이 마모루도 이러한 사건이 일어날 때쯤부터 학생운동에 참여한 미묘한 경력이 있다.

3 관련 항목

  1. ↑ 재판 기록에 따르면 이종권은 송원대학교 졸업생으로서 '박철민' 이라는 가명으로 전남대생을 가장하여 한 동아리에 가입 활동했다고 한다. 1997. 5.27. 20:20경 동아리회장이 아무래도 학생이 아닌 것 같다며 선배들에게 조사를 의뢰한 것이 이 사건의 발단이다. 도대체 이종권이 무슨 이유로 전남대학생 행세를 했는지는 사망한 본인 말고는 아무도 모른다.
  2. ↑ 당시 5월 31일 예정되었던 5기 한총련 출범식이 무산된 한양대에서 이석(23)씨가 프락치로 오해받아 구타, 사망했다. 이석씨 치사 사건은 여야 정당이 비난 논평을 내고 국무총리, 내무부장관, 제1야당 당수가 빈소에 조문을 가는 등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켰으며 전해인 96년 연세대 사태로 휘청거리던 한총련과 학생운동에 회복 못할 타격을 안겨주었다. 이 사건 이후 한총련은 이적단체로 규정되어 간부들은 자동 수배가 되었고 많은 대학들이 한총련을 탈퇴하게 된다
  3. ↑ 이 사건을 주도한 게 복학생이라 복학생협의회 의장이던 유시민이 감옥에 갔다. 그리고 이때 그 유명한 항소이유서를 쓴다. 다만 훗날 유시민은 자신의 책에서 이 일에 대해 '설사 진짜 프락치였더라도 그랬으면 안 되었다' 라는 언급을 한 적 있다.
  4. ↑ 일본 매스컴의 흑역사 중에 하나. 심지어는 연합적군에 살해당한 경찰을 부패한 권력의 주구 정도로 취급하여 연합적군을 찬양하는 기사를 내보낸 적도 있다. 그것도 좌익 계열이 아닌 주요언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