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터널 선샤인

2004년 개봉 버전 포스터2015년 재개봉 버전 포스터
이터널 선샤인
장르드라마, 멜로, 로맨스, SF
러닝 타임107 분
개봉일시2005.11.10
재개봉일시2015.11.05
감독미셸 공드리
출연짐 캐리, 케이트 윈슬렛, 키얼스틴 던스트
국내등급15세이상 관람가

1 개요

BBC 선정 역대 최고의 멜로영화[1]
로맨스 영화계의 영원한 걸작

2005년 상영된 미셸 공드리 감독의 SF 로맨스 드라마. 짐 캐리, 케이트 윈즐릿, 커스틴 던스트, 마크 러팔로, 일라이저 우드 출연. 원제는 조금 긴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로, 알렉산더 포프의 시, "Eloisa to Abelard"에서 209번째 줄부터 나온 구절에서 따온 것이다.

미셸 공드리의 독특한 영상미 외에도, 짐 캐리의 수준 높은 정극 연기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영화다. 내성적이고 소심하고 조용한 짐 캐리의 연기를 볼 수 있다. 그런데 중간중간 짐 캐리 코미디 같은 장면들이 있어서... 트루먼 쇼를 통해 정극연기도 가능함을 보였던 짐 캐리지만 '실연에 우는 남자' 연기를 할 수 있다고는 각본가인 찰리 카프먼도 생각지 못했다고 한다. 영화 촬영은 리허설 없이 즉흥적인 현장 촬영에 많이 의존하는 편이었는데, 배우들은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나중에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찍을 수 있었다고 술회한 바 있다.

이 영화 초반부에는 의문스러운 장면이 있는데, 오프닝 타이틀이 나오는 시퀸스에서 주인공 조엘이 차안에서 울다가 라쿠나사에서 준 것으로 추정되는 카세트 테이프를 창밖으로 던지는 장면이다. 이 장면에 대해 감독 미셸 공드리와 각본가 찰리 카우프만은 실수로 넣었다고 코멘터리에서 해명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알랭 레네의 1968년 영화 사랑해 사랑해에 영감을 많이 받은 영화다. 실연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남자 주인공이 기억과 관련된 실험을 받다가 기억이 엉켜 헤맨다는 설정에서 영향을 찾아볼 수 있다.

2 상세

우울한 기분의 조엘 바리쉬(Joel Barish)는 2004년 밸런타인 데이에 회사에 땡땡이를 치고 몬토크(Montauk)로 가는 기차를 즉흥적으로 탄다. 2월이라서 엄청 추운 몬토크 해변을 거닐면서 일기 같은 노트를 꺼낸다. 일기는 일부가 찢겨져 있고 2년 만에 처음 쓰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거기서 파란색으로 머리를 물 들인, 활발한 한 여자를 만나는데, 그녀를 보자마자 조엘은 사랑에 빠진다고 느낀다. 둘은 같은 기차를 탔고, 적극적인 클레멘타인이 먼저 접근하여 자기를 소개한다. 클레멘타인이라는 자신 이름으로 농담하지 말라고[2] 하는데, 조엘은 그 유명한 노래도 모른다[3]. 얘기를 나누면서 둘은 사랑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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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멘타인은 사실 조엘의 전 애인이었다.
그 둘은 예전에 몬토크 해변에서 처음 만났었고, 오랜 교제를 했지만, 사소한 다툼이 쌓이고 쌓여 결국 헤어졌었다. 이별의 고통이 너무 괴로웠는지 클레멘타인은 Lacuna라는 이름의 기억을 지워주는 회사에서 조엘과의 기억을 모두 지운다. 조엘은 발렌타인 데이가 되자 그녀의 직장(서점)을 찾아 가서 사과도 하고 선물을 주려고 찾아간다. 하지만 클레멘타인이 그를 보고도 처음 보는 사람인 것처럼 구는 등, 자신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여긴다. 게다가 그녀는 어느 새 패트릭이라는 남자와 연인이 되었는지, 패트릭과 조엘의 눈 앞에서 닭살짓을 주고받는다.[4]
조엘이 얘기는 꺼내지도 못하고 집에 돌아와서 보니 그에게는 한 통의 편지가 와있었다. Lacuna라는 회사에서 보낸 그 편지에는, '당신의 옛 여자친구인 클레멘타인 씨는 당신에 대한 기억을 전부 지웠습니다. 그녀에게 예전에 관계에 대한 언급은 하지 말아주십시오.'라고 써있었다. 그녀는 선택적으로 기억을 지워주는 회사인 Lacuna에서 조엘에 대한 기억을 지운 것. 이에 조엘도 홧김에 기억을 지우기로 결심하고 라쿠나 사무실로 찾아간다.
그의 기억을 지워주기로 한 라쿠나의 원장 하워드는 그날 저녁, 자신의 조수들을 그의 집으로 보낸다. 조수인 스탠과 패트릭, 메리는 그를 침대에 눕히고 머리에는 헬멧같은 기계를 씌운 뒤 그를 일종의 수면상태에 빠지게 한다. 그리고 마치 가상현실과도 같이 조엘의 기억이 그의 의식 속에 그 날 밤이 새도록 펼쳐지게 된다.

영화는 조엘의 기억이 지워지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기억은 최근 기억부터 지워진다.[5] 이 기억을 지우는 과정에서 둘 사이의 이별, 추억, 다툼, 사랑도 드러난다. 기억이 지워지는 과정에서 뛰어난 영상미가 관객을 자극한다. 도서관에서의 첫만남은 책등의 글자가 사라지더니 표지의 색깔이 옅어지고 이내 책들이 통째로 날아간다.

한편 라쿠나의 기술자 보조인 패트릭(일라이저 우드)은 며칠 전에 사무실에 조엘과의 기억을 지우러 온 클레멘타인을 보자마자 반했다. 그래서 그녀가 기억을 지우기 위해 가져왔던 조엘과의 편지, 선물 등을 몰래 빼돌려 참고한 뒤, 마치 자신이 그녀의 이상형인 것처럼 접근해서 그녀와 사귀는 중이다. 심지어 그녀의 팬티도 한 장 훔쳤다고.(...) 패트릭은 이 이야기를 기억을 지우고 있는 조엘의 바로 옆에서 스탠에게 털어놓는다.[6] 여기다가 그녀의 남자친구였던 조엘도 그녀와의 추억이 담긴 물건을 가져오자 패트릭은 이마저도 이용한다.

하지만 조엘의 기억이 한창 지워지고 있을 때, 패트릭은 갑자기 걸려온 클레멘타인의 전화를 받는다. 그녀는 갑자기 불안하고 무섭고, 혼란스럽다며 그에게 빨리 와달라고 한다. 급히 그녀를 달래주려고 집으로 찾아간 패트릭에게 클레멘타인은 "왠지는 모르겠는데 너무 무섭고 불안해. 마치 내가 지금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라고 말하며 불안증세를 호소한다. 그리고 갑자기 '보스턴에 가서 꽁꽁 얼어있는 찰스 강을 보자'고 제안한다. 패트릭은 그녀를 데리고 보스톤에 가기 전, 조엘이 예전에 클레멘타인과 찰스 강에 다녀오고 나서 보냈던 편지를 몰래 읽는다. 그리고 예전에 조엘이 했던 대로 꽁꽁 언 찰스 강의 얼음 위에 그녀와 누워서는 조엘의 편지에 써져 있던 말들은 그녀에게 그대로 써먹는다. 하지만 오히려 이게 역효과를 일으켰는지, 갑자기 클레멘타인은 벌떡 일어나서는 집에 가자고 말한다.

한편 조엘은 기억을 지우던 중 둘의 아름다웠던 추억인 찰스 강에서의 데이트가 떠오르자, 결국은 "기억을 지우고 싶지 않아! 나 이거 취소할래요!"라고 울부짖지만 가상현실이기 때문에 현실 속의 라쿠나 직원들에게는 당연히 들리지 않는다. 결국 조엘은 의식 속에서 기억을 지우지 않기 위해서 노력한다. 예를 들어서 연인 사이의 기억이 아닌 자신 어렸을 때 놀림 받았던 기억을 떠올린다든지. 그리고 클라멘타인을 데리고 이곳 저곳으로 도망간다든지.[7]
마지막 기억은 둘이 처음 만난 몬토크 해변의 별장. 점점 기억이 지워질수록 별장은 무너지고, 거기서 둘은 작별인사를 한다. "몬토크에서 만나자." 조엘은 모든 기억이 지워지고 아침에 깬다. 영화의 첫 장면과 이어진다.

주변 인물로만 그려지는 Lacuna 클리닉 원장(Howard Mierzwiak), 접수원(Mary Svevo), 전문 기술자(Stan Fink), 기술자 보조(Patrick) 모두가 영화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을 알 수가 있다.

조엘의 기억을 라쿠나의 직원인 메리와 스탠이 지우던 중에 사고가 나서[8] 급하게 원장인 하워드 박사를 부른다. 하워드가 일처리를 하는 동안 스탠은 나가있었는데, 메리는 단 둘만 있게 되자 원장에게 '전부터 좋아했었다'며 마음을 고백한다. 처음엔 원장은 어딘가 불편한 듯 그녀를 피하려 하지만, 메리의 애절한 고백에 점점 무너지기 시작한다.

그 때 하워드의 아내가 때마침 걱정돼서 찾아왔다가 창밖에서 그 모습을 보고 만다. 화가 나서 돌아가려는 하워드의 아내를 메리와 하워드는 일단 얘기 좀 들어보라며 붙잡으려 하지만... 그녀가 차를 몰고 떠나면서 메리에게 던진 한 마디, "아니, 괜찮아. 처음부터 그는 네 것이었잖니!"에 메리는 의아해한다. 혼란스러워하는 그녀에게 하워드는 결국 괴로운 진실을 알려주는데...

사실 예전에도 하워드 원장과 메리는 한번 사랑했었다. 하지만 하워드 아내에게 들켜버렸고, 메리는 괴로워하면서도 끝내 하워드와 사랑했던 기억을 지워야 했었다. 즉 하워드는 자신과의 연애시절을 다 잊은 메리를 매일 마주하고 있었던 것. 그리고 메리와 사귀는 스탠도 사실 이 사실을 알면서도 모른 척하고 있었다. 한 마디로 메리만 빼고 다 알고 있었다 그리고 메리는 하워드와 사랑했었던 기억은 지울 수 있어도, 그를 향한 사랑이라는 감정 그 자체는 지우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메리는 매우 화가 나서 환자들이 녹음한 카세트 테이프와 진단서 등을 환자들에게 모두 발송한다.

클레멘타인과 조엘도 각자 이 테이프를 받았다. 테이프에는 각자가 서로에 대해 험담을 한 게 녹음되어 있다. 클레멘타인은 조엘이 지겹고 조엘과 함께 있는 자신이 싫다고 하고, 조엘은 클레멘타인이 무식하고[9] 섹스로 애정결핍을 해소하려고 한다는 얘기였다.[10] 운명적으로 만나 다시 사랑에 빠졌지만 본인들이 과거를 듣고 새로 시작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클레멘타인은 조엘이 지금은 자신의 단점이 보이지 않지만 언젠가는 찾아낼 것이라고, 그러면 자신(클레멘타인)은 조엘이 지겨워지고 헤어질 것이라고. 그래서 시작하면 안 된다고 한다. 하지만 조엘은 "Okay."(알겠어. 그래도 상관없어.)라고 한다. 서로 마주보며 울고 웃으면서 끝난다. SF, 스릴러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정도의 그래픽[11]과 괴랄한 플롯이 진행이 되지만 로맨스 드라마로 인정받는 것은 이런 부분. 연인 사이의 상처는 안고 가야 하는 것이다. 중간에 포기하면 헤어지는 것이고 끝까지 안고 간다면 성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작도 못한다면? 이렇게 된 이상 몬토크로 가는 기차를 탄다

영화 후반 쯤에 매리 스베보(접수원)가 알렉산더 포프(Alexander Pope)의 시를 하워드(원장)를 유혹하려고 인용한다.

How happy is the blameless vestal's lot!

The world forgetting, by the world forgot.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Each pray'r accepted, and each wish resign'd;

흠없는 처녀 사제의 운명은 얼마나 행복한가!

세상은 그녀를 잊고, 그녀는 세상을 잊어가네
티 없는 마음의 영원한 햇빛!
모든 기도는 받아들이고, 모든 소망은 내려놓는구나.

그리고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는 영화제목이 된다.

3 재개봉

2015년, 10주년 재개봉이 결정되었다. 개봉일은 11월 5일. 재개봉 일주일 째에 접어들며 역대 재개봉 영화 관객수 1위를 기록하며 역주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재개봉에 대해 크게 홍보한 것도 없고 추가 제작비가 따로 들어간 것이 없는 재개봉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흥행. 대형영화관 cgv의 개봉관 어드밴티지를 고려하더라도 찾는 관객이 그만큼 많았는지 11월 둘째주에는 개봉관이 100개관으로 늘어났으며 9위로 역주행했다. 2004년 개봉 당시 기록이었던 17만 관객 기록도 갱신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그리고 파죽지세로 역주행에 탄력이 붙어 《스파이 브릿지》를 비롯한 기존 상영작들을 제치고 11월 셋째 주에는 108개관에서 상영하여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11월 15일까지 재개봉 관객 수 10만 3천명을 돌파하였고 결국 2004년 개봉당시 흥행 기록까지 넘어섰다.

그리고 11월 25일까지 전국 39만 관객을 넘으면서 기존 재개봉 영화 최고 흥행작이던 타이타닉이 거둔 36만 9천명 기록까지 넘어섰다! 시간이 갈 수록 상영관도 줄어들었음에도 꾸준히 관객을 기록하며 12월 22일까지 전국 47만 5,637명 관객을 기록하며 재개봉 흥행 기록을 계속 경신중이다! 첫 개봉당시 흥행 2.7배가 넘는 기록까지 거둬들인 셈. 12월 31일까지 48만 6,315명을 기록하며 꾸준히 상영 중이다. 3개월이 지난 2016년 2월까지도 상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대신 상영관은 많이 줄어 현재 명동씨네라이브러리에서 하루 1~2회만 상영중이다. 24일까지 관객 집계는 491,452명. 이후 5월까지도 전국 1개 상영관이지만 여전히 상영이 이뤄지고 있다! 5월 15일까지 전국 49만 5,151명을 기록했다.
  1. 또한 BBC가 선정한 미국의 위대한 영화 100선에서 87위, 21세기의 위대한 영화 100선에서 6위를 기록했다.
  2. 우리도 아는 그 민요를 말한다. 영화 제목으로도 알려진 바로 그
  3. 처음 만났을 때는 그 노래를 부른다. 하지만 기억이 지워지면서 노래도 잊은 것
  4. 참고로 조엘은 이 때 패트릭의 얼굴은 보지 못했고 뒤통수만 봤다.
  5. 그래서 Lacuna 클리닉에 간 것이 다시 재생이 된다.
  6. 그래서 조엘은 무의식적으로 패트릭의 이야기를 듣고, 클레멘타인에게 사과하러 갔던 날의 기억을 떠올린다. 거기서 봤던 패트릭의 뒷모습을 보고 조엘이 그의 몸을 돌려봤지만, 패트릭은 몸을 돌려도 뒤통수밖에 없다. 실제로 조엘은 패트릭의 뒷모습 외에는 기억에 남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7.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조엘의 뻘짓이 압권이다(...) 코미디 전문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자주 보기 힘든 짐 캐리의 정극 연기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그의 장기인 개그 연기를 결코 죽이지 않는 탁월한 스토리.
  8. 참고로 기억을 지우는 중에 을 마시고, 마약을 하고, 검열삭제도 한다!
  9. library 발음을 li-berry라고 한다든지
  10. 물론 둘 다 미운 마음에 한 소리지 실제로 그런 것은 아니다.
  11. 사실 그래픽은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감독이 관객들이 이 영화를 SF영화라 생각하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 특수효과가 사용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