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식량/자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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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대전투식량을 설명하는 항목

1 총평

자위대의 전투식량은 기본적으로는 미군의 전투식량을 벤치마킹한 구성으로, 통조림으로 구성된 구형인 '전투양식 I형(戦闘糧食 I型)'과 레토르트팩으로 구성된 신형인 '전투양식 II형(戦闘糧食 II型)'으로 나뉘는데, 신형인 II형은 다시 개선형이 추가되었다.

맛에 대해서는 호평을 받는 편. 쌀 문화권인 한국에서는 꽤 입맛에 잘 맞는 편이다. 메뉴도 한국의 전투식량에 비해 훨씬 다양하다. 메뉴 상의 특이점이라면, 가루형 포카리스웨트단무지가 포함된다.

또한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든 또다른 특이점으로, 자위대의 전투식량은 군용이기는 하지만 재해지에서 민간인에게 나눠주는 것을 전제로 한 비상 비축 물자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물론 미군은 난민 구호용 유사 전투식량 HDR을 만들어 뿌릴 정도지만, 기타 국가에서는 이런 전제사항은 드물다.

메뉴가 부실하다는 말도 있지만, 전통적으로 자위대 식량은 1식의 밥이 2홉(600g) 기준이라 꽤나 충분하다. 열량 역시도 자위대원이 하루 세끼로 섭취하는 평균 열량은 3200 칼로리고, 전투식량도 이에 맞춰 한끼의 취득 열량은 1100 칼로리 정도로 맞춰져있다. 한국군과 거의 동일. 미군의 전투식량도 한끼 1200 칼로리 정도로 크게 차이는 없다. 북유럽의 혹한기용 전투식량 같은 경우 한끼에 2000 칼로리가 넘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2 I형(캔형)

구형인 I형은 자위대가 창설된 1950년대부터 채용되어 그 당시의 미군의 전투식량을 참고하여 만들어진 것으로서 '칸메시( カンメシ)'라는 별명이 붙었는데 캔밥이라는 뜻이다. 별명답게 찹쌀이 섞여 있는 쌀밥과 팥밥, 닭고기와 섞은 밥 등이 캔에 담겨 있고, 여기에 2~3가지의 반찬 캔을 추가해서 먹는다.

총 메뉴가 8개 밖에 안되는데 주식이 건빵인 메뉴(캔 식량 1번 메뉴)도 있었다. 헐... 고로 반찬 메뉴는 거의 7개가 한정. 그래도 1번 건빵은 별사탕 들어있고 비엔나 캔 하나를 줘서 이 비엔나 캔 때문에 희소성이 있었다. 나머지 밥과 반찬 캔 메뉴는 거의 항상 단무지 캔이 반찬으로 하나 들어가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반찬 가짓수가 무척 적다. 뭐 1식 2찬이면 못먹을 것은 아니지만... 단무지 캔이 항상 끼여있어서 질릴것 같은데 의외로 인기는 있었다고 한다. 다만 일본식 단무지라 한국사람 입맛에는 글쎄.

I형 특유의 단점을 꼽자면, 아무래도 통조림 식량이다보니 무거워서 휴대하기 불편하고 캔따개가 별도로 필요한 등 비슷한 시기에 개발된 미군의 MCI와 공통된 단점이 있다. 간혹 캔은 받았는데 캔따개가 없어서 허둥대는 일이 있다는 것도 MCI와 기묘하게 비슷하다. 아무래도 기본적인 구성 자체가 C레이션이나 MCI 같은 1950년대 당시의 미군의 전투식량에서 내용물을 일본 음식으로 바꾼 것에 가깝다보니 이런 문제가 생겼다는 것 같다. 사실 풀톱식 통조림은 그만큼 비싸고 내구성이 약하기도 하니 굳이 개량하기보다는 2형을 도입한 듯.

덤으로 먹으려면 25분간 데워야 한다는데, 고체연료같은 게 없다! 어쩌라는 거야 보통은 각각 휴대하고 있었던 것을 걷어가 한꺼번에 데워서 재분배한다고.
사실 현행 자위대에도 캔형 고형연료가 있기는 하지만, 유럽제 전투식량처럼 식량과 동봉된 것이 아니라 별도로 주는 물건이다. 헌데 데우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덩치가 큰 밥캔은 불 위에 올려도 전체가 잘 익지 않으며 반찬캔은 사이즈가 안 맞아 고형연료에 올려놓기 힘들어서 쓰기 어려운 관계로, 앞서 말한대로 데워서 재분배 하는 것이 보통이고, 고형연료는 밥 데우는데 쓰기보다는 야전 휴대 난로 용도로 쓰는 일이 더 잦다고 한다.

3 II형(레토르트팩형)

신형인 II형은 미군의 MRE처럼 레토르트팩으로 포장된 것으로서 팩밥이라는 뜻으로 '팍크메시(パックメシ)'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구형 식단의 포장을 레토르트 비닐 포장으로 바꾸었으며 구형의 단조로움을 극복하고 신세대의 취향을 맞추기 위해 반찬 가짓수를 좀 늘려서 메뉴가 총 14개로,일반적인 쌀밥만 들어있는 게 아니라 잡곡밥 등 다양한 밥이 섞여 있어서 그럭저럭 다양한 편이다. 가끔 반찬인지 밥인지 헷깔리는 약밥도 들어간다. 그리고 미역국이나 된장국 같은 것이 하나씩 들어있고, 반찬으로 미트볼이나 야끼도리, 김치, 포테이토 샐러드, 참치 스테이크, 카레 등 2개 정도. 대체로 밥 2팩, 국 1, 반찬 2 구성이다. 1끼니 밥의 양은 I형과 마찬가지로 2홉 기준이지만, 1홉씩 2팩으로 나뉜 것은 밥의 양을 조절하면서 먹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

10분간 데우면 되어 좀 나아졌고, 개선형에는 가열팩이 추가되었다. 미군의 MRE히터[1]와 달리 온도가 높은 핫팩 형식이라 데우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다만 지속시간이 긴데 이는 오랫동안 따뜻하게 데운 상태를 유지할 필요가 있는 밥의 특성 때문. 자위대 전투식량은 전투식량에 "한 번 데워두면 사흘 정도까지는 그냥 먹을 수 있다"는 문구를 자주 붙이며, 이론적으로는 한 번 데운 것을 지급해서 일정 기한동안 알아서 먹도록 했다. 그런데 훗카이도 주둔부대와 같은 한지에서는 일시적으로 데워봤자 조금 갖고 다니면 다시 꽝꽝 얼어서 배탈의 근원이 되므로,혹한기 훈련을 생각해 보자.가능하다면 밥타임에 다시 걷어가서 한꺼번에 끓는 물에 데워 재지급했던 것. 그리고 가열팩을 쓴다면, 지속시간이 긴 핫팩 형식 가열팩을 이용해 데운 상태로 유지시간이 길게 하는 것을 더 선호했다. 한지에서의 개인용 손난로가 된다는 장점도 있고.

타국의 전투식량과는 달리 스푼은 포함되지 않는다. 팩을 뜯어서 그냥 짜먹는다고 한다. 야전에서 나무를 깎아 젓가락을 급조하는 일이 많으며, 정 안 되면 주먹밥 먹는 감각으로 먹으면 돼서 자위대원들도 별로 불편하게 여기지 않았다고. 카레 같은 반찬류는 구석 모퉁이만 조금 뜯어서 부어 먹거나 짜 먹는다.

4 훈련식 식단

또한 II형이 도입되면서부터 미군의 MRE가 그러했듯이 열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훈련식단도 따로 제공되게 되었다. 보통 야전 훈련을 나갔을때 급양반이나 조리차량이 올 때까지의 사이를 때우기 위한 것.

훈련식은 정규 전투식량이 아니라 민수용 식량을 유용한 것들(포장은 자위대용으로 맞춘 것)이나 민간 업체에게서 납품받은 다양한 제품을 사들였는데, 종류가 다양하고 친숙한 맛이 나서 대원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각종 덮밥, 레토르트 팩밥 외에 컵라면이나 빵캔, 오뎅캔 등등이 있다.

5 II형 개선식(레토르트형, 트레이)

한편 II형의 개선식은 양의 부족함이 지적된 점을 보충하기 위해서인지 비상식량으로 나눠줄때를 대비해서인지 밥이 담긴 봉투가 아니라 자체적으로 플라스틱 밥그릇에 담겨있다. 말하자면 햇반이다.

국이 생략되고 반찬으로는 정어리나 꽁치, 고등어 조림 등이 추가된 것이 특징이다. 결국 밥 2, 반찬 1~2가 되어버렸다. 햇반형 밥도 그렇고, 미트볼, 참치 샐러드, 비엔나, 야키도리, 치킨 숯불구이, 소시지, 햄버그 스테이크 등의 반찬은 여러모로 현대 상점에서 볼 수 있는 인스턴트 식품을 연상케 한다. 일본의 인스턴트 식품 시장이 크고 다양한 점도 있는지 군용 식량이라기보단 신세대에 많이 맞추었다는 느낌. 메뉴는 21가지.

히터는 미첨부라서 야전에서 먹긴 상당히 불편하게 되어 있다는 게 심각한 단점이라고 한다. 밥의 포장도 자세히보면 전자레인지에 데워먹을 수 있도록 옆에 떼라고 하는 지시문이 보인다... 재해지에서 전자렌지가 있는 민간인에게 보급할 때에나 빛을 볼 특성. II형 개선식에는 플라스틱 스포크가 첨부되어 있다.

그나마 개선이 되면서 햄 스테이크[2]라든지 카레[3]라든지 하여 괜찮은 물건들이 많이 나와서 먹을 맛은 난다.

사실 자위대의 전투식량은 전투보다는 지진 등의 재해시의 구호물품으로 쌓아놓는 감각이 강하다. 애초에 자위대는 전수방위를 기조로 하는 이상한 준군사조직이다보니... 이렇게 구호물품으로서의 성격이 강한 덕에, 1950년대부터 오랫 동안 자위대 전투식량에 포함되어 왔던 팥밥동일본 대지진 이후부터는 단종되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재민들에게 배급되어야 할 구호물품에 경사스러운 일이 생겼을 때 주로 지어 먹는 팥밥이 들어가 있는 건 여러모로 이상하다는 이유에서이다.

대신 양은 넘치도록 많아서 자국내에서라면 년 단위로 먹을 양을 쌓아놓는다고.[4] 그렇게 보면 일본군의 병크에서 뭔가 배운 게 있는 한 모양...

여러모로 혹평하지만, 한국인 입장에서도 그럭저럭 일상식에 가깝고 먹을만한 식단이고 전투용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나름대로 고려해볼만하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한국군 2형 동결건조밥보다 이쪽이 더 식사로는 괜찮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덧붙여 자위대에서는 신형인 II형이 도입된 이후에도 구형인 I형 역시 계속 병용되고 있는 상황이라 하는데, 이는 II형은 레토르트 포장의 한계로 인해서 보존기간이 1.5년 정도로 3년인 I형보다 짧아졌기 때문이라는 것 같다.
  1. 물을 넣으면 반응하여 열과 증기를 내뿜는 형태
  2. 얇은 햄을 압축해서 가공한 것이라 먹다보면 분해된다고
  3. 일본에서는 드라이카레라고 하는, 카레향 나는 밥
  4. 반면 무기 비축에는 한계가 있어 소총조차 재활용못하게 꼼꼼하게 부숴서 폐기한다. 잠수함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