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 잉글랜드 국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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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호 | 제인 그레이 (Lady Jane Gray) |
| 부친 | 헨리 그레이 |
| 모후 | 레이디 프랜시스 브랜든 |
| 생몰년 | 1536년 혹은 1537년 - 1554년 2월 12일 |
| 재위기간 | 1553년 7월 10일 - 1553년 7월 19일(9일) |
| 대관식 | 1547년 2월 20일 |
| 서명 |  |
아름답고 총명했으나 막장부모 때문에 인생을 망친 불행한 여인
영국의 튜더 왕가의 일원. 헨리 7세의 증손녀로서 메리 1세, 엘리자베스 1세의 5촌 조카다. 에드워드 6세가 사망한 후 여왕으로 추대되어 잠깐 즉위했으나, 그 기간이 고작 9일에 불과했다. 그래서 그녀를 "9일 여왕"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그녀를 여왕으로 분류해야 할지에 대해선 학자마다 의견이 갈린다고 한다.
1 소개
영국 튜더 왕조의 여왕으로 1553년에 7월 10일부터 7월 19일까지 9일 동안 재위했다.
도셋 후작 헨리 그레이와 헨리 8세의 조카인 레이디 프랜시스 브랜든 사이의 세 딸 중 장녀로 영국 레스터셔에서 태어났다. 모계 쪽으로 튜더 왕가의 혈통을 이었기에 야심만만한 그녀의 부모는 제인 그레이를 항상 왕과 혼인시키려고 했다.
뿐만 아니라 권력에 눈 먼 부모가 워낙 극성맞아서 제인은 어릴 때부터 조금만 실수를 해도 부모에게 모진 매질을 당했다고 한다. 그 정도가 너무 심해서 현대 기준으로 보면 아동학대로 체포될 수준이라고. 후에 제인이 정치적인 이유로 처형될 때에도 드디어 평화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주변사람들에게 말했을 정도로 그녀의 부모는 정말 문제가 많았다.
당시 사람들이 그녀의 외모를 아름답다고 표현해 놓은 기록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당시 기준으로 상당한 미녀였던 듯하다. 하지만 외향적이고 사교계에 나가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노는 것을 좋아하는 부모와는 달리 내성적이었다고 한다. 이 역시 그녀의 부모가 그녀를 탐탁찮게 여겨 체벌하는 이유가 됐다고. 하지만 두뇌가 명석하고 학구적인 성격이라 당시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그리스어, 라틴어, 히브리어를 모두 구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자기 뜻대로 딸을 통제하려는 부모에게 눌려 살다가 후에 헨리 8세의 마지막 아내인 캐서린 파가 데리고 가 1년 정도 맡아 기른 적이 있었는데 그 시기가 제인 그레이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기라고 한다. 헨리 8세와 결혼하기 전에 늙은 재력가와 두 번 결혼하여 그 전처 소생 자식들을 살뜰히 돌본 바 있던 파는 제인 역시 친딸처럼 보살펴 주며 제인이 학문을 갈고 닦도록 따뜻하게 격려해 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파가 출산하고 얼마 뒤에 산욕열로 죽자 다시 부모에게 돌아와야 했고 헬게이트가 본격적으로 열리게 된다. 물론 이 모두가 그녀의 부모의 탐욕에서 비롯된 일.
2 억지로 왕위에 오르다
헨리 그레이와 프랜시스 브랜든은 처음에는 헨리 8세의 왕비로 제인을 내세웠지만 이미 헨리 8세는 왕비를 한참 갈아치웠던 데다가 노령이라 실패했다. 그러자 헨리 8세의 아들 에드워드 6세의 왕비로 들이려 했다. 그러나 에드워드 6세와의 혼인도 주선자인 토마스 시모어가 반란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숙청당한데다가 에드워드 6세가 병으로 요절하는 바람에 허사로 돌아간다.하지만 차라리 이때 에드워드 6세의 왕비가 되었다면 여왕으로 추대되어 죽음에 이르는 일은 없었을지도...
그러자 마침 그녀를 에드워드 6세의 후계자로 만들려는 노섬벌랜드 공작 존 더들리와 제인의 부모는 손을 잡는다. 제인의 부모는 제인을 존 더들리의 아들 길포드 더들리와 강제로 결혼시키고 병석에 누운 에드워드 6세를 회유해 제인을 차기 왕위계승권자로 지정하게 한다.
원래 에드워드가 후손 없이 사망하게 되면 계승권 순서상 에드워드 6세의 큰누나인 메리 1세가 왕위를 잇게 되지만, 에드워드 6세와 달리 그녀는 열렬한 가톨릭 신자였다. 메리 다음으로 계승권을 가진 둘째 누나 엘리자베스 1세가 성공회 신자였으나 엘리자베스는 왕비 작위를 잃고 사형당한 죄수 앤 불린의 딸이라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존 더들리 입장에선 당시 나이가 어리기에 다루기 쉬울 제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건 당시 왕위 계승권 서열이 첫번째가 메리, 두번째가 엘리자베스, 3번째가 프랜시스 브랜든, 4번째가 프랜시스의 장녀인 제인이었다는 걸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길포드와의 결혼을 원하지 않았으나 부모가 끝내 두들겨 패 가면서 강제로 성사시켰다. 그러나 길포드가 제인을 성적으로 학대했기 때문에 결혼생활도 순탄치 못했다. 에드워드 6세가 사망한 후에 제인은 자신이 여왕으로 추대되었다는 걸 들었을 때 그 자리에서 졸도했을 정도로 경악했다. 어떻게든 즉위하지 않고자 필사적으로 거부했지만 부모와 주변 인물들의 강압 앞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프랜시스가 제인을 밀실에 가둬 놓고 즉위에 동의할 때까지 매질했다고 하니 달리 방법이 없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제인의 부모와 노섬벌랜드 공작이 제거하려고 했던 메리 1세는 런던을 탈출해 민중의 지지를 받으며 런던에 재입성하게 되었고 전세가 바뀐 그 순간에 그녀의 부모는 제인과 길포드를 버려두고 탈출했다.
3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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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디 제인 그레이의 처형. 폴 들라로슈 作. 1833년. ## |
민중의 지지를 받아 적법하게 즉위한 메리 1세는 제인이 순전히 어른들의 욕심으로 자기 의사와는 상관 없이 여왕으로 즉위하게 된 걸 알고 있었기에 제인을 동정해 목숨만은 살려줄 생각이었다. 그러나 독실한 신교도인 제인이 가톨릭으로 개종할 것을 끝내 거부하자 제인이 살아있는 건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여 결국 제인 그레이를 런던탑에서 처형할 것을 명한다.[2] 처형 당시 눈가리개를 하고 있어 처형대를 찾지 못해 "어디 있지?"라며 당황해했다는 에피소드가 있다.
남편 길포드도 같은 날 참수되었는데 길포드는 죽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아내인 제인을 만나고자 사람을 보냈으나 제인이 완곡하게 거절했다고 한다. 이날 런던탑의 타워힐에서 길포드가 먼저 참수되었고 그 시신이 수레에 끌려 왔을 때 제인은 그것을 보고 "아, 길포드! 길포드!"라고 소리쳤다고 한다.
아름답고 총명했지만 전술한대로 능력 없이 야심만 많은 부모 때문에 억울하게 희생당한 경우라 처형 당시 군중들도 그녀를 동정했다고 한다. 제인은 눈이 가려졌을 때 처형대를 못 찾아 당황한 것 말고는 마지막 기도를 마치고 의연하게 죽음을 맞았는데, 역시 처형을 앞두고 두려움을 참지 못했던 길포드와 사뭇 달랐던 그 모습 역시 안타까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사망 당시의 나이는 고작 16세.[3] 말 그대로 한번 제대로 피어보지도 못한 채 꽃다운 나이에 스러져버렸다.
이 때 제인의 어머니 프랜시스는 제인과 남편을 위한 구명 노력을 전혀 벌이지 않았다. 게다가 나중에 메리 1세의 용서를 받아 궁정에 복귀해 새 남편을 만나 잘 먹고 잘 살았지만 제인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도대체 딸이 죽은 것이 누구 탓이냐?!
4 인지도
메리 1세와 엘리자베스 1세의 대립은 잘 알려져 있지만 그에 비해 제인 그레이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한국같은 상당히 떨어져 있는 외국에서만 그렇고, 같은 유럽권 내에선 레이디 제인 그레이의 처형을 주제로 한 명화[4]도 있는 걸 보아 어느 정도 알려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5 트리비아
- 독실한 성공회 신자로 부모와 달리 내성적인 성격이었다고 한다. 극성맞은 부모만 아니었으면 그냥 평범한 귀족과 만나 행복한 인생을 살았을 불행한 여인이다.
- 1900년에 영국에서 유학한 나쓰메 소세키는 런던탑을 관광했을 때의 경험을 살려 쓴 자전적 단편소설 <런던탑>에서 제인 그레이의 처형당시 장면을 단편적으로 공상하듯 묘사하기도 했다.
- 트리니티 블러드의 등장인물인 제인 주디스 조슬린의 모티브라 여겨지는 인물이다. 처한 상황이나 성격은 정반대(...)
- 대한민국의 가수 레이디 제인이 여기서 이름을 따와서 지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