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스컬리

x15px 역대 애플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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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John Sculley. 1939년 4월 6일생. 미국의 기업가. 펩시 콜라의 CEO와 애플의 CEO를 거쳤다. 펜실베니아 와튼스쿨 경영학 석사 출신. 학창 시절에는 엄친아급 스펙의 소유자였다고 한다. CEO까지 했으면서도 사람들 앞에 서는 걸 무서워했다고 해서 이걸 극복하려고 일평생 노력했지만 군중앞에서 위축되는 단점은 잘 고쳐지진 않은 것 같다.

2 경력

2.1 펩시콜라

학교 졸업 후에 펩시콜라에 취직했는데, 이때 펩시는 한창 코카콜라와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콜라 전쟁'을 진행하고 있던 상태였다. 다만 스컬리가 들어왔을 때까지는 코카콜라가 훨씬 더 우월한 상황을 보이고 있었다. 빠른 승진을 통해 음료수부의 책임자가 된 스컬리는 이런 상황을 타개할 필요성을 느끼고 그 유명한 블라인드 테스트와 펩시 시대 광고를 만들었다. 이 광고를 설명하자면

• 블라인드 테스트 편: 한 사람에게 눈을 가리고 상표가 붙지 않은 두 잔의 콜라를 마셔보라고 한다. 그리고 어느쪽이 더 좋았냐고 물어본 후 그 콜라를 가리키게 하는데, 그쪽이 사실은 펩시 콜라라는 내용.#

• 펩시 시대 편: 젊은이들이 해변에서 파티를 열면서 놀고 있는 장면을 열심히 보여준다. 그리고 펩시콜라를 마시더니 "함께 하자, 지금은 펩시 시대야!(Come alive, you're in the Pepsi Generation!)" 라고 외친다.#

이 두 광고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펩시콜라의 매출이 미칠듯한 스피드로 상승하기 시작했고, 점점 더 상승해서 코카콜라를 따라잡는가 싶더니 결국 코카콜라를 뛰어넘는데 성공한다. 그 공헌 덕분에 스컬리는 차기 CEO 후보로 낙점되어 결국 사장 지위에 올라갔다.

2.2 잡스에게 낚이다 애플 입사

당시 애플은 마케팅쪽에서 뛰어난 인재가 필요하다는 내부 의견에 따라 헤드헌터를 보내 여러 사람들을 포섭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었는데, 스컬리 역시 마케팅으로 펩시를 바로세운 일등공신이라는 점 때문에 애플의 타겟이었다. 때문에 스컬리에게도 헤드헌터를 보내 애플의 다음 CEO가 되어달라고 했지만 스컬리는 매번 사양했다. 그래서 애플 측에서는 꾸준한 접촉과 매킨토시 기술 데모 등을 보여준 끝에 스컬리가 어느 정도 관심을 보이게 만드는 데는 성공했고, 마지막으로 애플로 들어오게 되는 계기가 될 필살기를 날렸다. 맨하탄에 있는 자신의 콘도로 스컬리를 초대한 후 애플의 CEO를 맡아달라 부탁했고, 스컬리가 거절하자 비장의 한마디를 날렸다.

설탕물이나 팔면서 남은 인생을 보내고 싶습니까? 아니면 세상을 바꿀 기회를 붙잡고 싶습니까?

(Do you want to spend the rest of your life selling sugared water, or do you want a chance to change the world?)

존 스컬리의 증언에 의하면 봉급도 파격적인데다 잡스의 사업 아이템이 마음에 들었지만, 일부러 한번 튕겨봤는데 이 말을 듣곤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당시 잡스의 눈빛은 마치 레이저라도 발사할 것 같은 기세였다고(...). 여하튼 강함 임펙트를 받은 스컬리는 바로 애플로 이적할 준비를 했다. 켄달의 허가까지 얻은 후 당시 애플의 CEO였던 마큘라와 잡스의 승인 끝에 스컬리는 연봉 230만 달러를 약속받고는 애플로 이적하게 되었다.

2.3 애플

사실 스컬리는 초기에는 애플에서 별 반응이 없었다. 애플 직원들은 잡스까지 포함 대부분이 캐주얼한 옷차림으로 일하곤 했는데, 스컬리는 초장부터 정장에 넥타이까지 빼입고 나타난 것이었다. 그리고는 IBM과 경쟁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연설을 했었는데 여기서도 스컬리의 연설에 대한 문제점은 드러났다.

목표 자체는 확고부동했지만 뼛속까지 공돌이인 애플 사원들에게는 '지루한 인간'으로 보였고 무엇보다 식품회사에서 IT회사로 오다 보니까 IT에 관한 지식이 좀 모자랐던 게 문제였다. 때문에 엄청나게 공부해서 결국 IT지식에 관한 문제점은 해결했다고 한다. 사실 애플의 부단한 꼬드김으로 자의반 타의반으로 넘어온 회사에서 이정도 노력을 한 것을 보면 자기 일에 애정이 확실히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스컬리가 애플에 들어온 1983년 당시 애플은 엄청 크고 있었다. 심지어 망한 물건 취급 받는 애플 III도 10만 대가 팔려 나갔을 지경이었고 인터뷰도 자주 하면서 '컴퓨터계의 거물'로 떠오르던 참이었다. 잡스와의 관계도 원만해서 함께 산책을 하거나 놀러가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곧 잡스가 맡았던 프로젝트인 애플 리사와 매킨토시의 판매 부진, 믿었던 애플 II의 판매하락세 등 암운이 겹치기 시작한다. 거기다가 잡스 특유의 인간성 문제가 80년대 초반에는 꽤 심했기 때문에 어떻게 분위기를 전환할 필요성이 있었다. 결국 애플 주식을 15% 가지고 있었지만 하는 일은 없이 무늬만 사장이던 잡스를 좌천시킨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잡스는 오히려 스컬리를 쫓아내기 위해 일부 중역들을 불러다가 자기 편으로 만들며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 이 사실을 안 스컬리는 말까지 더듬으면서 화를 냈고 잡스는 "억울하면 누가 쫓겨날지 익명투표 함 해볼래여?" 라고 하면서 회사 중역들을 모아놓고 익명 투표를 준비했으며 이 투표 결과 잡스가 쫓겨났다(...). 이 때 잡스는 어떻게든 동정여론 모아서 역전 좀 해보려고 신문에 자신의 사임편지를 광고로 보내기도 했는데, 별 반응이 없어서 나갈 수밖에 없었다.

잡스가 이렇게 자폭한 후 스컬리는 애플의 불합리한 구조를 개혁하기 위해 부서 통폐합과 인사정리 등을 실시했다. 당시 애플에는 애플II부, 애플III부, 애플 리사부 하는 식으로 부서가 엄청 나뉘어 있었다. 각 부서가 서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말만 같은 회사지 사실상 수십 개의 군소 영주들로 구성된 봉건제 국가나 다름 없는 형태였다. 더군다나 잡스가 자기 입맛에 맞는 부서만 적극 밀어주는 경향이 심해서 잡스의 눈 밖에 난 부서는 그야말로 찬밥 취급... 스컬리의 개혁은 애플의 사내 문화를 성공적으로 바꿔낸다.

그러나 하드웨어 개발에서는 힘을 못 쓰기 시작했는데, 스컬리 본인이 워낙 미래기술에 관심이 많아 미래지향적인 것들만 자꾸 요구했기 때문이다. 특히 타블렛 계열 기기에 자꾸 집착해서 지식 탐색기같은 하드웨어를 구상하기도 했고 최초의 PDA인 뉴턴 메시지 패드도 이 때 만들어졌지만, 말 그대로 꿈은 높은데 현실은 시궁창이어서 모두 스컬리의 기준에 미치지 못한 채 사장되어야 했다. 스컬리의 발상은 현대의 PDA를 이루는 기본이 되었다는 점 때문에 현재는 그렇게까지 부정적으로 평가되지 않지만, 당시에는 혁신적이다 못해 시대착오적이기까지 했던 것.

거기다가 회사구조 자체가 각 부서별 시스템에서 사장 중심 시스템으로 개편된 후에는 자유로운 소프트웨어 개발이 어려워져서 소프트쪽에서도 부진해졌다. 더욱이 애플의 전통인 개념없는 가격 정책도 잡스 시대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았다. 매킨토시만 해도 잡스는 2000달러에 팔고싶어했지만 스컬리의 강력한 주장에 의해 2,500달러라는 가격이 매겨졌다. 1989년 컴퓨터 대호황기에도 가격을 내리지 않더니 점점 제품이 안 팔리기 시작한다.

결국 스컬리는 애플 경영에 흥미를 잃기 시작했다. 원래 공화당원이었던 스컬리는 민주당 후보인 빌 클린턴 진영의 정보고속도로 공약에 감동해 민주당 쪽 선거운동에나 열중하다가 1993년 애플 이사회에 의해 CEO에서 물러나게 된다.

2.4 애플 이후

이후 벤쳐 캐피탈리스트 회사인 Sculley Brothers LLC를 설립하였고, 현재 실리콘 밸리에서 Misfit이라는 스타트업을 시작하여 트레이닝 매니저 가젯인 Shine을 발표하였다.

3 평가

스티브 잡스한테 안 낚였으면 존 스컬리는 펩시코를 코카콜라급 또는 그 이상의 기업으로 올려놓은 전설적인 CEO로만 평가받았을 것이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블라인드 테스트는 펩시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오늘날까지도 잘 알려져 있으며, 설탕물 팔아먹은 전적만으로도 존 스컬리는 충분히 고평가를 받을 만한 사람이다. 하지만 확 튀는 캐릭터를 필요로 하는 실리콘 밸리 개발자들에게 스컬리는 너무 지루한 사람이었고, 그의 공과에 상관 없이 스티브 잡스라는 희대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던 애플에게 스컬리는 잘해야 2군 정도로 밖에는 보일 수 없었다. 게다가 야심차게 준비했던 미래 지향적인 하드웨어가 실패한 것도 한 몫을 했는데... 어째 비 개발자 출신에 너무 시대를 앞서간 하드웨어까지, 옆 동네 이 아저씨가 생각난다??

이걸 가지고 사정을 잘 모르는 앱등이들은 간혹 '애플은 최고의 CEO와 최악의 CEO를 함께 냈다'면서 존 스컬리를 암군 취급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스컬리는 1986년까지는 애플을 IBM에 이은 2위 기업으로 올려놓았던 경력이 있다. 만약 이 때 스컬리가 없이 잡스가 계속 애플을 맡았다면 애플은 80년대에 진작 망했을 거라는 시각도 많은 만큼, 스컬리를 암군 취급하는 건 옳지 못하다.

그는 애플에서 나온 이후 IT 역사의 메인스트림에서는 물러 났지만, 그렇다고 그가 남긴 것이 없는 건 아니다. 무엇보다 애플에 들어오면서 IT 공부를 했고, 그 지식을 바탕으로 지식 탐색기라는 개념을 창안해 낸 것은 스컬리이다. 그 개념을 잡스가 아이폰과 스마트폰(그리고 아이패드와 태블릿 컴퓨터)이라는 형태로 승계, 완성해 냈으며, 그것이 세상을 어떻게 바꿨는지를 생각해보면, 스컬리는 잡스가 그를 낚아냈을 때 한 말처럼 정말로 세상을 바꾸는 데 성공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렇듯 그는 이루어 놓은 업적은 크지만 거기에 비해서 잡스에 가려 평가절하가 되고 있어서 그런지, 와이어드 지의 애플의 영웅과 악당 중에 존 스컬리는 희생양으로 올라와 있다(...). 존 스컬리의 후계자인 마이클 스핀들러와 길 아멜리오는 악당으로, 스티브 잡스는 쫒겨나기 전과 아이맥 출시 후로는 영웅. 쫒겨난 후와 아이맥 출시 전까지는 악당으로 나와 있다.

관리자형 CEO라는 점에서 팀 쿡이 존 스컬리와 여러가지로 비교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