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력고

竹瀝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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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력고를 들고 있는 무형문화재 송명섭 장인.[1]

1 개요

어딘가의 고등학교 이름이 아니다!
최남선이 꼽은 조선 3대 명주[2] 중 하나로, 대나무 진액이 첨가되는 증류식 소주의 하나. 엄밀히 따지면 리큐르에 속한다. 네이버캐스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읍시에서 소량 생산되는 술로, 중요 재료인 죽력[3]의 추출이 매우 어려워서 의외로 귀한 술이다. 죽력의 추출법은 바로 아래에 서술. 추출법을 아는데 왜 따라하지를 못해

송명섭 장인은 죽력고의 제법을 배우러 찾아오는 사람 누구에게나 공개하고 있지만 워낙 쉽지 않은 일이라 중도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4]

죽력고 블로그

2 흠좀무 소리가 나오는 죽력의 추출법

죽력은 대나무의 진액으로, 대나무에 불을 쬐어서 추출하는데 며칠에 걸쳐 엄청난 내공을 들여야 만들어지는 재료이므로 대량생산이 매우 곤란하다. 괜히 명주라는 이름이 붙은 게 아니다.

여기서 죽력고 전체의 공정을 볼 수 있다.


저기서 나오는 죽력의 제조공정을 정리한다면

1. 손질한 대나무를 알맞은 크기로 자른다.
2. 대나무 토막을 항아리에 가득 담는다.
3. 구덩이를 파고 죽력을 담을 그릇을 살짝 묻은 다음 대나무가 담긴 항아리를 엎어서 올려놓고 한지로 한다.
4. 항아리를 황토 덩이로 두껍게 잘 덮는다.
5. 항아리 주위로 말린 콩대를 빙 둘러놓고 불을 지른다. 다음날 잠자리에 지도가 그려져 있을 것이다
6. 콩대가 다 타고 약간의 불씨를 남겨둔 상태에서 쌀겨를 들이붓는다. 이 쌀겨가 전부 탈 때까지 기다린다. 이 과정은 보통 1주일 정도 걸린다.
7. 쌀겨가 다 타면 봉한걸 풀고 죽력을 확인한다.

상당히 지루하고 오래 걸리는 과정으로, 중간에 비라도 오면 안습. 거기다가 저 과정을 모두 거쳐도 죽력이 제대로 추출되지 않을 수도 있을 수 있어서 상당히 귀한 재료인 셈.

한약재로 쓰이는 죽력은 조금 다른 과정을 거치는데, 대나무 줄기를 마디가 막히지 않게 자르고[5] 끄트머리를 가열하여 터진 쪽으로 흘러나오는 진액을 모은다. 사실상 한약재로서 모으는 방법이 가장 번거롭고[6], 죽력고에서 만드는 방법은 떼로 넣어 만들고(...) 콩대와 쌀겨의 속불로 화력을 조절하기 때문에 그나마 쉬운 편이다. [7]

이걸 , 생강, 솔잎, 대나무 잎, 창포, 계피랑 섞어서 소주고리에 넣고 증류해서 죽력고가 탄생된다.

전통주는 원료 공급가액에 25%까지만 이윤을 붙일 수 있기 때문에 제대로 값을 받지도 못한다고 하는데[8], 정작 주세법에는 그런 거 없다. 통상이윤이라 하여 10%를 산정하기는 하나 이것은 세금 계산을 위한 것으로 실제 이윤과는 무관하다. 아무튼 그래서 죽력고를 팔아도 남는 것은 없다고. 위의 사진 한 병에 약 10만원 정도.

3 대략적인 평가

알싸하고 상쾌한 맛이 나며, 대나무 특유의 향이 조금 난다. 다만 도수는 35도로 제법 높다. 더구나 예거밤처럼 잘 취하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서 마셔야 한다.

죽력이 들어가서인지 꽤나 걸쭉한 식감을 가지고 있으며, 술 색은 샤르트뢰즈와 비슷하다.

주류 갤러리에 리뷰가 올라와 있다.#

서울에서 마셔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벽제갈비에 갖춰져 있으니 가서 마셔보도록 하자. 술 값보다 고기 값이 몇 배 비싼 것이 함정 최근에는 백화점에서도 종종 찾을 수 있다.
  1. 사실 증류주보다는 막걸리로 유명하다
  2. 나머지 둘은 이강고, 감홍로
  3. 본래 한약재로 쓰인다.
  4. 송명섭 장인은 술 빚기에 관한 출강을 자주 다니는 편이며 양조장 앞마당에서도 강의를 한다. "대한민국의 국적을 가진 모든 사람들이 술 만드는 것을 배우고자 한다면 저는 숨기지 않고 가르쳐 주려고 해요. 왜 그러냐 하면 그것은 문화이기 때문에, 문화는 내 자식 내 식솔만 알고 있으면 그건 기술이에요. 전 기술자가 아니거든요." (2012. 10. 01. OBS '막걸리뎐')
  5. 쉽게 말해 대나무 죽통 같은 것을 생각하면 된다.
  6. 화력을 직접 장작을 때면서 조절해야 한다.
  7. 다만 최근 한약재로 쓰이는 죽력은 이런 식으로는 수요를 감당할 수도 없거니와 대나무는 다른 용도로도 수요가 많기 때문에 그냥 잡부위를 모아 목초액 만들듯이 만든다. 심한 경우에는 목초액에 대나무 추출물이나 향 등을 넣어 죽력이라고 파는 것도 있는 모양. 재료가 드문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진품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죽력 대신 대나무 속껍질인 죽여를 쓰거나 하는 경우도 있다. 죽력 자체는 담가(痰家)의 성약(聖藥)이라 하여 가래 같은 인체 노폐물을 제거하는데에 효능이 매우 뛰어난 것으로 평가 받는다.
  8.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14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