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작 HBO의 여시, 여성부 필수관람 국방부 필수관람 TV 영화. 로스 카츠 감독. 케빈 베이컨[1] 주연.
2004년 이라크 전쟁에서 전사한 실제 미합중국 해병대 챈스 펠프스 일병[2]의 에스코트 임무에 자원했던 마이클 스트로블 해병포병중령(!)[3]의 여정을 다룬 이야기. 현충일에 보면 어울리는 TV 영화로 꼽히며, 한국에서도 현충일 특선영화로 방영된 적이 있다.[4] 미국이라는 나라가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에게 보내는 존경심에 대해 알 수 있는 영화로, 더 나아가 전세계의 전쟁에서 전사한 군인(과 민간인 전몰자)들에 대한 추모의 성격을 가진 영화다.
극중 스트로블 중령은 걸프 전쟁 사막의 폭풍 작전에도 참전할 정도로 열심히 복무하는 해병 장교였으나 자신이 먹여살릴 처자식을 지키기 위해 본국 근무를 선택하여 해병대 인사관련 부서에서 인력분석, 수치해석 등의 업무에 전념하였지만 마음 한켠에는 야전 근무에 대한 미련을 갖고 있었다. 그러면서 동기들이 중동에서 죽진 않았을까 하며 매일 전사자 명단을 들춰보며 제발 아는 이름이 없기를 기도했는데, 같은 고향인 콜로라도주 클리프턴에서 온 어린 해병인 챈스 펠프스 이병의 이름을 보고 문득 생각이 들어서 날이 밝자 상관에게 자원하여 호송 임무를 맡고 다음날 출장을 떠난다.
육군, 해군, 해병, 공군이 모두 모이는 기지에서 전사자의 유품을 전달받고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전달할 성조기[5]를 받고 장례식에 참석할 경우에 대한 사전교육을 시작으로 여정은 시작하는데, 중간에 친구가 육군으로 지원했다가 이라크에서 전사하자 친구를 그리워하며 전사자 운구 담당 운전기사 일을 하고 있는 청년, 중년의 항공사 여직원, 일반인 어린이들, 공항 인부들, 그냥 즐겁게 살아가는 비즈니스맨과 젊은 여성, 스튜어디스, 마찬가지로 도버 공군기지에서 출발하여 전사자 운구를 하고 있던 한 육군 부사관[6], 나이든 전직 공군 조종사[7], 챈스를 뽑았던 모병관과 챈스가 죽을때 옆에 있었던 선임, 그리고 챈스를 잘 알고 지내던 한국전 참전 경력의 해병 할아버지[8] 등의 여러 인물들이 등장한다. 당초 콜로라도로 갈줄 알았던 스트로블 중령의 예상과 달리 가족들의 현 거주지인 와이오밍주로 옮기면서 비행기를 갈아타야 하는 일이 생기며 여정이 꽤 길어지는데, 그 길어진 여정 속에서 전사 장병에게 표하는 미국인들의 존경심을 알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잔잔하지만 인상적인 장면도 많다. 군인(Soldier)와 해병(Marine)도 구분하지 못할 정도[9]로 군에 관심이 없는 여성이 전사자 운구 중이라는 것을 모르고 즐겁게 떠들다가, 공군 조종사 출신의 항공기 기장이 "여러분이 내리시기 전에 전사한 해병의 시신을 운구하는 중령께서 먼저 내리실 예정입니다. 전사자에게 명복을 빌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기내방송을 하자 진심으로 조의를 표하는 장면. 또한 허허벌판 고속도로에서 운구 차량을 보고 운전자들이 자발적으로 백주대낮에 자동차 라이트를 켜고, 운구차량 앞뒤로 호송대열을 만들어 전사장병에 대한 예를 표하는 장면 또한 명장면이다.
챈스의 가족과 만난 스트로블 중령은 "챈스가 지나온 길에 있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라고 위로의 말을 전하는데, 이는 본인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그는 자신의 보직이 행정직, 사무직이라는 것을 밝혀야 할 때마다 불편할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챈스를 훈련시키고, 전사 당시 함께있었던 병장과 해병 출신 노인과 회포를 풀며 "전쟁터에서 근무하다 목숨을 바친 챈스 같은 사람들이 진정한 해병입니다. 가족을 먹여살린단 핑계로 그 자리에 없었던 저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라고 스스로를 비하할 정도로. 하지만 그런 그에게 전한 노인의 말이 명대사로 꼽힌다.
그럼 중령은 해병이 아니란 말이오? 가족 곁에 남기로 정했다고 한 게, 해명이 필요한 일입니까? 그 생각 당장 집어치워요. 챈스를 데려온 게 누구요? 중령은 챈스의 증인이란 말이오. 그런 증인이 없다면, (전사자들은) 헛죽음이 되는 겁니다.
그리고 챈스의 소대장이 유족들에게 쓴 편지 또한 심금을 울린다.
챈스 펠프스 일병 가족 여러분께.챈스 아버님, 어머님.
지금쯤 챈스의 전사 소식을 전해들으셨을 겁니다.
아들을 잃은 두 분께 저의 어떤 말이 위로가 될 수 있겠습니까.
챈스는 저와 2소대 모든 소대원들에게 소중한 친구였습니다.
부모님의 자식 사랑은 우열이 없다고 하지요?
하지만, 소대장들에게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챈스는 특별한 병사였습니다.
해병이라고 허세를 부리는 법도 없이, 항상 조용히 맡은 임무에 성실히 임했습니다.
또, 동료들을 격려하고 자신을 낮출줄 아는 친구였습니다.
그의 환한 미소와 다정함은 긴장을 풀어주고, 마음을 녹여주었습니다.
하지만 항상 그렇지만은 않았습니다.
동료들에게 한없이 부드러웠던만큼, 전쟁터에선 사납게 돌변하는 친구였습니다.
챈스는 영웅적으로 전사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영웅으로 살았다는 것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확신합니다.
챈스 펠프스와 같은 친구들이 많은 세상은, 해병대도 필요치 않을 거란 사실을요.'
제목인 테이킹 챈스는, 흔히 기회를 잡는다는 관용구로 쓰이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챈스를 집으로 돌려보내는 여정의 제목이다. 극중 마지막에 임무가 끝나고 사복 차림으로 집에 돌아가면서 보고서를 작성할 때 제목을 "Taking Chance"로 짓던 스트로블 중령의 장면이 여운을 남기며 실제 챈스 펠프스 일병의 어린 시절 성장기의 사진과 동영상[10]들이 나타나며 더 깊은 여운을 남긴다.
버지니아주에서 있었던 시사회에서는 실제 챈스 펠프스 일병의 유가족과 지금은 제대한 스트로블 중령 등이 참석하였으며, IMDB 등에서의 평가도 7점대 중반이라는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밀리터리 영화임에도, 작품 특성상 영화 도입부에 나오는 소리만 들리는 시가전 장면을 빼면 전투 장면은 없다. 작중 등장하는 군인들도 영현을 염습하는 의무대 인원들 등을 제외하면 모두 근무복, 정복, 예복 차림이다.- ↑ 그는 이전에 영화 어 퓨 굿 맨에서 미 해병대 법무대위를 연기한 적 있다. 이 작품이 그가 두 번째로 해병대 장교 역을 맡은 것이다.
- ↑ 극중에서는 PFC로 호칭되는데, Private First Class라는 이 계급명은 육군에선 일병이지만 해병대에서는 이병이다. 그럼에도 붙여진 챈스 펠프스의 일병 계급은 극의 마지막에 Lance Corporal로 추서된 계급이라는 진술이 나온다. 국내 번역판 제목은 "챈스 일병의 귀환"이라고 하더라도 극중에서는 이병이라고 불리는 것이 맞다.
- ↑ 실제로 이 정도 짬밥의 고급 장교가 스무살짜리 어린 이등병의 시신을 운구한다면 이건 자식, 조카 같은 친족이나 정말 아끼던 부하의 사망이라는 가슴 찢어지는 일이 아니면 꽤 드물다고 한다. 병 전사자의 영현 호송은 보통 부사관이 한다.
- ↑ 2010년 4월 천안함 피격사건 때도 공중파로 특선영화로 편성, 더빙판이 방영됐다. 스트로블 중령역은 홍시호가 맡았다.
- ↑ 미국에서는 전사자나 순직자 등의 관을 덮었던 국기를 부모나 배우자, 자녀 등 유가족에게 전달한다. 챈스의 부모는 이혼한 사이라서 국기를 여분으로 하나 더 준비했다.
- ↑ 엘리슨이라는 이름의 육군 하사인데, 전사한 자기 동생(or 형)을 집으로 데려가고 있었다. 그를 바라보면서 스트로블 중령은 매우 착잡해한다.
- ↑ 두번째로 탑승했던 항공기의 기장으로, 걸프 전쟁 당시 A-10을 몰았다고 한다. 제대했지만 아직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듯. 그런데 A-10이 걸프전 때 오인사격으로 많은 해병을 끔살시킨지라 분위기가 좀 묘하다(...)
- ↑ 제1해병사단 출신이다. 장진호 전투에서 살아돌아온 역전의 용사로 보인다.
- ↑ 웬만큼 교양이 있지 않고서는 이걸 구분하지 못하는 이들이 미국에도 의외로 꽤 있다. 군에 관심이 없다면 죄다 "밀리터리 어쩌고"로만 통칭하고, 한국에서도 해병대는 그냥 빡센 육군 정도로만 취급하는 풍조가 있는등 민간인들이나 미필자들은 이런 구별에 있어 둔한 편. 육해공 구분을 정확히 할 때 "Soldier"는 육군 병만을 의미하며 타군은 "Seaman", "Marine", "Airman" 등으로 부른다.
- ↑ 가정용 캠코더로 찍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