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수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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蟲垂炎 / Appendicitis

1 개요

충수돌기염(蟲垂突起炎), 충양돌기염(蟲樣突起炎), 꼬리염(-炎)이라고도 부른다.
맹장염(盲腸炎)으로 잘 알려져 있으나 맹장(Cecum)의 염증이 있는 병은 따로 존재한다.(Cecitis) 따라서 틀린 표현.[1]

요즘이야 신참 외과의사들의 입문 시험이 충수염이지만, 외과 수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옛날엔 충수염을 치료하지 못해서 말 그대로 죽을 만큼 앓다가 사망한[2] 사람들이 매우 많았던 터라 이런저런 역사서 및 소설에서 급살이란 병명이 많이 거론되는데, 멀쩡하던 사람이 급살을 맞고 죽었다는 식. 다양한 질환이 급살로 표현됐으나 가장 흔한 것이 맹장염이었다.

오후 내내 아프다가 자정에 터져서 병원 실려갔다가, 그날 오후 3시나 돼서야 수술실에 들어간 맹장염 경험자의 감상은 초단위로 뱃속이 썩어가는 기분.

오지 여행 중에 터지면 대책없는 병 중 하나로, 고산 등반을 즐기는 사람이나 해외출장을 자주 하는 사람들은 별 탈이 없는데도 충수를 잘라내기도 한다.

선박 업계 종사자들 역시 발병하면 답이 없다. 연안에서 조업하는 어선이나 하루 단위로 항구에 정박하는 선박은 그나마 괜찮지만, 대양을 횡단하는 선박에서 맹장염 환자가 발생하면 웬만큼 육지에 가깝지 않은 이상 헬기도 닿질 못하는 일이 생긴다. 배에 승선하기 전에 충수를 미리 잘라내고 가는 사람이 많다. 뭐라고 말하면서 떼어야 할지 고민이에요 그 병원 잘 떼던가요?

2 증상

증상은 오른쪽 아랫의(정확히는 맥버니 점[3]이라고 한다) 고통이 갈수록 심해지는 것으로, 누워서 오른쪽 아랫배를 눌렀을 때 통증이 온다거나 오른 다리를 배에 못 붙인다거나 할 때 거의 확정이다. 피로가 빨리 찾아오고 식욕이 없으며 만사에 의욕이 저하되는 증상이 동반된다.(더불어 백혈구 수치까지 높다면야 바로 수술실행) 단, 실제 통증 부위, 강도 등은 사람마다 다르며(위염 등 평소 앓던 질환이 있으면 더 헷갈린다) 심지어 증상은 완벽하게 충수염인데 들어가보니 멀쩡한 경우도 있다. 고로 의사 아니면 함부로 재단하지 마라(..).실제로 병원에 도착하고 점점 고통이 잦아들길레 아무생각 안하다가 갑자기 충수염이고 터지기 직전이니 수술하자는 말 들은 위키러도 있다.

특히 장간막 임파선염에 걸렸을 때 착각하기 쉽다. 통증이 오는 임파선이 맹장 바로 밑에 위치하는데다, 발열, 피로, 오한, 위장 기능 저하 등 충수염과 증상이 매우 유사하기 때문. CT검사를 하지 않는 이상 의사들도 염증 부위가 맹장인지 임파선인지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힘들다고 한다. 임프선염의 경우 면역력이 떨어져서 생기는 질환으로 충수염과 달리 약물 치료만으로도 쉽게 낫는다. 이외에도 여성의 경우 난소 종양과 헷갈릴 수 있다.

그리고 통증이 맥버니 점만 아픈것이 아니라, 마치 체한듯 배 전체가 골고루 아픈경우도 있다. 이경우에는 조금 심하게 체한것이라고 납득가능할 정도의 통증이 수반되어 집에서 쉬면서 회복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을 하다가 빨리 수술하지 못하고 충수가 터져서 복막염으로 진행이 되는 경우도 있다. 결론은 아프면 주저하지 말고 병원 한번 갔다오자.

미묘한 통증에 민감한 사람의 경우 1~2주일 전부터 충수염의 조짐을 느끼고 있다가 진즉에 잘라내는 경우도 있다.

3 수술

수술은 간단히 말해서 충수를 잘라낸다. 맹장은 충수가 붙어있는 대장의 일부분이고, 배꼽과 골반뼈 사이[4]를 살짝 째서 손가락을 넣어서 대장을 밀어내주면 충수가 튀어나온다. 그러면 역으로 헤집고 들어가서 클립하고 자른 후에 구멍을 꿰메주고 피부를 꿰메면 된다.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2-3바늘 꿰멜 정도로만 째면 끄집어낼 수 있다. 전쟁 중이거나 기타 의료상황이 열악한 경우 국소마취만으로... 아니? 의사라면 셀프 수술마저 가능할 정도다. 실제로 남극 탐사에 파견된 의사가 의료진과 의료 장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셀프 수술을 하기도 했다. 중간중간 몇 번씩이나 정신을 잃을 정도였지만 결국 성공했다고. 약혐주의

최근에는 복강경 수술을 주로 한다. 전신 마취 후, 배꼽을 뚫고 내시 카메라를 들여보낸 뒤 맥버니점을 절개해서 (1~2바늘 정도) 수술도구를 넣고 잘라내기도 하고 요즘은 레이저를 사용해서 자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원래 복강경 수술의 경우 수술절개부위가 적어서 회복기간이 빠르지만, 애초에 작게 자르는 충수염에서는 사실 큰 메리트는 없다. 의사들의 복강경 훈련을 겸해서 시행한다고 보면 된다. 굳이 메리트가 있다고 한다면 수술부위가 적어서 미용상 더 이득이라는 점, 2~3일정도로 입원시간이 단축되었다는 점 정도. 그런데 복강경 수술은 다만 절개부위가 적을 뿐이지 환자의 몸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는 예전 수술 방식과 똑같다고 한다. 그리고 복강경 수술이 조금 잘못되서 염증이 세어나온 경우 고열이 생겨 1주일 이상 입원도 할 수 있다. 38도는 기본이고 수시로 찾아오는 오한때문에 밤에 잘 수가 없다.

4 기타

수박씨 같은 걸 그냥 삼키면 걸리기 쉽다는 속설이 있다. 사실 충수염은 충수가 막혀있는 관(맹관)이라서 여기에 음식물(사실상 설사)[5]이 끼면서 막히니까 염증이 생기고 괴사가 되는 질환인데, 이 자체는 빨리 잘라내면 큰 문제가 없다. 그런데 터져버렸다, 그러면 염증세포와 대장 내용물(그러니까 설사)이 밖으로 새면서 복막염을 유발한다. 이쯤 되면 진지하게 삶과 죽음을 논할 단계가 된다.

최대한 빨리 수술을 해야한다. 요즘은 이정도의 복막염 또한 복강경 수술로 처치가 가능하지만... 최소 3주 이상은 입원할 각오를 해야한다. 또한 복막염까지 병이 커지면 한마디로 소화기관 전체가 엉망으로 망가져버렸다는 것인데 이걸 회복하는 과정이 상당히 괴롭다.

입원 기간은 별탈이 없다면 사나흘 정도. 수술 후 많이 걸어야 된다고 의사가 말해준다. 하지만 배가 아픈데 어떻게 걸어?! 그래도 요즘은 무통제 처방이 많아서 통증은 비교적 문제가 안된다.아냐 맞아도 아프던데?! 오히려 사람에 따라서는 수술 후 저혈압 때문에 더 고생하기도.

수술 후에는 방귀가 나올 때까지 물 한 모금 마실 수 없어서 환자들이 괴로워하기도 한다.물론 사람에 따라 방귀가 나오는 시간이 달라서 6시간 만에 나온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옛 역사서에도 군주가 갑자기 죽어버리면 처리되는 병이긴 한데, 신하가 왕을 살해하였을 때 핑계로 써먹은 병명이기도 하다.

옛날에는 전신마취를 한다는 점을 악용. 어린아이가 충수절제수술을 하면 수술후 포경수술까지 해버리는 경우도 있었다.[6] .... 묵념. 으앙 배아파서 걷기도 힘든데 거기가 욱신거려서 더 걷기 힘들어배도 아픈데 고자까지 되다니 안돼애애애애애애

창작물에서 초일류 의사가 주인공인 경우 으레 급성충수염으로 셀프개복을 성공시키는 모습을 보여준다.(...) 블랙·잭이나 슈퍼닥터 K 등. 독자들에게는 흔히 터무니없다고 여겨질 수 있겠지만 위에도 써놓았다 시피 실제로 이 셀프개복은 1961년 남극기지에서 레오니드 로고조프 박사가 시술한 적이 있다(!). 이래서 현실이 더 판타지 같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어느 선박 기관사가 중국 앞바다에서 5일간 끙끙 앓다가 무사히 한국 땅 밟고 구사일생 했더랜다. 압권인건, 울산에서 정밀검진 후에 짐 싸서 하선하고, 3시간 반을 고속버스 타고 집[7]에서 집 밥 잘 먹고, 다음날 아침에 안경까지 맞추고 병원 가서 오후에 수술을 잡았더랜다. 심지어 복막염으로 진행하지도 않았다. 수술전 검사때도 생각만큼 아파하질 않아서 오진인 줄 알았는데, 정밀검진 초음파 CD를 보고서야 증상 확인을 하고 수술 결정을 했다고.[8] 물론 이건 케바케고, 이 경우에는 충수염 자체가 급성이 아니었던 것도 있기에 절대로 섣불리 일반화 하지 말 것. 여담으로, 이 환자의 충수돌기 내부는 시꺼멓고 단단했다.(...)

가끔 충수돌기염과 관계 없는 전혀 다른 병으로 개복수술을 하다가 즉석에서 환자에게 미리 알리지 않은 채로 충수절제술을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물론 아주 가끔 그냥 돈 받아내려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이 때 충수절제술을 해주는 이유는 수술 후 유착[9]이 걱정되는 경우이다. 특히 원래도 유착이 심한 사람이거나, 수술 자체가 큰 수술인 경우 등등은 수술후 조직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유착으로 인한 충수염이 발생할 확률이 훨씬 높아질 수 있다. 물론 원칙상 충수절제술을 할 수도 있다고 미리 경고하고 수술을 해야겠지만, 수술 종류가 원래 충수와 무관하면 경우에 따라 미처 못할 수도 있는게 현실이다. 충수가 학문적으로야 무슨 면역작용과 관련 있을거 같다고는 한다지만, 실제 실용적으로 보면 없어도 그만, 있어도 그만에 있으면 병이나 일으키는 기관이니 정말 없어도 상관이 없다! 그러니 사전 허락없이 뗐다고 해도 수술장 사정 상 불가피한 상황이었으면 오히려 수술을 잘 해준 것이니 그렇게 상심할 필요는 없다.
  1. 그러나 워낙 실제 맹장염(Cecitis)의 빈도가 적고 충수염을 맹장염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 의사들도 맹장염이라고 하면 알아 듣는다.
  2. 충수염을 치료하지 않고(못하고) 놔두면 복막염이 되고, 거기까지 갔다면 지금도 장담 못 하는 상황인데 그 시절이라면 100%라고 해도 상관없을 확률로 사망. 소설 상록수에서 여주인공 채영신의 사망원인도 제대로 치료하지 못한 충수염이 복막염으로 발전한 탓이었다. 이 당시에는 최초의 항생제였던 페니실린이 발견되기도 이전이었으니 복막염까지 간 이상 그야말로 살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3. McBurney Point. 오른쪽 장골(Rt. Ilium, 허리쪽에 만져지는 뼈, 골반뼈의 일부.)에서 배꼽까지를 가상으로 연결한 선에서 장골 쪽 1/3 지점, 배꼽쪽에서 2/3 지점이다.
  4. 위에 말한 맥버니 점이 여기다.
  5. 대장이 하는 몇 안 되는 소화작용이 음식물에서 수분 빼는 거랑 대장균 작용으로 식이섬유 분해하는 작용이다. 이게 안 돼서 나오는 게 설사.
  6. 포경수술을 안 하는 게 이상하게 여겨졌던 시절이었으니.. 이는 병원에서 '서비스' 형식으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았다.
  7. 장거리 이동이 가능한 상태라면 간병해 줄 가족이 있는 곳에서 수술받는 게 현명한 선택이긴 하다. 다만, 너무 아파서 정신 못 차리겠다 싶을땐 닥치고 응급실행.
  8. 이게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로, 오랜 기간 손목터널 증후군 때문에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한 게 충수염의 진행을 억제하는 데에도 효과가 조금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주인을 괴롭힌 손목이 역으로 주인을 살린 셈. 의사도 행적을 듣고는 신기해 하더라
  9. 상처끼리 달라붙는걸 생각하면 되는데, 뱃속이 좁다보니 달라붙는 과정에서 일부 조직에 장력이 걸릴수 있다. 뱃속 장기는 약하기 때문에 당겨지는 과정에서 소장 폐쇄, 일부 장기 허혈, 염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