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빗 영화판에 등장한 모습.)
Khamûl
J.R.R 톨킨은 죽기 전까지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대표적 악역인 나즈굴들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이곳저곳에 해두었던 메모와 그의 발언등을 통해 몇가지 단서가 있는데, 그 중에 하나는 나즈굴 중 셋만이 누메노르 혈통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바로 카물이다.
카물은 나즈굴 중 유일무이하게 본명이 알려진 나즈굴이다. 작중에 본명이 알려졌다는게 아니라, 유일무이하게 본명을 톨킨이 말한 나즈굴이란 뜻이다. 호칭만이 알려진 마술사왕이나, 호칭조차 알려지지 않은 다른 나즈굴들에 비해볼 때 대단한 특혜라 할 수 있다.
카물의 호칭들은 Shadow of the East, The Black Easterling, Khamûl the Easterling 등 Easterling 즉 동부인이라는 설정이 붙어있다. 특히 동부의 그림자라는 호칭은 가장 유명하며, 2차 창작품에도 곧잘 사용된다.
카물은 돌 굴두르가 파괴되기 전 그곳을 담당하던 나즈굴이라는 설정이 따로 붙어있다. 나중에 사우론이 일시적으로나마 형체를 되찾고 강령술사라는 호칭으로 잠시 돌 굴두르에 귀환했을 때, 그곳을 담당하던 카물이 사우론 대신 앞에 나서서 군대를 지휘하였다. 그래서 간달프가 난쟁이 군주 스라인의 시신을 확인하고자 돌 굴두르의 감옥에 들어가서 진실을 알아내기 전까진 아무도 돌 굴두르에 진짜로 숨어든 것이 사우론 자신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리고 돌 굴두르의 진짜 주인이 카물이 아니라 사우론이라는 것이 밝혀지자, 신성 회의는 모든 힘을 결집하여(심지어 당시 이미 배신의 마음을 품고있던 사루만까지) 돌 굴두르를 토벌하고 사우론을 몰아내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결국 사우론의 계획이었으니, 사우론과 카물은 패배한 척 순순히 물러나고 그 즈음 이미 정복되어있던 미나스 모르굴로 도피한다. 돌 굴두르를 파괴하기 위해 자유종족의 경계망이 느슨해져있던 것을 이용한 것이다. 결국 모르도르는 다시금 사우론의 권력 하에 떨어지고, 바랏두르는 다시 건설되어 사우론의 힘이 모이게 된다.
애초에 나즈굴스럽게 소설 상에서는 별로 중요한 인물은 아니지만[1], 미나스 모르굴 침략이나 아르노르 멸망 등을 지휘하며 바쁘던 마술사왕을 대신해 사우론을 보좌하고 당시 가장 큰 악의 소굴이던 돌 굴두르를 지배한 자라는 점을 감안해 2차 창작품에서는 나즈굴 중 2위를 담당할 때가 많다.
영화에서도 잠깐 등장했는데, 호빗들이 도망가던 중 야밤에 언덕에서 곳곳을 둘러보던 나즈굴이 바로 카물이다. 또한 영화에서 농부 마곳에게 말을 걸고[2], 브랜디와인 강의 나루터까지 맹추격해오던 나즈굴이 카물이라는 말도 있다. 허나 그 이후의 행적은 톨킨의 원고에서 언급되지 않은데다 마술사왕과는 달리 외관상 특징도 없게 해놨기 때문에, 절대반지가 파괴되어 소멸하는 시점까지 누가 카물인지 구별할 일은 없다.[3]
그리고 호빗 영화판에서는 원작에선 이미 죽었어야 할 어떤 오크가 여기선 멀쩡히 살아 펄펄 날뛰면서 사우론 휘하 군대지휘권까지 가져가버린 탓에 더더욱 비중을 뺏겨버렸다. 안습(...). 대신 돌 굴두르에서의 전투에서 다른 나즈굴들과 함께 등장하는데, 영화 반지의 제왕 2편에 등장한 동부인 스타일의 갑옷을 입고 있어서 확연히 구분된다.
게임 반지의 제왕: 중간계 전투 2에서는 개발사가 임의로 모르도르에서 생산할 수 있는 3명의 영웅중 나즈굴 두 명의 이름을 설정했는데, 한명이 카물, 한명이 모르고미르다. 카물은 네임드라 집어넣은 것 같고, 모르고미르는 오리지널 창작 캐릭터로 확장팩인 마술사왕의 부활에서 앙그마르 측 나즈굴 영웅으로 등장한다. 당연히 이건 톨킨의 설정에는 없는 게임상의 창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