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트

1 스코틀랜드전통의상 Ki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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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래에 대해 페이크가 많은 복장으로도 유명하다.[1] 그래도 이 복장이 스코틀랜드인들이 보편적으로 입던 복장은 아니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비록 현대의 킬트와는 모양이 다르지만, 적어도 16세기 부터 "킬트"라고 불리는 하이랜드 고유의 의상이 존재 했는건 여러 당대의 삽화나 그림 등을 통해서 확인 할 수 있다. 다만 이 당시의 킬트는 단순히 치마 뿐만 아니라 몸에 걸치는 망토 까지 포함 된 "그레이트 킬트"라는 형태로 존재 했는데[2]이게 17세기 후반~18세기 초에 아래 치마만 두르는 형태로 간소하게 된 것이다.[3]

아무튼 이 킬트가 스코틀랜드 민족주의의 상징으로 취급받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스코틀랜드의 반란을 접한 영국(당시 그레이트 브리튼 왕국) 의회가 1745년 '잉글랜드인과 스코틀랜드인을 다르다고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된 킬트를 착용할 것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전까지 스코틀랜드에서 그나마 발전된 로우랜드도 아니고 문자 그대로 유럽 최고의 촌동네 미개인들 하이랜더들이나 입던 옷으로 치부되던 킬트는 단시간에 스코틀랜드인의 경이로운 민족 의상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스코틀랜드의 명문가들은 어느새 자기들만의 독특한 무늬의 킬트가 예전부터 존재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된 김동욱 기자의 글을 링크한다. 킬트와 체크무늬가 어떻게 민족 상징화 되었는지를 잘 다루고 있다.

이러한 킬트의 '민족의상화' 과정은 소위 근대에 이루어진 '없었던 전통의 창작'이란 사회학적 명제 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으며, 이는 에릭 홉스봄의 저작인 <만들어진 전통>에서도 언급한다. 해당 내용이 2004년 수능 언어영역 지문으로 출제된 적이 있기 때문에 한국의 고등학생들 중 상당수가 이 사연을 기출문제 지문으로 접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기원이야 어찌 됐든 이후 킬트는 스코틀랜드의 상징이 되어 군복으로도 활용되었다. 전혀 실용적이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스코틀랜드 계열 부대에서 애용하여 이들의 용맹과 우스꽝스러운 몰골로 인해 스코틀랜드 하이랜더 부대원들에게는 "지옥의 숙녀들"이라는 놀림 반, 경외심 반의 별명이 붙어 버렸다.

현재도 스코틀랜드 부대의 정복이며, 스코틀랜드의 나름대로 뼈대 있다는 가문에서는 행사 때마다 입는다. 또 일부 반잉글랜드적인 마인드가 충실한 사람들은 평상시에도 입는다고 한다. 위에는 셔츠에 수트재킷 입고 밑에 킬트 차면 훌륭한 정장.

여담인데, <얼굴없는 눈>이라는 프랑스 영화가 1959년 에딘버러 국제 영화제에서 소개됐을 때 잔혹한 장면 때문에(지금 입장에서는 그리 잔인하진 않지만...) 기절 사태가 일어났는데, 이 사태를 보고 당 영화 감독이 '스코틀랜드인들이 왜 치마를 입는 지 알겠다' 라고 이죽거렸다고 한다. 흠좀무.

이 유명한 이유 중 하나는 역시 속에는 아무것도 입지 않는다는 점일 듯. 심슨에서도 윌리가 자주 이걸 입고 나온다. 영국 드라마 닥터후에서도 등장인물 중 한명인제이미 맥크리몬이 18세기 스코틀랜드인이라 늘 킬트를 입고다닌다. 그 밖에도 알려지지 않은 미얀마 고유 남성치마인 론지. 이것도 속에는 아무 것도 안 입고 이 치마만 입는다고 한다. 원칙적으로는 이렇다는 거지, 실제로 스코틀랜드 관광가거나 해서 입을 일이 있다면 그래도 속옷 입자(...). 당장 아랫도리 냄새 (...) 같은 문제도 있고, 혹시나마 몸의 분비물이 묻거나 하면 골치 아파진다. 편하게 입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정장 대용으로 입는 옷이기 때문에 그리 함부로 다루기는 곤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킬트를 입을 때는 무릎 아래까지 올라 오는 남성용 스타킹과 비슷한 두터운 면양말을 입는데, 정확한 이유는 아무도 모르지만 이 면양말의 색깔은 흰색은 무조건 피하는 것이 예의다. 진짜 전통 하이랜더 식으로 풀세트 맞추고 싶으면 그 위에 스포란 (sporran)이라 하는 고간 부위에 딱 올라오는 작은 허리 가방을 매고, 양말에는 스킨두 (sgian-dubh)라는 자그만한 단검을 쏙 끼워 넣으며, 킬트 왼쪽 아래편에 각 클랜이나 아니면 작은 십자가 같은 의미가 있는 핀을 달기도 한다.

2 팝픈뮤직,유비트의 수록곡 キルト(Quilt)

항목 참조. 그러나 1.과는 관련이 없다. 일본어 キルト는 Kilt와 Quilt를 모두 의미하는 동음이의어이기 때문. 퀼트 항목도 참조.
  1. 토마스 로린슨이 킬트를 발명 했다는 소리는 1785년 에딘버러 매거진에 소개 된 한 근거 없는 이야기에서 유래한 설로, 적어도 로린슨이 자기 공장 노동자들에게 킬트를 널리 보급 했다는건 사실인듯 하지만, 이 사람이 킬트를 발명한건 결코 아니다. (다만 타탄이라 불리는 소위 각 가문을 상징한다는 문양은 근대에 와서 생긴 전통인게 사실이다).
  2. 그레이트 킬트는 망토와 1장의 거대한 천을 열심히 접고 접어서 주름을 만들어 입는 옷이다. 입는 법이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에 입는 법을 찍은 동영상도 유투브에서 간간히 보인다. 그러다보니 무늬를 떼고 보면 고대 그리스-로마의상같은 포스를 풍긴다.
  3. 다만 그레이트 킬트는 비교하자면 치마에 가까운 현대의 킬트보다는 오히려 로마식 토가와 더 유사하다는게 문제다. 그레이트 킬트를 입은 것이 로마와 그리스 분위기가 풍기는 것이 이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