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구봉법

打狗棒法

<사조영웅전>과 <신조협려>에 등장하는 무공. 명칭을 풀면 패는 몽둥이 찜질봉법(...) 왜 이름이 개 패는 봉법이냐면 거지가 동냥할 때 가장 위협적인 것이 덤비는 개라서 개를 쫒기 위한 봉법이라고. 즉 이 무공에 당하는 상대는 개 취급을 받는 셈이다. 개방 방주가 아무에게나 타구봉법을 쓸 리는 없으니 성질이 개 대우를 받아 마땅한, 개같은 못된 놈들을 혼쭐내줄 때 쓰는 봉법이라고 이해할 수 도 있겠다.

원래 개방의 조사가 만든 것이며 대대로 방주에게만 전수하고 절대 다른 사람에게 전수하지 않는 것이 규칙이다. 개방의 3대 방주가 무공이 조사보다 강해서, 기존의 타구봉법에 많은 기묘한 변화를 가미했다.

개방에 중요한 일이 생겼을 때만 쓰도록 되어 있으며, 개방이 어려운 일에 부딪칠 때마다 역대 방주가 타구봉법으로 적을 물리쳤다. 총 36가지 초식이 있으며, 개 패는 봉법이라는 이름은 이상하지만 극히 오묘한 초식의 변화를 자랑하는 봉법으로 치면 고금을 통틀어 최고의 무공이라 할 수 있다. 타구봉법을 상대한 상대는 그 절묘한 초식에 놀라게 되어 십중팔구는 예봉이 꺾여 수세에 몰리게 되는 경우가 다반로, 공력이 부족해도 강적을 상대하게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이다. 대신에 변화의 요지가 워낙 심오해서 배우기가 매우 어렵다고 한다. 황용은 빠른 시간에 이것을 연성해서 홍칠공을 놀라게 했다. 초식의 변화무쌍함과 오묘함으로는 후대의 벽사검법 정도나 비견될 정도로 매우 뛰어난 무공으로, 홍칠공도 항룡십팔장이 통하지 않자 타구봉법을 펼치겠다고 선언할 정도.

사조영웅전에서 홍칠공황용을 개방 방주로 임명하면서 전수되었으며, 이후로 황용의 주력 무공이 된다. 나중에 구양봉이 황용을 납치하려다가 이 타구봉법에 혼이 난 적도 있다.

신조협려에서는 이를 더욱 더 깊이 연마하여 당대 무림인들 사이에서 황용하면 타구봉법을 떠올릴 정도로 달인이 되어있었다. 차기 개방 방주가 되는 노유각, 야율제 등이 황용에게 타구봉법을 전수받았다. 그러나 모두 황용의 기량에는 많이 못 미치며, 되려 오랫동안 배우지 못한 양과가 더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있다.

한편 신조협려 중간에 천하오절 가운데 한 명인 전임 방주 북개 홍칠공과 또 다른 천하오절 서독 구양봉의 생애 마지막 대결에서 구양봉은 연구 끝에 이들 초식을 모조리 파훼하기에 이르는데, 이 대결 직후 두 사람은 목숨이 다하고 대신에 그 자리에 입회해 있던 양과가 타구봉법과 최고의 초식이라는 이 천하무구의 파훼법을 배우면서 타구봉법의 이치를 익히게 된다. 이후 양과는 타구봉법을 구사하여 금륜법왕 일행을 농락했으며, 황용의 가르침을 더해 거의 숙지하기에 이른다.
훗날 독고구검과 암연소혼장을 익히지 전까지는 단독으로 펼치는 가장 위력있는 무공으로 자신보다 강한 강적들에게 잘 써먹었다. 본래 양과보다 무공이 높았던 소용녀도 영웅대연에서 타구봉법을 펼치는 양과가 자신보다 강해졌다고 몹시 기뻐했다. 뒷날에는 곽양도 어느정도 익혀서 검으로 구사해 무림인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비록 구양봉이 타구봉법을 완벽하게 파해하고 세상을 떠나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홍칠공이나 타구봉법이 구양봉보다 한수 아래인 것은 아니다. 구양봉 역시 홍칠공이 한 수를 보여주면 그 때마다 머리를 싸매고 한참을 고민한 끝에 겨우 겨우 파해법을 생각해낼 수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실전에서 갑작스래 홍칠공이 타구봉법을 사용한다면 구양봉 역시 속수무책으로 당하거나 간신히 방어정도나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타구봉법은 역시 김용천하에서 순위권에 드는 강한 무공이고 오랜 시간을 고민해 그 파훼법을 알아낸 구양봉 역시 한 시대를 풍미한 영웅이라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신조협려 2014년판에서는 다른 초식들은 어렵지 않게 파훼했으나 마지막 초식인 천하무구는 오랜시간 걸려 연구한 끝에 파훼하는데 성공했다. 그 후 죽기전 홍칠공구양봉의 무공을 인정했지만 양과는 초식 대결이 아닌 실전이였다면 홍칠공의 승리였을것이다 라며 홍칠공의 손을 들어주기도 하였을 정도로 대단한 무공임에는 틀림이 없다.

의천도룡기에서는 타구봉이 등장하고 타구봉법도 언급은 나오지만 등장하지는 않는다.

어쨌거나 해당 작품에서의 이미지가 너무 강했는지 이후 이런저런 무협지에서 개방 방주의 신물은 반드시 타구봉이며[1] 또한 모두 다 타구봉법과 항룡십팔장을 익히고 있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100%라고 확신해도 좋다(…).

비뢰도의 등장인물 중 하나는 주인공인 비류연삼복구타권법에 깊은 감명(...)을 받아, 익히고 있는 타구봉법을 삼재구타봉법으로 바꾸는 만행(?)을 저질렀다.

36초식

원래 이름 자체가 타구봉법이므로, 초식명에도 전부 구(狗)자가 들어간다. 역으로 생각하면, 이걸로 공격받는 인간은 개 취급 당하는 셈이다. 초식은 사조영웅전 및 신조협려 등에 군데군데 등장한다. 이하 소개된 것 말고도 더 있으니 추가바람.

  • 악견난로(惡犬攔路)

사나운 개가 길을 가로막을 경우 어찌어찌 하라.

  • 당두봉갈(當頭棒喝)

머리를 한 대 후려쳐 꾸짖는다는 뜻으로, 요기를 참조

  • 오구탈장(獒口奪杖) -獒란 맹견의 일종.

개가 물고 놓지 않는 봉을 빼낸다. 절초식. 죽장을 적의 손에 빼앗겼을 경우 되찾아 오는 초식이다. 오른손 식지와 중지로 눈을 찌르고 동시에 왼발을 들어올려 죽장을 눌러서 뺴앗아 온다.

  • 봉타쌍견(棒打雙犬)

일타쌍피봉질 한방으로 개 두 마리를 두들겨 팬다(...)

  • 압견구배(壓肩狗背)

봉으로 개의 어깨(적의 병기)를 누르고...

  • 발구조천(撥狗朝天)

봉을 뻗어 개(적 병기 끄트머리)를 쳐서 하늘로 날린다.

  • 봉도라견(棒挑癩犬)

비루 먹은 개가 봉을 물자고 달려들 경우, 몸을 살짝 기울여 피하면서...

  • 사타구배(斜打狗背)

봉을 휙휙 끊임없이 휘둘러...

  • 안구저두(按狗低頭)

봉으로 개 목덜미를 누른다.

  • 반절구둔(反截狗臀)

봉을 가로로 쓸며 개 엉덩짝을 갈긴다.

  • 천하무구(天下無狗)
천하(주위)에 개가 없다. 왜냐면 다 때려잡아서(...) 타구봉법의 마지막 변초가 되는 절초. 천하의 구양봉도 다른 초식들은 어렵지 않게 받아 냈으나 이 천하무구만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려 파훼했다.
  1. 다만 재질은 작품에 따라 다른데 주로 대나무나 녹옥 등 녹색 재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