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페이스(다크 나이트 트릴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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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 덴트의 모습.

1 개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다크 나이트의 등장인물. 배우는 에런 엑하트(Aaron Eckhart). 국내 기내더빙판 성우는 홍진욱. 일본판 성우는 키노시타 히로유키/이노우에 카즈히코.

2 작중 행적

2.1 다크 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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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덴트(Harry Dent)와 루시 덴트(Lucy Dent) 사이에서 태어났고,[1] 고담에 부임한 신임 검사. 전작에서 스케어크로우의 손에 의해 팔코네가 처분당하자, 패밀리를 살바토레 마로니가 휘어잡게되자 법정에서 기소하는 대목에서 등장했다. 법정에서 총을 빼들고 농간을 부리는 마피아를 맨손으로 화끈하게 제압한다[2]. 제임스 고든과 협력하면서도 서로 대립하고[3], 고든을 통해 배트맨에게서도 협조를 받아 고담의 부패를 척결한다. 하비는 브루스 웨인의 소꿉친구이자 검사보인 레이첼 도스의 연인이기도 하다. 썩어빠진 고담에 나타난 젊고 정의로운 검사로서 '백기사(White Knight)'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지지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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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전은 광기의 족쇄이다. 여기서도 이중적인 면[4]은 어느정도 존재하나 그것을 양면이 같은 동전으로 제어하고 있는 것. 물론 이 때는 캐릭터가 선한 쪽인 만큼 좋은 결과를 끌어내기 위해 사용되지만, 위의 사진을 보듯이 꼭 좋은 쪽으로 쓰는 것은 아니었다. 사진은 시장을 암살하려다 체포된 조커의 부하, 시프를 심문하는 상황인데, '앞면이면 살고 뒷면이면 죽는다'라면서 양면이 앞면으로 같은 동전을 던지며 정신적으로 압박한다. 그는 정신박약 증세를 보이는 인물이었기에 심문을 통하여 얻을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배트맨이 나타나 '이 모습을 사람들이 알면 어떻게 될것 같냐'며 덴트를 만류하자 비로소 그만둔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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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반부에는 조커가 배트맨 민병대 하나를 죽여 시체로 만든 뒤 시장 집무실 앞에 걸어놓는 미친 짓을 하고, 배트맨이 정체를 밝히지 않으면 매일 사람을 하나씩 죽이겠다고 협박한다. 이어서 판사, 경찰청장 등 고위 관리들을 죽이고 마침내 하비 덴트마저 조커가 직접 난입해 살해하려 한다.[6][7] 다행히 브루스 웨인과 배트맨의 도움으로 위기는 넘기지만, 조커가 계속해서 배트맨의 정체를 공개하라고 협박하자, 대중 앞에서 조커에게 굴복하면 안된다고 역설한다. 이 때 아래와 같은 발언을 한다.[8]

밤은 새벽이 되기 직전이 가장 어둡습니다. 그리고 장담컨대, 새벽이 오고 있습니다.(The night is darkest just before the dawn. And I promise you, the dawn is coming)

하지만 이미 여론은 배트맨을 넘기라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고, 하비 덴트는 자신이 배트맨이라고 거짓 증언한 뒤, 자신을 죽이러 오는 조커를 고든의 협력으로 체포하는 활약을 펼친다. 그러나 조커와 마피아들의 계략, 일부 부패한 경찰들의 배신으로 인해 레이첼과 함께 납치된 뒤 폭발에 휘말린다.[9]

2.1.1 스포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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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나이트의 히든 빌런

레이첼은 죽고 본인은 왼쪽 얼굴에 묻은 석유[10] 때문에 얼굴이 불타서 위와 같은 몰골이 되어버렸다.[11] 또한 이 때 동전의 한 면이 검게 불타서 양면이 다른 동전이 된다.[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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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진통제도 피부 이식 수술도 거부하고 있다가[13], 조커의 설득에 넘어간다. 조커는 자신은 그저 혼돈을 즐기는 무계획적인 인물이라 하비 덴트의 부상과 레이첼 도스의 사망에는 관련이 없으며, 죄는 도리어 마피아들과 고든 청장과 같은 기획자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강조한다. 물론 영화 내내 등장하는 모든 범죄들은 조커의 치밀한 계획 하에 진행된 것임을 생각하면 궤변 중의 궤변이다. 그러나 자신을 덮친 수많은 사건으로 인해 관료제에 대한 신뢰를 잃어가고 있었던 하비 덴트에게는 이 말이 충분히 납득이 가게끔 들렸을 것이다. 애시당초 조커 본인이 예측하기 힘든 광기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다보니 계획에 연관되었을 지언정 그 계획을 직접 짜냈을 것이라 생각하기 힘든 것도 있었을 테고.

"운"이야말로 세상에서 유일하게 공평하다는 것을 굳게 믿게 된 하비 덴트는 첫 심판의 대상으로 눈앞에 있는 조커를 삼는다. 앞면이 나오면 살리고, 뒷면이 나오면 죽이는 것.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조커가 그 후로 멀쩡히 병실에서 나오는걸 보면 앞면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때 조커가 총의 공이 부분에 손을 대고 있었다는 이유로 사실 뒷면이 나왔을 지도 몰랐다는 설이 있으나, 사실이라고 보긴 힘들다. 만약 뒷면이 나왔다면 하비는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조커부터 죽여버리러 갔을 가능성이 높은데다, 조커가 이런 짓거리를 벌인 이유 자체가 혼란의 공평함을 내세워 하비를 투페이스로 타락시키기 위함인데 이러면 자신의 목숨은 건질 지언정 이런 짓거리를 벌인 이유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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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장면은 하비 덴트가 완전히 투 페이스로 거듭남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목소리 역시 배트맨처럼 낮고 걸걸하게 바뀐다. 이 장면에서 하비 덴트와 투 페이스, 배트맨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셋다 정의를 추구하는 것은 맞지만 방법에서 차이가 있다. 배트맨은 처음부터 끝까지 변치 않는 불살의 원칙을 고수하고 집행자가 되는 것을 거부하지만 범죄에 맞서 싸우는 범죄자였다. 하비 덴트는 법을 근거로 범죄에 맞서 싸우는 정의로운 검사다. 그러나 투 페이스는 정의를 추구하긴 하나[14] 그 방법론이 동전 던지기를 통한 반반 확률의 "운"이다. 그리고 그에게 모든 사람의 목숨은 공평하게 반반의 확률로 결정되는 것이다. 이는 하비 덴트가 법의 힘으로는 도무지 곪을 대로 곪아들어간 썩은 사회를 심판할 수 없다는 것을 처절하게 겪은 것에서 온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투페이스는 처음으로 자신을 납치한 고든 휘하의 부패한 경찰 워츠를 찾아가 처치[15], 그 다음엔 마로니의 차에 올라타 레이첼을 팔아넘긴 경찰이 바로 라미레즈였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마로니를 심판하기 위해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오지만, 마로니의 운전기사가 뒷면이 나온고로 그를 쏴서 차량을 전복시킨다.치사하게 자기만 안전벨트 맨다. 이래서 차를 탈 때는 안전벨트를 꼭 그 다음으로는 라미레즈를 심판.[16][17]

마지막엔 고든의 가족을 납치한 뒤 레이첼이 죽었던 곳으로 고든을 불러낸다. 이유인 즉 '부하들에게 문제가 있다는 내 말을 무시하고 그들을 놔두었지만, 결국 그 부패한 경찰들 때문에 레이첼이 납치되어 죽었다. 너도 레이첼이 죽은 것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슬픔을 맛보라.'는 거였고, 고든의 아내와 아들을 총으로 위협하며 "괜찮을 거라고 말해."라고 조롱한다. 그 순간 배트맨이 나타나고, 배트맨은 "아이를 죽이는 것은 당신도 싫지 않나. 레이첼이 죽은 것은 당신이 말하는 운 때문이 아니다." 라고 한다. 하비는 절규하며 "그럼 왜 나 혼자만 모든 것을 잃었느냐"고 한다. 배트맨은 "당신만이 그런 것이 아니다." 라고 대답한다.[18][19] 그리고는 "레이첼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우리 셋이서 해결하자. 관련이 없는 가족은 놔줘라."라고 요구한다. 해당 대목의 대사는 이렇다.

고든 : 덴트!

투 페이스 : 놈들이 그녀를 여기로 데려왔어, 고든.
당신 부하들이 넘겼지. 그녀는 여기서 죽었어.
고든 : 알아, 나도 거기 가서…그녀를 구하려고 했어.
투 페이스 : 하지만 안 구했지.
고든 : 못 구한 거야.
투 페이스 : 그래, 못 구했지. 내 말을 안 들었으니까.
악마와 거래하지 말고…부패와 맞서 싸웠어야지.
고든 : 나도 마피아와 싸우려 했어!
투 페이스 : 내가 뭘 잃었는지 알면 그런 말도 못 할 텐데. 가장 사랑하는 사람한테…
안 괜찮은 줄 알면서 괜찮다고 얘기한 적이나 있나?
그 기분이 어떤지 곧 알게 될 거야, 고든.
그럼 내 눈을 보고 미안하다고 말할 수 있겠지.
(중략, 경찰들이 주위를 포위하자)
투 페이스 : 내가 도망칠 것 같아? 난 도망치지 않아.
배트맨 : 애를 해칠 필요는 없잖아, 하비!
투 페이스 : 나는 공정함에 대해 얘기하는 거야!
너는 우리가 부당한 시대에 사는 정당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지. 틀렸어.
세상은 잔인해. 잔인한 세상에 통용되는 도덕은…확률뿐이야.
편견도 없고,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지.
고든의 아들도 확률은 그녀와 똑같아. 50대 50이지.
배트맨 : 레이첼에게 벌어진 일은 확률이 아니야. 우리의 선택이지. 우리 셋의 선택.
투 페이스 : 그럼 왜 나만 모든 걸 잃어야만 해?!
배트맨 : 그렇지 않아...
투 페이스 : 조커가 날 선택했잖아!
배트맨 : 그건 바로 우리 모두중 당신이 최고였으니까.
놈은 당신처럼 선한 사람도…타락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했어.
투 페이스 : 그렇다면 놈이 옳았군.

투 페이스는 죄없는 고든의 가족이 아니라 레이첼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심판의 대상으로 삼으라고 하는 배트맨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이렇게 확률에 입각한 투 페이스의 심판이 시작된다. 배트맨은 뒷면이 나와서 투 페이스에게 가차없이 총을 맞고 쓰러진다. 자기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인정한 투 페이스 본인은 앞면이 나와서 산다. 마지막에는 부패 경찰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레이첼을 제때 구하지 못한 고든을 심판하려고 하면서 자기 자신이 레이첼에게 "다 괜찮을거야"라고 거짓말을 했던 것처럼 아들에게 거짓말을 하라고 한다. 그리고 고든은 흐느끼며 아들에게 "다 괜찮을거야"라고 말해준다. 그리고 투 페이스는 동전을 위로 던지는데...

확률의 결과가 나오기도 전, 즉 동전이 떨어지기도 전에 죽은 줄 알았던 배트맨이 투 페이스를 덮쳐 떨어뜨린다. 아이러니하게도 투 페이스가 추락한 뒤 드러난 동전 던지기의 결과는 앞면.

투 페이스가 죽었다는 것을 확인한 후 하비 덴트의 범죄를 알고 시민들이 실망하여 선에 대한 신뢰를 잃을 것을 막기 위해서 배트맨은 그의 살인죄를 뒤집어 쓰기로 한다. 배트맨과 고든에 의해 하비 덴트는 고담의 영웅으로서 추앙받고, 배트맨은 덴트를 비롯한 5명의 살해범[20] 으로 쫓기게 된다.[21]
자신이 한 "영웅으로 죽거나, 악당이 될 때까지 살거나."라는 말을 그대로 실현한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레이첼과 하비 중 하비가 죽었다면 영웅이 되었겠지만, 레이첼이 죽고 살아남은 탓에 스스로 악당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고야 말았다. 하비를 영웅화하기 위해 오명을 뒤집어쓴 배트맨이나, 거짓을 말해야만 했던 고든도 넓게 보면 영웅에서 '악당이 될 때까지 산' 경우.

2.2 다크 나이트 라이즈

후속작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 등장할 것이라는 루머도 퍼져 있었지만 개봉 전 에런 엑하트의 인터뷰에서 공식적으로 '투 페이스는 <다크 나이트> 속편에 안 나온다'라고 밝혔다.[22] 엑하트는 '투 페이스'라는 캐릭터가 너무 짧게 가버리는 것 같아 아쉬워서 감독에게 투 페이스의 속편 출연가능성을 물었는데, 그 자리에서 "넌 죽었어!!!"라고 일갈당했다고 한다.(...) 크리스토퍼 놀란 항목 참고.[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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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는 여전히 고담의 영웅으로서 숭배되며 그의 이름을 건 '하비 덴트 특별법'까지 제정되었다. 특별법이 생겨서 온갖 범죄자들을 교도소에 잡아넣을 수 있었기에 고담 시의 범죄율은 급격히 감소하였으나 한편으로는 비교적 정상 참작의 여지가 있는 범죄자들까지 가석방 없이 가둔 탓에 불만의 목소리도 있었다. 고담을 장악하고, 고든의 연설문 초안을 입수한 베인에 의해 모든 진실이 공개되고 베인에 의해 사진이 두 쪽으로 찢기는 수모를 겪는다.[24] 결국 하비는 영웅으로 죽지도 못하고, 악당으로 살지도 못하고, 악당으로 죽게 되어버렸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 베인 항목 참고.

3 평가

이러한 설정 및 간단히 상술한 아론 에크하트의 연기력에도 불구, 조커 역의 故 히스 레저가 보인 귀기 서린 연기와 극후반에서야 등장하는 탓에 비교적 인상이 흐릿한 편. 사실 투 페이스 정도면 어지간한 영화의 메인 빌런으로 손색이 없는 캐릭터성을 지닌 인물이다. 투 페이스와 관련된 장면 몇 개가 러닝타임 문제로 잘렸다는 루머가 있긴 하다. 그러나 원작 등장인물들의 비중이 골고루 많았으면 하는 코믹스 팬들만의 염원이고 플롯 안에서는 필요한 만큼 충분히 나온 아주 중요한 인물이었다. 강한 신념과 정의감으로 뭉친 희망에서 자기 자신과 배트맨 그리고 고담을 비극으로 이끌어간 인물로 추락하는 것을 잘 보여주었다.

명대사로는 "You either die a hero, or you live long enough to see yourself become the villain."[25][26]

50/50 확률로 생사여부를 결정하고 또 직접 집행했다는 것이 불살을 고수하고 집행자가 되기를 거부한 배트맨과의 차이이다. 조커하고도 차이가 있는데 조커는 목숨의 가치에 애초에 신경을 쓰는 인물이 아니었고 확률은 애초에 그에게 상관이 없었으며 집행자가 되려고 하지도 않았다.

투 페이스가 마지막 동전 던지기의 결과를 확인하지 못하고 배트맨에게 밀쳐 떨어져 죽게 된 것은 상징적인데, 이는 확률이 결정되는 순간에 제삼자가 개입하여 이를 무의미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하비 덴트로부터 고든과 고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배트맨은 결국 본의 아니게 자신의 신념인 불살을 깨고 만다. 배트맨에게 제압된 조커가 자신의 비장의 카드로 하비 덴트를 내세웠는데, 배트맨의 직접적인 밀치기로 추락한 하비가 목이 부러져 사망했기에 확실히 이례적인 경우이기는 하지만,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결국 조커의 장기말로 놀아난 셈인 것을 고려하면 그의 불살 원칙을 깨겠다는 조커의 의도가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따지자면 정당방위적 행동에서의 과실치사에 가깝겠으나, 그 전까진 배트맨은 그런 여지에 관계없이 자신이 직접 타인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행동 자체를 하지 않았다. 비긴즈에서 살인에 대한 거부로 듀커드와의 갈등이 있던 그 때부터 브루스는 언제나 상대를 제압 내지는 부상 입히는 선에서 끝냈으며, 빌런의 사망은 배트맨이 굳이 위기에서 구해주지 않았거나 자신들이 내분하거나 자멸하거나 해서 이루어졌다.
하비를 밀쳐낸 직후, 고든의 아들은 배트맨이 구해내어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고 있다가 고든이 허겁지겁 달려가 간신히 끌어올려졌으나, 배트맨 자신은 방금 조커 패거리들과 개들, 인질을 오사격할 뻔한 동맹군과도 싸워 만신창이가 된 상태에 배에 총까지 맞은 상태라 자신도 결국 못 버티고 추락해 버린다. 떨어진 이후 달려 내려온 고든과 함께 하비 덴트의 사망을 확인하며, 깨끗한 고담을 위한 하비의 노력이라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배트맨이 죄를 뒤집어쓰긴 했지만 이는 결국 미봉책에 불과했기에 후속작에서 터지고 만다.
불살이라는 신념을 깬 것과, 역으로 쫓기는 신세로 만들었다는 점을 보아 조커가 얼마나 대단한 배트맨의 숙적인지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며, 더욱 비극적인 것은 배트맨이 어쩔 수 없이 죽여야 했던 인물이 바로 웨인이 고담에서 가장 정의로운 인물로 여겼던 하비 덴트였다는 점이다. 조커는 웨인이 가장 아끼는 레이첼과 하비 덴트 사이에서 배트맨에게 선택을 강요했고, 마지막까지도 선택을 강요했다. 다크 나이트는 조커를 그야말로 배트맨에게 심리적으로 엄청난 상처를 준 숙적으로 그려낸 것이다. 하비 자신이 패망했을 뿐 아니라 배트맨 자신의 대원칙도 깨게 만들었고, 신체, 정신도 극도로 피폐해져 10년 가까이 폐인으로 지내게 만들었다.

후속작인 라이즈에서 베인이 읽은 고든의 고백문은 "배트맨은 하비 덴트를 살해하지 않았습니다(The Batman didn't murder Harvey Dent)." 로 시작한다. 이는 입장의 차이도 있고, 당시의 상황이 얼마나 급박했는지를 보여준다. 정황상 하비 덴트를 밀치지 않으면(=그를 죽음으로 내몰만한 행동을 하지 않으면) 도저히 구해낼 수가 없었다고 보인다. 물론 앞면이 그냥 나왔으면 살겠지만 너무 위험했고, 뒷면이 나오면 논스톱으로 바로 발포였다. 앞면이 나온다 해도 하비가 그다음 행동을 어떻게 취할지는 불투명했다.[27] 배트맨도 이것저것 따질 만큼 상태가 좋지 못했다. 그리고 시민들의 인식 속의 하비 덴트는 배트맨에게 무고한 죽음을 당한 사람이었지만 사실은 저항도 못 하고 사건에 직접 관여하지도 않은 어린아이를 자신 쪽에서 먼저 죽이려 하고 있었기 때문에 누가 봐도 정당방위로 인정될 만하다. 옹호하는 측은 이를 정당방위로 인식하는 편이고 까는 측은 그렇게 영화 내내 그렇게 생고생을 하고 도시를 부숴가면서 조커 불살에 집착하더니 막판 한 순간에 사람을 죽여버렸다 고 주장한다.[28] 어쨌든 예외는 예외인지라 배트맨 행동 양식에 트집논란의 여지를 남겨버린 것은 사실. 이 건에 대한 내면묘사가 없기에 본인이 어떻게 여기는지는 불명이지만, 후속작에서도 멀쩡히 아군의 총 사용을 저지하는 모습을 볼 때 계율을 어겼다고 여겨 트라우마가 되지는 않은듯.[29] 어지간한 상황에서도 범죄자의 목숨까지 신경쓰는 건 사실이지만 비긴즈 마지막처럼 배트맨 입장에서는 어디까지나 무고한 고담 시민의 안전이 최우선이고, 둘 중 하나만 택해야 할 급박한 상황에서 범죄자를 도와주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은 없는 것 같다.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이 된 건 범죄지 까지도 구원하겠다는 희망적인 동기로인한 것이 아닌 범죄자가 사람을 죽이는 와중에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으로 인한 절망과, 범죄에 대한 증오심으로 인해 힘을 기른것이다. 이는 배트맨 비긴즈에서 고담의 빈민을 구하기 위해 선행하던 부모님이, 빈민의 범죄로 인해 사망한 이후 알프레드에게 전부 자신의 탓이라고 울먹이던 장면에서 드러난다. 배트맨에게 있어서 하비 덴트의 동전 던지기에 아이들을 맡기다 죽어 버리면 힘이 없던 어렸을때와 마찬가지인 무력함을 건드려 버리기에 트라우마를 제대로 건드리게 된다.

  1. "다크 나이트" 소설판에서 밝혀지는 사실이며, 아버지 해리의 경우 고담시의 경찰관이었는데 어린 하비를 엄하게 대해서 정신적으로 학대했다고 한다. 부모가 자동차 사고로 죽는 바람에 하비는 고아원에 들어가게 된다.
  2. "미국 검사 잡으려면 미국 총을 써"라고 마로니 앞에 권총을 내려놓으며 일갈하는 장면은 간지폭발
  3. 검찰과 경찰의 대립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하비는 고든 휘하의 경찰들을 믿지 못하겠다는 투로 말을 하지만 고든은 자기 부하들을 두둔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하비가 옳았다.
  4. 그가 내사과에 근무하던 시절 경찰에서 불리던 별명이 투페이스였다. 즉 이중적인 면 자체는 애초부터 내재되어 있었다는 것.
  5. 다만 배트맨은 이 동전이 양쪽 모두 앞면이라 절대 그가 총을 쏠 일이 없다는 것 까지는 몰랐던 듯 하다. 영화 상에서 I make my own chance.(내 운은 내가 만든다) 라고 힌트를 주긴 하지만 양면이 같다는 것이 대놓고 밝혀지는 건 한참 뒤 레이첼에게 던져주는 장면에서기 때문. 그래서인지 덴트가 다소 억울한 듯한 늬앙스로 잠시 자신을 변호하려 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배트맨의 말이 옳았기에 수긍한다.
  6. 이 장면이 백미인게, 세 명의 인물을 살해하는 장면이 거의 동시에 진행된다. 불안한 BGM과 어우러져 상당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7. 그리고 이 대목에서 썩어빠진 고담 경찰의 실상을 잘 알 수 있다. 판사는 조커가 부패경찰을 매수해서 폭살, 경찰청장은 경찰이 개입했다는 물증은 없으나 경찰청장 집무실에 있는 술잔에 독약을 묻혀놓을 수 있는 게 경찰이 아니면 어렵다. 그리고 하비 덴트의 경우 조커가 아예 부패경찰 워츠를 데리고 온다.
  8. 그리고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베인을 통해, 이 발언대로 사건이 전개된다.
  9. 자세히 보면 불타는 모양이 배트맨 마크이다.
  10. 의자에 묶인 뒤 탈출을 시도하다가 왼쪽으로 쓰러졌고, 동시에 옆에 있던 기름통에서 나온 석유가 하비의 얼굴로 흘렀다.
  11. 영화 제작기를 보면 이 몰골은 CG로 구현한 것으로, 분장한 부분은 머리 부분이고 얼굴 부분은 CG로 했다. 분장술로 저 화상을 구현할 수는 없었을 테니.
  12. 이 동전은 자신이 배트맨이라 거짓 자백하고 연행될 때 레이첼에게 작전을 설명한 다음 던져줬다. 덴트는 반쯤 타버린 이 동전을 병실에서 발견하고는 레이첼이 죽었음을 알고 오열한다.
  13. 이는 자신의 반쪽이라 여겼던 레이첼(동전의 타버린 쪽)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하비 덴트가 얼굴이 끔찍한 몰골로 변한 바람에 미쳐버렸다는 소린 오해이거나 농담일 뿐이다. 불타버린 반쪽의 얼굴은 그저 투페이스의 상징을 시각화한 것에 불과하다.
  14. 투 페이스는 레이첼의 죽음에 연관된 부패한 경찰과 배트맨, 조커 그리고 범죄자만을 심판의 대상으로 삼았다.
  15. 이때 워츠가 마시던 술을 마시는데, 타버린 왼쪽 얼굴로 술이 새나왔다(...)
  16. 참고로 라미레즈는 중병을 앓던 어머니를 치료할 돈이 없어서 곤경에 빠진 상황이었다. 마피아가 이걸 노리고 치료비를 전액 입금하는 바람에 동참하게 되었다...
  17. 동전을 비춰주지 않지만, 총 대신 주먹으로 친 걸 보면 앞면이 나온 듯. 실제로 동전을 보고선 "앞으로도 꿋꿋이 살아, 경관(You live to fight another day, officer)"이라고 한다. 똑바로 살아
  18. 배트맨이 브루스 웨인이라는 사실은 본인을 제외하고 아무도 알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3명 중에서 가장 큰 희생을 본 건 브루스 웨인이다. 배트맨으로서의 자신, 짝사랑하는 연인으로서의 레이첼 도스, 자신을 대신해 고담에 빛을 선사할 하비 덴트 모두를 잃었다. 정체를 밝힐 수 없어 그렇게밖에 말할 수 없는 그의 자괴감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19. 이때 자신이 브루스 웨인이었음을 밝혔으면 어떻게 됐을까라는 흥미로운 가정이 생긴다. 아캄 나이트에서 허쉬와 대치하게 되었을 때 이 상황과 어느 정도 유사한 상황이 형성되는데, 이때 배트맨은 얼굴을 보여주고 허쉬가 당황한 사이 그를 제압한 바 있다.
  20. 먼저 부패경찰 워츠 1명, 조커가 병원에서 쏴 죽인 경찰 1명, 마피아 마로니, 마로니의 운전수, 그리고 하비 덴트.
  21. 여담이지만 배트맨이 죄를 뒤집어쓰지 않았더라도 고담에서 배트맨이 온전히 영웅 대접을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먼저 배트맨 비긴즈에서의 활약을 기점으로 마피아들의 악행이 줄기는 했지만, 그를 따라하는 배트맨 민병대가 등장하여 소란을 일으키는 데다가 배트맨더러 정체를 공개하라며 조커가 무고한 사람들을 5명이나 죽이는 동안 함구하여 여론의 지탄을 받았고, 비록 위장이긴 했지만 고든 경감의 죽음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줬다. 후반부에는 비록 조커의 술수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행동이었으나 주 방위군을 때려눕혔다. 고든 부인의 절규 "당신이 고담에 어둠을 몰고 왔어!"는 당시 시민들의 여론을 알 수 있는 대목.
  22. 소설판에선 아예 "떨어질 때의 충격으로 인해 목이 부러져 죽었다."고 못을 박았다.(...)
  23. 그렇다고 속편에서 등장 안 한 건 아니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과거신으로 한두컷 나오고 만다.(...) 어쨌든 배우는 촬영 안 했다
  24. 소셜판에서는 베인이 사진을 찢는 것이 아니라 불로 태워버린다.이러나 저러나 베인에게 고인드립당하는 하비 덴트
  25. 그대로 번역하면 "영웅으로서 죽거나, 오랫동안 살아가며 악당이 되어가는 너를 지켜보거나."
  26. 실질적인 의미는 다음과 같다. "영웅으로서 죽지 못하면, 오래 살아서 네 자신이 악당이 되는 걸 봐야 해." 한때 정의로운 일을 하며 영웅으로 추앙받더라도, 권력과 찬양이 길어지게되면 타락에 물들어버린다는 인간의 본질을 꼬집는 의미인거 같다. 참고로 식당에서 레이첼, 브루스 웨인과의 대화할 때 '시저'를 언급 한 바 있다. 시저가 암살당하기 전 유능한 장군으로 인정받다가, 로마 공화정을 뒤엎은 뒤 독재자로 타락했지만, 죽고 나서 그를 미화한 세력에 의해 대중적으로 영웅시된 것을 상기하면 그의 인생 또한 시저의 흥망과 유사하다.
  27. 동전 던지기로 살아남은 라미레즈를 두들겨 팬 것을 보면 아무 짓도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었다. 당장 아들을 난간에서 떨어뜨려 죽인다 하더라도 직접적으로 죽이지 않았다고 할 수도 있으니...
  28. 관련 짤방도 있다.
  29. 다크나이트 라이즈 서장의 브루스 웨인은 여러가지 이유로 폐인 상태였지만, 하비 덴트를 자신이 죽여버렸다고 생각한 탓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