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리온 드 레파르

정령왕 엘퀴네스의 등장인물.

원래 듣보잡 시골 귀족 가문의 일원이었으나 바람의 정령왕 미네르바의 계약자가 된 후 백작 작위를 수여받고 가문을 크게 부흥시켰다. 게다가 검술도 뛰어나고(1부에서 블래스터가 자신은 바람의 정령왕이 소드마스터 친구에게 준 검이다. 라는 것을 봐선 소드 마스터 급인 듯 하다.) 얼굴도 준수한 엄친아였으나... 실상은 정령왕과 인간 여자에게 양다리를 걸치려 한 용자 견공자제분.

세간에는 미네르바와 서로 사랑하고 있다고 소문이 났고 미네르바도 진심으로 그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도 미네르바의 미모를 비롯하여 그녀에게 끌리고 있어서 서로 사랑을 속삭이는 사이였다. 심지어 미네르바는 손수 바람의 상급정령 진을 봉인한 정령검 블래스터를 제작, 선물하며 그를 응원하기까지 했다.[1] 그렇게 세계 유일의 정령왕의 계약자이자 정령검의 소유자로서, 뛰어난 검사이자 정령왕의 연인으로서 복에 겨운 삶을 살다가 갈 수도 있었겠지만...그의 생일에 루시엘 드 라비타와 그의 여동생 아나이스 드 라비타를 초청하며 그의 인생도, 그의 주변인을 넘어 전 세계 인류의 운명까지도(...) 꼬이기 시작한다.

인간들 중에는 간혹 운명으로 정해진 반려를 가진 이들이 있는데, 그와 아나이스가 바로 그 운명의 반려였다. 미네르바의 미래에서 이를 읽어낸 트로웰은 미네르바에게 이를 경고했지만...정작 미네르바는 아닐 거라며 그를 증명하고자 오히려 펠리온에게 루시엘을 초청할 때 아나이스도 불러들이도록 부추겼다. 그리고 그 결과는... 트로웰이 읽어낸 운명대로이고 미네르바도 그 운명의 일부였지만 자기 팔자 자기가 꼬았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든 부분(...). 아아주 먼 미래 기준으로 똥차를 미리 떨쳐낸 셈이 되었지만.

그와 아나이스는 운명에 충실하여 첫눈에 사랑에 빠졌고, 미네르바의 눈을 피해 비밀리에 연서를 주고받으며 사랑을 키워나가게 된다. 이후 검술대회에 초청받은 그와 루시엘이 세피온 공국으로 향하며 당연스레 아나이스와도 동행, 파멸로 치닫게 된다.

진심으로 사랑하는 아나이스에게는 '정령왕께서 나를 자식처럼 여겨 과보호하기 때문에 언짢아하실 것이다' 라며 비밀 연애를 지속하고, 자신의 변심을 알게 되면 미네르바가 떠날 것을 우려하여 미네르바에게는 '당신을 두고 다른 이에게 빠질 리가 있겠느냐'며 고난이도의 연기로 대범한 양다리 행각을 선보인다. 이는 미네르바가 주변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담백한 성격인데다 자신을 믿으므로 감시따윈 하지 않을거라 굳게 믿고 벌인 짓이었다. 그러나 굳이 일부러 감시하지 않아도 전세계 정령들을 통해 실황중계(...)를 받을 수 있는데다, 애초에 트로웰의 경고를 들은 그녀가 아나이스를 불러들인 것임을 생각한다면...

아나이스와의 비밀 연서를 주고받는 통로로 루시엘 드 라비타를 거쳤던 모양. 검술대회 본선 전 열린 연회에서 펠리온은 지나가던 시종을 시켜 연서를 루시엘에게 전하도록 하는데, 하필 그 시종이 . 엘 일행에게 비밀연애의 물적 증거를 들킨 것은 물론이고 불태워졌다. 이후 분노한 엘은 그와 루시엘을 한 방씩 갈겨버리고, 이를 통해 루시엘은 짐작만 하던 펠리온과 미네르바의 관계를 확신하는 동시에 그가 양다리를 걸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루시엘의 언질을 받은 아나이스는 결국 이를 담판짓고자 펠리온에게 '나를 미네르바에게 연인으로서 소개하라'고 요구하게 된다. 이에 펠리온은 아나이스에게 자신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은 그녀임을 고백하는 동시에, 미네르바에 관해서는 '사실은 미네르바가 자신을 계약자 이상으로 좋아하고 있으며, 정령왕의 계약자라는 위치를 버릴 수 없었기에 맞춰주고 있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모든 광경을 미네르바가 지켜보고 있었다. 미네르바는 그의 배신에 고통으로 떨면서도, 운명의 반려를 만났기에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며 받아들이려 애쓰고, 돌아온 펠리온에게 아나이스가 보낸 연서를 들이대며 해명을 요구한다. 설령 이별을 하더라도 진심을 말해주길 바랐던 것이다. 그러나 펠리온은 아나이스의 짝사랑이라며 끝까지 변명으로 일관관하여 미네르바는 더욱 분노한다. '이 편지가 어떤 내용의 답장인지 모를 정도로 내가 우둔해 보이냐'며 분노하는 미네르바를 보면...그야말로 눈가리고 아웅. 자신을 마지막까지 실망시키지 말라는 미네르바를 두고 갈등한 것도 잠시, 결국 펠리온은 일관된 변명의 길을 택한다. '아나이스가 자신을 너무 좋아해서 잠시 연인의 분위기라도 즐기고 싶다고 해서 맞춰줬다'고. 이에 끝까지 그를 믿고 싶어했던 미네르바는 흔들린다. 이후 이어지는 대화도 가관. 대충 요약하자면

펠리온: 미네르바님, 그거 다 거짓말인거 아시죠? 저 아나이스 별로 안좋아해여. 아니, 귀찮으니까 차라리 죽여주세여.
미네르바: 진짜? 알았어. 믿어볼게.
펠리온: (바보같은 정령왕...이걸 속네?)
미네르바: (음...이거 진짜인지 아닌지 헷갈리는데...일단 소원대로 해 줘야지, 뭐.)

.
.
망했어요.

그는 이렇게까지 말하면 미네르바가 '그래 내가 졌으니 그녀와 행복하라'며 밀어줄 것이라 계산하고 한 말이었지만...

겉과 속이 다른 인간의 행동방식을 알지 못했던 미네르바는 펠리온의 소원을 들어줬고, 펠리온은 싸늘하게 식어버린 아나이스의 시체를 껴안고 통곡하다가 미네르바에게 분노를 쏟아낸다. 소원을 들어준 것인데 왜 화를 내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되묻는 그녀에게 자신의 진정한 사랑은 아나이스이며 자신은 미네르바를 사랑하지 않았다며, 저주하겠다는 망언을 날려버렸다.[2] 미네르바는 이 말을 듣자 심각한 충격을 받은 나머지 정신줄을 놓고 폭주했으며, 상관없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요단강 익스프레스 티켓을 선물했다. 그리고 검술대회는 거하게 시망. 폭주하던 미네르바는 다른 정령왕들에게 제압당하고 봉인이 걸리게 되었다. 그리고 사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고, 이에 미네르바를 상처입힌 인간에게 분노한 트로웰이 '인간을 다 없애버리겠다'며 황금시대의 종말을 고할 계획에 불을 붙여버리고 만다.[3] 그야말로 인류의 적이 된 셈.

그런데 대형사고를 제대로 쳤으면서 정작 본인은 구조됐다. [4] 하지만 사랑하던 사람을 잃은데다가 정령왕과의 계약이 해지되어 정신을 안드로메다로 떠나보내고 폐인이 된다. 직접 심문을 당하게 될 뻔 했으나 그전에 홀연히 사라졌다. 그 이후엔 죽을때까지 방황하고 다녔다고 한다.
  1. 엘이 파이어 버스터를 두고 '어떻게 정령왕씩이나 돼서 검에다 정령을 가둘 수 있느냐'며 이프리트에게 화를 냈던 전적을 생각해보면, 정령윤리(...)상 그리 바람직하진 않은 행동인 듯. 어차피 정령은 상급자에 절대복종이긴 하지만.
  2. 육신을 가진 존재로서 정령왕한테 개긴 것이다!
  3. 정확히 말하자면 트로웰은 이미 이러한 사태를 예견하고 있었기에 인간 말살을 두고 고민하고 있었다. 엘이 이를 설득하려 들며 흔들리고 있었지만 결국 이 사건을 계기로 결심이 굳어진다.
  4. 미네르바의 폭주에 의해 죽을 수도 있었지만 폭발 속에서 트로웰이 살려서 가지고 나왔다... 엘은 이를 두고 '곱게 죽이진 않을 거란 뜻'이라고 해석.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