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페서

polifessor

1 설명

politics + professor

현대사회의 신조어 중 하나로, 교수정치에 기웃기웃하면서 정계 입문을 노리느라 자기 본분을 잊게 된 경우를 일컫는 말.[1]

당연하지만 부정적 의미를 갖고 있다. 정치문제에 단순히 관심이 있는 정도로는 폴리페서라고 불리지는 않고, 차후 정계입문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면 폴리페서가 된다. 학생들에게는 선거운동 준비한답시고 강의에 빠져서 민폐가 되고, 학계에는 학자로서의 생산이나 성과를 보이질 않으니 민폐가 된다.[2][3] 대학교 입장에서도 그다지 반기지는 않지만, 한창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교수를 모셔오는 것이 자기 대학교 홍보가 될 거라고 생각하는 곳에서는 도리어 모셔오려고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그네들이 정계에 골인하면 대학 강단에 더 머무르려고 할지...

대개 폴리페서라는 멸칭은 그들이 목표로 삼은 정치 집단과 적대하는 쪽에서 붙여주는 경우가 많다. 반면 그들과 짝짜꿍을 하는 집단에서는 양심 있는 지성, 책임 있는 지식인 등으로 미화시키는 편. 결국 어떤 사람이 어떤 정치적 태도를 갖고 있는가에 따라 폴리페서의 리스트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4]

비슷한 신조어로는 언론과 자주 접촉하면서 카메라 마사지(…)를 받는 것을 즐기느라 학술 및 교육 활동을 하지 않는 텔레페서(telefessor)가 있다. 접두사가 비슷한 다른 것으로는 언론인 버전의 폴리널리스트(polinalist), 연예인 버전의 폴리테이너(politainer)가 있다.

2 유형

2.1 아첨과 곡학아세로 출세

대통령과 정계 주요 인사들의 용비어천가를 부르면서 열심히 (…)를 핥아주는 유형.

이런 정치인들도 자기네 주장을 학문적으로 정당화하여 권위를 얻을 필요가 있고, 교수들도 차후 정계진출을 노릴 경우 이들과의 인맥을 쌓아야 하므로 서로 이해가 맞아떨어져서 발생한다.

물론 모든 친정부 교수들이 다 폴리페서라고 할 수는 없다. 예컨대 창조경제나 정부 3.0 같은 주제에 대해서도 의외로 그것에 무작정 찬동하고 나서는 교수들이 있긴 했다지만, 그들이 정계진출을 노리고 있지 않는 한 폴리페서라고 부를 수는 없다.

2.2 내가 해도 이것보단 잘 하겠다

상아탑 속에서 정치판 돌아가는 꼴(…)을 보다못해 박차고 나와서 자기가 한 번 해 보겠다고 나서는 유형.

이들이 가진 장점이라면 참신하고 올곧은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대중적 호감을 얻기 쉽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만큼 정치적으로 "순진" 하고, 그 결과 부지불식간에 자신이 가진 상대적 강점과 정치적 잠재력들을 여기저기 다 나눠주고 빨아먹힌 뒤 도태되기도 한다. 이들이 조심해야 할 최대의 장벽은 바로 표절 시비인데, 연구부정행위 항목에도 나오지만 표절시비 자체가 의혹을 통해 프레임을 씌우기는 쉬우면서 대응하기는 극히 어려운 문제이다.

이들이 자주 잊는 문제는, 비유하자면 자신이 정계에 뛰어들면서 정치라는 무대가 시작하게 되는 게 아니라, 한창 공연중인 정치 무대에 자신이 난입해서 기존의 리듬에 맞추어 춤을 추어야 하는 입장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이들은 살벌한 음모와 야합, 배신과 타협이 오가는 정치판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어리바리하게 굴다가 호감은 호감대로 깎이고 괜히 프레임만 덧씌워진 채 대중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쓸쓸히 마이너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혜성처럼 나타난 신인에게 놀라는 것도 잠시뿐, 기성 정치인들은 곧 그 신인이 자기 편인지 아니면 적인지를 확실히 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신인을 적이라고 판단했다면, 이런저런 의혹과 누명을 씌워서 고립시키거나 퇴출시키는 것쯤은 일도 아니다.

만일 여도 야도 다 싫은 사람들을 대변하겠다? 그러면 여야 합작으로 공공의 적이 된다.(…) 유권자의 표라는 파이를 나누는 데 있어서 어찌됐든 기성 정치인들은 기득권층이고, 이들은 자기 밥그릇을 빼앗겠다고 나서는 사람을 좋아할 리가 없다. 그나마 이쪽 저쪽 중 한쪽에 붙기라도 하면 도움을 얻을 수라도 있겠지만, 아예 제3의 노선을 표방한다면 생존 난이도는 안드로메다로 날아갈 가능성이 높다.(…)[5]
  1. 다만 교수, 학자가 단순히 정치적인 성격이 강한 발언, 행적이 많아 평가가 엇갈린다고 해서 모두 이런 소리를 듣는건 아니다. 정치권에 노출이 잦더라도 강의, 연구 등 본업에서도 업적이 충실하면 그냥 활동적인 교수일 뿐.
  2. 물론 이런 교수들은 종종 단행본 같은 걸 쓰기도 하지만... 자기 분야와는 상관없는 내용인 경우도 많다.
  3. 사회 계열(경영학, 선거공학, 경제학) 교수와 같은 민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분야 쪽의 교수의 경우, 대선 후보 리스트가 나오는 순간 본인이 괜찮다고 생각하는 후보 쪽에 정책을 제시하는 교수들이 있다고 한다. 물론 이 쪽에도 학문적 기반이 없음에도 입만 털어대는 쪽부터 학문적으로 유명함에도 더 높은 곳을 노리는 쪽까지 다양하다.
  4. 예컨대 조국 교수나 표창원 전 교수 같은 경우에도 어떤 사람은 폴리페서라고 주장했지만 또 어떤 사람은 그보다 더 명예로운 표현으로 부르곤 했었다. 그 중에서 표창원의 경우는 나중에 실제로 정계에 입문했다.
  5. 이 경우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면 자신만의 마스터플랜과 정치적 비전, 이상, 목표를 명확히 하면서도 기성 정치계가 관심갖지 않은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목표를 위해서는 자신이 가장 적임자이며 그 누구도 자신을 대체할 수 없음을 어필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학문하던 사람이 과연 이렇게까지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