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여러 가지 잡육을 갈아서 밀가루와 소금 등의 첨가물을 넣고 압착한 후, 짧은 시간 열을 가해 살균(주로 훈연)하고 냉각시켜 만들어낸 고기덩어리. 주 재료는 발골육[1] 이다. "고기묵"이란 이름으로 생각하면 그 성격을 의외로 쉽게 생각할 수 있다.
한국에 도입된 초기에는 조미육으로 불렸다. 한국에서 햄이라고 하면 주로 이것을 일컬으며, 짭짤한 맛이 나기에 쌀을 주식으로 하는 한국인들이 자주 먹는 음식이기도 하다. 스팸 역시 이 범주 내에 들어간다. 그 중에서도 비닐에 원통형으로 포장한 말랑말랑한 물먹인 햄은 푸딩 햄이라고 불린다.
햄이라는 음식은 돼지 뒷다리살을 통째로 염장하고 훈제하여 만드는 것을 이야기하지만, 한국에서는 햄이라 하면 프레스햄을 뜻하며, 원래 의미의 햄은 생햄[2] 또는 수제햄이라 부르고 있다. 여담이지만 국내에선 뒷다리살은 인기가 없어 값이 싸기 때문에 곧바로 프레스햄을 만드는데 쓰이기도 한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소시지의 일종으로 보며 실제로 이탈리아 볼로냐 지방의 특산 소시지인 '모르타델라(Mortadella)'[3]나 독일 바이에른지방의 레버캐제(Leberkäse)가 저 프레스햄하고 외양이 비슷하다.
2 제조과정
근래에는 훈연과정을 거치지 않고 훈연향이 나는 첨가제를 넣어서 만든다. 분쇄-양념 혼합-훈연향 첨가-성형-증숙-숙성을 거쳐 1-2일 내에 완성되므로 생햄에 비해 공정이 복잡하나, 제조 기간이 압도적으로 짧아 저렴하다. 참고로 시중 프레스 햄 중 진짜 훈연한 제품은 없다.
프레스햄 표면의 격자 모양은 전통적인 햄처럼 줄로 묶거나 망에 넣어서 매달아 훈제한 자국을 흉내낸 것이다.# 올록볼록한 프레스로 성형하고 나서 진짜 훈연할 때 나오는 모양을 얇은 단백질 필름인 프레스햄 겉면에 인쇄한 것이다. 잘 보면 인쇄 망점이 보인다. 사실 이런식으로 분쇄하여 모양을 잡아 만드는건 소시지에 가까운 제조법이다. 미국에서는 스팸을 스팸 소시지라고 부르기도 했다. 촙트햄(Chopped Ham)이라고도 한다.
다만, 가격이 싸질수록 밀가루의 비율이 높아진다. 계란을 입혀 부침용으로 많이 사용하는 저가형 혼합소시지 및 햄은 고기의 비율은 없다시피 하고 밀가루에 위에서 언급한 훈연향(합성고기맛향)을 첨가해 고기맛이 나도록 한 밀가루 덩어리이다. 밀가루가 주성분인 햄들은 소아비만의 주 원인중 하나이기도 하다.
3 첨가물 문제
높은 나트륨과 지방 함량으로 인한 칼로리 문제도 있지만, 시판 햄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산화방지제, 발색제로 아질산나트륨을 넣는 데 있다. 실제로 집에서 다진 고기로 만두속이나 동그랑땡 같은 조리를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고기를 갈아 소금과 향료를 넣고 뭔가를 만들면 흔히 생각하는 연분홍색이 아니라 붉은 기를 띤 칙칙한 갈색이 된다.[4] 이것에 아질산나트륨을 소량 넣으면 산뜻한 붉은 색이 나며, 더불어 강력한 방부 효과까지 얻게 된다. 적게 먹으면[5] 괜찮다고 하나, 허용치는 성인 기준이라 비엔나 소세지 한 봉 정도라도 어린이는 일일 허용량을 넘기 쉬우므로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아질산나트륨을 넣지 않는다면 넣는 것 이상으로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다. 보툴리누스균 같은 유해한 미생물들이 번식할 수 있기 때문. 애초에 보툴리누스는 어원 자체가 라틴어의 소시지에서 나온 것이다. 아질산나트륨 같은 걸 안 넣던 시절에 소시지를 먹은 사람들이 워낙 많이 죽어갔기 때문에 이름 자체가 그렇게 정해진 것.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햄도 훈제 과정에서 아질산나트륨 이상으로 유해한 발암물질을 듬뿍 흡수시켜 세균을 죽이는 건 마찬가지다.[6]
여담이지만 시금치나 상추등 채소류에는 프레스햄에 들어있는것보다 많은 2500mg/Kg정도의 아질산염이 포함되어있다. 프레스햄에 첨가되는양이 겨우 70mg/kg과 비교하면 약 35배이상 많이 들어있다는 것. 즉 아질산염에 대한 위험은 과도하게 과장되어있다.
사실 아질산염 함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법도 있다. 겉코팅을 벗겨내고 물에 한 번 끓인 다음에 다시 요리하는 것이다. 아질산염은 수용성이기 때문에 끓는 물을 한 번 거치면 상당 부분이 빠져나간다. 덤으로 염분도 확 줄어드니 건강은 생각하는데 햄은 그래도 먹어야 한다면 이쪽을 생각해보자.
4 맛
당연하지만 밀가루가 많이 들어간 햄과 소시지는 맛이 없다. 게다가 요리를 잘못하면 밀가루 반죽으로 되돌아가는 수가 있다. 밀가루가 들어간 것으로 김치찌개를 끓이면 김치국물맛이 배여서 맛은 그런데로 괜찮지만 햄의 식감은 광장히 푸석거린다.(...) 밀가루외의 지뢰라면 닭고기함량이 높은 것. 급식용으로 자주 들어가니 맛은 어떨지 말 안해도 알 거라고 믿는다.보통 닭고기와 돼지고기를 2-30%씩 섞은 햄이 가장 맛없고 싼 축에 속한다. 단, 닭고기만 사용한 햄은 식감이 부드럽고 돼지고기만 사용한 햄 못지않게 맛있다. 리챔이 대표적인 경우. 아무래도 다른 종류의 고기를 섞는게 문제가 되는 듯 하다. 간혹 토끼고기가 들어가기도 한다고.
맛이 좋은 프레스햄이나 소시지는 돼지고기 함량이 높다. 그 대신 가격도 높다. 성분표를 보고 닭고기 같은 게 안 섞여있고 돼지고기 함량만 80% 이상이라면 그럭저럭 괜찮은 프레스햄이다. 다만 100%로 할수 없는 이유가 20%이내 정도의 밀가루를 넣어줘야 반죽이 되므로 어쩔 수 없이 넣는다. 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출신이라면 햄을 어떻게 만드는지 알기 때문에 이걸 이해한다.
보통 90%이상의 돼지고기 함량을 고급품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는데 거품이 많다. 왜냐하면 살코기 뿐만이 아니라 기름 및 기타 부산물까지 다 돼지고기로 간주하기 때문에, 80% 햄과 별 차이 없는 경우가 많고 되려 이쪽이 살코기 자체가 많이 들어갔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스팸의 경우 돼지고기가 95% 들어가고 고 타 통조림 햄들도 이와 비슷한 수치다.
1kg짜리 프레스햄을 기준으로 성분과 가격은 다음과 같다. 잡고기는 정말정말 후진 업체에서 만든 햄이며 어지간하면 돼지고기 아니면 닭고기다. 아주 드물게 쇠고기와 최소한의 밀가루만으로 햄을 만들기도 한데 이런건 정말정말 비싸다. 그냥 소고기 먹고 말지...
회사 | 돼지고기 | 닭고기 | 밀가루 | 가격 |
목우촌 | 80% | - | 20% | 12,000원 |
롯데햄 | 50% | 30% | 20% | 4,500원 |
기타 회사 | 30% | 50% | 20% | 2,900원 |
혼합소시지 | 20% | 10% | 70% | 1000원 |
요 몇년새에 햄이나 소시지의 돼지고기비율을 퍼센테이지로 제대로 표시하지 않고 돼지고기+닭고기 포함이란 식으로 퉁쳐서 소비자를 우롱하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팽배해지고 있는 가운데 식품의약처안전청에서는 2018년부터 햄 소시지 고기함량 표시를 의무화하는 ‘축산물 표시기준’ 일부 개정안을 예고했다
5 관련항목
- ↑ 일단은 뼈를 발라낸 고기 전반을 일컫는 말이지만, 프레스햄에 쓰이는 발골육은 고기덩어리를 발라내고 남은 뼈에 붙은 고기를 기계로 뜯어낸 것이다.
- ↑ 살라미 등 비가열식품
- ↑ 영미권에서는 그냥 '볼로냐 소시지(Bologna sausage)'로 부른다.
- ↑ 또는 회색빛 고기. 보통 회색이 된다. 피빼기를 잘못한 고기가 아니라면 거의 이쪽. 아질산나트륨을 넣지 않고 만든 햄을 보면 이런 색깔도 많다.
- ↑ 대충 성인기준으로 하루에 햄으로 800g 정도가 기준치이다.
- ↑ 사실 담배에서 니코틴을 제외한 것과 마찬가지. 사실 담배가 유해한 것도 니코틴보다는 담배라는 유기물질(식물)이 타면서 방출하는 각종 발암물질에 의한 것이 더 크다. 이러한 타르, 탄화물질이 없기 때문에 전자담배가 담배에 비해 '비교적' 무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