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카르틀

숙성 중인 하우카르틀. 무섭다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공용 저자: Chris_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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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 잘라놓은 하우카르틀. 감자?

아이슬란드어: Hákarl

아이슬란드의 생선 가공품 혹은 전통 음식. 일종의 보존식품이다. Hákarl은 아이슬란드어로 '그린란드상어'를 가리킨다. 철자 때문에 하우카를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확한 발음은 하우카르틀(IPA: ˈhauːkʰartl̥)[1].

상어의 살코기를 발효시킨 뒤 약 4~5개월 가량 건조시키는 방법으로 만든다. 상어의 몸에는 악취를 유발하는 암모니아가 대량으로 분포하고 있는데[2] 대개 상엇살을 식용으로 팔 경우 어느 정도 가공을 해서 암모니아를 대부분 뺀 상태로 시장에 내놓는다(예: 돔배기).

하지만 요 하우카르틀은 냄새를 빼기보다는 아예 그 암모니아 성분을 그대로 두고 발효시키기 때문에 오히려 싱싱한 상엇살을 한참 능가하는 '향기로운 냄새' 를 자랑한다. 멋모르고 하우카르틀 건조장에 들어간 외국인이 그 냄새를 못 참고 밖으로 뛰쳐나온다던가 건조장 바닥에 거하게 오바이트를 때렸다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

홍어와 비슷하지만 그 맛은 홍어와는 조금 다르다. 그대로 발효한 것은 모르겠지만, 통조림으로 나오는 하우카르틀은 수분이 홍어보다 훨씬 많아서 질척거리며, 역한 냄새도 더더욱 심하다. 보통 삭힌 홍어를 먹으면 코가 뻥 뚫린다고 표현하는데, 통조림 하우카르틀은 그런 것도 없다. 역한 냄새가 후두부에 가로막히는 느낌. 톡 쏘는 느낌이 훨씬 약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이것은 통조림으로 나오는 것이므로 오리지널 하우카르틀과는 다를 수 있다.

발효와 건조를 끝낸 하우카르틀은 한 입 크기로 깍뚝썰기한 다음 비닐에 넣어 진공 포장한 상태로 시중에 유통된다. 수르스트뢰밍처럼 집에 냄새 배게 하지 않으려고 바깥에서 먹기도 하고 대개 본 요리를 먹기 전의 전채 또는 술안주로 많이 소비된다. 곁들이는 감자로 만드는 알코올 도수 높은 증류주인 아쿠아비트.

미칠 듯한 암모니아성 악취 때문에 진미를 찾는답시고 온갖 것들을 탐닉하는 미식가들조차 버로우타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저명한 요리사들조차 혹평하고 있는데 미국 요리사인 앤서니 부르댕은 '내가 먹어본 식재료들 중 가장 쩔어주게 역겹고 끔찍한 맛' 이라고 평했다.

하우카르틀 통조림을 뜯을 때는 보울에 물을 담아놓고, 그 물 안에서 캔 뚜껑을 따는 것이 보통이라고 한다. 통조림을 그대로 따면 보통때보다 훨씬 심한 악취가 나고, 무엇보다 발효가 되는 과정에서 내용물이 그야말로 분출을 하기 때문이라 한다.

진공 포장으로 파는 하우카르틀 중에는 악취가 덜한 것도 있는 모양이다. 한 블로거의 하우카르틀 시식기에서는 그냥 집 안에서 뜯어 먹고 있다. 아무래도 발효 음식이다 보니 편차가 심한 모양.

제임스 메이고든 램지가 직접 먹어보기도 했다. 하우카르틀 전에 먹는 음식은 소의 생식기이다. 하우카르틀을 입에 넣자마자 뱉어버리고 기권하는 램지에게 "You disappoint me, Ramsay"('실망이야. 램지.')라는 말을 날리는 메이가 압권.

유튜버 영국남자가 친구 올리와 함께 아이슬란드 여행을 가서 시식했다. 식감은 아주 부드러운 치즈같다는 모양.
  1. 아이슬란드어는 바이킹 공용어인 노르드어에서 철자는 거의 바뀌지 않았지만 발음은 많이 바뀌었다. 서로간에 철자는 차이가 있지만 말은 다들 통하는 스칸디나비아 본토와는 정반대.
  2. 이것은 연골어류과의 특징 중 하나다. 홍어도 마찬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