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대원형진

1 개요

해군 함대의 전법 가운데 하나. 주력전투함을 기준으로 주변에 보조전투함들이 거대한 원형을 이루도록 배치되는 형태이다.

2 설명

현대 해군에서는 상당히 흔하게 볼 수 있는 전법이다. 이유는 간단한데, 현대 해군의 전투는 적 전투기나 함대에서 날아오는 대함미사일 공격이기 때문이다. 즉 대잠전 같은 별도의 요소를 제외하면 모든 게 미사일 공격과 요격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심지어 북한 해군이 상대인 경우조차 그렇다.

근대 이전의 해전에서 함대가 원형진을 치고 싸운 사례가 있었지만, 현대적인 함대원형진의 개념이 잡힌 것은 1923년 미국이며, 유틀란트 해전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고안되었다.[1] 사실상 미국이 제안하고, 미국이 완성시켰다.

원형진의 장점은 함대의 대공화력을 집중할 수 있고, 간단한 신호로 함대 전체가 방향전환을 할 수 있으며, 함대의 진형 전환도 매끄럽게 이루어진다는 장점이 있었다. 다만 레이더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기에는 함선이 자신의 위치를 유지하기가 어려워[2] 그냥 가끔 훈련에서 시범적으로 사용되는 수준이었다.

처음 제안됐을 때는 단순히 원형진을 형성하여 각개 함선이 최소한의 대응을 하는 것이었다면, 1930년에는 아예 항공모함 함재기가 마중을 나가고, 함대 근처에 접근한 적기는 대공포화를 집중시켜서 격추시켜버리는, 대공원형진이라는 보다 적극적인 전술이 제안되었다.

미드웨이 해전 당시 오자와 지사부로야마구치 타몬을 중심에 두고 그 주변을 전함, 순양함, 구축함으로 호위해야 된다는 제안을 했지만 씹혔다(...) 그리고 그 결과는...

실전에 최초로 도입된 것은 1942년 동부 솔로몬 해전이다. 그리고 이 전투에서 비록 항공모함들이 피탄당하긴 했어도 상당한 대공능력을 보여주었으며, 이후 벌어진 산타크루즈 해전에서 대공사격을 지휘하였던 전함 사우스 다코타는 혼자서 26기의 일본 전투기를 격추하는 괴력을 선보이기도 하였다. 특히 태평양 전쟁 말기 일본군카미카제 전법으로 나오면서 함대의 대공방어가 더욱 중요시되었고, 미 해군은 더욱 적극적으로 대공원형진을 형성하였다. 이를 통해 많은 일본 카미카제 전투기를 격추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그외 미 해군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일본 카미카제 전투기들이 항공모함까지 가지 않고 대공원형진 외곽에 배치된 구축함이나 순양함에 헤딩해버림으로써, 항공모함을 보호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벌어졌다고 한다.사실 요즘 원형진도 이런 효과를 노리지않는건 아니다...

여담으로 카미카제 전술로 인해 일본군 전투기가 함선까지 바짝 접근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전투기를 따라 정신없이 대공포를 쏘던 다른 군함의 사수끼리 서로 팀킬하는 사례가 늘었다(…). 실제 카미카제 공격을 당하지 않았음에도 사망자나 부상자가 발생한 경우는 이런 팀킬인 경우가 많았다[3]

태평양 전쟁 종전 이후로는 세계의 거의 모든 해군이 사용하는 해군 전법으로 자리잡았다.

물론 레이더 등의 감시수단과 대함 미사일 같은 타격수단이 발전한 현대 해전에서 이런 함대원형진은 진형의 중심에 항모라는 군침도는 표적이 있다는 것을 광고해주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평가가 있으며, 현재 미해군이 실전에서 사용하는 진형은 좀더 랜덤하고 분산된 패턴을 사용한다. 주위협방향이 고정된 경우(지상발진 항공기에 대응하는 경우 등) 해당 축선방향으로 호위함대를 집중시키는 진형을 사용하기도 한다. 원형진을 볼 수 있는 건 훈련 끝나고 언론배포용 사진 찍을 때. 실제 원형진을 구성할 때도 언론배포용 사진처럼 밀집된 수준이 아니고 함선 간의 간격이 상당히 넓다.

단 미 해군을 제외한 다른 국가의 해군은 그런 고민을 할 필요가 전혀 없기 때문에 함대원형진이 그대로 사용된다.

  1. 다름아닌 그 체스터 니미츠 제독이 큰 기여를 했다고 한다.
  2. 진형을 유지하기 위해 개별 함선이 수시로 침로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전자장비가 발달한 현대에도 결코 쉽지않은 작업이라고...
  3. 엔터프라이즈도 아군 오사로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 폭탄에 오사에 카미카제에 어뢰 빼고는 다 겪어본 엔터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