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UMM

1 개요

Script Creation Utility for Maniac Mansion-'매니악 맨션' 제작용 스크립트 작성 도구.

루카스필름 게임스(현 루카스아츠)에서 87년 공포의 저택(매니악 맨션)이란 게임을 만들면서 개발한 게임엔진이다. 게임엔진이기도 하고 게임 개발용 언어이기도 하다. 80년대에는 지금과는 달리 여러 종류의 컴퓨터가 경쟁하던 때이므로 타기종으로 이식하기 쉽도록, 또 이미 만들어놓은 데이터를 계속 유용할 수 있도록 어드벤처 게임 개발 전용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만든 것이다.
매니악 맨션은 루카스에서 처음 만든 본격 어드벤처 게임[1]으로 이 게임을 만들면서 개발한 게임엔진인 SCUMM을 그 후로 10년간 계속해서 사용했다. SCUMM 자체가 계속 업그레이드 되었기 때문에 초기 게임과 말기 게임은 아주 달라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같은 엔진이다.

2 특징

외형적으로는 시에라의 AGI 게임엔진[2]을 모방하고 있으나 SCUMM의 가장 큰 특징은 포인트 앤 클릭 인터페이스를 도입했다는 점. 시에라의 AGI 게임은 겉모습만 보면 액션게임 같은데 게임 조작은 문장을 타이핑하면서 해야한다는 부조화가 있었다. SCUMM은 마우스 하나만으로 게임의 모든 조작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어드벤처 게임은 문장을 직접 쳐가면서 하는 것이라는 상식의 틀을 깨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SCUMM의 포인트 앤 클릭 방식은 명령어 선택 방식의 일종이다. 명령어 선택 방식은 명령어를 직접 타이핑하는 대신에 할 수 있는 일들을 화면에 죽 늘어놓고 그 중에 하나를 찍도록 하는 것[3]인데 SCUMM은 아예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명령어의 수를 10여 개 이내로 제한해서 화면 아래쪽에 다 늘어놓고 그걸 마우스로 찍어서 쓰도록 만든 것이다. 어떤 명령어를 선택해서 타이핑해야할 지 고민할 필요가 없어지므로[4] 게임의 난이도가 극적으로 하락하게 되고 그걸 만회하기 위해 기존의 어드벤처 게임과는 다른 방향성을 추구할 수 밖에 없다. SCUMM이 처음 나오고 몇 년 뒤에 시에라에서 SCUMM 보다 더 간단한 아이콘 인터페이스를 내놓으면서 어드벤처 게임은 초기의 텍스트 입력게임과는 완전히 다른 게임으로 변하게 된다.[5]

3 발전

SCUMM은 1987년 애릭 윌먼더와 론 길버트가 처음으로 개발했고 길버트가 루카스를 떠난 뒤로도 윌먼더가 계속해서 개량했다.
첫번째 버전(버전0)은 코모도어64판 매니악 맨션을 만드는 데 사용되었다. 코모도어64는 8비트 컴퓨터이고 마우스가 필수장비가 아니었으므로 이 기종에서는 그다지 빛을 보지 못했고 16비트 IBM 컴퓨터를 지원하는 버전 1.0에서부터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다. 패미컴용 매니악 맨션에 SCUMM 1.5 버전이 사용되었고 버전 2부터 그래픽 해상도가 두 배 높아져(160x200에서 320x200으로[6]) 기존에 나왔던 게임들이 고해상도 버전으로 다시 나오기도 했다. 국내에 널리 알려진 건 이 버전부터다.
그 뒤로 눈에 띄는 업그레이드 내역을 대략 살펴보면 버전 3부터 애드립 등의 사운드 카드 지원. 버전 4대에서 VGA 256 컬러, MIDI, CD롬 지원. 버전 5부터 iMuse[7]PCM 음성지원. 버전 6부터 범용 미디 지원. 버전 7에는 INSANE[8]이 도입된다. 버전 8부터 윈도우 95를 지원하기 시작하는데... 루카스가 3D 게임 엔진을 새로 도입하면서 버전 8이 루카스에서 나온 마지막 버전이 되었다. 론 길버트가 설립한 회사인 휴몽거스 엔터테인먼트에서 그 뒤로도 독자적인 개량을 계속해서 버전 10 이상도 존재한다고 한다.
현재는 ScummVM을 이용해서 SCUMM 게임들을 돌려볼 수 있다.

4 SCUMM으로 제작된 게임들

  • 그 밖에 휴몽거스 엔터테인먼트에서 나온 게임들.
  1. 이보다 전에 Labyrinth라는 루카스의 동명 영화를 가지고 만든 텍스트 어드벤처+액션 게임이 있었지만 묻혔다.
  2. 시에라가 84년부터 88년 사이에 사용했던 게임엔진. 주인공이 화면에 나오는 3인칭 시점으로 진행된다. 처음 나왔던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일이었다.
  3. 일본제 어드벤처 게임의 선택지 고르기를 생각하면 된다. 일본어에서는 명령어 문장을 타이핑해 넣기가 영어에 비해 훨씬 더 어렵기 때문에 명령어 선택 방식이 일본 어드벤처의 주류가 되었다.
  4. 어드벤처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가장 많이 잡아먹는 것이 어떤 단어를 써야하는지 알아내는(찍는) 것이었다.
  5. 일본식 어드벤처 게임은 초창기 텍스트 어드벤처가 그래픽 위주의 아이콘 인터페이스로 완전히 바뀌기 전의 중간단계에서 발전이 멈춰버린 형태다. 겉보기에는 전혀 다른 게임같아 보이는 일본식 어드벤처(스내처 등...)와 미국식 어드벤처(원숭이 섬의 비밀 등...)가 똑같이 어드벤처라는 이름을 쓰고있는 이유다.
  6. 160x200은 코모도어 64의 주력해상도이기도 하고 88년 이전에 나온 3인칭 시점 그래픽 어드벤처 게임의 표준해상도였다. 16비트 기종들은 대부분 320x200 이상의 해상도를 사용할 수 있었지만 게임의 그래픽 데이터를 160x200에 맞추어서 작성했다.
  7. 게임의 진행상황에 맞춰 음악의 분위기가 동적으로 변하는 시스템. iMuse가 나오기 전의 게임 배경음악은 단순히 정해진 장소에서 정해진 음악이 계속 반복되는 수준이었다.
  8. 루카스에서 독자적으로 사용한 동영상 엔진. 나온 당시로서는 대단히 빠른 속도를 자랑했다.
  9. 버전 0. 나중에 버전 2로 리메이크 됨.
  10. 버전 1. 나중에 버전 2로 리메이크 됨.
  11. 버전 3.
  12. 버전 4.
  13. 버전 5. 처음으로 iMuse 도입. 론 길버트가 참여한 마지막 게임.
  14. 버전 6.
  15. 아이콘 인터페이스를 도입.
  16. 버전 7.
  17. 버전 8. 루카스아츠의 마지막 SCUMM 게임.